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01)
마존현세강림기-1503화(1500/2125)
마존현세강림기 61권 (11화)
3장 밝혀내다 (1)
“주소지 확보했다고?”
“네.”
이현주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 다.
“괜히 집 안까지 들어가거나 문제 일으키지 말라고 해뒀습니다. 아직 밝혀진 게 더 없는데 또 폭행 사건
이 벌어지거나, 점주가 손님을 따라 가서 폭행했다는 말이 퍼지면 안 되 니까요.”
“……그건 진짜 끔찍한 경우로 군.”
이현수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 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카페 루오고는 말 그대로 끝장난다.
“하, 진짜. 폭탄 돌리는 기분이 네.”
총회나 영남회에서 일을 할 때는 이렇게 조심스러울 필요가 없었다. 그때 문제가 되던 것은 CCTV나 주
변의 시선이었다.
지금처럼 일을 시킨 점주들이 사 고를 칠까 봐 애가 닳을 필요는 없 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금 그들의 가장 큰 적 은 음모를 꾸미는 이도, 갑질을 하 는 이도 아니고…… 바로 점주들이 었다.
“따로 인력을 만들든 해야지, 이 거 원.”
“MK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 고는 예상을 못했으니까요.”
“그도 그렇지만.”
이현수가 씁쓸하게 웃었다.
바깥세상에서는 이런 찝찝한 일에 손댈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결국은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일 뿐이 다. 무인계에서 벌어지는 일은 이곳 에서도 똑같이 벌어진다.
아니, 어쩌면 이런 부분은 바깥세 상이 더 심할지도 모른다.
“어떻게 합니까?”
“내버려 둬.”
“네?”
이현수가 피식 웃었다.
“어차피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한 계가 있어. 그렇다고 우리 방식대로 잡아 팰 수는 없잖아.”
애초에 총회식 심문이라는 건 바 깥세상에서는 써먹을 수가 없다. 말 할 때까지 후려 패는 걸 심문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말이다.
“회주님이 직접 나서시면 되지 않 을까요?”
강진호의 엉덩이가 살짝 들썩였 다.
하지만 이현수가 바로 눈을 찌푸 렸다.
“야, 이 실장!”
이 실장이 이 실장을 이 실장이 라 부르는 끔찍한 사태가 터지고 있 었다.
이현수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는 것을 깨달은 이현주가 몸을 바짝 세웠다.
“회주님이 뭐 X라에몽이냐? 뭔 일만 있으면 달려들어서 해달라고 징징거리게?”
“……죄송합니다.”
“아무리 회사가 위아래 격의가 없 다지만, 그런 일까지 회주님이 일일 이 나서야 돼? 그럼 너는 뭐 해? 놀고 처먹으면서 월급 받아먹냐?”
“죄송합니다!”
이현수가 눈을 가늘게 뜨고 이현 주를 노려보았다.
개인적인 관계는 개인적인 관계 고, 공과 사는 구분해야 한다.
“회주님이 우리 생각해서 움직여 주시는 건 감사하게 여겨야 할 일이 지, 당연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돼. 네가 무슨 일을 하고 왜 일을 하는 지 잊지 마. 알았어?”
“예!”
그 광경을 보며 강진호가 엉덩이 를 다시 소파에 붙였다.
쟤는 왜 오바를 하고 그러지?
“아니, 나는 상관없는……
“자꾸 그러시니까 이 새끼들이 회 주님을 부려 먹으려고 하는 게 아닙
니까! 여하튼 요즘것들은!”
뭐지, 저 꼰대는?
이현수가 바들바들 떨며 말을 이 어갔다.
“니들이 옛날에 김석일 밑에서 한 번 굴러봐야 ‘아! 여기가 천국이구 나’ 하는 거지! 오냐오냐해 줬더니 다들 군기가 빠져 가지고!”
김석일 밑에서 구른 게 얼마나 힘든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이현수의 밑에서 구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잘 알 것 같았다.
강진호가 한숨을 내쉬고는 이현수
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이제 뭘 어떻게 하겠다 고?”
“말씀드렸잖습니까. 이런 건 전문 가에게 맡겨야 한다구요.”
이현수가 휴대폰을 슬쩍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저는 미팅 좀 하고 오겠습 니다.”
“미팅?”
“예. 약속은 미리 잡아두는 거죠. 꼬리를 밟았으니, 이제 조사를 해야 할 때입니다.”
강진호가 헛웃음을 홀리고 말았
다.
그러니까 미리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약속까지 잡아놨다는 말 아 닌가.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이 실장.”
“예.”
“너무 심하게 하지는 마.”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쪽과의 관 계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 요.”
이현수가 한 눈으로 윙크를 하고 는 뚜벅뚜벅 걸어 나갔다.
“아, 추가적으로 인적 파악되는
놈들 있으면 나한테 보내줘.”
“예, 알겠습니다.”
이현수가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 다.
그러자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황 민수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 사람은 대체 뭐 하던 사람입 니까?”
‘뭐 하던’이라…….
강진호가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대체 이현수를 뭐 하던 사람이라 고 표현해야 할까.
“두루두루 하던 사람이죠.”
이현주와 강진호가 마주 웃고 말
았다.
‘빌어먹을, 피 말리는군.’
박성조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배어났다.
그의 다리는 쉴 새 없이 달달 떨 리고, 손은 갈 곳을 찾지 못하는 중 이다.
본래 그는 이렇게 긴장하는 타입 은 아니었다.
그런 타입이었다면 국정원의 차장 이라는 직위까지 올라가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가 기다리고 있는 사람을 생각하면 떨지 않을 수 가 없었다.
이현수.
‘그건 독사였어.’
이현수가 그를 노려보던 눈이 잊 혀지지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은 잘 모를 것이다, 그 사람의 안에 대체 뭐가 들어 있 는지.
박성조는 도무지 그 이현수에게 자신과 같은 붉은 피가 흐른다고 상 상할 수 없었다.
‘총회는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얌
전하다고?’
개 같은 소리.
만약 박성조가 저 총회의 방해가 된다는 판단이 선다면, 이현수는 아 무렇지도 않게 끌고 가 그를 닭 모 이로 갈아버릴 것이다.
눈 하나 깜빡하지 않으며 그런 일을 하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문제는 박성조에게 그걸 막을 힘 이 없다는 것.
천하의 국정원 차장이 힘이 없다 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생각되 겠지만, 사실은 사실이었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국정원의 힘이 많
이 빠지기도 했고, 그들이 터뜨린 일들 때문에 총회의 입지는 더욱 강 해졌다.
지금은 오히려 총회가 사고를 치 면 국정원이 그 일을 덮어야 하는 지경까지 와버린 것이다.
여하튼.
그렇기에 어떻게든 총회의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애썼다. 정보를 알아 야 대처를 할 수 있고,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피해를 입지 않으니까.
그리고 그 덕분에 박성조는 이현 수와 대면해야 했다.
그 경험을 대체 뭐라 설명해야
할까.
‘마치 연쇄살인마가 목에 칼날을 들이대고 나직하게 웃는 걸 보는 기 분이었지.’
사이코패스 같은 건 아니다. 감정적으로 풍부한 사람이니까.
그 사실이 더 소름 돋는다.
어디가 한 군데 망가져 있는 인 간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똑똑히 아 는 인간이 그런 식으로 나올 수 있 다는 건 정말 보통 일이 아니니까.
박성조가 손을 뻗어 앞에 놓인 얼음물을 잡았다.
얼음물을 조금 들이켜고 나서야 머리가 깨는 느낌이다.
‘대체 뭣 때문에 보자고 하는 거 지?’
이미 한 번 약점을 잡혔으니 거 부할 수가 없다. 박성조는 제발 이 일이 끔찍한 쪽으로 흐르지만 않기 를 빌었다.
그때.
문이 확 열리더니, 잊지 못할 얼 굴을 한 이가 안으로 들어왔다.
박성조가 그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셨습니까?”
“아, 예. 먼저 와 계셨네요. 제가 좀 늦었나요?”
“아닙니다. 전혀 늦지 않으셨습니 다.”
이현수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 며 자리를 가리켰다.
“앉으시죠.”
“아, 네.”
박성조가 자리에 앉았다.
이현수가 박성조의 건너편에 앉더 니 주위를 둘러본다.
“혼자 오셨습니까?”
“예. 괜히 사람을 끌고 올 필요는 없죠.”
이현수가 흥미롭다는 얼굴을 하 자, 박성조가 쓴웃음을 머금고 말았 다.
‘경호원이라는 게 의미가 없으니 까.’
당장 경호원들이 이현수를 막을 수 있을지도 확신이 없다. 설사 막 을 수 있다고 해도 총기를 동원해야 할 것이다.
총회의 실장. 강진호의 심복이자 최대 이인자 포지션으로까지 불리는 이현수에게 총질을 한다?
‘그걸로 끝이지.’
아마 그날부로 국정원장의 목이
강진호의 손에 들려 있는 사태가 터 진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결국 이현수가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대응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경호원이 왜 필요하겠는가. 괜히 데리고 와 망신당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 없다.
“그런데 무슨 일로?”
“아, 별건 아닙니다. 한 가지 의 뢰를 하고 싶어서 말이죠.”
“……지금 의뢰라고 하셨습니까?”
“예. 무슨 문제라도?”
박성조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
국정원은 개인이나 단체에게 의뢰
를 받는 곳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박성조는 불쾌함 을 감추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버 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조금 다르다.
‘총회에서의 의뢰라……
박성조가 알기로 총회의 능력은 국정원에 비해 못할 것이 없다. 그 런 곳에서 굳이 국정원에 의뢰를 한 다는 건…….
‘관계를 조금 풀고 싶다는 건가?’ 박성조가 살짝 낮은 헛기침 소리 를 냈다.
“조금 어색하게 들리는군요. 총회
와 국정원이 서로 의뢰를 주고받을 정도의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
이현수가 피식 웃고는 담배를 꺼 내 들었다.
“한 대 피워도 괜찮겠습니까?”
“아, 물론입니다. 허락하신다면 저 도 한 대 하겠습니다.”
“네, 피우십시오.”
이현수가 가볍게 손짓하자 박성조 다 담배를 빼 물었다. 이거라도 피 우면 조금 덜 긴장되겠지.
이현수가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입을 열었다.
“물론 그런 관계는 아니지요. 하 지만 언제까지 그런 관계를 유지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박성조가 신중한 얼굴을 했다.
확실히 저 말은 맞는 말이다. 총 회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국정원은 어떻게 해서든지 총회와의 관계를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불감청일지언정 고소원이라고, 저 리 먼저 말을 해주니 이쪽의 마음이 편해진다.
“사실 저희 회주님은 여전히 국정 원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습니다.”
강진호에 대한 말이 나오자 박성 조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왜 아니겠는가.
국정원이 김명찬과 결탁하여 강진 호를 죽이려 했다는 것은 이제는 딱 히 비밀도 아니다. 덕분에 국정원의 관련자들이 싸그리 쓸려 나갔다.
박성조가 생각보다 빠른 진급을 한 이유도 그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 해서가 아니던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전임들의 일이기는 하지 만……
슬쩍 책임을 회피하는 말이 덧붙
기는 했지만, 이현수는 굳이 그 부 분을 지적하지 않았다.
“예. 하지만 저희 회주님께서는 자애로운 분이시고, 지금의 국정원 은 과거의 국정원과는 다르다는 것 을 알고 계십니다. 그렇기에 굳이 과거의 감정을 유지할 필요도 없다 고 생각하시지요.”
이건 반은 사실이고, 반은 거짓말 이다.
강진호가 지금의 국정원에게 별다 른 감정이 없다는 건 사실이다. 이 미 관련자들이 싸그리 쓸려 나갔는 데,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해서
악감정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리고 거짓말은 강진호는 지금의 국정원과 어떤 관계를 맺든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점이었다.
“정말이십니까?”
하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말해줄 필요는 없다. 박성조가 강진호를 찾 아가 물어볼 것도 아니고.
“물론입니다. 그래서 이번 일을 의뢰하려 합니다. 이 일만 잘 처리 된다면, 저희가 예전과 같은 관계를 회복하는 것도 꿈은 아니겠지요.”
박성조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