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02)
마존현세강림기-1504화(1501/2125)
마존현세강림기 61권 (12화)
3장 밝혀내다 (2)
정권, 그리고 국가에 있어서 총회
의 중요도는 말할 수 없이
높다.
정확하게 말하면 최근
몇 년
사
이에 급격하게 높아졌고,
최근
몇
달 사이에 더욱 높아졌다.
‘미국이 총회에 관심을
가질
줄
누가 알았겠냐고.’
정확하게 어떤 일이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총회는 정권의 통 제를 벗어나 중국, 그리고 미국과 직접 협상을 하고 있었다. 더 큰 문 제는 두 나라의 정권 역시 총회의 단독 협의권을 인정하여 정부를 거 치지 않고 그들과 직접 대화하고 있 다는 뜻이다.
이건 정권의 입장에서는 정말 받 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독립국도 아니고 말이야.’
한 나라 안에 국가의 성격을 띠 는 또 다른 나라가 출현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상황에서 총회와의
관계까지 나쁘다면, 정권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이제는 군사력으로 밀어버린다는 선택지도 불가능하다.
원래부터 고려할 수 없는 선택지 지만, 이제는 폐기한 것이나 다름없 다. 중국 정부, 그리고 미국의 정부 와 독자적으로 거래를 하고 있는 곳 을 공격해 들어간다?
그건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이런 일련의 상황은 국정원으로부 터 총회와의 관계를 다시 맺어야 할 필요성을 만들어내고 있다.
일전에 박성조가 이동욱과 회동을
가진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그 방향성에는 문제가 있었 지만 말이다.
박성조가 살짝 목소리를 가다듬고 는 입을 열었다.
“총회에서 부탁하시는 것이라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저희 역시 최선을 다해볼 겁니다.”
박성조가 은근히 ‘부탁’이라는 말 에 힘을 실었다.
이건 그쪽에서 먼저 숙이고 들어 온 일이라는 걸 강조하는 것이다. 그 내심을 알아챈 이현수가 쓴웃음 을 머금었지만, 굳이 지적하지는 않
았다.
‘쓸데없는 기 싸움 같은 건 사절 이야.’
여하튼 공무원이라는 것들은 저게 문제다.
누가 부탁을 하고 누가 들어주는 게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중 요한 것은 그 과정을 통해 누가 무 엇을 얻느냐다.
국정원에게 부탁을 하든, 지시를 하든 얻을 수 있는 결과가 같다면, 그 모양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 다.
“뒷조사를 조금 해주셔야겠습니
다.”
“……뒷조사라고 하셨습니까?” 박성조의 얼굴이 괴상해졌다.
“치졸한 부탁일까요?”
“아, 아니요. 그런 의미가 아닙니 다.”
박성조가 손을 내저었다.
“치졸하니 어쩌니, 그런 게 의미 가 있겠습니까? 사실 저희의 업무도 그쪽과 아주 연관이 없다고는 못하 잖습니까?”
정확하게는 그쪽에 대부분이 연관 되어 있다.
“다만, 총회에서 바라시는 일치고
는 너무 간단한 일 같아서……
“간단한 일에서 시작해야 하지 않 겠습니까? 이런 자리에서 어려운 부 탁을 드리는 건 너무 염치가 없는 일이고.”
박성조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건수를 만들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자리를 이어가자는 뜻이 군.’
대충 이현수의 의도를 알아서 해 석한 박성조가 미소를 지었다.
“그럼 우리가 누구를 파드리면 되 겠습니까?”
“……괜찮으시 겠습니까?”
“체면 같은 건 좀 내려놔도 됩니 다. 서로 알 만큼 아는 사람들끼리 격식 따지는 것도 우스운 일 아니겠 습니까?”
이현수와 박성조가 마주 웃었다.
“그럼••••••
이현수가 품 안에서 꺼낸 서류를 박성조에게 내밀었다. 서류를 받아 든 박성조가 이현수에게 살짝 눈짓 을 했다.
여기서 열어봐도 괜찮겠냐는 뜻이 다.
이현수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허락을 표하자, 박성조가 빠른 손놀
림으로 봉투를 열어 서류를 꺼냈다.
“흠……
서류를 가만히 살핀 박성조가 고 개를 갸웃했다.
“이 사람들을요?”
앞에 ‘겨우’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
“그리 어렵지는 않은 일일 겁니 다. 하지만 저희가 직접 움직이기에 는 상황이 좀 여의치 않습니다.”
“하하하, 총회에 여의치 않는 상 황도 있습니까?”
“저희가 움직이면 피를 봅니다.”
순간, 박성조가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을 보며 이현수가 입꼬리 를 살짝 말아 올렸다.
“국정원 요원들같이 차분하고 침 착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쪽도 일하 기가 편해지겠죠. 하지만 저희 쪽 놈들은 하나같이 머리에 열이 차 있 는 놈들인데다, 이번 일이 워낙 우 리 쪽에는 민감한 일이라 좋게좋게 해결할 자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건 그쪽에서도 바라지 않는 일이겠죠.”
박성조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
다.
정부와 국정원이 가장 끔찍해하는 일이 바로 총회가 사고를 치는 일이 다. 그 꼴만은 죽어도 보고 싶지 않 다.
“당연히 저희가 해드려야죠.”
“감사합니다.”
박성조가 살짝 이마에 흐른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그런데 어떤 부분을 조사하면 되 는 겁니까?”
“그게 참……
이현수가 난처하다는 듯이 설명을 시작했다.
모든 설명을 들은 박성조가 황당 하다는 듯 이현수를 바라본다.
“그러니까 그…… 이놈들이 다른 기업체들의 사주를 받고 MK에서 하는 사업을 망치려 했다는 겁니 까?”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박성조가 눈을 가늘게 떴다.
“음, 일단은……
“그리 간단하게 생각하지 마십시 오.”
박성조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 의 눈에 생글생글 웃고 있는 이현수
의 얼굴이 들어온다.
“저는 이게 무척 심각한 상황이라 고 생각합니다.”
“아, 물론입니다. 어느 단체라도 자금줄이라는 건 중요한 법이죠.”
“지금 착각하시는 모양인데……
“••••••예?”
이현수가 살짝 차가워진 눈으로 박성조를 바라보았다.
“이 사업은 총회에서 은퇴하는 무 인들을 위해서 회주님이 막대한 자 금을 투자하여 시작한 사업입니다. 이 사업의 목표는 사회의 어두운 곳 으로 스며들거나 범죄로 빠져드는
총회인들을 한 사람의 당당한 사회 인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다시 말하 자면……
그 대답은 박성조가 했다.
“……국가에 이득이 되는 일이군 요.”
“비슷합니다.”
이현수가 말하려던 것과는 조금 달랐지만, 뜻은 비슷했다. 어감을 고 려한다면 차라리 저게 나을 수도 있 다.
“그런데 그걸 누군가 방해하고 있 다는 겁니다. 저희 회주님은 이 일 련의 사태에 매우 큰 우려를 표하고
계십니다.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 니까?”
박성조가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미친놈들이 건드릴 데를 건드려 야지.’
대충 상황이 어찌 흘러갔는지는 짐작이 간다. 어떤 쪽에서 수작을 부렸는지도 알아서 짐작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이 미친놈들이 하필이면 MK를 건드렸다는 점이다.
“잘 생각하십시오.”
이현수가 느릿한 목소리로 말했
다.
“이런 일을 벌일 이들이 어떤 이 들이겠습니까?”
“사업이 겹치는 이들이겠죠.”
“그게 아니면……
이현수의 차가운 목소리가 박성조 의 귀를 파고들었다.
“이쪽에 악감정이 있는 쪽 아니겠 습니까?”
박성조의 얼굴이 얼음장처럼 굳어 진다.
“……실장님.”
“아아, 아닙니다.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저 그렇다는 거죠.
다만……
이현수가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
“저희는 이 미묘한 찝찝함을 국정 원에서 깔끔하게 밝혀주시기를 원합 니다.”
“물론입니다.”
박성조가 이를 질끈 깨물었다.
슬쩍 박성조의 눈치를 살핀 이현 수가 내심으로 고소를 머금었다.
이만큼 채찍질을 했으면 이제는 당근을 주어야 할 차례다.
“회주님께서는 이 카페 사업을 점 차 늘려 나갈 예정이십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다른 프렌차이즈들도 계획 하고 계십니다.”
“아, 그렇게까지?”
“국세청장이 들었다면 좋아할 일 이지만, 국정원 차장님에게는 별 의 미가 없는 말이겠지요. 하지만 총회 가 관리하지 않던 지난 시절에 무인 들이 총회에서 은퇴할 경우, 거의 범죄자가 되었다는 사실은 잊지 마 십시오.”
“우리는 그들을 양지로 끌어내려 고 하는 겁니다. 국정원에서도 당연 히 반길 만한 일 아니겠습니까?”
“그렇게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 는 일입니다.”
“그러니 도와주셔야죠.”
이현수가 빙그레 웃었다.
“국정원이 도와주셔서 이 일을 명 명백백하게 밝힌다면, 그래서 카페 루오고가 누명을 벗고 영업이 잘된 다면, 서로에게 좋은 일 아니겠습니 까?”
한발 더 나아갔다.
시작은 단순한 뒷조사에 대한 부 탁이지만, 교묘히 그 영역이 확장된 다.
‘검경까지 동원하라는 이야기군.’
정확하게는 뒷조사한 내용을 바탕 으로 칼같이 조사를 하고 그 내용을 언론에다 풀라는 뜻이다. 이쪽에서 굳이 해명할 것 없이 언론 기사로 해명이 되도록 말이다.
“회주님께 전해주실 수 있겠습니 까?”
“물론입니다.”
“이 일은 저희가 완벽하게 처리하 겠습니다. 총회의 입장에서 아쉬움 은 절대 남지 않도록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대신이라기는 뭐 하고…… 그래 서 부탁드릴 게 하나 있는데, 혹여
회주님께서 저희 원장님을 한 번 만 나주실 수 있겠습니까?”
“흐음.”
이현수가 턱을 긁었다.
“회주님의 생각이 중요한 일이죠. 하지만 저는 딱히 어려운 일이라고 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회주님은 그 런 부분에 있어서는 거부감이 없으 신 분이니까요.”
“부탁드리겠습니다.”
박성조가 고개를 푹 숙이자 이현 수가 미소를 지었다.
“이러지 마십시오. 저는 그저 대 리인에 불과합니다.”
“그건 저 역시 마찬가지지요.”
“예. 그럼 서로 바쁜 사람들이니, 여기까지만 하고 추가적인 사항이나 새로 파악하는 인적 사항에 대해서 는 따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식사라도 같이하지 않으시고
“하하, 다음에 하시죠.”
이현수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유익한 자리였습니다, 실장님.”
이현수가 미소를 짓고는 밖으로 나갔다.
그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박 성조가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러고 는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빼 물었 다.
“개새끼들.”
욕이 절로 나온다.
이리저리 말을 돌리기는 했지만, 결론은 하나다. 영업을 하는 곳에 집적대는 놈들이 있으니, 다시는 이 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국가권력 을 동원해서 개박살을 내버리라는 소리다.
“사회의 틈에 숨어서 이득은 다 본 새끼들이 선량하게 세금내고 살
아온 이들을 권력으로 조지라니, 뭐 이런 개 같은 경우가 다 있어?”
아무리 생각해도 속이 뒤집어지는 소리다.
물론 이런 일을 벌인 쪽이 잘못 을 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박성조는 도무지 총회 쪽 놈들을 좋게 봐줄 수가 없 었다.
하지만…….
‘그것과 이건 별개지.’
어쨌거나 총회와 다시 연을 이을 수 있는 줄을 잡았다. 이 줄만은 절 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
이 줄을 놓치는 순간, 박성조 역 시 끈 떨어진 연 신세가 될 테니까. 접촉하지 않았다면 모를까, 총회의 요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관계 가 다시 경색된다면 윗선에서는 그 의 목을 날려 버리는 간단한 뒤처리 로 다시 총회를 달래려 들 것이다.
그 꼴은 절대 볼 수 없다.
깊게 담배 연기를 뿜어낸 박성조 가 전화를 들었다.
“예, 원장님. 만났습니다. 저쪽에 서 이쪽에 한 가지 요구를 하고 있 는 상황입니다. 자세한 것은 만나 뵙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예. 지금 바
로 갑니다.”
전화를 끊은 박성조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이왕 할 거, 제대로 해주지.’
절대 꼬투리를 잡지 못하게 말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