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07)
마존현세강림기-1509화(1506/2125)
마존현세강림기 61권 (17화)
4장 특정하다 (2)
“똥줄 타겠네, 이 새끼들.”
이현수가 TV에서 쏟아지는 보도 를 보며 히죽 웃었다.
“좋아, 좋아. 자극적이야. 히야~ 저 기레기 새끼들, 진짜 기사 자극 적으로 잘 뽑네.”
이현수가 히죽히죽 웃었다.
사실 따져 놓고 보면 이건 그냥 단순한 영업방해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저 기자 놈들은 돈이라도 받 아먹은 놈들처럼 이 단순한 영업방 해를 재계의 고질적인 악폐습처럼 포장하며 불에 장작을 집어넣는 중 이었다.
저만큼 심각한 어조로 보도를 때 려 대면 관심 없던 사람들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나 마음에 드는 건, 카페 루 오고가 일방적으로 피해자의 입장으 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저 인터뷰를 하는 모습만 봐도
그렇다.
[가진 돈 다 끌어서 창업한 건데, 아무리 손님이라고는 하지만 사람 면전에다 뜨거운 커피를 던지는데 어떻게 참습니까? 아, 아니죠. 죄송 합니다. 제가 조금 더 생각을 했어 야 하는 건데…… 손님들에게 사과 드립니다.]크으.
저 인터뷰를 하면서도 눈치 보듯 카메라를 힐끔힐끔 살피는 모습을 보라.
물론 저건 손님들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라 인터뷰를 확인할 이현수
의 눈치를 보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덩치는 산 만 한 놈이 불쌍하게 손님들의 눈치 를 보는 모습으로 여겨질 것이다.
“……덩치는 산만 하다는 부분이 마음에 안 드네. 쯧, 어깨를 깎아버 릴 수도 없고.”
인터뷰한 이가 들었으면 모골이 송연해졌을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이현수였다.
여하튼 상황은 이현수가 원하는 대로 홀러가기 시작했다.
RRRRR.
전화가 울리자 이현수가 슬쩍 시
선을 아래로 내렸다.
박성조라는 이름을 확인한 이현수 가 피식 웃었다.
‘이래도 되나?’
그래도 국정원 차장 나리신데, 본 인 개인 폰으로 연락을 해오다니.
하기야 알아서 통화 이력 같은 건 지우겠지. 따로 서버를 쓰든가.
“네. 이현수입니다.”
[박성조입니다. 어떠십니까? 마음 에는 좀 드십니까?]이현수가 피식 웃고 말았다.
‘성격 한 번 급하시네.’
지금까지 만나온 국정원 사람들과
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그쪽 인간 들은 보통 말을 직설적으로 전하기 보다는 의뭉스럽게 돌려 댔는데, 박 성조는 돌직구부터 박고 본다.
이게 좀 더 편한 느낌이라 마음 에 든다.
“아직 뭐 나온 게 없잖습니까. 대 한민국 검경의 수사력이 이것밖에는 안 됩니까?”
이현수가 목소리를 살짝 낮추며 말했다.
상대에게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박성조는 당황하기 는커녕 더욱 여유로운 목소리로 이
현수를 상대해 왔다.
[저쪽이 워낙에 많이 꼬아놨습니 다.]
“설마 그게 변명은 아니겠죠?”
[하하, 이건 MK 입장에서도 나쁜 소식은 아니잖습니까?]
“네‘?”
이현수가 되묻자 여유만만한 목소 리가 되돌아왔다.
[단계를 이리 많이 꼬아놓으면 당 연히 돈은 몇 배가 들어갑니다. 그 걸 감수하고 움직였다는 건, 저쪽이 자금의 여유가 충분한 쪽이라는 뜻 이죠. 다시 말해서……』
“대기업이다?”
[바로 그렇죠.]
이현수가 턱을 매만졌다.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다. 당 장 매출을 내고 적자가 안 나는데 모든 힘을 쏟아붓는 중간급 프렌차 이즈들이 막대한 돈을 들여 이런 기 획을 할 리가 없으니까.
“대한민국 대기업들이 할 짓이 더 럽게 없는 모양이네요.”
[돈이 된다면 못할 것이 없죠.]
“그런데 저희 쪽에도 괜찮은 일이 라는 게 무슨 뜻이죠?”
[빤히 알면서 물으시는군요. 어설
픈 놈들이 범인으로 잡히는 것보다 는 대기업이 범인으로 잡혔을 때 파 급력이 더 크지 않겠습니까?]
“흐음.”
[물론 이쪽의 부담도 몇 배로 늘 겠지만 말입니다, 하하. 하지만 이번 일만큼은 MK 쪽을 확실하게 밀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이 말이 하고 싶었구만.’
의도야 빤히 보이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어설픈 쭉정이 정도야 국정 원의 힘으로 갈아버릴 수 있지만, 대기업이 얽혀 있다면 국정원도 긴 장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의 힘이 부담되는 게 아니 라, 받아 처먹은 돈이 부담되겠지.’
이현수가 쓴웃음을 홀렸다.
“하지만 그건 범인을 잡을 수 있 을 때의 이야기겠죠. 돌아가는 상황 을 보아하니, 나가리가 된다고 해도 딱히 이상할 건 없어 보입니다만?”
[이렇게 판을 벌렸는데 나가리 되 면 검경의 체면이 땅에 떨어지죠.]“떨어질 체면은 있구요?”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이 양반도 최근 검경의 인식이 땅에 떨어졌다는 건 이해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게 돈도 적당히 받아
처먹어야지, 누가 봐도 납득이 안 되는 일들을 자꾸 뭉개려고 하면 쓰 나.
21세기에 말이야.
[무조건 잡아낼 겁니다. 제가 그 렇게 만들겠습니다.]굉장히 위험한 발언이었다.
국정원은 공식적으로 검경에 어떠 한 힘도 발휘할 수 없다. 아니, 공 식적으로만 따지자면, 검경은 국민 을 제외한 어떤 곳에서도 압력을 받 지 않는다.
하지만 어디 세상일이 법대로만 돌아가는가.
국정원의 뒤에는 권력의 최상층들 이 존재하고, 그들이 움직인다면 검 경을 흔드는 건 식은 죽 먹기다. 목 이 날아가고 싶지 않은 이들은 최선 을 다해 수사를 하고 있을 것이다.
“범인을 반드시 잡아서 벌을 주겠 다는 겁니까, 아니면 범인을 반드시 찾아내겠다는 겁니까?”
얼핏 듣기는 같은 말이었다.
하지만 이현수도, 박성조도 두 말 이 절대 같을 수 없다는 걸 이해하 는 사람들이었다.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 가 있기 마련이죠.]“흐음.”
[저쪽에서 관여했다는 걸 공식적 으로 밝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효 과는 있지 않겠습니까? 국민들이 바 보도 아니고.]“검경은 바보로 아는 모양이던데 요.”
[하하…….]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박성조를 다그친다고 답이 나올 문 제는 아니었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습니다. 다만, 차장님, 이 일을 보도하기 전에 저 희 쪽에 먼저 허락…… 아, 이건 단
어가 좀 이상하네요. 저희 쪽으로 먼저 알려주시고 보도에 대한 상의 를 부탁드립니다.”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있습니 까?]“ 있죠.”
이현수가 피식 웃었다.
“어떤 경우에는 차라리 관련이 없 다고 나오는 게 저희가 움직이기 더 쉬우니까요.”
수화기 건너에 침묵이 내려앉는 다.
박성조는 이현수가 무슨 말을 하 는지 이해한 모양이었다.
저쪽에서 꼬리 자르기에 들어간다 면?
적당한 수준에서 총대를 메고 모 르쇠를 시전해 버린다면, 법적으로 는 더 이상 건드릴 수가 없다. 그런 일들이 어디 한둘이었는가.
문제는 그렇게 되면 MK…… 아 니, 총회에서 저들을 자력으로 징벌 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뜻이다. 그 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면 시선이 MK로 쏠릴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될 거라면 차라리 이 일 과 저놈들이 아무 관계가 없다고 보 도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지.’
이미 일련의 보도를 통해 누명은 벗었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건 화제를 끌고 가는 일과…….
‘이 일을 벌인 놈들을 박살 내버 리는 거지.’
이현수는 몰라도 강진호는 절대 그놈들을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움직이기 편한 상 황을 만드는 게 낫다.
[무슨 말인지는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조사는 어디까지 된 거죠?”
[대충 다섯 개 단계 정도를 거친 것 같은데, 3선까지는 찾아냈습니
다. 문제는 가면 갈수록 더 은밀하 다는 거겠죠.]
“미친놈들, 일 참 더럽게 하네.”
이현수가 피식 웃고 말았다. 이현 수가 과거에 영남회에서 일할 때도 이렇게까지 신중하게 일처리를 하진 않았다.
“들키는 게 그렇게 겁나면 시작을 하지 말든가. 발은 걸어야겠고, 걸리 기는 싫고.”
이현수가 피식 웃고는 고개를 끄 덕였다.
“일단 알겠습니다. 그리고 보도가
살짝 맥이 빠지는 느낌이더군요. 이 제는 뒤쪽에 대충 누가 있는 것 같 다는 뉘앙스 정도는 풍겨도 되지 않 겠습니까?”
[고려하겠습니다.]“네, 그럼.”
이현수가 전화를 끊고는 피식 웃 었다.
‘출세했네, 이현수.’
국정원 차장이 벌벌 기며 전화도 하고 말이야.
새삼 달라진 자신의 입지를 느끼 며 이현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 다. 이 일은 일단 회주님께 보고를
해야 한다.
복도를 걸어 회장실에 도착한 이 현수가 문을 두드렸다.
“회주님, 이현수입니다.”
“들어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 이현수 가 일단 고개를 숙였다.
“국정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범 인은 거의 잡아가는 단계고, 검경을 압박해서 반드시 범인을 색출하겠답 니다.”
의자에 등을 기댄 강진호가 가만 히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친절하군. 중간 보고까지 해주고
말이야.”
“저쪽도 필사적이라는 거겠죠.” 이현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저기가 저리 의욕적으로 나와준 다면, 범인은 잡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회주님, 아무래도 법적인 처 벌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가리는 빠져나간다는 건가?”
“그렇죠.”
이현수가 살짝 고민하며 입을 열 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진호가 선수를 쳤다.
“좋은 거지.”
“••••••예?”
“법을 지킨다. 사람들이 만들어놓 은 규격 안에서 움직인다. 평범한 이들과 다르지 않게 살아간다.”
강진호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 덕인다.
“좋은 말이야.”
강진호의 눈이 살짝 가라앉는다.
“저쪽도 룰을 지킬 경우에는 말이 야.”
이현수가 마른침을 삼켰다.
“그쪽은 룰을 지키지 않는데, 우 리만 룰을 지켜야 한다는 것도 좀 이상하지 않나?”
“물론입니다, 회주님.”
“어디 한 번 보자고, 범인이 누구 인지. 무슨 배짱으로 이런 일을 저 질렀는지.”
이현수가 살짝 마른침을 삼켰다.
‘생각보다 화가 많이 나셨구나.’
강진호의 기분이 좋지 않을 거라 는 사실은 짐작했다. 이번 일은 강 진호가 무척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일이었으니까. 최근 총회에서 탈퇴 한 이들은 강진호가 바꾼 총회를 버 티지 못한 이들이다.
강진호는 나름 그들에 대한 부채 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회원들을 지원하기 위해 벌 인 일을 야비하게 방해하려 드는 이 들을 강진호가 용서할 리가 없다.
“아, 그리고……
“응‘?”
이현수가 겸연쩍게 입을 뗐다.
“재미있는 게 하나 들어왔습니다 만.”
“재미있는 거?”
“제일경제에서 인터뷰가 들어왔습 니다. 이번 일로 회주님과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데요. 물론 MK의 회장 님 신분으로 말입니다.”
“굳이?”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 다.”
“••••••응?”
이현수가 씨익 웃었다.
“CF 반응이 좋았으니, 회주님 얼 굴이 MK 대표랍시고 대문짝만 하 게 박힌다면 반응이 좋겠죠. 돈 안 들이고 CF 하나 더 찍는 효과가 날 겁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은……
“회주님.”
이현수가 단호하게 말했다.
“떨어진 매출을 복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복수는 복수고, 매출은 매출이죠. 중요한 건 복수보다 매출입니다!”
“하시죠.”
“하시죠.”
강진호가 눈을 질끈 감았다.
‘아무래도 이거, 감봉 때문에 이 러는 것 같은데……
저놈이 쪼잔하다는 걸 미리 파악 하고 대비했어야 하는데, 조금 늦어 버린 강진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