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14)
마존현세강림기-1516화(1513/2125)
마존현세강림기 61권 (24화)
5장 잡아내다 (4)
“여하튼 이놈이고, 저놈이고!”
정명철이 거칠게 차 문을 열었다. 차에 탄 정명철이 창문을 내리고는 담배를 꺼내 물었다.
찰칵.
아직 지하 주차장을 벗어나지도 않았지만, 담배에 불을 붙이는 그의
손길에는 거침이 없었다.
하기야 이곳에서 누가 그에게 금 연 구역임을 지적하겠는가.
“흐읍.”
깊게 담배 연기를 빨아들인 정명 철이 훅 연기를 뿜어냈다.
‘김 전무, 저 인간도 이제 안 되 겠어.’
예전에는 빠릿빠릿하게 일처리를 잘하더니, 이제는 나이가 들었는지 느려 터지기 짝이 없다.
저런 자를 믿고 쓰다가는 언젠가 한 번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저만한 인간이 없
단 말이야.’
조 상무나 최 전무를 생각해 보 기도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김 전무만큼 믿음이 가지 않는다.
“빌어먹을, 회사에 인재가 왜 이 렇게 없어!”
쾅!
정명철이 운전대를 후려쳤다.
“이게 다 씨발, 사람을 좆만 한 회사에 처박아둬서 생기는 일 아 냐!”
능력 있는 이들은 다른 계열사에 서 다 데려가고, 그는 노인정에나 가야 할 것들을 데리고 일을 한다.
그러니 일이 잘 돌아갈 리가 있겠는 가.
“빌어먹을, 내가 때려치우든 해야 지!”
노친네, 그러니까 회장만 아니었 어도 이런 작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정명철이 뭐가 아쉬워서 매출도 안 나오는 이런 회 사를 맡고 있겠는가.
사고 치지 않고 능력을 보여준다 면 더 큰 회사를 쥐어 주겠다는 노 친네의 말이 있으니 지금까지 억지 로 참고 있는 것이었다.
‘용은 바다에서 놀아야지. 개천에
용을 박아놓으니 살 수가 있나.’
사람에게는 격이란 게 있는 법이 다. 하지만 지금 정명철은 자신의 격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었다.
유쯔 »
人、•
정명철이 막 액셀을 밟으려는 순 간, 그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 o..W
…•
정명철의 표정이 살짝 풀렸다.
통화를 연결한 정명철이 시트에 기대며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야?”
[오빠, 언제 와? 오늘 오기로 했 잖아!]“오늘? 내가?”
[나 오늘 스케줄 없다니까 오늘 온다며? 오빠가 집에 있으라고 해서 나 친구들 연락도 다 씹었는데.]그랬나?
정명철이 살짝 미간을 좁혔다.
“뭔 말인지는 알겠는데, 내가 오 늘 좀……
[오빠, 못 와?]“어. 아마 그럴 것 같아.”
[왜? 왜 못 오는데? 오빠가 오늘 나한테 집에 있으라고 했잖아. 그래 서 내가 좋은 것도 준비해 놨는데.]“좋은 것? 떨?”
[떨은 무슨 떨이야, 재미없게. 더 좋은 것 준비해 뒀지.]정명철이 피식 웃었다.
‘이년도 반쯤 미쳤구만.’
걸 그룹이니 어쩌니 하면서 순진 한 척은 다 하더니, 이제는 숫제 간 이 배 밖으로 나와서 온갖 짓을 다 해 댄다.
‘적당히 놀다가 버려야겠어.’
이런 애들은 곧 상태가 나빠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뭐 어떤가.
정명철이 이 여자에게 목숨을 거 는 것도 아니고, 예쁘고 잘나갈 때
적당히 즐기다가 더 젊고 어린 여자 로 갈아타 버리면 그만이다.
태광 그룹의 3세라는 배경과 그 의 돈이 합쳐지면 도도한 것들 콧대 를 꺾는 건 일도 아니니까.
“지금 어디라고?”
[집이라니까. 얼른 와, 오빠. 나 심심해.]“간다, 가. 지금 간다, 이년아.”
뭔가 말이 좀 더 이어지는 것 같 지만, 정명철은 듣지 않고 통화를 종료해 버렸다.
“여하튼 이년도 말이 많아.”
머리가 텅텅 비어 있는 것과 대
화를 하는 것도 고역이었다.
‘좋은 거라……
잘됐다. 안 그래도 스트레스가 심 했는데.
그의 집이나 아지트도 아니고, 남 의 집이라면 문제가 생길 확률도 줄 어들겠지.
부우우우우웅!
정명철이 액셀을 밟아 차를 출발 시켰다. 과격하게 속도를 높인 차가 금세 지하 주차장을 벗어났다.
부우우우우웅!
도로 위에 차를 올린 정명철이 지나가는 헤드라이트 불빛들을 보며
눈을 찌푸렸다.
퇴근 시간은 이미 한참 지났을 텐데도 도로 위에 차가 가득하다.
‘고생들 하네.’
정명철이 옅은 비웃음을 머금었 다.
조금 더 좋은 차.
조금 더 좋은 옷.
그런 것들로는 이들과 정명철의 차이를 설명할 수 없었다.
눈에 보이는 차이는 그저 정말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모르는 이들 은 그가 타는 고급 외제차나 비싼 슈트, 집 한 채 값을 가뿐히 뛰어넘
는 고급 시계 같은 것을 부러워 하 지만, 진짜 뭔가를 아는 이들은 그 런 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정명철이 가진 가장 큰 힘은 바 로 기회다.
그래, 기회.
없는 자들은 작은 실수 한 번으 로 인생이 나락에 처박히고, 평범한 이들은 큰 실수를 저지르면 지옥으 로 떨어진다.
하지만 정명철은 다르다.
그는 다른 이들이라면 인생을 말 아먹을 실수를 몇 번이고 저질러도 결코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그
가 가진 배경과 돈, 그리고 권력이 그가 추락하는 것을 허락지 않는다.
‘다른 거지.’
같은 인간처럼 보인다고 같은 인 간이 아니다. 같은 도로를 달리고 있지만, 그의 주위를 채우는 이들과 그는 인종부터 다른 존재였다.
과한 생각이라고?
‘천만에.’
애초에 재벌가에서 태어난 이들은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간다. 그 저 좀 더 능숙하고 교묘하게 자신의 표정과 생각을 숨기는 데 익숙할 뿐 이다.
정명철은 그저 조금 솔직한 것뿐.
엘리트니 나발이니 하며 칭송받는 재벌 3세들의 속이 자신보다 몇 배 는 더 썩어 있을 것임을 확신하는 정명철이었다.
“역겨운 새끼들.”
정명철이 피식 웃고는 핸들을 과 격하게 꺾었다.
빠아아아아앙!
갑작스러운 칼치기에 경적이 울렸 지만, 이내 그의 차를 확인했는지 경적 소리가 사라진다.
‘ 병신.’
정명철이 낄낄대며 웃었다.
참 웃기는 것들이다.
돈 많은 이들에 대해 적개심을 무한히 뿜어내지만, 막상 돈 많은 이를 눈앞에서 대면하면 자세를 낮 추고 비굴해진다.
일관성이라는 게 있으면 좋을 텐 데 말이다.
끼이이이이익!
급가속과 급감속을 반복하던 그의 차량이 이내 고급 오피스텔로 접어 들었다. 습관적으로 주변을 확인한 정명철이 재빠르게 지하 주차장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
가볍게 콧노래를 부르며 적당한
곳에 차를 댄 정명철이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그의 시선이 천장의 CCTV를 확 인했다.
‘여기 경비원들은 재미있는 것 많 이 보겠네.’
이 오피스텔은 무척이나 고가의 오피스텔이다. 보안이 철저하기로 유명했다.
덕분에 여자 연예인들이 꽤 많이 살고 있었다. 아마 경비원들은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며 얼굴을 가린 남자 놈들 때문에 골머리를 썩지 않 을까?
그런 생각에 저도 모르게 피식피 식 웃어버리는 정명철이었다.
‘스트레스나 풀고 가야겠어.’
그 루오고인지 나발인지 때문에 위장이 아플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 았다. 사소한 잘못이 이렇게 대대적 으로 보도되는 경험은 정명철에게 있어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으니까.
크게 번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 지만, 은근히 신경이 쓰이는 건 어 쩔 수 없었다.
“개 같은 새끼들.”
정명철이 이를 갈았다.
이번에 보도한 기자 놈들과 조사
를 한 경찰 놈들의 명단을 따로 뽑 아놓으라고 지시하는 걸 잊었다. 절 대 이 일은 잊지 않을 것이다.
그룹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그가 따로 먹인 돈만 해도 얼만데 이따위 로 보도를 한단 말인가.
정명철이 조금 과격한 걸음으로 엘리베이터로 향하던 그때였다.
“정명철?”
움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정명철이 놀라 몸을 떨었다.
‘ 뭐야?’
왜 여기에 자신을 아는 사람이
있지?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정명철 이 고개를 홱 돌렸다.
“누, 누구야? 너, 뭐 하는 새끼 야? 씨발!”
“이 새끼는 뭐 보자마자 욕부터 박고 지랄이야.”
조금 얄쌍하게 생긴 남자가 피식 피식 웃으며 그를 향해 걸어왔다.
정명철이 황당함에 헛웃음을 터뜨 렸다.
지금 그를 향해 다가오는 이와는 다르게 정명철은 굉장히 건장한 체 격이었다. 어릴 적부터 격투기로 몸
을 단련해 왔고, 유학 시절에는 미 식축구의 라인맨을 맡았을 정도다.
다시 말하자면, 그의 기준으로는 한주먹거리도 되어 보이지 않는 이 가 위협하듯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 는 것이다.
‘흉기?’
아니다.
두 손이 다 비어 있다는 것을 확 인한 정명철이 여유를 되찾았다.
“내가 여기 올 줄 어떻게…… 아 니, 아니지. 그냥 나를 알아본 건 가? 너 누구야?”
“하?”
사내가 피식 웃었다.
“말해주면 알아?”
“•…”뭐?”
“그리고 이 새끼는 뭔 자의식이 이렇게 넘치지? 야, 서울에 수많은 지하 주차장 중 하나에서 마주친 사 람이 널 우연히 알고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냐?”
정명철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내가 여기 올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그렇지. 대가리가 영 병신은 아 니네.”
정명철이 이를 갈았다.
‘이년이!’
자신이 이곳에 온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다. 그렇다 는 건 그 여자가 자신의 행적을 유 출했다는 뜻이다.
“뭐, 좋아. 그럴 수도 있지. 그런 데 너 뭐야? 용건이 뭐야, 새끼야? 기자야? 아니면……
“기자는 뭔……
사내가 피식 웃었다.
“나는 요즘 기자라면 이가 갈리는 사람이야.”
“……그런데 이 새끼가 왜 아까부 터 반말질이지? 너, 씨발, 처 맞고
싶냐?”
“하핫.”
사내가 피식피식 웃었다.
“이거, 진짜 개차반이네.”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아냐. 됐어.”
사내가 가볍게 손을 내저었다.
“그럼 차라리 이쪽은 더 좋지. 나 는 네가 생각 이상으로 나쁜 놈이었 으면 좋겠다.”
정명철이 슬쩍 CCTV를 확인했 다.
“사람 안 오니까 쓸데없는 수작질 하지 마.”
“CCTV 꺼놨거든. 너 도와주러 올 사람 없어.”
“날 도와줘?”
정명철이 피식 웃으며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근데 이 새끼가 정말 처 돌았나. 내가 누군지 알고?”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정명철이 과격하게 앞으로 걸어 나갔다. CCTV에 불이 들어오지 않은 것을 보니, 꺼져 있는 게 확실해 보였다.
그렇다면 이쪽도 망설일 게 없다.
‘안 그래도 스트레스가 터졌는데,
잘됐네.’
저 건방진 주둥아리를 반쯤 뭉개 놓고, 전신을 잘근잘근 다져 버릴 작정이다.
뒤처리?
그런 건 별문제도 아니다. 저놈에 게 진단서를 끊어줄 의사는 없을 테 니까.
“이리 와봐, 새끼야.”
정명철이 지체 없이 앞으로 달려 들어 사내의 얼굴을 후려쳤다.
퍼억
강렬한 타격음이 터지며 정명철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 아아아아아악!”
손이 부러진 듯 어마어마한 통증 이 그를 덮쳤다. 멀쩡한 손으로 반 대 손을 움켜잡은 정명철이 바닥을 굴렀다.
“하……
사내가 바닥에 침을 탁, 뱉었다.
“지랄을 한다, 지랄을 해요.”
사내가 정명철의 앞에 쪼그려 앉 더니, 그의 머리채를 잡아 확 끌어 당겼다.
“아아아아악!”
“엄살 피우지 마, 새끼야.”
사내가 빙그레 웃었다.
“우리 명철이, 겁대가리가 없네. 그래, 애가 안 맞고 자라면 이렇게 되더……
회주님이 맞고 컸나?
이거, 중요한 문젠데?
“뭐, 여하튼 명철아.”
사내가 빙그레 웃었다.
“내가 애 개념 잡는 법은 모르는 데, 다 큰 어른 개념 잡는 법은 알 거든. 애는 몰라도 어른은 매가 약 이에요. 형 말 무슨 소린지 알겠 어?”
“으…… 뭐라는 거야, 이 개새끼
야!”
쾅
그 순간, 사내가 날린 주먹이 정 명철의 턱을 돌려 버렸다.
의식이 날아간 정명철이 바닥에 철푸덕 엎어졌다.
“말귀를 못 알아먹네.”
사내.
이현수가 정명철의 뒷덜미를 잡아 채고는 질질 끌고 갔다. 그러고는 자신이 타고 온 벤의 뒷자리에 던져 넣었다.
“아!”
이현수가 볼을 긁었다.
“회주님이 보고 싶어 한다는 말을
안 해줬네.”
그게 포인튼데!
하기야.
얘는 그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려 나?
휘파람을 분 이현수가 운전석에 올랐다. 크게 음악을 튼 이현수의 차가 천천히 주차장을 벗어나 도로 를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