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16)
마존현세강림기-1518화(1515/2125)
마존현세강림기 62권 (1화)
1장 교육하다 (1)
강진호의 눈썹이 꿈틀했다.
“ 알아?”
본인을 아느냐는 의미였다.
그 대답은 정명철이 아닌 이현수 의 입에서 나왔다.
“설마 지가 엿먹이려는 회사 회장 도 모르겠습니까?”
“••••••그래?”
“몰랐어도 CF 보고 하면서 주워 들었겠죠. 회장님은 이제 유명인이 라니까요.”
강진호가 미간을 좁혔다.
상대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켰다는 게 짜증이 나는 게 아니다. 그걸 걱 정했다면 맨 얼굴로 이곳으로 오지 도 않았을 것이다.
강진호가 짜증이 난 이유는 앞으 로도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 딜 가도 그를 알아보는 이들이 생길 것이다.
‘마스크라도 끼고 다녀야 하나.’ 강진호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생각지도 못하게 우울해져 버렸 다.
“얘가 그놈인가?”
“예. 정명철, 태광 P&D의 사장입 니다.”
이현수가 짧게 부연했다.
“사장이라고는 해도 태광 그룹의 핫빠리밖에는 안 됩니다.”
“이게 머리는 맞아?”
“조사를 좀 해봤는데, 그룹 차원 에서는 전혀 모르는 이야기인가 봅 니다. 이놈이 지시한 게 맞습니다.”
“흠.”
강진호의 시선이 정명철에게로 향 했다.
값비싸 보이는 슈트를 입고는 있 지만, 검게 죽어 있는 안색과 흐트 러진 머리 덕분인지 초췌하게만 보 인다. 이런 놈이 대체 무슨 생각으 로 MK를 건드린 것인지 황당할 정 도였다.
“어쩌시겠습니까?”
“응?”
“죽일까요?”
강진호가 황당하다는 눈으로 바라
보자, 이현수가 한쪽 눈을 살짝 감 았다 떴다.
이현수의 의도를 알아챈 강진호가 피식 웃고는 장단을 맞춰주었다.
“그냥 죽이자고?”
“회장님의 취향대로라면 그리 쉽 게 죽이시진 않겠지만……
이현수가 정명철을 돌아보았다.
“뭐 그리 재미있어 보이는 놈은 아닌데요?”
정명철의 얼굴이 사색으로 변했 다.
장난기가 어려 있는 말투지만, 정
명철의 입장에서는 절대 장난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대낮의 강남에서 사람을 납치해 끌고 오는 이들이 뭘 못하겠는가.
더구나 이렇게 얼굴을 팔아버린 이상, 그를 살려주는 것보다 죽이는 쪽이 훨씬 뒤끝이 없다는 건 정명철 이라도 동의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 다.
“다, 당신들, 이러고도 뒷감당이 될 것 같아?”
“웅?”
이현수가 재미있다는 듯 정명철을 돌아보았다.
“ 뒷감당?”
“그, 그래! 뒷감당! 나를 죽이거 나 이대로 잡아두면 경찰이 당신들 을 찾아낼 거야! TV에 얼굴이 나오 는 인간이 이런 일을 감당할 수 있 을 것 같아?”
“별걱정을 다 해주시네. 마음도 넓으시지.”
이현수가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손을 뻗어 정명철의 머 리채를 움켜잡았다.
“너, 지금 우리가 장난하는 것 같 냐‘?”
으득으득.
머리카락이 통째로 뜯겨 나가는 것 같은 고통에 정명철이 비명을 질 렀다.
“웬만하면 주둥아리 좀 닥치고 있 어라. 이쪽은 지은 죄가 너무 많아 서 거기에다가 살인 하나 추가한다 고 지옥불 온도가 달라지지 않을 사 람들이거든.”
이건 농담도 아니다. 그냥 사실이 다.
“특히나 나는 너를 죽여 버릴 이 유가 너무 많아. 나는 생리적으로 너 같은 놈을 혐오하거든. 어떻게든 남을 괴롭히려고 안달이 나 있는
놈, 목적이 아니라 재미로 타인을 괴롭히는 놈.”
이현수가 정명철의 머리채를 잡아 뒤로 확 젖혔다.
“네가 우리 쪽에 수작질을 부린 이유도 그냥 우리가 꼴보기 싫고 괴 롭히고 싶어서 아니었나?”
“나, 나는 아무것도……
“명철아, 명철아. 쓸데없이 힘 빼 지 말자. 네가 그 일을 저질렀다는 건 너도 알고, 나도 안다. 설마 너 도 그 팀장인가 뭔가 하는 놈이 그 일을 다 저질렀다는 걸 우리가 믿을 거라 생각한 건 아니잖냐?”
이현수가 이를 드러냈다.
“우리가 알아도 아무것도 못할 거 라고 생각한 것뿐이지. 그렇지 않 아?”
“나, 나는……
“내가 진짜 빡친 게 언젠 줄 알 아?”
“……모르겠습니다.”
“그 오피스텔 지하에서 너를 만났 을 때, 내가 니 새끼 동선 훑어서 사람 몇몇을 뿌려놨단 말이야. 그런 데 오피스텔은 내가 맡았어. 귀찮았 거든. 이 새끼가 사람이면 설마 이
런 일을 벌여놓고 애인 만나러 오지 는 않겠지 했지.”
이현수가 정말 놀랐다는 얼굴로 말했다.
“그런데 이게 진짜 오네? 네가 내쪽으로 오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아냐? 처음에 는 황당했는데, 나중에는 열이 머리 끝까지 올라오더라.”
정명철에게는 카페 루오고가 파탄 날 뻰하고, 그 죄를 뒤집어쓰고 부 하 직원이 잡혀간 것 따위는 여흥 거리조차 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그 와중에 다른 짓 할 생
각을 하지.
“너 같은 새끼들이 있지.”
이현수가 정명철의 볼을 톡톡 건 드렸다.
“지 혼자 다른 인생 산다고 생각 하는 놈들, 사는 게 게임인 줄 아는 놈들, 무슨 일을 벌여도 현실성이 없어서 자신은 절대 피해를 보지 않 을 거라고 생각하는 놈들.”
이현수가 이죽거렸다.
“보통 그런 놈들은 알아서 도태되 거나 현실에 처맞고 정신을 차리기 마련인데, 너 같은 놈이 재벌가나 권력가의 집에서 태어나면 괴물이
되지. 너는 한 오 년만 더 그렇게 지냈으면 진짜 미친놈 됐을 거야. 아, 물론 지금 미친놈이 아니라는 뜻은 아냐. 알지?”
이현수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 다.
하지만 그의 손은 여전히 정명철 의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사람 만들어 줄 테니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 어. 일단 시체로 만드는 방법이 있 지. 악인이고 선인이고, 죽으면 똑같 은 시체가 되니까. 그것도 갱생이라 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
“주둥아리 처 닫아. 네 목소리만 들어도 역겨우니까.”
정명철이 재빨리 입을 닫았다.
무섭다.
너무 무섭다.
정명철도 수많은 이들을 만나보았 다.
그중에서는 과격한 조직폭력배도 있고,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거대한 권력자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이들 같 은 느낌을 주지는 못했다.
이들은 뭔가 다르다.
단순히 말이, 행동이 다른 게 아 니다. 풍겨 나오는 분위기부터가 평 범한 이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카페 루오고의 뒤에 이런 이들이 있 다는 것을 알았다면, 정명철은 절대 그런 무모한 짓을 하지 않았을 것이 다.
“결국 네가 한 짓거리 때문에 피 해 본 건 다 남이지. 우리 카페들 피해 보고, 우리 점주들 피해 보고, 너 때문에 괜히 남의 카페에서 진상 부린 것들 잡혀서 벌금 내고, 징역 살고, 그리고 심지어 네 부하 직원 까지 잡혀갔지.”
이현수가 정명철의 머리채에서 손 을 떼고는 그의 턱을 움켜잡았다.
“그런데 넌 무슨 피해를 봤지, 이 새끼야?”
“법이란 게 이래서 좆같은 거야. 빤히 저지른 놈이 있다는 걸 알면서 도 법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경우 가 많거든. 그게 법관님들 잘못이겠 냐? 증거가 없는데 뭘 어쩌겠어. 엿 같아도 참아야지.”
이현수가 피식피식 웃었다.
“아마 네가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빠져나간 일이 한둘이 아니었겠지.
그런데 어쩌지?”
이현수가 정명철의 턱을 꽉 조였 다.
“나는 법이고 나발이고 신경 안 쓰는 사람이라서 말이야. 받은 피해 는 손톱만큼이라도 백배로 갚아줘야 성이 풀리거든.”
가만히 듣고 있던 강진호가 살짝 움찔했다.
“쪼잔해 보여? 아, 맞아. 쪼잔하 지. 그런데 뭘 어쩌겠어, 내가 원래 쪼잔한데.”
강진호가 묘한 눈으로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이 새끼가 지금 나 멕이는 건가?
말은 정명철에게 하는데, 이상하 게 말의 방향이 이쪽이라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 여하튼.”
이현수가 정명철을 걷어찼다.
쾅!
“커헉!”
의자가 그대로 뒤로 넘어가며 정 명철이 경련했다. 횡경막에 충격이 가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 모양이 다.
“넌 이제 좆 됐다고 복창해라. 네
가 지금까지 저지른 걸 다 돌려받게 해줄 테니까.”
이현수가 몸을 획 돌렸다.
강진호가 그런 이현수를 보면서 쓴웃음을 머금었다.
“다 했냐?”
“다 하긴요. 이제 시작해야죠. 회 주님이 직접 하실 겁니까?”
“ 흐음.”
강진호가 볼을 긁었다.
“내가 하긴 좀……
지금까지 이런 일이 한두 번 있 던 건 아니다. 그때마다 강진호는 직접 나서서 상대를 처리해 왔다.
죽여 버리든 백치로 만들어 버리 든, 자신을 건드린 적에게는 자비를 베풀지 않는 게 강진호의 행동 원칙 이다.
하지만 이번만은 강진호가 직접 나서기 조금 그렇다.
배가 불렀냐고?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뭔가 애매한데……
저놈이 죄를 저지른 건 사실이지 만, 사실 이 일은 정신머리 없는 재 벌가 놈이 저지른 방종에 가깝다. 강진호를 위협하거나 강진호의 주변 인을 위협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패자니 죽을 것 같고, 그렇다고 안 패자니 딱히 벌을 줄 방법도 없 고.
“알아서 해.”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이현수가 피식 웃었다.
“이런 조무래기까지 회주님이 직 접 건드리시면 체면이 상하는 법이 죠. 닭은 제가 잡겠습니다. 회주님은 용이나 잡으시죠.”
“……어쩌려고?”
“글쎄요.”
이현수가 고개를 슬쩍 돌려 정명 철을 바라보았다.
‘거, 새끼. 죄를 지으려면 좀 제대 로 짓든가.’
확 파봤더니 뒷구멍으로 사람 몇 몇 죽였다든가, 아니면 국가적으로 손해를 크게 입혔다든가. 뭐든 좋으 니 적당히 묻어버려도 괜찮을 명분 만 있었어도 고민할 게 없다.
그냥 죽을 때까지 패서 묻어버리 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저 또라이 같은 놈은 온 갖 패악질을 저지르면서도 마지막 선만은 넘지 않았다. 자신이 가진 재력과 권력이 보호해 줄 수 있는 선을 철저히 지키며 일을 저질러 온
것이다.
‘이런 놈들이 정말 개 같은 놈들 이지.’
이현수가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 렸다.
“때려 죽이기는 뭐하고, 그렇다고 그냥 풀어주면 같은 짓거리를 또 하 고 다닐 테죠.”
“그렇겠지.”
“그럼 뭐, 차라리 잘됐습니다. 저 새끼 죗값도 치를 겸해서 사람 한 번 만들어보죠.”
“웅‘?”
“저 새끼가 멀쩡한 정상인이 돼서
여기서 나가면 다 좋은 것 아니겠습 니까? 쟤 회사 좋아, 쟤들 집안 좋 아, 우리도 좋고, 저 새끼도 좋고.”
강진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저런 놈이 갱생이 된다고? 잘 안 되던데?”
“회주님은 뭔가 답이 없다 싶으면 그냥 목을 쑹덩쑹덩 썰어버리니까 그런 것 아닙니까. 애초에 갱생시키 려고 노력을 해보신 적은 있습니 까?”
“ 있지.”
“누굴요?”
“너.”
할 말이 없어진 이현수가 입을 뻐끔거렸다.
어, 그게…….
맞는 말인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크흐흐홈.”
이현수가 크게 헛기침을 했다.
“여하튼 간에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완전 바른생활 사나이 한 번 만들어보겠습니 다.”
“그러니까, 어떻게?”
“어떻게는요.”
이현수가 씨익 웃었다.
“총회의 방식이야 하나밖에 더 있 습니까? 한 번 해보는 거죠. 저 새 끼가 사람 되는 게 먼저인지, 아니 면 뒈지는 게 먼저인지.”
순간, 뭔가를 떠올린 강진호가 눈 을 부릅떴다.
“이 실장, 설마?”
“네?”
“점주들 불렀냐?”
“이야, 말씀도 안 드렸는데 그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지금 여기로 오 고 있을 겁니다.”
이현수가 낄낄 웃으며 정명철을
툭툭, 걷어찼다.
“와, 점주들 사이에 이 새끼 던져 넣으면 어떤 꼴 벌어질지 궁금하네. 거의 사바나 다큐멘터리 수준일 텐 데. 낄낄.”
강진호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세상에 자신보다 나쁜 놈이 있다 는 걸 새삼 실감하는 강진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