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18)
마존현세강림기-1520화(1517/2125)
마존현세강림기 62권 (3화)
1장 교육하다 (3)
“똑바로 안 해, 이 새끼야?”
“으•••••• 으어 어••••••
“어쭈? 뒤처지지? 이 새끼가!”
성주찬이 정명철의 엉덩이를 걷어 찼다. 그러자 정명철이 그 자리에 풀썩 엎어졌다.
“하, 진짜 이게 뒈지려고……
“아, 아닙니다! 여, 열심히…… 우 욱, 우웨에에에엑!”
정명철이 속에 든 것을 게워내기 시작하자, 성주찬이 기겁을 하며 뒤 로 물러났다.
“아니, 이 새끼가 신성한 연무장 에 이물질을 흘려? 너, 이 새끼. 그 거 다 주워 먹고 싶지? 어?”
“죄, 죄송합니다.”
“죄송이고 나발이고…… 달려, 이 새끼야. 아직 열 바퀴 남았어. 너는 그거 다 돌고 보자.”
“다, 다리에 힘이……
“기어서라도 가! 너 오늘 잘 걸렸
다. 내가 이럴 줄 알고 오늘 가게 매니저한테 맡기고 왔어. 넌 오늘 죽어도 나랑 같이 죽고, 살아도 나 랑 같이 사는 거야.”
“끄으, 진짜 더는……
“이게 진짜 죽고 싶나?”
성주찬이 손에 든 죽도로 정명철 을 내려쳤다. 미리 풀어둔 죽도는 어마어마한 소리를 내는 반면, 충격 은 생각 외로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정명철은 그만한 충격도 버티기 힘든지 몸을 떨어 댔다.
“일어나, 새끼야. 죽여 버리기 전 에.”
정명철이 파들파들 떨리는 손으로 몸을 밀어낸다. 억지로 몸을 일으킨 정명철이 혼이 빠진 얼굴로 휘청휘 청 달리기 시작했다.
성주찬이 악마 같은 얼굴로 그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점주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내뱉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말속에 통쾌함은 보이 지 않았다.
“아, 씨발. 나 토할 것 같아.”
“어느 미친 놈이 이런 생각했냐?
와, 내가 돌겠네.”
“죽는다. 저거 진짜 죽는다.” 점주들은 못볼 꼴을 봤다는 듯 다들 시선이 돌아가 있었다.
그럴 수밖에.
저 광경을 보는 건 트라우마를 자극당하는 일이었으니까.
“어느 새끼가 저 새끼한테 총회 신고식 시키자고 했냐? 사람 새끼 냐?”
“사탄도 울고 가겠다.”
“와, 이건 좀.”
여기에 있는 모든 이들은 총회 출신이지만, 그들이 태어날 때부터
총회의 소속이었던 것은 아니다.
총회는 기본적으로 수많은 무파들 의 연합 집단. 일정한 나이와 일정 한 수준을 갖추기까지는 스승이나 문파 내에서 수련을 받다가 성인이 될 즈음 총회로 들어오게 된다.
물론 당연히…….
그 나이쯤 된 어린 무인들은 자 존심이 하늘을 꿰뚫고, 세상 무서울 것이 없으며, 제 마음대로 굴어도 누구도 저지할 수 없는 안하무인이 기 마련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바로 이 신 고식이 다.
웬만한 운동선수를 가볍게 씹어 먹을 정도의 체력을 갖춘 무인들을 정말 말 그대로 지옥같이 굴리고, 지옥같이 갈구고, 차라리 죽고 싶다 는 생각이 들 때까지 때려서 한 사 람의 건전하고 쓸모 있는 무인으로 만들어내는 과정.
그게 바로 총회의 신고식이다.
다시 말하자면, 세상 겁날 것이 없는 무인들도 새사람으로 갱생시켜 버리는 지옥의 과정을 지금 정명철 이 겪고 있다는 뜻이었다.
“아우, 코믹 영화 보러 들어왔는 데 호러 영화 나오는 기분이야.”
“내가 총회 나와서까지 이꼴을 봐 야 해? 나는 후배들도 저거 받는 꼴은 안 보고 싶었다고.”
이건 거의 인간 개조나 다름 없 는 일이다.
사실 정명철을 어떻게 할 것인가 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성질대로 패버리면 십분을 못 버 티고 죽을 것이고, 그렇다고 적절히 패자니 대체 어느 정도가 적절한지 알 수 없었다.
후유증만 안 남게 늘씬 패버리자 는 의견도 나왔지만, 그러다가 쇼크 사를 해버리면 어떻게 하냐는 소리
에 다들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씨발, 무공부터 가르쳐 놓고 팰 수도 없고.”
“팰 놈 사정을 걱정해야 한다니, 총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일반인으로 사는 건 진짜 힘들 다. 와, 이렇게 사사건건 문제가 되 나?”
그러다가 튀어나온 말이 신고식이 었다.
처음에는 모두가 기겁을 했지만, 이내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 을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애초에 총회의 신고식은 인간 개조를 위해
서 만들어진 과정이다 보니 정명철 을 갱생시키는 데는 최적의 과정이 었다.
물론 그대로 행할 수는 없고, 너 프를 좀 시켜야 했지만.
털썩.
그들의 눈에 연무장을 모두 돈 정명철이 바닥에 쓰러지는 모습이 들어왔다.
“와, 시작하겠네.”
“성주찬이 저거, 완전 물 만났네. 저 새끼, 저러다가 총회에 신고식 전문으로 재취업하는 거 아냐?”
“누가 받아준다냐?”
“저 하는 거 봐라. 나 같으면 다 시 특채했다.”
성주찬이 쓰러진 정명철의 머리채 를 움켜잡고는 그의 귀에 대고 욕설 을 퍼붓는다.
“일어나, 이 구더기 같은 새끼야! 내가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을 가르쳐 봤지만, 너같이 무능한 쓰레기는 처 음 봤다. 사내새끼가 겨우 연무장 백 바퀴 돌고 쓰러져? 바퀴벌레도 너보다는 체력이 좋겠다. 안 일어 나?”
다들 질겁한 얼굴로 눈을 돌렸다. 저건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
기본적으로 과한 훈련을 소화한 이는 이제는 끝났다는 안도감과 미 묘한 성취감을 가지기 마련이다. 하 지만 총회의 신고식은 그 안도감과 성취감을 개박살 내버리는 데 초점 이 맞춰져 있다.
당연하지.
애초에 이 모든 과정은 살면서 져본 적이 거의 없어서 오만함이 줄 줄 배어 나오는 새내기 무인에게 자 신이 얼마나 하찮고 미약하고 쓰레 기 같은 존재인지를 각인시키는 과 정이니까.
그냥 후드려 패는 것만으로는 시
간이 오래 걸린다.
적절한 육체적 교육(?)과 정신적 교육이 어우러질 때, 최고의 효과가 나오는 것이다.
“계속 처 누워 계시겠다? 뭐, 좋 아. 네 맘대로 해. 지금부터 식사 시간이다. 5분 내로 저기까지 가서 밥을 처먹고 온다. 난 분명 말했다. 딱 5분이다. 5분이 지나면 네가 처 먹을 건 없다.”
정명철이 파르르 떨며 몸을 일으 켰다.
너무 굴러서 입맛이 없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그의 몸이 위기를 외치고 있다. 밥이라도 먹지 못하면 정말 버틸 수 가 없다. 얻어맞다 죽는 게 아니라 말라 죽는다.
그가 비척이며 성주찬이 가리킨 곳으로 힘겹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성주찬이 그의 옆에 바짝 달라붙어 뒤에다 대고 욕설을 퍼부었다.
“달리라고, 이 버러지 새끼야! 다 리가 땅에 붙었냐? 그따위 실력 가 지고 억울함이 어쩌고 지껄인 모양 이지? 어디 한 번 더 지껄여 보시 지. 그 주둥아리에 뭐가 처 들어갈 지 말이야!”
점주들이 미묘한 시선으로 성주찬 을 바라보았다.
“교대 시간 지나지 않았나? 왜 안 바꿔, 저 새끼?”
“이제 즐기는 것 같은데?”
“적성 찾았네. 미친놈. 저런 놈이 무슨 카페 점주를 한다고.”
점주들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새 어 나왔다.
창밖으로 연무장에서 벌어지고 있 던 일을 지켜보던 강진호가 미묘한 시선으로 이현수를 돌아보았다.
“저거••••••
“네.”
“신고식?”
“네.”
“나는 그런 거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회주님이 신고식을 해요? 회주님 이?”
“교관은 누가 하구요? 주둥아리에 구둣발이 처박혀도 괜찮다고 할 정 신 나간 놈이 있겠습니까?”
“나구두 잘 안 신어.”
“그럼 운동화가 박히겠네요. 맛있 겠네, 아주.”
강진호가 새삼스러운 눈으로 연무 장을 다시 바라봤다.
‘뭔가 좀 유격 같은데……
강도를 굉장히 높이고, 훈련 시간 을 매우 늘린 다음, 현대의 군대에 서는 존재할 수 없는 교관을 붙인 유격…… 아니, 아니지. 이정도 조건 이 붙으면 그건 유격이라고 할 수 없지.
여하튼.
“저거, 아직도 하나?”
“네. 합니다.”
강진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좀 구시대적 같은데……
“구시대적일 뿐만 아니라 인권 침 해고, 악습이고, 폐단이죠. 끔찍한 짓거리입니다.”
강진호가 의문 어린 눈으로 이현 수를 바라보았다.
그걸 알면서 왜 안 없앤단 말인 가.
이현수가 피식 웃었다.
“그만큼 무인들이 거칠다는 소립 니다. 말이야 바른말이지, 이 새끼들 은 사람이 아니잖습니까. 그런 놈들 이 저 잘난 줄 알고 설치기 시작하 면 누구 하나는 죽어 나갑니다.”
요 o.»
M”.•
처음 총회와 영남회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새로 들어오는 이들과 기 존에 있던 이들이 충돌하여 사망 사 고가 나는 일이 심심하면 벌어졌다.
사망까지는 안 가더라도 신입이 집단으로 린치를 당해 사경을 해매 는 일은 가십 거리도 되지 못했다.
그 경험을 겪으며 신고식이라는 폐단이 나온 것이다.
“저건 별것도 아닙니다. 진짜 무 인들에게 하는 건 훨씬 더 심합니 다. 그리고 총회보다 옛날 영남회가 훨씬 더 심했죠.”
강진호가 눈을 살짝 찌푸렸다.
“저렇게까지 해야 알아듣는다고?”
“안 그래도 다른 방법을 좀 강구 해 볼 생각입니다. 솔직히 그리 보 기 좋은 광경은 아니잖습니까.”
u 으 ”
정명철이 당하는 건 상관없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신입들이 저 꼴을 당한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편치 않은 강진호였다.
“말로 하면 알아듣지 않을까?”
“……그건 회주님이니까 되는 겁 니다. 그리고 회주님이 하는 말이 어디 말입니까?”
“응?”
“‘내가 하는 말을 제대로 안 들으 면 네 모가지가 어디 붙어 있을지 생각해고 대답해라’가 생략된 거잖 아요. 그걸로 누굴 설득 못 시킵니 까. 다 하지.”
강진호는 마땅한 변명 거리를 찾 을 수 없었다.
“여하튼 그 부분은 제가 고민해 보겠습니다. 그러니……
이현수가 창밖을 보며 씩 웃었다.
“지금은 저 새끼 사람 만드는 거 나 구경하시죠.”
“으음.”
창밖을 본 강진호가 살짝 질린 얼굴을 하고 말았다.
거의 기다시피 해서 그늘막에 도 착한 정명철이 밥을 거의 손으로 퍼 넣다시피 하고, 그 주변을 세 사람 이 둘러싼 채 욕을 쳐 대는 중이었 다.
‘차라리 맞는 게 낫지.’
본인이 저 꼴을 당한다고 생각하 니, 등골이 서늘한 강진호였다.
“태광 쪽은?”
“저 새끼도 보통 놈은 아닌 모양 이네요. 벌써 이틀짼데 아무런 반웅
이 없습니다. 들어보니 한 삼 일 잠 적 타는 건 일도 아니었던 모양입니 다.”
“그런 놈이 사장이라고?”
“재벌 3세라잖습니까. 금수저가 엿 같은 게 그런 것 때문이죠. 본인 은 제가 잘난 줄 아는데, 막상 일은 아랫사람들이 다 하고 수습도 아랫 사람들이 하죠. 지금도 마찬가지 아 닙니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말인데요.”
“음?”
“이번에 그 죄 뒤집어쓰고 들어온
부장인지 팀장인지 하는 놈. 손써서 좀 빼주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어?”
강진호가 놀란 눈을 했다.
“아, 아니, 뭐, 걔는 죄가 없으니 까…… 불쌍하잖아요.”
“세상에, 네 입에서 불쌍하다는 말이 나오다니.”
이현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저는 뭐 사람도 아닌 줄 아십니
까?”
“ 비슷해.”
“……말을 말아야지.”
이현수가 한숨을 푹 내쉰다.
“여하튼 그렇게 하겠습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이쪽에서 챙겨줘야 할 이유는 없겠 지만, 내버려 두면 아마 고생은 고 생대로 하고 팽당할 것이다.
불우이웃 돕는다 치고 조금 돕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강진호가 슬쩍 아래쪽을 바라보았 다.
뒤집혀 날아간 식판과 바닥에 머 리를 처박고 있는 정명철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쟤, 군대는 갔다 왔대?”
“갔겠습니까?”
“……더 힘들겠네.”
“괜찮습니다. 유격받다 사고로 죽 은 애는 있어도 유격받다 힘들어 죽 은 애는 없거든요. 거의 공짜 PD 수준이죠. 이런 건 원래 돈 받아야 하는데, 밥까지 먹여주면서 건강하 게 만들어주잖습니까. 봉사 활동이 죠, 봉사 활동.”
이현수에게 인성이라는 게 정말 존재하는가.
새삼스러운 의문에 시달리는 강진 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