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39)
마존현세강림기-1541화(1538/2125)
마존현세강림기 62권 (24화)
5장 지켜보다 (4)
“큭큭큭큭큭.”
“낄낄낄낄낄.”
“흐흐흐흐흐.”
강진호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최근 살짝 긴장감이 돌던 총회가 모종의 사건과 함께 다시 활기를 되 찾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모종의 사건이 강진호 에게 있어서만큼은 절대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었다.
카톡! 카톡! 카톡! 카톡!
귀를 막고 싶다.
하지만 귀를 막아도 울리는 휴대 폰은 진정시킬 수 없었다.
“히야, 세상 참 신기하다니까. 이 런 게 다 나오네?”
“낄낄낄낄, 정말 그렇습니다.”
첫말은 바토르의 것이고, 그 뒤에 세상 비열해 보이는 웃음을 지은 이 는 다름 아닌 위긴스였다.
강진호가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다른 일이었다면 강진호는 저들의 만행을 참지 않고 과격한 응징이 무 엇인지를 보여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냅다 두들겨 패기에는 뭔가 찝찝하다. 큰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대놓고 놀리는 것 도 아니다.
그저…….
“즉등히 흐르.”
“네? 적당히 하라구요?”
이현수가 깐죽거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는 강진호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생각해 보면 저 새끼가 악의 축
이다.
저놈이 여기에 이 사실을 알리지 만 않았어도 이런 굴욕을 겪을 일은 없었을 것이다.
우웅! 우우웅! 우우우웅!
진동으로 바꿔둔 카톡이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다.
“크으, 이게 이모티콘인가 뭔가구 나.”
“흐하하하하하! 진짜 쩌는데?”
강진호가 슬쩍 고개를 내리고 휴 대폰의 잠금을 풀었다.
톡이 수십 개도 아니고, 수백 개 가 와 있다. 톡도 더 이상은 세기가
힘들다는 듯이 대충 300+로 표시해 놓고 나 몰라라 하고 있었다.
강진호가 떨리는 손으로 채팅창을 열었다.
그러고는 그 끔찍한 광경을 눈으 로 목도했다.
얼굴.
강진호의 얼굴을 본뜬 이모티콘들 이 채팅창을 도배하고 있었다.
‘빌어먹을.’
저 망할 놈들이 태연하게 채팅을 날려 댄다.
총회 간부진 단톡방이나 하나 파
자고 해도 그런 건 잘 못한다면서 거부하던 놈들이 이 이모티콘이 출 시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득달같이 톡에 가입을 하고 강진호에게 초당 몇 개씩 이모티콘을 전송하는 중이 다.
“크하하하! 신기한 세상이다. 아 니, 신기한 일이다. 주인의 얼굴이 채팅방에서 써지다니!”
“이걸 출시할 생각을 했다는 게 대단합니다. 정말 사업 수완이 장난 이 아니네요. 젊은 사람도 아니고,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이 생각을 해 냈다는 게…… 큭, 크읍……
입을 틀어막는 위긴스를 보며 강 진호는 혼이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저 위긴스가 지금 웃음을 참지 못해 시뻘게진 얼굴로 경련하고 있 다.
‘그렇게 재밌냐?’
그렇게?
이 썩을 놈들아!
“별 신기한 게 다 나옵니다. 거 참, 세상이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 네요.”
방진훈은 강진호의 얼굴이 이모티 콘으로 출시되었다는 것보다 사람 얼굴이 나오는 이모티콘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놀라운 모양이었다.
“이게 처음인가?”
“처음은 아닙니다.”
이현수가 고개를 저었다.
“그전에도 연예인들의 얼굴로 이 모티콘을 만든 경우는 많았습니다. 판매용이라기보다는 광고용에 가깝 죠.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이현수의 볼이 부풀어 오른다.
“여하튼 생각해 보면 회주님은 이 런 데다 활용하기는 최고죠. 일단 얼굴은 먹어주지 않습니까? 대사나 표정 연기를 안 해도 된다는 게 어 딥니까?”
강진호가 눈을 딱 감았다.
‘어쩐지.’
광고 촬영하는 내내 사진을 계속 찍더라.
이미지 샷 찍는 줄 알았더니, 이 걸 만들려고 했구나.
강진호가 이모티콘들을 살펴보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었다.
다양하다.
정말 ‘미묘’하게 다양한 수십 개 의 얼굴들이 올라와 있다. 강진호는 자신이 이렇게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다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표정이 다 똑같은 게 좀
아쉽네.”
똑같아?
이게?
어딜 봐서?
“뭐, 그런 밈도 있으니 괜찮을 겁 니다. 분노 표정 하나 들어가 주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안 돼. 저 양반 화나면 표정 없 어지잖아.”
“아, 그도 그러네요.”
강진호가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 다.
치욕적이다.
끔찍하게 치욕적이다.
세상에 자신의 얼굴이 아무 데나 다운받아져 채팅방을 돌아다닌다니, 이보다 끔찍한 일이 또 있을까.
“그런데 용케도 허락하셨습니다?”
“……몰랐다.”
“그럼 허락도 없이 이걸 만든 겁 니까?”
순간, 강진호의 머리에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
“새 이벤트를 하나 하고 싶다고 허가가 필요하다는 말은 들었는 데……
“덥썩 그러라고 하셨구요?”
“낚았네.”
“낚였어.”
“캬! 강태공!”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분노가!
그리고 그 순간, 이현수가 강진호 의 속을 더욱 긁어놓았다.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뭔데?”
“방금 연락이 왔는데, 다운로드 수가 폭발하고 있답니다.”
좋은 소식?
그게 좋은 소식이라고?
강진호의 멘탈이 승천하기 시작했 다.
이 끔찍한 일은 아주 간단한 프 로모션에서 시작했다. 카페 루오고 가 톡에 플러스 친구 서비스를 시작 하면서 플친을 맺어주는 사람에게 이모티콘을 제공한 것이다.
이 빌어먹을 이모티콘의 이름은 ‘우리 사장님이 쏩니다’.
누가 지었는지 몰라도 빌어먹게 잘 지은 이름이었다.
“광고가 잘 먹혔으면 축하해야 할
일 아닌가, 주인!”
“즉등히……
관두자.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바토르를 후드려 패서 양눈을 팬더로 만들어 버렸어야 하는…….
“근데 너는 눈이 왜 그러냐?”
바토르의 입가가 실룩였다.
“그럴 일이 있었다.”
“제대로 맞은 것 같은데?”
“맞기는 누가 맞아!”
바토르가 버럭 하며 자리에서 일 어났다!
“나는 바토르다! 내가 누구한테 얻어맞는다는 말인가! 주인이라도 그런 말을 함부로 하는 것 아니다!”
“알았으니 눈물 닦고.”
바토르가 이를 갈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러더니 휴대폰을 들고 이 모티콘을 미친 듯이 보내기 시작했 다.
저 쪼잔한…….
“여하튼 프로모션은 대성공입니 다, 회장님.”
강진호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이모티콘 다운로드한 사람들한테
추첨을 통해 경품도 주고 있으니, 다운로드는 계속 늘어날 겁니다. 이 거, 이러다 나중에는 돈 받고 팔아 도 되겠는데요?”
“이미 많이 받았다며?”
“아, 이거 30일 기간제라서요.”
30 일.
30일만 버티면 된다, 30일.
강진호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마 의 30일이 되겠지만, 어떻게든 그 기간만 넘기면 된다!
그때 였다.
우우우우우웅!
단톡방을 무음으로 전환해 뒀는데
또 휴대폰이 울린다. 혹시나 하고 휴대폰을 본 강진호가 몸을 떨었다.
—
거긔=1긔거긔긔긔긔긔긔긔 이 거 뭐얔긔 긔긔긔 긔긔긔 그그 그긔긔긔 앜=1 AAARRAARAAA 나 주 겈긔긔 그 긔 긔 긔 긔 긔 긔 긔 긔 긔 긔 긔 긔 거 =1 =1 =1
–
우리 진호 씨 잘생겼다! 아주 잘났엌 그 긔 긔 그 긔 긔 긔 긔 긔 긔 긔 그 긔
그거거거거거 긔긔 긔긔그거긔 긔 긔긔
거거거거 아, 백 개 사고 싶닼거긔 긔귀거거귀거긔긔 긔긔긔긔긔긔긔긔
흐}지 마.
너까지 그러지 마…….
– 사람들한테 자랑해야지. 걱정 말아요. 내가 다운 수는 보장해드림.
하지 말라고!
좀!
강진호가 너덜너덜해져 머리를 푹 늘어뜨렸다.
‘뇌가 녹는 기분이야.’
이게 강진호의 멘탈을 박살 내기 위해서 중국 놈들이 건 전략이라면 강진호는 박수를 쳤을 것이다. 살면 서 이보다 더한 정신 공격을 당해본 적은 없었으니까.
지금 뒤쪽 그림자에 숨어 열심히 이모티콘을 보내고 있는 혈마 놈의 정신 공격도 기합 하나로 깨뜨리는 강진호지만, 이건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차라리 날 죽여라.’
톡은 난리가 났다.
— 오라빜 =1 긔 긔긔 긔 긔거거거:긔거
긔 오라비, 쩔 엌 긔 거 그 그 A 긔 A A 긔 긔 그거 긔 거거 거거 긔 거거 A 긔 A 긔 긔 거 긔
강은영이야 그렇다 치자.
– 우리 아들은 여기서도 잘생겼 네! 엄마가 여기저기 보여주고 있 어.
그러지 마세요, 어머니. 저한테 왜 이러십니까?
— 형긔긔긔긔긔긔긔거거긔긔긔긔
형 도랐? 거거 거거거거 A 더 거 A 더 더 긔 거거 A 거 A 긔 거거 A 거거긔 거거
이 새끼는 내가 반드시 보육원에 찾아간다.
– 진호야, 이모티콘 너무 귀엽게 나왔다.
박유민의 톡까지 확인한 강진호가 입에서 영혼을 내뿜었다.
황민수.
이 인간이 설마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줄이야.
“사람 얼굴을 이렇게 막 써도 되 나?”
“회사에서 회장 얼굴 쓰는데 뭔 문제가 있습니까?”
아니, 듣고 보니 맞는 말 같기도 하고.
그게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거, 뭔가 미묘한데…….
그때, 이현수가 씨익 웃었다.
“포기하십시오. 이런 건 시작됐을 때는 이미 막을 도리가 없습니다. 얌전히 운명을 받아들이시는 겁니 다.”
“……근데 왜 쪼개?”
“하하하, 사람이 웃고 살면 좋은 거죠.”
강진호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말은 맞는 말이다.
일단 오늘 이모티콘이 풀렸으니, 이 반응은 어찌할 수가 없다. 일단 은 쥐 죽은 듯이 살면서 이 열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잊혀지겠 지. 30일 기간제라니까.
하지만 문제는 그 열풍이 너무 과격하다는 것이었다.
콰앙!
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회장실로 한 사람이 뛰쳐 들어왔다.
“마존이시여어어어어어어!”
하지 마라.
너까지 그러지 마라.
“이것 보십시오! 마존이시여! 여 기서 마존의 존안이 나옵니다! 제가 마교도들에게 모두 전하여 다들 하 나씩 받으라고 전해뒀습니다. 톡을 쓰지 못하는 머저리 놈들에게도 주 위 놈들이 설명하라고 해뒀으니, 마 교도 전부 다 받을……
“으아아아아! 빌어먹을!”
강진호가 벌떡 일어나 달려드는 장민을 걷어찼다. 그러고는 소파의 쿠션을 들어 장민을 마구 내려쳤다.
“왜!”
“아악! 악! 마존이시여! 속하가 무슨 잘못을!”
“시키지도 않은 짓을!”
쿠션을 소파로 다시 던진 강진호 가 머리를 감쌌다. 그러자 바토르가 슬금슬금 다가와 강진호의 옆구리를 슬쩍 찔렀다.
강진호가 의문 어린 눈으로 고개 를 들자, 바토르가 작게 속삭였다.
“조금만 더 패다오, 주인.”
너, 얘한테 맞았구나.
하긴 장민이 아니면 바토르를 팰 사람이 없지.
‘이건 못 막아.’
이 사태는 더 이상 되돌릴 수 없 었다. 산사태를 인간의 힘으로 어찌 막겠는가.
강진호가 테이블에 놓인 휴대폰을 챙겼다.
“어디 가십니까?”
“••••••서울.”
“아니, 갑자기 서울은 왜요?”
“황민수 잡으러 간다.”
“어. 그럼 같이 가시죠, 저도.”
“……따라와.”
강진호와 이현수가 방을 나서자, 남아 있던 이들이 다들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크하하하하! 십 년 먹은 체증이 내려가는구나!”
“너무 놀리지는 마십시오.”
“네놈도 할 건 다 해놓고는!”
“••…솔직히 너무 옷기지 않습니까?” 위긴스와 바토르가 배를 잡고 웃 어 댔다.
“마존께서 왜 저리 부끄러워하시 는지 모르겠군.”
장민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고 개를 저었다.
“마교도들한테까지 다운받게 한 것 때문이시겠죠.”
“그게 뭐 어쨌다는 거냐?”
“아니, 그게……
좀 더 자세히 강진호의 기분을 말해주려던 위긴스의 눈에 장민의 휴대폰 배경화면이 들어왔다.
“……배경화면이 회주님 얼굴인 겁니까?”
“당연하지!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마존의 존안을 배알하는 게 교도의 의무 아닌가.”
아, 뭐, 그렇…….
잠깐만!
“잠시만요. 장로님의 의무가 아니 라 교도의 의무라고요? 그럼?”
“당연히 교도들은 모두 폰 배경으 로 마존의 사진을 쓰고 있다.”
“그런데 새삼 이모티콘 하나 더 추가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달라질 거 없죠.
네.
정말 달라질 게 없네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