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42)
마존현세강림기-1544화(1541/2125)
마존현세강림기 63권 (2화)
1장 육성하다 (2)
“성공했네, 최연하. 미국에서 이런 대접도 받아보고.”
“누나가 성공해서 돌아온 대접은 아닌 것 같은데요?”
“은솔아.”
“예?”
“저번부터 이야기하지만, 바른말
하던 사람들이 왜 다 단명했는지 알 고 있니?”
“……주의하겠습니다.”
최연하가 혀를 찼다.
그래도 푹신한 시트가 기분을 좋 게 만들어준다.
“진호 씨는 하루가 다르게 입지가 달라지네.”
“그러네요.”
“처음 봤을 때는 그냥 얼굴만 잘
생긴 대학생이었는데.”
“……그때가 좋으세요?”
“그럴 리가 있나.”
지금이 낫지.
하지만 그건 강진호가 지금 더 잘나가기 때문은 아니었다.
그때의 딱딱하던 강진호보다는 지 금의 부드러운 강진호 쪽이 더 좋 다.
‘내가 인간 개조한다고 얼마나 힘 들었는데.’
기나긴 조련의 시간이었지.
그 연애 고자를 사람 만든다고 쏟아부은 노력과 정성을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를 치는데…… 뭐? 예 전의 강진호.?
에이, 그건 아니지.
“그때의 진호 씨도 좋고, 지금의
진호 씨도 좋지. 그런데 지금의 진 호 씨에게는 나랑 함께 쌓아 올린 역사가 있잖아.”
“굉장히 가벼운 역사네요.”
“내려.”
“……여기 미국이에요, 누나.”
“ 알아.”
“……잘못했습니다.”
최연하가 도끼눈을 뜨고 한은솔을 바라보았다.
“은솔아, 은솔아.”
“예, 누나!”
“이런 말 들어봤니?”
“어떤 말이요?”
“사람은 잘해주면 고마워하는 게 아니라 기어오른다.”
한은솔이 입을 꾹 닫았다.
찔리는 게 있기 때문이다.
“은솔아, 내가 말이다, 진호 씨 만나면서 성질 죽이고 잘살아보려고 정말 노력하고 있거든?”
“그건 정말 공감합니다.”
강진호가 많이 바뀌었다고?
그렇겠지. 그거야 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강진호가 아무리 변해봐야 최연하의 변화에 비하면 태양 앞의
반딧불에 불과하다. 최연하는 말 그 대로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 으니까.
“그런데 또 이런 말이 있단다.”
“어떤 말요?”
“사람의 천성은 바뀌지 않는대.”
“서로 돕고 살자. 웅?”
“예, 누나. 절대로 주의하겠습니 다.”
등산은 적당히 해야겠다고 다짐하 는 한은솔이었다.
한은솔을 흘겨보던 최연하가 시선 을 앞으로 돌렸다.
“이번에 네가 많이 도와줘야 돼. 나 이번 미국 진출은 꼭 성공할 거 니까.”
“회사를 위해서요?”
“아니. 나를 위해서.”
“나 요즘 벌써 진호 씨한테 꿀리 기 시작했거든? 내가 중국 진출하고 버는 돈 높여서 겨우겨우 고개나 들 고 살고 있는데, 이 양반은 도무지 사람을 기다려 주지를 않네. 아까 그 사람들 벌벌 떠는 것 봤지?”
“ 그죠.”
“급 맞추려다가 숨넘어가겠다. 뱁
새가 황새 따라가다가는 가랑이가 찢어진다더니.”
“누나, 여배우가 가랑이는 좀
“뭐? 왜? 속담도 못 써?”
“……아닙니다.”
최연하가 콧김을 내뿜었다.
“여하튼 사람이 격이 맞아야 안 꿀리지. 글로벌 배우라도 되어야 어 떻게 얼굴이라도 들고 살 거 아냐.”
“제 생각인데요.”
“웅?”
“회장님 치고 나가는 거에 격을 맞추려다가는 나중에는 대통령도 하
시겠는데요?”
“••••••그지?”
“그러니까요.”
최연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사람이 잘나도 적당히 잘나야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 다.
물론 최연하가 보기에 강진호는 더없이 좋은 사람이다. 착하고, 나름 배려심도 넘치고, 얼굴이 다 해먹고, 또…… 어, 또…….
“여하튼 뭔가 장점이 있지.”
“네‘?”
“아니. 혼잣말이야.”
물론 최연하야 강진호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최연 하의 콩깍지가 웬만큼 작용한 결과 가 아닌가. 냉정하게 강진호를 보고 있으면, 정말 이 사람이 이런 식으 로 성공가도를 달려도 되는 사람인 가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여하튼 이해할 수가 없다니까.”
최연하가 고개를 내저었다.
한 번씩은 이러다가 강진호가 정 말 손에 닿지 않는 곳까지 가버릴까 봐 겁이 난다. 일전에 한 번 강진호 에게 그냥 평범하게 살면 안 되냐고 했던 것도 이런 기분이 작용한 결과
일 것이다.
“여하튼 두고 봐.”
최연하가 이를 악물었다.
기차가 폭주해서 멈추지 않고 달 린다면, 함께 갈 방법은 두 가지뿐 이다.
하나는 어떻게든 그 기차를 멈추 는 것.
다른 하나는 이쪽도 브레이크를 풀고 미친 듯이 달리는 것뿐이다.
전자가 실패했다면 후자라도 해야 지.
“월드 스타가 뭐 별거라고! 내가 하고 만다.”
“……누나, 그…… 자세는 좋은데, 목적이 불순해요.”
“목적이 뭐가 중요해? 결과가 중 요하지!”
“아니, 그럴 거면 영어나 좀……
“나 이제 영어 잘하거든?”
한은솔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하기야.’
말은 이렇게 하지만, 최연하의 열 정은 진짜다. 솔직히 한은솔이 지켜 보면서도 대체 어디서 이런 체력이 나와서 이 강행군을 버티나 싶을 때 가 한두 번이 아니니까.
그저 옆에서 자리를 지키는 한은 솔도 체력이 달려 허덕이는데, 연기 를 하는 사람이 그만한 컨디션과 텐 션을 유지한다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하튼 대단한 사람들이라니까.’
한국에 있는 그 사람이나, 지금 그의 옆에 앉아 있는 이 사람이나 대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건 그렇고, 여기까지 온 김에 버거나 먹으러 갈까?”
“……콜.”
일단 먹고 생각하자.
먹고.
“회주님.”
강진호는 자신에게 슬금슬금 다가 오는 이현수를 보며 눈을 찌푸렸다.
‘저게 또 무슨 짓을 하려고?’ 강진호가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최근 감봉으로 나름 정신줄을 잡 은 이현수지만, 언제 또 강진호를 곤란하게 할 사고를 칠지 모른다.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제가 생각을 좀 해봤는데 말입니 다.”
“……될 수 있으면 생각을 안 해 줬으면 좋겠는데?”
“예‘?”
“……아니다.”
강진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노이로제야, 노이로제.’
최근 벌어진 이모티콘 사태는 강 진호의 멘탈에 심대한 타격을 불러 일으켰다. 이제는 가끔 보던 인터넷 도 완전히 끊어버린 상태다. 평소 들르던 커뮤니티에서 그의 이모티콘 캡쳐 샷을 올리며 낄낄대는 모습을 보고 말았기 때문이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는가.’
죄?
아, 죄는 많이 지었지. 그건 맞지.
하지만 그 죄의 대가가 이런 식 이라는 건 너무 가혹하다. 차라리 팔 하나를 끊어가는 게 속이 편하다 고 생각될 정도가 아닌가.
세상에 편한 곳이 없었다.
총회에 나오면 이사들이 낄낄대며 휴대폰을 들이대고, MK로 가면 황 민수들이 겸연쩍게 웃으면서 슬슬 몸을 피한다. 그리고 집에 가면 머 리끈을 풀어젖힌 강은영이 날뛰고, 어머니가 훈훈하게 웃으면서 이모티 콘을 프린트한다.
아버지마저 살짝 달아오른 얼굴로 은근한 눈빛을 보내지 않는가.
‘이게 지옥이지.’
지옥이 따로 있는가.
여하튼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 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이제는 누가 말만 걸어도 움찔움찔하면서 휴대폰 을 확인하는 강진호였다.
“아직 진정이 안 되십니까?”
“……너도 당해봐야 돼.”
이건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 절대로.
“덕분에 매출이 수직상승했잖습니 까?”
“점주들이 이모티콘으로 만든 캐 릭터를 가게 정문에 붙이자고 하 던……
“죽인다.”
“진짜 죽일 거다.”
이현수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진정하십시오, 회주님. 걔들은 십 원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결혼하고 자식 키워야 하는 애들 아닙니까. 간절할 겁니다.”
“이게 시작이면 모르겠는데, 이미
반쯤은 버린 몸 아닙니까?”
“허가하시죠.”
강진호가 얼굴을 감쌌다.
왜 세상은 그에게 이런 시련을 내리는가.
“여하튼 제가 생각을 좀 해봤습니 다만……
“사업?”
“아니요. 총회요.”
“응? 총회?”
아, 그쪽이군.
강진호가 안심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지?”
“지금 미국에서 병력들이 오고 있 잖습니까?”
“그렇지.”
“회주님이 그쪽을 받아들이신 이 유는 적당히 지도를 하게 되면 전력 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기 때문 아닙니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남 좋은 일을 해줄 생각은 없다.
미국이 강진호의 노하우를 가져가 는 대신 그들에게 전쟁에 도움이 되 는 전력을 제공한다. 이게 이 거래 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하자면, 강진호는 미국의 전력을 키우는 동시에 삼왕계와의 전쟁에서 써먹을 수 있는 병력을 얻 는 것이다.
미국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었 다.
무인들의 대규모 전투라는 것은 굉장히 희귀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웬만해서는 국가 단위의 전투는 벌 어지지 않으니까.
그 전쟁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막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과거, 미국이 신무기의 실험과 경험을 위 해 전쟁이 마다하지 않았다는 사실
을 고려해 본다면, 이건 돈을 주고 서라도 참가할 가치가 있는 일이었 다.
“다시 말하자면, 그놈들에게 맡겨 놓느니, 직접 가르치는 쪽이 빠른 전력화를 꾀할 수 있다, 이 말이겠 죠?”
“그렇지.”
강진호가 뭐 그런 빤한 걸 묻느 냐는 듯 이현수를 바라봤다.
그러자 이현수가 씨익 미소를 지 었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그 개념을 조금 확대해 볼 생각은 없으십니
까?”
“확대?”
“예.”
이현수가 살짝 헛기침하고는 말을 이었다.
“지금 잉여 병력들이 있잖습니까. 어차피 미국 놈들을 지도하실 거라 면 그놈들도 모조리 끌어다가 같이 가르치시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잉여 병력이라니? 그런 게 있 어?”
“일단 유럽입니다.”
“유럽은 원탁의 관할일 텐데?”
“물론입니다. 하지만 유럽 무인들
중에서도 한국으로 와 배우고 싶어 하는 이들이 있을 겁니다. 원탁은 마스터가 지배하고 있지만, 마스터 는 그들을 지배할 수 있을 뿐, 그들 의 전력을 강화시키지는 못합니다. 지금은 지배만으로도 숨을 헐떡이는 정도니까요.”
« Q »
“그러니 자원자를 받아 한국에 받 아들인다면, 두 가지를 동시에 노릴 수 있습니다. 하나는 전력의 강화 고……
“원탁에 대한 직접적인 지배력의 상숭인가?”
“예. 한국으로 연수를 온 이들은 결국 친한파가 되어 돌아갈 테니까 요.”
“어감이 영 좋지 않은데.”
“망할 친일파 놈들 때문이죠. 친 한파는 좋은 말입니다.”
강진호가 머리를 긁었다.
‘생각해 보면 나쁘지 않군.’
아주 유럽을 떠나 한국에 눌러앉 은 슈발리에 같은 이들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들은 이제 총회에서 확고 한 전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었 다.
“이미 충분히 다국적이라고 생각
하는데.”
“중국을 상대하려면 연합군을 구 성해도 모자랍니다. 다국적 정도야 감안해야죠. 그리고 다국적이 나쁜 것도 아니구요.”
맞는 말이다.
살짝 고민하던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좋아. 그 정도는 어렵지 않 겠지. 그런데 ‘일단은’이라고 하지 않았나? 유럽 말고도 키워볼 만한 전력이 있다는 뜻인가?”
“바로 옆에 있잖습니까?”
“바로 옆?”
“예. 바로 옆에. 바다 건너 바로 옆.”
강진호가 미간을 찌푸렸다.
“ 일본?”
“정확합니다.”
“일본을 키우자고?”
“아니죠, 아니죠. 제가 미쳤다고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저 일본에 대한 악감정은 아직 안 풀렸습니 다.”
“그럼?”
“세상에서 제일 통쾌한 건 받은 것에 이자를 쳐서 똑같이 돌려주는 거죠. 아까 친한파의 어감이 별로라
고 하셨죠?”
“그렇지.”
“일본 입장에서 정말 어감이 좋지 않은 친한파를 한 번 육성해 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강진호가 멍한 눈으로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