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44)
마존현세강림기-1546화(1543/2125)
마존현세강림기 63권 (4화)
1장 육성하다 (4)
이현수가 마른침을 삼켰다.
‘어느 부분이지?’
도덕적인 부분인가, 아니면…….
이현수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강 진호가 총회는 과거의 일제와는 다 르고자 하는 것이다.
과거의 제국주의들은 한 나라를
어떻게 가장 잘 털어먹을 수 있는가 의 교과서를 제시했다. 그 방법을 일일이 벗어나려고 하면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진다.
“어느 부분이 마음에 안 드시는 지……
“한동안은 나쁘지 않아.”
전력을 높일 수 있고 뽑아낼 수 있는 자금도 많아질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일본의 전 력이 강화된다.”
아으..»
M..•
이현수가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그 몇 백 명 정도를 가르친다고
해서 전력이 드라마틱하게 강해지지 는 않을 겁니다.”
“지금이야 그렇겠지. 우리가 죽고 나면?”
이현수가 멍한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그렇게까지 생각을 해야 하나?
“못 느꼈나?”
“예?”
“일본과 싸우면서 느낀 게 없냐는 소리야.”
“저는 잘……
강진호가 고개를 내저었다.
“일본은 중국이나 유럽과는 다르 다. 중국은 중화라는 한 가지 목표 를 위해 모두를 중화의 이름 아래 편입시키려 하는 곳이지.”
“예.”
“다시 말하자면, 하나가 되는 게 목표라는 뜻이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그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말도 안 되는 문제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일본은 달라. 일본은 약 한 자를 물어뜯는다. 그들은 조금이 라도 약한 자는 물어뜯는 게 당연하
다고 생각하지.”
“국민성이라는 건 그리 쉽게 바뀌 지 않아. 우리가 사라지고 백 년, 이백 년이 지나도 그들의 성향은 유 지되겠지. 어쩌면 우리가 뿌린 씨앗 때문에 미래에 누군가가 고통받을지 도 모른다.”
그리 된다면 그 미래의 누군가는 한국이 될 것이다.
강진호는 그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저희가 지속적으로 강해지면 되 지 않겠습니까?”
“내가 중원에 있을 때……
“••••••예?”
“중원이 한국의 총회를 견제하고 중국이 한국을 견제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상상이나 했을까?”
못했겠지.
그때, 한국은 정말 보잘것없었으 니까.
“아주 일어나지 않는 일은 존재하 지. 하지만 한 번 벌어진 일은 언제 고 다시 벌어진다. 지금 다 정리했 다고 만만하게 보다가는 언젠가는 발목을 물어 뜯길 거다.”
“O 으”
강진호가 새 담배에 불을 붙이며 말했다.
“반드시 필요한 일인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현수의 말이 끝나자 강진호가 다른 이사들을 돌아보았다.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하지?”
먼저 입을 연 것은 장민이었다.
“마존이시여, 마존이 원하시는 대 로 하면 됩니다.”
빤한 말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장 민이 부연했다.
“그곳은 마존께서 점령한 영토이 고, 마존의 영역입니다. 과거의 마존
께서는 점령한 곳의 무인들을 화살 받이로 세우는 걸 주저하지 않으셨 다고 들었습니다.”
“그랬지.”
“교가 중원을 일통하고 천하에 깃 발을 세울 수 있던 이유는 마존께서 실리를 얻으셨기 때문입니다. 과거 에 한 일을 지금 꺼려할 이유가 없 습니다.”
“흠, 다른 이들은?”
바토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무 먼 미래까지 고민할 필요는 없지. 그건 그들이 알아서 하겠지.”
“내가 한국인이 아니어서 이런 말 을 한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 다, 주인. 이 일에 얽힌 곳이 몽골 이라 해도 나의 대답은 달라지지 않 았을 것이다.”
바토르가 진중한 어조로 입을 열 었다.
“윗대가 후대를 생각하는 것은 당 연하다. 하지만 미래는 미래를 살아 가는 후대가 만들어야 하는 법이지. 몽골의 전사들은 자식과 후예에게 편안한 길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스 스로 고민하고 상처 입으며 성장하 게 만들지.”
바토르가 단호하게 말했다.
“과잉보호는 그들을 약하게 만들 뿐이다.”
요 o ”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 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방진훈이 살짝 툴툴대는 것 같은 어조로 입을 열었다.
“지금 당장 나도 먹고살기 힘들어 죽겠는데, 후대는 무슨 놈의 후대입 니까?”
과하게 시니컬했다.
“사람이 애를 낳아봐야 저런 말을 안 하지.”
“아니. 저 양반은 뭐 어쩌다가 한 국 꼰대가 됐지? 이보십쇼, 이사님. 이사님, 영국인 아닙니까?”
위긴스가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요즘은 그도 자신의 정체성 에 대해 살짝 고민하는 처지였다.
“여하튼 그렇습니다. 후손? 자식? 그거 뭐, 별거 있습니까? 강남에 잘 사는 집 애들이 부모가 유별나게 자 식을 사랑해서 편히 삽니까? 그냥 부모가 돈이 많으니까 잘사는 거지. 내가 잘살면 자식도 잘살고, 내가
잘나가면 내 자식도 잘나가는 겁니 다. 후대도 마찬가지죠.”
“와!”
이현수가 감탄했다는 듯 방진훈을 바라보았다.
“뭐, 인마!”
“아, 아뇨. 방 이사님 입에서 나 온 말 같지는 않아서.”
“저저…… 제자 하나 키워본 적 없는 새끼니까 이런 고민을 안 해본 거지. 너는 이 시키야, 너만 잘나가 면 됐잖아.”
“어…… 그렇죠.”
방진훈이 고개를 내젓는다.
“저도 예전에 총회의 미래와 이런 저런 것들을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 런데 고민하고 또 고민해도 결과는 항상 같았습니다. 결국은 지금 내가 잘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 제자도 잘 키울 환경이 나온다.”
오 Q »
“막말로……
방진훈이 입술을 실룩였다.
“일본의 미래고 나발이고 당장 삼 왕계 못 막으면 다 뒈지는 건데, 뭔 그런 속편한 소리 하십니까? 할 수 있는 건 다 해도 모자랄 판에. 회주 님, 요즘 너무 느긋해진 것 아닙니
까? 제가 아는 회주님이었으면 미래 고 나발이고 지금 당장 저 새끼들 피까지 뽑아오라고 했을 텐데.”
강진호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 다.
‘내가‘?’
저기…… 제가 그런 캐릭터였나 요?
이현수도 살짝 동의했다.
“그렇죠. 예전에 영남회에 쳐들어 와서 애들 다 잡아 죽이고, 영남회 재산 모두 몰수하고, 남은 무인들까 지 모조리 끌어다가 총회의 하부 조 직으로 만들어 버린 회주님이시죠.”
“그거랑 이건 좀……
“뭐, 별다를 것도 없죠. 그렇다고 우리가 일본 애들을 총회 하부 조직 으로 만들어 버린 건 아니잖습니까. 어찌 보면 좀 더 관대하죠.”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말참 안 듣는다니까.’
하지만 한가지에는 확실히 공감이 갔다.
지금은 이것저것 따질 때가 아니 다. 중요한 건 번영이 아니라 생존 이다.
살아남는 게 최우선. 그다음은 살 아남은 뒤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위긴스는 어떻게 생각하지?”
“인간의 도리를 저버려서는 안 됩 니다.”
위긴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저는 이 일이 도리에 어 긋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애 초에 전쟁을 걸어온 것도 저쪽이니, 그 대가는 치러야죠.”
위긴스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뭐, 일본 무인계에 역사가 이어 진다면, 피까지 뺄아먹은 침략자로 왜곡당할지도 모르겠지만, 알 게 뭡 니까. 미래의 평가 따위.”
한 가지는 확실하다.
‘이놈들, 하나같이 성격이 안 좋 아.’
어쩌다가 이런 것들만 골고루 모 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강진호는 새 삼 총회 이사진들의 인성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 알겠다.”
그리고 강진호도 그 의견에 동의 했다.
“해보지, 이 실장.”
“예.”
“어떤 식으로 진행할 건지에 대해 서 초안 잡아봐.”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적임자는?”
“저는 방 이사님이라고 생각합니 다.”
방진훈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나?”
“예.”
“일본 쪽은 장민 장로님이 맡고 있었잖아. 그런데 내가 갑자기 거기 로 간다고?”
“이건 유화책에 가깝습니다. 장민 장로님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편이 아닌 이들에게는 가혹한 면이 있습 니다.”
어찌 보면 당사자 앞에서 부정적
인 평가를 한 것이지만, 장민은 되 레 그게 당연하다는 듯이 어깨를 폈 다.
“적에 왜 자비를 베풀지? 마존의 가르침에는 그런 것이 업다!”
아…….
모든 일의 원흉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이현수는 이 일은 나중에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적당히 협조할 만한 놈들의 옥석 을 가려내고, 그들을 통제하는 데는 방 이사님만 한 적임자가 없습니다.
하시는 일이 많고 고생스럽겠지만, 부탁드립니다.”
“아, 아니, 뭐…… 하기 싫다는 건 아니고……
방진훈이 뒷머리를 긁었다.
그동안 그는 외부적인 일보다는 내부적인 일에 주력해 왔다. 다시 말하자면, 총회의 안살림을 도맡아 왔다는 듯이다. 그러다 보니 외부의 일을 맡게 된 현실이 조금 어색했 다.
“여하튼 알겠습니다. 제가 해야 한다면 제가 해야죠. 방금 제 입으 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고
말해놓고 뺄 수는 없죠.”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장민은 방 이사를 도와줘.”
“마존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방진 훈 이사를 도와 마존께서 만족하실 만한 결과를 만들어내겠습니다.”
“좋아.”
강진호가 고개를 돌렸다.
“위긴스.”
“예, 로드.”
“이현수가 생각하는 일이 있는 모 양이다. 이현수와 따로 대화를 나눠 보고, 일의 진행을 고민해 보도록.”
“알겠습니다, 로드.”
위긴스의 시선이 이현수에게로 꽂 혔다.
또 무슨 짓을 하느냐는 의미였지 만, 이현수는 그저 빙그레 웃을 뿐 이다.
‘위긴스 님이 싫어하실까?’
그럴 리가.
이미 저 사람에게 유럽이 자신이 나고 자란 땅이라는 개념은 없다.
대화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 다.
“회의가 조금 번잡했지만, 결론은 간단한 것 같군.”
강진호가 단호하게 말했다.
“할 수 있는 건 뭐든 한다. 살아 남기 위해서.”
강진호의 입에서 나온 말은 확실 히 그 무게가 달랐다. 풀려 있던 이 사들의 얼굴이 단호한 결의로 굳어 졌다.
“삼왕계는 어려운 상대다. 상황이 우리에게 그리 좋지 않아. 다들 고 민하고 또 고민해 봐. 우리가 살아 남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심하겠습니다.”
“예, 로드.”
“최선을 다해보겠다, 주인.”
강진호가 반쯤 타버린 담배를 입
에 물고는 깊이 빨았다.
‘나도 마찬가지다.’
반쯤은 우스갯소리로 나온 말이지 만, 강진호가 조금 풀어졌다는 말이 날카롭게 그를 찔렀다.
딱히 반성할 일은 아니다.
인간은 그런 거니까.
그 어떤 인간도 일 년 삼백육십 오 일을 동일한 텐션으로 살아갈 수 는 없다. 그렇게 사는 인간이 있다 면 얼마 지나지 못해 제풀에 지쳐 쓰러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반성하는 것이 아니 라 지금 자신의 상태를 명확하게 인
식하는 것.
풀어졌다면 조이면 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게 또 뭐 가 있을까?’
강진호가 살짝 고민에 빠졌다.
이건 단기간에 생각해 낼 수 있 는 일은 아니다.
화두.
이건 강진호에게 주어진 화두였 다.
이 화두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삼왕계와 벌일 전쟁의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강진호가 슬쩍 고개를 돌려 이현
수를 바라보았다.
그러고 보면 이현수는 저 혼자 이 모든 일을 생각해 왔다. 어쩌면 이 과정이 강진호에게 도움이 될지 도 모른다.
“그런데 이 실장.”
“예, 회주님.”
“갑자기 왜 이런 생각을 한 거 지? 고민의 결과인가?”
“아, 그게요……
“응?”
이현수가 뒷머리를 살짝 긁었다.
“저 새끼들이 요즘 더럽게 깝치잖 습니까.”
강진호가 멍한 눈으로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빡쳤더니, 번뜩 떠오르더 라고요. 헤헤.”
“……아까는 악감정 없다면서?”
“악감정 아닙니다. 합리적인 결정 이죠. 쟤들도 합리적으로 결정했다 고 하는데, 우리라고 못할 건 없죠.”
여하튼 못 믿을 놈이다. 여하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