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80)
마존현세강림기-1582화(1579/2125)
마존현세강림기 64권 (15화)
3장 다시 찾다 (5)
‘놀랍군.’
강진호가 슬쩍 뒤를 돌아 방진훈 의 사무실을 바라보았다.
방진훈에게 한 말은 거짓이 아니 었다. 강진호는 정말 방진훈이 앞으 로 훨씬 더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지금 놀란 부분은 방진훈의 무력이 아니라 그가 만들 어낸 무학이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홀로 저기까 지 간다라……
때로 존재한다.
무학을 익히는 것보다 창안하는 쪽에 재능을 보이는 이들이 말이다.
과거, 중원에서도 신기자 같은 이 들은 그 자신의 무력은 그리 강하지 않지만, 하나같이 절세의 신공을 창 안해 대고는 했다.
강호에 신기자의 무학이 풀렸다는 소문이 돌면 수많은 이들이 그 무학
을 얻기 위해 달려들어 혈겁이 벌어 지곤 하지 않았는가.
‘그쪽으로 재능이 있어.’
이제야 파악한 게 이상할 정도였 다.
생각해 보면 이전 총회의 무학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강 진호의 도움이 있었다지만, 무학을 만들어낸다는 건 절대 쉬운 게 아니 다.
더구나 그 무학이 지금까지와 궤 를 달리해 한발 더 나아간 무학이라 면 말할 것도 없다.
이전 무학의 수준이 높지 않아
알아채지 못했을 뿐이다.
“괜찮은 게 나올 것 같은데.”
강진호가 미소를 지었다.
어찌 되었든 총회의 무학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다. 강진호 는 거기에 더해 방진훈 역시 이번 기회에 다시 열정을 되찾기를 원했 다.
그의 무인으로서의 삶도 앞으로 이어질 테니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방진훈이 완 성할 무학을 그대로 쓸 생각은 없었 다.
“상황이 급하니까.”
아주 조금만 고칠 뿐이다, 아주 조금만.
그리고 그 조금이 재미있는 결과 를 가지고 오겠지.
목을 좌우로 꺾은 강진호가 발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젠 다른 쪽을 점검하러 가야 했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죽어! 죽어, 이 새끼야! 크아아 아아아아!”
“아악! 내 팔! 내 파아아아알!”
강진호가 멍한 눈으로 앞을 바라
보았다.
그의 눈에 아비규환이 펼쳐져 있 었다.
‘뭐지?’
여긴 전쟁터인가?
그의 눈앞에서 수백의 마교도들이 반으로 나뉘어 서로를 공격해 대고 있었다. 물론 진검은 들지 않았지만, 무인의 손에 들린 목검은 스치기만 해도 살이 터지고 뼈가 부러지는 법.
그 목검이 강맹한 기운을 품고 상대를 향해 가차 없이 휘둘러진다.
‘저러다 죽는 것 아냐?’
‘수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더 실 전처럼’을 모토로 삼는 강진호조차 움찔움찔할 정도의 과격한 수련이었 다.
이러다가 과연 실전에 들어가면 제 몸으로 싸울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였다.
“어엇! 잠깐!”
빠아아아아아악!
그를 발견하고 소리를 지르던 이 가 날아든 목검에 이마를 얻어맞고 는 썩은 짚단처럼 모로 쓰러졌다.
‘미안.’
내가 괜히 와서.
많이 아프지?
“마, 마존이시다!”
“마존께서 오셨다! 이 새끼들아, 당장 멈춰!”
강진호를 발견한 이들이 그 자리 에 넙죽 엎드렸다.
“마존천세 만마앙복!”
“••••••그래.”
조금 전까지 피 튀기며 싸우던 이들이 일제히 바닥에 엎드린 모습 은 뭐랄까…… 장관이라기보다는, 어…….
‘여하튼 좀 그러네.’
괜히 어색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장로 들이 후다닥 강진호에게 달려왔다.
“마존이시여!”
“어찌하여 이 누추한 곳까지 발길 하셨나이까! 마존께서 오시는 것을 미리 알지 못하고 준비하지 못한 저 희를 벌해주십시오!”
장민한테 배웠니?
옛날에는 그렇게 깍듯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살짝 고개를 내저은 강진호가 턱 짓으로 뒤쪽을 가리켰다.
“이게 무슨 훈련이지?”
“실전에 대비하여 담금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앞으로 싸우 게 될 적들과는 다수 대 다수의 전 투가 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습니 다.”
좋은 판단이다.
그런데 그 좋은 판단이 왜 이런 무모한 훈련으로 이어지는 거지?
“몸이 상해 버려서는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은데?”
“당장 중지하겠습니다.”
아니, 그러지 말고…….
뭔 대화가 안 되냐, 대화가.
“……왜 이런 훈련을 하는지 설명
을 들을 수 있을까?”
“예, 마존이시여!”
장로 중 하나가 바로 설명을 시 작했다.
“장민 장로께…… 아니, 장민 장 로가! 장민 장로 놈이!”
“……그냥 편하게 말해.”
앞존법이 너무 심하잖아.
“예! 장민 장로의 의견입니다. 마 교도들은 아직 홀로 적을 상대할 수 준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부상을 입어 이탈하는 전력 이 나오더라도 완벽하게 담금질되어 써먹을 수 있는 전력을 만들어야 한
다고 하셨습니다.”
옆에 있던 장로가 그 말을 받았 다.
“교의 모든 교도들은 오직 마존을 위해 존재합니다. 그들이 마존께 도 움이 되지 않는다면 어떤 의미도 없 습니다.”
강진호가 눈을 찌푸렸다.
충성심은 좋지만 과한 충성심은 오히려 눈을 흐릴 뿐이다.
강진호의 눈치를 슬쩍 살■피던 장 로들이 살짝 화색이 되더니 뒤쪽을 바라봤다.
“자, 장민 장로님.”
“음?”
강진호가 고개를 돌렸다.
저 뒤쪽에서 장민이 전력으로 달 려오더니, 슬라이딩하듯이 바닥에 엎드렸다.
“마존을 배알하나이다!”
무릎에 보호대라도 댔나?
연기 나는 것 같은데?
장민의 과한 예의보다 ‘저렇게 해 야 하는구나. 우린 아직 멀었어’라 는 표정을 짓는 장로들이 더 껄끄러 웠다.
“ 일어나.”
“예, 마존이시여!”
장민이 즉각 자리에서 일어나 공 손하게 시립했다.
“훈련이 조금 과한 것 같은데.”
“지금 이 훈련 말씀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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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이 살짝 고개를 갸웃했다. 하 지만 이내 표정을 굳힌 장민이 고개 를 확 숙였다.
“강도를 조절하겠습니다.”
“……일단 들으면 다 하려고 하지 말고, 왜 이런 훈련을 하고 있는지 설명을 좀 해줘.”
“예, 마존이시여! 이유는 간단합
니다.”
“뭐지?”
“살아남기 위해서입니다.”
강진호가 눈에 이채를 띠었다.
앞서 장로들이 늘어놓던 말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리고 이쪽이 더 와닿았다.
“자세하게 말해봐.”
“마존이시여, 중원의 삼왕계가 얼 마나 강한지 교도들보다 더 잘 아는 이들이 있겠습니까?”
“……없겠지.”
총회의 무인들은 가볍게 삼왕계를
조우한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 은 직접 중국의 무인계를 살아가며 그들을 직접 겪었다.
체감하는 것이 다를 수밖에.
“그들은 강합니다. 그리고 잔혹합 니다. 더 두려운 것은 그들이 가진 배타성입니다. 그들은 중화라는 이 름 외에는 어떤 것도 허락하지 않습 니다. 그나마 교가 지금까지 살아남 을 수 있던 이유는 교 역시 중화의 이름 아래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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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교가
중화를 떠나 한국에 터를 잡고 총회 의 깃발을 함께 세운 이상, 그들은 교를 철저하게 격멸하려 들 것입니 다.”
“그래서라는 건가?”
“부상을 입는 건 좋지 않은 일입 니다. 하지만 이기지 못한다면 모두 가 죽습니다. 죽는 것보다는 부상을 입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틀린 말은 아니야.’
아무 생각 없이 벌이는 수련은 아닌 모양이다.
“교도들은 불만이 없나?”
“살아남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 운지 모를 이들이 아닙니다. 지금 당장의 고통 따위는 미래를 얻는 대 가로는 싸게 먹히는 겁니다.”
“ O ”
M.
강진호가 새삼스러운 눈으로 장민 을 바라보았다.
말은 그렇다지만, 미래를 대비하 기 위해 현재를 혹사시키는 이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 많은 이들에게 이 모든 상황 을 이해시키고 불만 없이 따라오게 만드는 게 쉬울 리가 없다. 장민의
통솔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나 마존께서 마음에 들지 않는 다고 하시면 수련법을 바꾸겠습니 다.”
“아니.”
강진호가 고개를 저었다.
“마음에 들고 말고의 문제는 아니 야. 수련법은 전적으로 맡기지. 아무 래도 나보다는 네가 더 잘 알 테니 까.”
아무리 강진호가 마교의 교주라고 는 하지만, 평생을 교에 일신해 온 장민보다 그들을 잘 알 수는 없었 다. 이들에게서 최적의 효율을 뽑아
내는 방법은 장민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부상자가 너무 많지 않으 면 좋겠군.”
“교의 특제 비법으로 치료하고 있 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마존이 시여. 저들은 쉬고 싶어도 쉴 수 없 을 겁니다.”
그런 의미는 아니었는데…….
뭐, 괜찮겠지?
강진호가 슬쩍 교도들을 바라보았 다.
그들의 눈에서 간절함이 보였다.
강진호는 그들을 향해 가볍게 웃 어준 뒤, 고개를 살짝 돌렸다.
“아••••••
어디선가 탄식 소리가 들려왔다.
“그럼 계속하도록.”
“예, 마존이시여!”
뒷짐을 지고 돌아 나오는 강진호 가 묘한 데자뷰를 느꼈다.
‘군대에서 이런 적이 있던 것 같 은데……
말도 안 되는 강행군이 반복되던 훈련의 와중 사단장이 훈련지를 시 찰하러 온 적이 있었다.
강진호의 군대 동료들은 사단장만
오면 이 비인간적인 훈련이 철퇴를 맞을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도착한 사단장은 비 맞은 쥐새끼 꼴이 된 훈련병들을 보고도 아무것도 모른다 는 듯 허허 웃고 초코파이나 주고 떠나 버렸다.
‘모르는 게 아니었구나.’
알면서도 그냥 외면한 것이다.
당시에는 외면받는 처지였던 강진 호가 이제는 외면하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살짝 솟구치는 찝찝함을 꾹 억누 른 강진호가 휘파람을 불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비가 오려나.”
무척이나 쨍쨍한 하늘이 강진호의 눈을 아프게 찔렀다.
“회주님!”
그런 강진호의 귀에 익숙한 목소 리가 들려왔다.
“여기 계셨습니까?”
“왜‘?”
자신을 향해 달려온 이현수를 보 며 강진호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이 시간에 이현수가 자신을 찾을 일이 있나?
“일본 무인들이 모두 도착했습니 다. 한 번 보셔야 하지 않겠습니
까?”
“음?”
강진호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도착한다고 했 지.
하지만…….
“굳이?”
“물론 꼭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지금이 딱 다 모일 시점이라 생각이 있으신지 물어야 할 것 같아 서……
“아니, 뭐, 굳이 그럴……
순간, 강진호가 말을 멈췄다.
“음, 지금 막 도착했다고 했지?”
“예.”
“그럼 정신 무장이 좀 필요하겠 지‘?”
“••••••예?”
강진호가 턱짓으로 뒤쪽을 가리켰 다.
“저기로 다 모이라고 해.”
“정신이 번쩍 들겠지.”
강진호의 뒤쪽으로 펼쳐지는 아비 규환의 참상을 바라보던 이현수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여러 가지 의미에서 정신 이 번쩍 들겠네요.”
“그렇지?”
“다만 뭐랄까…… 시작부터 저런 걸 보여줘도 되는가 싶은 생각은 듭 니다. 청소년 관람 불가 같은데.”
“다 그렇게 크는 거지.”
강진호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걸음 을 옮겼다.
‘이제는 내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다들 알아서 움직이는군.’
이상적이다.
과거의 이들은 무의미한 수련을 반복할 뿐, 스스로 생각해서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굳이 강진호 가 뭔가를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더
강해질 방법을 찾는다.
그것도 지금 상황을 고려하여 최 적의 방법을 찾아내고 있었다.
총회는 분명 달라졌다.
그리고 앞으로도 달라질 것이다. 그럼 강진호가 해야 할 일은?
“미국 측 수련 일정 잡혀 있지?”
“예, 회주님.”
“그거 말고는 일정 다 취소해 줘.”
“……예? 어째서?”
“나아가야지.”
“……일단 알겠습니다.”
강진호가 살짝 눈을 감았다.
모두가 나아가는데 그만 뒤처질 수는 없다. 이제는 그 자신도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
저 삼왕들을 짓밟을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