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88)
마존현세강림기-1590화(1587/2125)
마존현세강림기 64권 (23화)
5장 훈련하다 (3)
“ 약해.”
강진호의 얼굴이 살짝 불만에 차 올랐다.
이현수가 그 모습을 보며 살짝 강진호를 달랬다.
“이전에 한 번 보셨잖습니까.”
“그때는 그냥 약했다.”
“그럼 지금은요?”
“지금은 나약해.”
이현수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
국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이 뉘앙스의 차이 를 캐치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전에는 실력적으로 약하기만 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도 부족하 다, 이 말씀이시죠?”
“ O ”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거, 말투가 미묘하게 섞였네.’
지금 강진호의 말투와 예전 강진 호의 말투가 반반씩 나오는 느낌이 다. 그 모습을 보며 이현수가 고소 를 머금었다.
“허우대는 멀쩡한 놈들인데.”
“기본 체력은 높은 모양이지만, 써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편히 살았다는 이야기네요.”
“그런 것 같군.”
쓴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들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레지 머서가 살짝 이현수의 눈치를
살폈다.
“어이쿠, 옆에 미국분 앉혀놓고 한국말로 대화하고 있었네. 죄송합 니다. 습관적으로.”
“아, 아니, 괜찮소. 제가 한국말을 배우는 게 맞죠. 다만, 지금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 좀……
이현수의 설명을 들은 레지 머서 가 이해가 안 간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아까도 들었지만, 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들이 체력 이 떨어진다는 말입니까?”
이미 훈련에 들어가기 전, 선발을
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훈련병들이 테스트를 치렀다. 그리고 그 테스트 결과는 레지의 입이 떡 벌어지게 만 들기에 중분했다.
그런데 그걸로도 안 된다는 말인 가.
“그런 단편적인 의미가 아닙니다. 쉽게 말하면, 음……
이현수가 어깨를 으쓱했다.
“사람은 두드릴수록 망가지죠.”
“그렇소.”
“근데 무인은 단단해집니다.”
“쉽게 말하면, 무인과 평범한 사
람은 버텨낼 수 있는 프레셔의 정도 가 전혀 다르다는 겁니다. 평범한 사람을 기절할 때까지 뺑뺑이를 돌 리면 다음 날은 아무것도 못합니다. 몸이 안 움직입니다. 그런데 저놈들 은 안 그래요. 내일 아침이 되면 쌩 쌩해질 겁니다.”
“……그걸 감안해야 한다는 거군 요.”
“무학이란 그런 겁니다. 하루하루 한계를 돌파하는 거죠. 무학이란 결 국 자신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의 싸 움입니다. 그걸 해낼 수 있는 이들 이 있고, 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죠.
거기서 수준이 갈리는 건데……
이현수가 한숨을 내쉬었다.
“애초에 저놈들은 한계에 머리가 닿아보기 전에 멈추는 것만 십 년 동안 한 거죠.”
레지 머서가 할 말을 잃었다.
‘이게 단순한 근성론이 아니라는 건가?’
이쯤 되면 이건 방법론의 영역으 로 넘어간다.
쉽게 말하자면, 동양에서 파악한 무인의 회복력과 그들이 파악한 무 인의 회복력이 전혀 다르다는 점이 다.
‘아니, 그게……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들의 회복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겠다고, 그들을 한계까지 몰 아붙이는 게 미국에서 가능할 리가 없다. 그건 거의 인권침해의 영역이 니까.
하지만 동양에서는 이걸 수백, 아 니, 수천 년 동안 해온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 정도의 훈련 은 당연하게 버틴다는 겁니까?”
“영 모르시네. 오늘 한 건 훈련도 아닙니다. 맛보기지.”
“••••••예?”
“그냥 예열 좀 한 겁니다. 내일부 터 제대로 굴려야겠죠. 아, 내일은 회주님이 직접 오시지는 못할 겁니 다.”
O 으”
—
레지 머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예?”
“……저래 놔도 사람이 안 죽습니 까?”
이현수가 가만히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 연병장 한가운데에 꽂
힌 커다란 쇠기둥이 보였다. 그리고 지금 그 쇠기둥 위에 세 명의 군인 이 거꾸로 매달려 축 늘어져 있었 다.
“거, 무인의 생명력을 얕보지 마 시라니까.”
“……죽을 것 같은데.”
“안 죽습니다. 절대 안 죽습니다.” 이현수가 피식 웃었다.
“원래 죽어야 하는 놈들 살려놓은 건데, 죽으면 저희가 억울하죠.”
이현수의 시선이 반쯤 기절해 있 는 이들에게 가닿았다.
저 놈들은 도저히 이런 훈련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진호에게 따져 물은 놈들이다. 거기까지였으면 그 나마 이해라도 해보겠는데, 정신이 나가 버렸는지 강진호를 위협하며 이를 드러내기까지 했다.
그러고도 겨우 저 정도로 끝난 것이다.
“운도 좋지, 새끼들. 여기가 총회 였으면 회주님이 끌려가서 묻혔을 텐데.”
“회주님이 총회에서는 더 엄격하 신 모양이군요.”
“아니요. 다른 총회 회원들에게 맞아 죽습니다.”
“농담 아닙니다.”
이현수가 살짝 차갑게 말했다.
“애초에 저런 상황이 만들어질 수 도 없겠지만,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죽이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한둘이 아닐 겁니다. 우선 저부터 그런 새 끼는 살려두지 않습니다.”
이현수의 분위기가 일변했다.
“사단장님의 체면을 봐서 저도 많 이 참고 있는 겁니다. 생각 같아서 는 목을 따서 굴려 버리고 싶은데.”
이현수가 이를 드러냈다.
“진정하십시오.”
“하, 생각하니 더 열 받네. 회주 님, 내일 수련은 제가 시키겠습니 다.”
“안 돼.”
“왜 안 됩니까? 살살할게요.”
“너 쟤들보다 약하잖아.”
“네 머리가 축구공이 되겠지.” 이현수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아니, 그 말을 꼭 영어로 사단장 이 듣게 해야 하나.
이 사람도 성격이 영 나빠졌네.
강진호가 가만히 자리에서 일어났
다.
“사단장.”
“예, 회주님.”
“시간이 조금 걸릴 거 같군.”
“으음, 그렇습니까?”
“방법을 바꾸지. 훈련 시간을 늘 리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도 교 대로 와서 수련을 시킬 거다. 한동 안은 한계까지 구르는 것만 반복한 다.”
레지 머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그는 이 모든 교육을 강진 호에게 일임하기로 마음을 먹은 상 태다. 그러니 다른 말이 나올 수 없
다.
“그리고……
“예?”
“사단장도 참여해.”
레지 머서의 눈이 커졌다.
“저, 저 말씀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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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는 무인이 아닌데요.”
“지휘관은 체계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 것은 사단장 아니었나?”
“그렇긴 합니다만…… 그건 그냥 시스템을 알고 싶다는 의미고, 무인 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보고 싶다는
의미였지. 제가 무인이 되고 싶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 알아.”
“그, 그런데 왜?”
“상대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
은 상대가 되어보는 거지.”
강진호가 빤히 레지 머서를 보며 말했다.
“무인의 수련을 겪어보지 않고, 무인이 어떤 존재인지 느껴보지 않 고 그들을 지휘할 수 있나?”
레지 머서의 허리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지휘라는 말이 나온 이상 이건 더 이상 개인의 영역이 아니다. 지 휘관으로서 그의 역량과 의무가 담 긴 일이다.
“참여하겠습니다.”
강진호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 다.
“좋아.”
이래서 강진호는 레지 머서가 마 음에 들었다. 그는 적어도 자신의 역할이 뭔지 알고, 해야 할 것을 피 하지 않는 남자였으니까.
“돌아간다.”
“예!”
강진호가 입에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그러고는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지휘관 막사에서 나와 헬기가 있는 쪽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적으로 병사들의 군용 텐트를 지나게 될 수밖에 없었 다.
“아•••••• 아으•…” 내 다리•…”
“저 미친놈, 이걸 훈련이라고
“씻으러 갈 힘도 없어.”
예민한 청력은 굳이 귀를 기울이 지 않아도 텐트 안에서 홀러나오는
대화를 모조리 잡아냈다.
강진호가 피식 웃고는 걸음을 멈 췄다.
“회, 회주님.”
뒤따르던 레지 머서가 살짝 걱정 스러운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았지 만, 그의 옆에 있던 이현수가 손을 뻗어 레지 머서를 막았다.
“지켜보십쇼.”
오 o..方
…•
강진호가 저벅저벅 걸어 텐트로 향했다. 천으로 된 문을 걷고 강진 호가 안으로 들어가자, 텐트 안에서 쉬고 있던 이들이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
몇몇은 일어나려다 다리가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저, 저기 깨워!”
“됐다.”
강진호가 손을 저어 잠든 병사들 을 깨우러 가는 이를 만류했다.
“ 앉아.”
“예!”
군인이라 그런지 두말이 없다. 강 진호의 말이 나오자마자 모두가 자 리에 착석한다.
강진호가 모두를 한 번 둘러봤다.
말은 하지 않지만, 대부분의 눈에
불만이 가득 차 있다.
“엄살떨지 마.”
“힘들다는 티도 내지 마라.” 병사들이 살짝 도전적인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봤다.
“강제로 끌려온 사람 있나?”
“……아닙니다.”
“이게 마음에 안 들면 돌아가. 내 가 말해두지. 언제든 원하는 이는 그날로 미국으로 돌려보내 주겠다.”
병사들이 고개를 숙였다.
“너희가 편히 살던 그 순간에도 이곳에서는 그 몇 배가 되는 수련을
버텨낸 이들이 있다. 그들을 따라잡 겠다면서 편한 방법을 찾는 게 웃기 는 일이지.”
강진호가 말을 끝내고 담배를 빨 아들이자 한 병사가 손을 들었다.
“말해.”
“훈련이 고된 것에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이런 수련법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 그렇습니 다.”
“ 의문?”
강진호가 의아하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럼 뭘 배울 줄 알았나?”
“새로운 무학이라든가…… 더 빨 리 강해질 수 있는 스킬이라든가.”
강진호가 웃어버렸다.
“지금 하고 있잖아.”
“……잘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하는 게 더 빨리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그리고 너희에게는 새로운 수련법이 되겠지.”
강진호가 모두를 둘러보며 말했 다.
“이해하라고 하지 않겠다. 그리고 굳이 이해할 필요도 없어.”
의문 어린 눈동자가 그에게 쏠린
다.
“ 열흘이다.”
“지금부터 열흘만 버텨. 몸으로 이해하게 해줄 테니까. 그 이후에도 이 방식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면 내 말을 따르지 않고 알아서 수 련을 하든지, 그게 아니면 미국으로 돌아가든지 마음대로 해라.”
“정말 효과를 보여주실 겁니까?”
“약속하지.”
“믿겠습니다!”
강진호가 피식 웃고는 몸을 돌렸 다. 그러자 병사들이 저들끼리 눈빛
을 교환했다.
아마 열흘 정도는 버텨보겠다는 생각이겠지.
이 말은 곧 전 사단에 퍼져 나갈 것이다.
이현수가 헬기로 걸어가는 강진호 에게 따라붙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열흘이라고 해봐야 회주님이 직접 오실 날은 많 지 않습니다. 열홀 만에 효과를 보 게 하려면 수련의 강도가 높아야 하 는데, 슈발리에들로는……
“괜찮아.”
강진호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꼭 내 수련 강도가 높은 건 아니 니까. 놀고 있는 놈 하나 굴리면 돼.”
“ 누구요?”
“내일 바토르 오라고 해.”
“모레는 장민.”
이현수가 고개를 천천히 돌렸다.
사람을 허공으로 던져 공기놀이를 하는 사람과 실전 훈련을 시킨답시 고 마교도끼리 서로 뼈를 부러뜨리 며 싸우게 하는 사람이 여기에 온다
는 말이지?
‘미안하다, 얘들아.’
나는 막을 힘이 없다.
거, 한국에 방문했으면 좋은 기억 을 가지고 가야 할 텐데…….
‘저놈들이 이곳에서 돌아가고 나 면 평생 한국 쪽으로는 오줌도 싸지 않는다’에 전 재산을 걸 수 있게 된 이현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