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596)
마존현세강림기-1598화(1595/2125)
마존현세강림기 65권 (6화)
2장 추진하다 (1)
“여기와 여기, 그리고 여기입니다. 그 외에도 뭐……
컴퓨터와 연결된 TV 화면에 지도 가 켜졌다.
강진호는 가만히 화면을 살피다가 고개를 돌려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저게 뭔데?”
“조규민이가 보내준 보육원 부지 입니다.”
아니, 재경이랑 MOU라도 체결했 나?
거기 일이 왜 총회에서 진행되 지?
강진호가 떨떠름한 얼굴로 바라보 자, 이현수도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십시오. 안 그래도 바쁘신 분 자꾸 오라 가라 할 수 없어서 여기로 보낸다는데, 제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동방예의지국에 이런 위아래도 없는 놈이 존재할 줄은 저도 몰랐습 니다. 세상에, 어떻게 나를 부려 먹 을 생각을 하지?”
“다른 건 다 모르겠고, 네가 예의 를 따지는 게 참 어색하고 그렇다.”
“에이, 무슨 말씀이십니까? 세상 에 저만큼 예의 따지는 사람이 또 어딨다고요.”
그 뻔뻔한 말에 강진호가 할 말 을 잃었다.
“여하튼 부지는 대충 이 정도로 정할 거랍니다.”
“ O »
“o’ •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 괜찮을까?”
“뭐,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살기만 좋으면 되지.”
이현수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네 일 아니라고……
“그런 게 아니라……
이현수가 강진호의 말을 끊고는 지도를 슬쩍 바라보았다.
“조 실장이 어련히 잘 알아서 하 겠지만, 기본적으로 보육원이라는 곳은 번화한 곳에 있으면 있는 대로 문제가 생기고, 외진 곳에 있으면 또 그 나름의 문제가 생깁니다. 부
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인식이 어떠 냐의 문제죠.”
요 Q.W
M..•
일리가 있는 말이다.
기본적으로 보육원에 사는 아이들 은 두 가지 시선을 동시에 받기 마 련이다.
안쓰러움이 어린 동정의 시선, 그 리고 자신들의 아이와 어울리지 않 았으면 좋겠다는 경계의 시선.
그 어느 쪽도 달가운 것은 아니 다.
새로 보육원을 짓기 위해서는 우 선 이 인식부터 해결할 필요가 있
다. 이현수가 말하는 게 그런 부분 이었다.
“신경 쓰지 마십시오.”
“응?”
“그런 거 일일이 신경 쓰면 아무 것도 못합니다. 때로는 대범할 필요 가 있는 거죠. 부지처럼 사소한 건 그냥 알았다고 하시면 됩니다. 이놈 도 쓸데없이 자잘한 것까지 보고하 네요.”
유으..”
M..•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뒷말은 그렇다 치고, 때로는 대범 할 필요가 있다는 건 공감이 간다.
“부지 선정에서 신경을 써야 하는 건 그런 게 아닙니다.”
“그럼?”
“어느 학교로 배정이 되느냐의 문 제죠. 애들이 좀 거칠다 싶은 학교 로 가면 원생들이 고통받습니다.”
강진호가 미간을 좁혔다.
그러고 보면 그도 이미 같은 문 제를 여러 번 겪었다.
박유민이 그랬고, 한진성이 그랬 다. 다른 아이들도 비슷한 경우를 겪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문제로군.”
“네. 이게 먼저죠.”
“……학교에 찾아가 봐야 하나?” 이현수가 멍한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찾아가서 뭐 하시게요?”
“교장이라도 만나 신경 써달라 고……
“……농담이시죠?”
이현수가 정색했다.
“그건 절대 좋은 해결책이 아닙니 다. 애초에 그런 양반들은 굳이 아 이들 하나하나를 신경 쓰고 싶어 하 지 않습니다. 게다가 교장급이 따로 챙긴다는 소문이 돌면 역효과만 날 겁니다.”
“그럼 선생?”
“차라리 홈스쿨링을 시키시죠.”
이현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회주님, 솔직히 말해서 이 문제 는 답이 없습니다. 선생이나 교장이 나 마찬가집니다.”
“올챙이 시절 생각해 보십시오. 회주님은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선 생님 찾아갔습니까?”
“아니지.”
“왜요?”
“내가 패면 되니까.”
어…….
그거 정답이긴 한데…….
꼭 한 가지 질문에 한 가지 정답 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걸 실감 하며 이현수가 말을 이어갔다.
“애들 문제는 애들이 해결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렇긴 한데……
강진호가 미간을 좁혔다.
그게 쉽지 않으니까 고민하는 것 아닌가.
강진호가 고민하는 얼굴을 흐}자, 이현수가 이해를 못하겠다는 듯 고
개를 살짝 꺾었다.
“그런데 대체 뭘 고민하시는 겁니 까?”
“……네가 말했잖아, 거친 애들이 있는 곳에 가면 애들이 따돌림당할 수도 있으니까.”
“아뇨. 그게 아니라……
“웅?”
“설마 지금 해결책을 고민하시는 겁니까?”
강진호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현수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뭐가 웃기지?”
“대한민국에서 그런 문제를 제일 쉽게 해결하실 수 있는 분이 고민한 다고 하니까 어이가 없어서요.”
강진호가 미간을 좁혔다.
이현수가 그런 강진호를 보며 말 을 이었다.
“회주님, 여긴 총횝니다.”
“알아. 그 방법은 이미 써봤어. 그런데 그건 여러 명에게 쓸 수 있 는 방법이 아니야.”
이미 한진성의 일을 해결할 때, 적당한 총회 회원을 동원한 적이 있 었다. 하지만 보육원이 커지면 아이 들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문제도
잦아질 수밖에 없다.
그때마다 일일이 회원들을 보내다 보면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거 다.
“아니요. 그 방법 말고요.”
“응?”
“회주님, 생각을 해보십시오. 애들 이 왜 괴롭힘을 당합니까?”
“……고아라서?”
“아닙니다.”
“응?”
강진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아니라니?
그 반웅에 이현수가 쓴웃음을 머
금었다.
“회주님이 고아라고 누가 괴롭히 려 들겠습니까?”
“괴롭힘을 당하는 이유는 하나밖 에 없습니다. 만만해서죠.”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를 굉장히 단순화시키는 말이 지만, 사실 이게 정답이다. 따돌림이 벌어지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겠지 만, 사실 상대가 만만하지 않다면 따돌림이 시작되지도 않는다.
“그러니 만만하지 않게 만들면 됩 니다.”
“어떻게?”
“간단하죠. 애들 풀어서 하루에 한 시간씩만 체력 단련시키십시오.”
체력 단련이라…….
체력 단련…….
“체력만 단련하는 건가?”
“뭐, 그걸로 충분하다면 그러겠지 만…… 겸사겸사 상처 안 나게 패는 법, 제일 아프게 패는 법, 동시에 여러 명 상대하는 법, 그리고 혼이 빠지도록 협박하는 법 등등도 배워 서 나쁠 건 없겠죠. 그렇잖습니까?”
이현수가 씨익 웃었다.
“다행히도 여기에는 그런 일에 전 문가가 발에 채일 정도로 널려 있지 않습니까. 적당히 보육원마다 한 놈 씩 배치시켜서 체육 교사로 삼아놓 으면 반년 지나기 전에 인간 병기 만들 수 있습니다.”
“……무인으로 키우고 싶은 생각 은 없는데?”
“에이, 누가 무학 가르친답니까. 적당히 싸우는 법만 가르치는 거 죠.”
이현수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장담하는대, 이게 가장 좋은 해
결책입니다. 애들 눈에 살기가 들어 차는 순간, 어설픈 일진 놈들은 눈 만 마주쳐도 오줌 지리는 법이죠.”
괜찮을까?
정말 이걸로 괜찮을까?
아이들이 따돌림을 당하지 않는 건 중요한 일이지만, 그걸 위해서 굳이 학교를 발아래 두게 할 필요가 있는 걸까?
“생각해 보면 굉장히 좋은 시스템 입니다. 보육원 아이들은 학교에서 따돌림이 벌어지지 못하게 만들고, 혹시 그 녀석들이 사고 치는 건 체
육 교사가 막을 수 있죠. 모두가 즐 거운, 아름다운 세상이 되는 거 아 닙니까.”
과연 그게 아름다운 세상인가? 정말?
“회주님, 저는 폭력을 그리 좋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 네가?”
이현수가 떨떠름한 얼굴로 말을 정정했다.
“……나름 선호하긴 하지만, 좋은 해결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 다.”
“음, 그래서?”
“하지만 때로는 폭력으로 해결해 야 할 일도 있습니다. 다른 방법은 그저 임시방편밖에 되지 않습니다. 과감할 때는 과감하셔야 합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더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다.
“끙, 일단은 고려를 해보지.”
“뭐, 지금은 그 정도로만 생각하 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아 있으니까요.”
이현수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런데 보육원 일이 생각보다 커
지는 모양이네요.”
“그래.”
이현수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잘됐습니다.”
“잔소리할 줄 알았는데?”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회주 님이 그런 일을 하는 걸 반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반기는 편이죠.”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건 전혀 가감 없는 이 현수의 본심이었다.
“상황이 그때와는 다르니까.”
이현수가 고개를 내저었다.
“바쁘기 때문에,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에 등등…… 하지 말아야 할 이 유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이라면 그 와중에도 지켜야 할 게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그래.”
강진호의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 다.
삼왕계가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조금은 마음에 걸렸으니까.
“그보다……
살짝 헛기침을 한 강진호가 말을 이었다.
“일본 연수생들의 훈련은 잘되고
있나?”
“잘되고 말고 할 것도 없습니다. 이제 시작인데요, 뭐. 다만, 장민 장 로님이시니 어련히 알아서 하시겠습 니까?”
이런 부분에서 장민은 정말 신뢰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회주님만 조심하시면 됩니다.”
“ 나?”
“예. 장민 장로님을 밖에서 만나 지 마십시오. 그 난리 치는 모습을 연수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으니 까요.”
마음만은 격하게 공감한 강진호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은 현실을 알려주고, 적당히 무르익으면 마공을 전수한다고 들었 습니다.”
현실이라…….
강진호가 미묘하게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아마 그 현실이 저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쪽은 알아서 하지. 그럼 미군 쪽에는 지금 누가 가 있지?”
“바토르 님요.”
강진호가 살짝 눈을 감았다.
그를 보낸 건 강진호 자신이지만, 어쩐지 미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잘 설명했나?”
“예. 회주님이 일주일 내로 기본 만들어놓으라 신신당부를 했다고 전 했습니다.”
내가?
내가 언제?
눈을 동그랗게 뜬 강진호를 보며 이현수가 씨익 웃었다.
“그렇게 말해두면 알아서 잘하시 겠죠.”
어…….
잘하겠지.
너무 잘할까 봐 걱정이라 그렇지.
“내일쯤 다시 가서 확인하시면 될 겁니다.”
U 으 하
그래.
설마 별일이야 있겠는가.
“바토르도 훈련을 처음 시켜보는 것도 아닌데, 사고 치지는 않겠지.”
“에이, 설마요. 짬밥이 얼만데. 적 당히 어르고 달래가며 잘하실 겁니 다.”
“그렇겠지.”
강진호와 이현수가 마주 웃었다.
이현수의 전화기가 울리기 전까지 는 말이다.
“……레지 사단장 같은데요?”
액정을 살피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은 이현수가 어떻게 하냐는 듯 강 진호를 바라봤다.
“바, 받아봐.”
“……예.”
이현수가 영 내키지 않는다는 듯 한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이현수 씨!]“네, 맞습니다. 무슨……
[사, 살려주십쇼! 저 사람, 완전히 미쳤습니다. 저…… 저기……』
[아아아아아아아아악!]
다급하게 외치는 레지 머서의 목 소리와 어디선가 아스라이 들려오는 비명 소리가 섞여 전화기 밖으로 흘 러나왔다.
이현수가 빙그레 미소를 짓더니, 전화를 그대로 끊고는 전원을 꺼버 렸다.
“잘하고 계신 것 같네요.”
“방금 비명 소리가 들린 것 같은 데……
“훈련하다 보면 종종 있는 일이 죠. 그보다 커피 한 잔 하시겠습니 까?”
“어……
강진호가 빙그레 웃었다.
그래.
그냥 그렇다고 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