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00)
마존현세강림기-1602화(1599/2125)
마존현세강림기 65권 (10화)
2장 추진하다 (5)
‘진짜 이상한 사람들이네.’
이현수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오늘만 해도 여기가 다섯 번째 보육원이다. 그리고 그 보육원마다 아이들의 반응은 거의 비슷했다.
낯선 이를 경계한다.
아니, 낯선 이를 경계한다기보다 는 사람을 경계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최연하와 강진호는 그런 아이들의 사이를 태연하게 파고들어 갔다.
음식?
뭐?
콜라? 피자? 치킨?
웃기지도 않는 소리.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은 음 식 따위로 회유되지 않는다. 만약 이현수가 저기에 있었다면 저 음식 에 손을 대는 아이는 단 하나도 없 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연하와 강진호는 말 몇 마디, 행동 몇 가지로 아이들의 마 음을 풀어낸다. 물론 완전히 친해지 는 것이야 불가능하지만, 저 정도만 해도 대단한 것이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건가?’
저 양반들은 집처럼 보육원을 들 락거리는 사람들이니까.
보육원을 제 쉼터로 삼는 사람들 이니 아이를 보는 데도 익숙하 겠…… 아니, 생각할수록 이상한 양 반들이네. 거기가 어디라고 가서 쉰 다는 말이 나오지?
“그럼 언니 간다. 다음에 또 올
거야.”
“그리고 여기 오빠가 이제 여기 원장님 될 거니까, 앞으로 자주 볼 거야. 오빠가 뭐 잘못하면 언니한테 말해줘. 언니가 때려줄게.”
얘들아.
이거 농담이 아니란다.
내 운명이 너희에게 달려 있다.
“그럼 안녕. 오늘 잘 자고!”
“네.”
“안녕……히 가세요.”
아이들이 주춤주춤 고개를 숙였 다.
최연하가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들 었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오자마자 인상을 쓰며 허리에 손 을 올렸다.
담배라도 한 대 입에 물 것 같은 얼굴이다.
“……마음에 안 들어.”
“네?”
“저 보육 교사들은 대체 뭐 하는 애들인데, 애들 관리가 이렇게밖에 안 되죠? 애들 옷에 냄새나는 것 봤어요?”
“아니, 돈이나 이런 문제는 내가
이해해. 원장이 개새끼면 돈을 횡령 하고 제대로 안 줬겠지. 그러니까 시설이나 옷이 낡은 건 이해할 수 있다, 이 말이야. 그런데 옷에서 냄 새가 나고 얼룩이 지도로 세탁을 안 하는 게 말이나 돼요?”
“쟤들 다 짤라요. 아셨어요?”
“네.”
예이, 예이.
누구 말씀이라고 거역하겠습니까.
농담이 아니라 이런 부분에 있어 서는 최연하의 말을 거절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미 최연하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전문가나 다름없 다.
어떤 부분에 뭘 가져다 놓고 사 람을 어떻게 배치를 해야 아이들이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를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하 는 사람이니까.
예전에는 쇼핑으로 풀던 스트레스 를 이제는 보육원에 물건 사 채우는 걸로 대체하는 사람이니 오죽하겠는 가.
‘그러니 성심이 점점 좁아지지.’
최연하가 고개를 내저었다.
“애들 상태가 너무 안 좋아요. 안
았는데 뼈밖에 없어요.”
“네. 저도 봤어요.”
강진호에게 있어서 아이들의 몸은 그리 신경 쓰이는 일은 아니었다. 과거, 그가 중원에 있을 때는 저보 다 더 말라 피골이 상접해 있는 아 이들이 예사로 널려 있었으니까.
강진호가 충격을 받은 부분은 아 이들의 표정이었다.
혼이 나가 있는 듯한 얼굴.
그동안 원장과 보육 교사들이 아 이들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짐작할 수 있게 만드는 얼굴이다.
“후우.”
강진호가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나는 뭐든 늦구나.’
아이들이 저런 상황인 줄 알았다 면 보육원을 여는 걸 조금 더 서둘 렀을 것이다. 항상 조금 늦게 알아 차려야 할 것을 안다는 생각에 기분 이 조금 가라앉는다.
“회주님, 그런 표정 하지 마십시 오.”
이현수가 그런 강진호의 기분을 알아챘는지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회주님이 지금 하고 계신 것만으 로도 대단한 겁니다. 회주님은 한 번씩 보면 본인이 해야 할 일을 너
무 과하게 잡는 경향이 있습니다. 세상 모든 사람을 회주님이 돌볼 수 는 없습니다.”
“……그렇겠지.”
“지금이라도 알았으면 된 겁니다. 그리고 뭐 우리가 쟤들 버리고 어디 갑니까? 이제 새 보육원 세워서 애 들 다 돌볼 거 아닙니까. 지금까지 못했다고 자책하지 마십쇼. 우리도 열심히 살았습니다.”
“뭐? 자책?”
최연하가 고개를 삐딱하게 돌렸 다.
그녀의 서늘한 시선이 와닿자 강
진호가 움찔했다.
“슈퍼맨 나셨네. 적당히 해요.”
“……네.”
강진호가 시무룩해하자 이현수가 고소하다는 듯이 낄낄댔다.
물론 강진호의 눈빛에 즉시 제압 됐지만.
“여하튼 돌아보니 하나는 알겠어 요.”
“어떤?”
“성심의 보육 교사들이 정말 수준 이 높네. 음, 아니다. 수준이 높다는 말은 좀 이상하고, 다들 정말 착하 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겠어요.”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도 진즉부터 생각하던 부 분이다.
“보육 교사 언니들 잘 잡아야겠네 요. 그 사람들 없으면 진짜 힘들 거 예요.”
“예.”
“그리고……
최연하가 미간을 좁혔다.
“오늘은 어떻게 했지만, 쟤들 전 부 다 치료가 필요해요. 몸이야 잘 먹이고 잘 재우면 된다지만…… 마 음의 상처가 깊어요.”
“음, 정신과 쪽?”
“네. 아동 센터 쪽이랑 연계를 해 도 좋을 것 같고……
이현수가 살짝 손을 들었다.
“……뭘 손까지 들어? 그냥 말 해.”
“이왕 이렇게 된 거, 재단 차원에 서 정신과 카운슬러를 고용하는 것 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직접 고용한다고?”
“예. 워낙 봐야 할 아이들이 많으 니까요. 애들 일일이 병원 보내는 것도 힘드니까, 차라리 계약을 하거 나 직접 고용을 해서 의사를 불러오
는 쪽이 낫지 않겠습니까? 하루는 이쪽 보고, 다음 날은 저쪽 보고.” 나쁘지 않은 생각 같았다.
“진행해 봐.”
“예.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둘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최연하가 살짝 눈썹을 치켜떴다.
“그러고요……
“네.”
“여기 복지과 미친 거 아니에요?”
강진호와 이현수가 최연하의 차가 운 목소리에 움찔했다.
“지들이 아무리 신경을 못 쓴다고
해도 그렇지, 일 년에 한 번만 얼굴 을 들이밀었으면 애들이 저리 말라 비틀어졌는데 뭐가 잘못됐다는 걸 모를 수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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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분명히 돈 받아 처먹은 거 예요. 그것들은 절대 가만히 두면 안 돼요.”
강진호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 덕였다.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건 이미 강진호가 한 번 지적 했던 부분이다. 그때는 이현수의 만 류로 참았지만…….
“저 안 말립니다.”
이번에는 이현수도 두 손, 두 발 을 다 들었다.
“아니, 솔직히 이 정도인 줄은 몰 랐습니다. 적당히 관심을 가져야 하 는데 관심을 안 가진 건 줄 알았죠. 이렇게 적극적으로 방관하는 건 학 대죠. 다만, 여전히 협박받았을 가능 성도 있습니다.”
“ 알아봐.”
“예!”
강진호가 씹어뱉듯 말했다.
“확인해서, 만약 보육원에 관여하 는 걸 방해한 조직폭력배가 있으
면…… 그 새끼들부터 다 잡아와.”
와…….
얘들은 진짜 죽겠는데?
강진호의 목소리가 더없이 차갑다 는 것을 확인한 이현수가 재빨리 고 개를 끄덕였다.
“이런 문제는 정식으로 수사를 해 야 해서, 저 혼자 알아보기는 어렵 습니다. 저쪽에 협조를 구해서 탈탈 털어보겠습니다.”
“방법은 알아서 해.”
“예, 회주님.”
찰칵.
강진호가 담배에 불을 붙였다. 생
각하면 생각할수록 기분이 좋지 않 다.
이건 도를 넘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최연하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저 혼자서는 좀 어렵네요. SOS 를 쳐야겠어요.”
“네?”
SOS?
누구한테?
“자, 이게 최신 게임이다!”
“오!”
“해봐.”
“오오!”
아이가 자기보다 더 작은 아이를 붙잡고 게임을 시킨다. 작은 아이가 게임기를 잘 다루지 못했지만, 아이 는 끈기를 가지고 기다려주었다.
“그렇지. 그래, 잘하네. 자, 이거 먹어.”
게임을 하는 아이의 입에 과자를 밀어 넣은 아이가 작은 아이를 자신 의 무릎에 앉히고 지켜본다.
“축구! 축구 찰 사람!”
“가자. 형이랑 같이 가자. 집 안 에 있으면 갑갑해!”
몇몇 아이가 쭈뼛쭈뼛 일어나 아 이를 따라나선다.
여자아이들은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음, 머릿결이 너무 상했는데!”
“솔루션이 필요합니다.”
“일단은 트리트먼트……. 뭐야? 여기 샴푸밖에 없어? 세상에 21세 기에 이런 몰상식한 일이! 야, 가서 진호 오빠한테 트리트먼트 사달라 그래!”
“언니, 연하 언니가 봐요.”
“……진호 오라버니께 트리트먼트 의 구입을 간청하거라.”
“예, 마마.”
강진호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멍한 얼굴을 했다.
‘이게 뭐지?’
왜 여기에 성심 애들이 와 있지?
강진호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 다.
“이게?”
소파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고 있던 최연하가 대수롭지 않다 는 듯이 말했다.
“재활 치료단.”
“••••••네?”
최연하가 피식 웃었다.
“초딩이 제일 무서워하는 건 중딩 이고, 초딩이 제일 좋아하는 건 초 딩이죠. 우리가 아무리 이야기해 봐 야 애들한테는 제대로 들리지도 않 아요. 오히려 쟤들 말이 먹히죠.”
“아••••••
뭔지 알 것 같다.
이등병을 가장 편안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은 사단장이 아니라 일 병이나 병장이다. 그러니 저 아이들 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사람도 강진호나 최연하가 아니라…….
‘성심 애들이라는 거로군.’
일단 어른들은 자신들을 괴롭힌다 고 생각하는 저 아이들에게는 비슷 한 또래만큼 편한 게 없을 것이다. 같은 상처를 입어 고슴도치처럼 가 시를 세운 아이들끼리는 해결되지 않아도, 성심 애들과 함께 있으면 마음의 벽을 허물 수 있었다.
“오빠, 이거 먹어.”
“웅?”
“생과일주스.”
강진호가 조미혜가 주는 주스를 받았다.
“……괜히 귀찮게 한 게 아닌지
모르겠네.”
“괜찮아. 놀러 온 건데 뭐. 그리 고 애들도 이런 거 익숙해.”
“옹?”
조미혜가 피식 웃고는 말했다.
“보육원에도 계속 새로 애들이 들 어오잖아. 그런 애들 중에 이런 타 입들 많거든. 다크 포스가 철철 흐 른다고 해야 하나.”
“아••••••
“그런 것들 과자 먹이고 게임시켜 서 적웅하게 하는 건 별일도 아니 지. 십 년은 넘게 해온 건데.”
강진호가 새삼스런 눈으로 조미혜
를 바라보았다.
남들은 보육원의 아이들이 그저 받기만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아이들도 나름의 세상을 가지고 서 로를 돕고 있다.
“힘들었던 애들이니까 더 잘해줘 야지. 걱정하지 마. 지금은 겁나서 그래. 곧 괜찮아질 거야, 오빠.”
요 Q 99
“보육원 새로 열……
그때 였다.
“아니! 이제 내 차례잖아! 너는 인마! 뭔 열 판을 연속으로 하냐! 뒈지려고!”
조미혜의 이마에 핏대가 섰다.
“저, 저 미친놈■이. 따라오지 말라 고 해도 기어이 따라오더니, 애랑 처 싸우고 있네. 내가 속이 터져서! 야, 한진성! 이 새끼야!”
조미혜가 전력으로 한진성에게 달 려가더니, 그대로 이단 옆차기를 날 렸다.
“아아아악!”
‘클린 히트?’
와, 저건 못 일어나지!
“자, 여기 게임해. 괜찮아, 괜찮 아. 그리고 넌 나와.”
조미혜가 한진성의 귀를 틀어잡고
는 질질 끌고 밖으로 나간다.
“아아아! 귀, 귀…… 미혜야, 나 귀! 아, 귀 떨어져!”
“닥치고 따라 나와, 이 화상아!”
“아아아아! 귀! 귀귀!”
밖으로 끌려 나가는 한진성을 가 만히 바라보던 강진호와 최연하가 낮은 한숨을 터뜨렸다.
참…….
참 잘 커줬다.
얘들아.
……진성이 너는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