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07)
마존현세강림기-1609화(1606/2125)
마존현세강림기 65권 (17화)
4장 개원하다 (2)
“와……
보육생 대표로 새 건물을 확인하 러 온 조미혜와 한진성이 입을 쩍 벌렸다.
“와, 시설 쩐다……
“세상에 우리 지내는 곳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여긴 신세계네.”
한진성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 다.
이쯤 되면 보육원이라기보다는 아 파트 같은 느낌이었다.
“다 이인실이야?”
“세상에, 우린 아직 한데 모여 자 는데.”
두 사람의 말을 듣고 있던 강진 호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걱정하지 마. 너희 건물도 새로 올리고 있으니까. 곧 완공될 거야.”
“형, 진짜?”
“오빠가 왜 좋아해?”
“……아니, 나도 좀 살 수도 있잖
아.”
조미혜가 눈에 쌍심지를 켰다.
“야, 이 인간아! 삼수할 거야?”
“아, 아니지! 당연히 아니지! 그, 그런데 내가 대학 합격해도 기숙사 들어갈 때까지는 시간이 있잖아. 그 사이에 잠깐 살 수도 있으니까.”
조미혜가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답이 안 보인다, 오빠. 답이 안
강진호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성심 보육원의 옛 건물에서 새 건물로 이사를 할 때, 강진호가 한
실수는 아주 간단했다.
보육원이라는 형식에 너무 얽매였 다는 점이다.
편의 시설을 확충하고 시설을 새 걸로 바꾼다는 생각만 했을 뿐, 주 거 공간에 대한 고려는 크게 들어가 지 않았다.
‘바뀌어야지.’
하지만 큰 집으로 이사하고 나면 조금 더 큰 집이 생각나듯이, 새로 운 보육원에서 살다 보니 여러 가지 필요성이 생겨났다.
그중 가장 큰 문제가 보육원 아 이들이 다들 한방에서 지낸다는 점
이었다.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는 큰 문 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좋을 수 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초등학생 고학년만 되어도 프라이버시가 생기 고, 자기만의 방을 가지고 싶어진다.
변한 상황에 맞춰 이번에 새로 짓는 보육원들은 모두가 최소한 2인 실에서 지낼 수 있도록 설계를 했 다.
“와, 거실 엄청 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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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데는 엄청 어색한데, 거실 보니까 좀 편해지네. 오빠, 여기 TV
놓을 거지?”
“그래야지.”
강진호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하나 놓칠 수 없던 게 바로 이 큰 거실이다. 예전부터 거실에 모든 아이들이 모여 노는 게 성심의 방식이었으니까.
“돈 많이 들었겠는데?”
“……별로 안 들었어.”
“쯧.”
조미혜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혀를 찼다.
“오빠, 좋은 일 하는 것도 좋지 만, 너무 빠지지는 마.”
“••••••응?”
“내가 그런 경우 많이 봤는데, 봉 사도 너무 빠지면 문제더라. 주말만 되면 찾아와서 봉사니 뭐니 하다가 결국 가족이랑 트러블 생기는 사람 들이 많았어. 나중에 경제적으로도 어려워져서 후회하는 경우도 많더 라.”
아니, 혹여 그런 경우가 있다고 해도 그걸 네가 그렇게 이야기한다 고?
“돈 아껴 써. 나중에 우리 언니 고생시키지 말고.”
“어구, 어구!”
그 말을 들은 최연하가 쪼르르 달려와 조미혜를 뒤에서부터 껴안았 다.
“어구, 우리 미혜는 누굴 닮아 이 렇게 예쁠까?”
“언니, 그럴 일이 아니에요. 저 오빠 경제관념 없는 건 언니도 알잖 아요.”
“괜찮아, 괜찮아. 미혜야, 다 좋은 데, 네가 하나 착각하는 게 있단다.”
“……뭔데요?”
“언니는 말이야……
“네.”
최연하가 씨익 웃었다.
“부자야.”
“저런 아저씨가 먹여 살려주지 않 아도 괜찮단다. 이미 나는 저 쓸데 가 애매하게 없는 인간을 먹여 살려 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고 있 어. 그러니까 걱정 안 해도 돼.”
“그거 큰일인 거 같은데?”
“남자고 여자고 능력 있는 쪽이 먹여 살리는 거지, 그게 뭐가 중요 해. 그리고……
조미혜를 가만히 바라보던 최연하 가 눈물 닦는 시늉을 했다.
“너는 미리 이런 생각을 해둘 필 요가 있어 보이네. 사람 일이란 모 르는 거지만, 지금은 영 좋지 않은 방향으로……
“언니!”
최연하가 피식 웃으며 조미혜의 목에 두른 팔을 풀었다.
“그래서 지내기는 괜찮아 보이 고?”
“네. 이 정도면 뭐, 호텔이죠.”
“그건 너무 오버다.”
“진짜예요. 걔들 눈에는 호텔로 보일 거예요. 너무 환경이 달라져서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리겠지
만. 음, 그런데 하나 걱정되는 게 있는데……
“뭔데?”
“개인실이 너무 닫혀 있어서 관리 가 될까 모르겠네요.”
조미혜가 살짝 심각한 얼굴로 말 했다.
“둘만 따로 있으면 오히려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좀 있거든요. 아시다 시피 보육원 애들이 좀……
강진호가 미간을 살짝 좁혔다.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보육 원 아이들이 애정 결핍이 있다 보니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는 말을 하고 싶은 것 같았다.
사실 성심이 지나치게 가족적인 분위기인 거지, 보육원에서도 따돌 림이 벌어지거나 원생이 다른 원생 을 괴롭히는 일은 종종 일어나니까.
“괜찮아.”
“ 응?”
“그건 2인실의 문제가 아냐. 문제 가 생겼는데 보육 교사한테 말을 할 수 없는 분위기의 문제지. 그런 보 육원으로 만들지는 않을 거야.”
“음, 오빠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 지.”
한진성이 쯧쯧 혀를 찼다.
“이건 쪼끄만 게 자꾸 아는 척이 야. 형이 어련히 알아서 할까 봐.”
“그 입 다물어. 어련히 꿰매 버리 기 전에.”
한진성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 모습을 보며 강진호가 고개를 내저었다.
‘저건 글렀어.’
답이 보이지 않는다.
“그럼 이제 애들은 언제 들어와?”
“이틀 뒤쯤에 옮길 거야.”
“그때 선생님들도 출근하는 거 고‘?”
“그래.”
“……우리 선생님들을 다 빼간 대 가는 언젠가 치르게 해주지.”
강진호가 웃고 말았다.
다행히 이런저런 조율이 잘 마무 리되어 성심 보육원에 있던 교사들 이 각 보육원으로 이직하기로 했다. 아니, 이건 이직이라기보다는 전근 이라는 말이 맞겠지만.
그 외의 다른 보육 교사들도 채 용이 끝난 상황이다.
“쉽지 않을 거야, 오빠. 선생님들 이 엄청 힘들 거야.”
“그렇겠지.”
“오빠가 많이 도와줘야 돼.”
“ 알아.”
조미혜가 싱긋 웃었다.
“뭐, 어련히 알아서 하겠어.”
그때 였다.
“여기 맞나?”
뒤쪽에서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 이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어?”
그를 본 강진호가 눈을 크게 떴 다.
“유민아?”
“웅, 진호야. 오랜만이야.”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
“애들이 말해줬지. 나는 너랑 다 르게 길을 잘 찾잖아.”
박유민이 환한 얼굴로 손을 흔들 었다.
“유민 씨, 오랜만이에요.”
“최연하 씨도 계셨네요. 요즘 진 호가 말썽은 안 부리죠?”
“어머, 우리 유민 씨 좀 능글맞아 졌네? 그런 말도 다 할 줄 알고.”
“헤헤, 능글맞았나요?”
박유민이 어색하게 웃었다.
쭈뼛대는 그 모습을 보니, 왠지 마음이 편해지는 강진호였다.
“웬일이야?”
“웬일은.”
박유민이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시설을 확인했다.
“와, 진짜 좋다. 신경 많이 썼구 나.”
조미혜가 작게 속삭였다.
“오빠, 신경이 아니라 돈. 돈이야, 돈.”
“너는 애가……
박유민이 살짝 나무라는 듯한 눈 빛으로 바라보자, 조미혜가 움찔해 서 목을 움츠렸다.
강진호가 박유민은 존경스러운 눈
으로 바라보았다.
이제는 한진성이고 강진호고 도무 지 감당을 못하는 저 조미혜를 눈빛 하나로 제압하다니.
이게 짬이라는 건가?
“돈을 쓴 건 나도 알아. 그런데 그렇게 말해 버리면 진호가 이걸 하 려고 노력한 게 다 뭐가 돼?”
“미안, 오빠.”
아…….
저러면 되는구나.
천적을 만난 조미혜가 자꾸 강진 호 쪽으로 눈치를 줬다. 저 농담이 라고는 모르는 인간을 어떻게 좀 해
보라는 눈빛이다. 강진호가 고소를 머금고는 입을 열었다.
“여기 보러 왔어?”
“아냐. 내가 여길 봐 뭐 하겠어. 너 보러 왔지.”
“응‘?”
“내가 바빠선지, 네가 바빠선지 너무 얼굴 못 본 것 같아서. 간만에 보러 왔어.”
“시즌 시작할 때 다 되어가는 거 아냐?”
“휴가 받았어.”
“그래?”
“사람이 쉴 때는 좀 쉬어야 한다
고…… 일주일은 나오지 말라시네, 감독님이.”
강진호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 감독이 그리 말할 정도면 또 죽어라고 연습만 한 모양이었다.
“음, 그럼……
박유민이 최연하를 돌아보았다.
“오늘 진호 좀 빌려가도 괜찮을까 요‘?”
“어머, 재밌는 소리네요. 지금 내 가 빌려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원주 인이 가져간다면 당연히 드려야죠. 사용료는 안 드려도 돼요?”
최연하가 능숙하게 농담을 받아내
자, 박유민이 마땅히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하고 어버버댔다.
그 모습을 보며 최연하가 웃음을 터뜨렸다.
“한 번씩 보면 진호 씨랑 유민 씨 는 정말 다르면서도 비슷한 것 같아 요.”
“설마••••••
“에이, 많이 다르죠.”
두 사람이 동시에 정색을 했다.
“데려가세요. 안 그래도 이 사람 도 쉰 지 오래돼서 머리 좀 비워야 할 거예요. 진탕 먹여서 뻗게 해버 려요. 길에서 자면 경찰에 신고해
주고.”
“진호가 원래 잘 안 취해서…… 뒷머리를 긁은 박유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하튼 노력해 볼게요. 진호야, 가자.”
잠깐만, 친구야.
나도 스케줄이라는 게 있단다. 무 작정 찾아와서 이렇게 같이 가자고 하면 내가 무척…….
“가자!”
강진호가 저벅저벅 걸어가 박유민 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아야, 아파.”
“최연하 씨, 애들 좀 보육원으로 데려다 주세요.”
“네. 걱정 마세요.”
강진호가 씨익 웃는 얼굴로 박유 민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세 사람이 피식 웃고 말았다.
“저리 좋을까?”
“냅 둬요. 둘이 사귀잖아요.”
“오빠, 제발 주둥아리 좀! 제발!”
최연하가 피식 웃었다.
박유민에게 강진호를 강탈당한 모 양새가 됐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
다. 강진호에게도, 박유민에게도 서 로는 결코 뺄 수 없는 존재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한 번씩은 저런 날도 있어야지.”
“언니 자상한 것 봐.”
“가자, 얘들아. 우리도 오늘 치킨 시켜 먹자!”
“네!”
최연하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벌컥!
“사장 어딨어!”
“……저 미친 새끼들.”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박유민과
강진호를 본 주영기의 얼굴이 새파 랗게 질렸다.
강진호가 일직선으로 걸어오더니, 그의 어깨를 움켜잡았다.
“뭐, 뭐, 이 새끼야! 뭐 하려고!”
“가자!”
“응?”
“술 마시러 가자!”
“야, 이 미친놈들아! 나 아직 영 업 안 끝났……. 아악! 이 또라이 새끼, 왜 이리 힘이 세?! 야, 놔! 안 놔?”
강진호가 주영기를 들어 옆구리에 끼더니, 터덜터덜 가게를 빠져나간
다.
“야! 이 미친놈아! 야! 아니, 너 정신이 있는 놈이냐? 인마! 안 놔? 안…… 정호야! 가게 마감 잘하고! 나 내일 아침에도 못 나올지 모르니 까! 오픈조 애들한테 말 잘해놔라!”
문이 닫히자 홀을 지키던 직원들 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저건 사장님이 이상한 거냐, 사 장님 친구분들이 이상한 거냐?”
“둘 다 아닐까?”
“앞에 들어온 사람 뭐 하는 사람 이지? 사장님이 보통 체구가 아닌
데, 그걸 옆구리에 끼고 가네.”
“……운동선순가 보지.”
멍한 얼굴로 입구를 바라보는 그 들에게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 콜라 더 주세요.”
“예, 손님! 지금 갑니다!”
사장이 있든 없든 가게는 돌아가 야 한다. 피자집이 금세 주문을 받 는 이들과 주문하는 이들로 떠들썩 해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