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14)
마존현세강림기-1616화(1613/2125)
마존현세강림기 65권 (24화)
5장 발생하다 (4)
“이쪽에서 변수를 만들려고 시도 하지는 않는다.”
“음, 그래도 한 번 시도를 해보는 것이……
“무리야.”
강진호가 딱 잘라 말했다.
“그만한 세력이 붙는 일이다. 웬
만한 수로는 상황을 바꿀 수 없다. 상황을 바꿀 만한 수가 넘어가면 더 이상 은밀해질 수 없어. 딜레마지.”
핵심을 꿰뚫는 강진호의 말에 이 현수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게 낫다는 말 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틀린 말이야. 지푸라기를 잡으려고 애쓸 시간에 다른 걸 한다면 살아날 확률이 더 높아지겠지.”
“알겠습니다, 회주님.”
“중요한 건 두 가지. 중국의 정 황. 이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창왕이 어떤 확신을 가지고
저 일을 시작했든, 홍왕도 절대 호 락호락한 이가 아냐.”
홍왕을 아는 이들은 굳은 얼굴을 할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그 홍왕이 계략이나 전략 따위로 쓰러질 것 같지는 않다.
“홍왕계를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 서는 결국 홍왕을 쓰러뜨려야 한다. 하지만……
강진호가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고 는 천천히 내뱉었다.
“그 홍왕이 질 것 같지는 않군. 상대가 누구든.”
“……저는 공감합니다.”
중국에서 만난 홍왕을 떠올린 이 현수가 질린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 다.
살아 움직이는 패도의 화신.
‘도무지 상상이 안 가.’
그 홍왕이 누군가에게 패배해 쓰 러진다는 건 이현수의 상상력의 범 위를 넘어서는 일이다. 심지어 강진 호를 가져다 대도 치열하게 싸우는 광경은 상상이 가지만, 강진호가 이 기는 광경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홍왕은 그만큼 강하다.
“회주님은 홍왕을 어떻게 생각하
십니까? 그가 일대일 대결에서 창왕 이나 흑왕에게 패할 확률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글쎄.”
강진호가 살짝 심드렁하게 말했 다.
“창왕이나 흑왕을 본 적이 없어서 뭐라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강진호가 고민하는 듯하다가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창왕과 흑왕이 흥왕을 잡아내지 못한 이유는 서로의 능력 이 비슷했기 때문이겠지.”
“그렇겠죠.”
“그럼 홍왕이 질 일은 없다. 홍왕 은 막혀 있던 벽을 뚫고 새로운 경 지를 개척했으니까. 이미 저번에 중 국에서 봤을 때, 홍왕은 전과 다른 경지에 접어든 상태였어. 지금은 더 강해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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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가 있는 말이다.
“창왕이 그것까지 고려해서 움직 이는 거라면 말이 다르겠지만…… 아무리 창왕의 정보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홍왕 개인의 무력까지 완벽하 게 알 수는 없겠지.”
위긴스가 그 말에 동조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저희가 처음 홍왕계와 얽힌 이후, 이런저런 일들 을 겪으면서 홍왕계에 대한 정보가 많은 것뿐이지, 창왕계 입장에서 보 는 홍왕계도 미지수인 건 마찬가지 일 겁니다.”
“너무 오래 대치했지.”
처음에는 아마 서로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간이 몇 달이 넘어 가고, 몇 년이 넘어가고, 몇 십 년 에 달하게 되면, 처음 알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 되어버린다.
“그럼 일방적인 홍왕계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는 거군요.”
이현수의 말에 위긴스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건 알겠 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시간 낭 비 같군. 이 전쟁의 결과를 예측한 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결국 누 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지겠지.”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중요한 건 저들 중 누가 이기느 냐가 아니라, 누가 이기는 상황이 오더라도 대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하 고 있는 과정을 더욱 당길 수밖에
없겠죠.”
강진호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 다.
“바토르.”
“말하라, 주인.”
“미군들의 훈련은 어떻게 되어가 지‘?”
바토르가 미간을 좁혔다.
“기본적인 체력은 오히려 이쪽보 다 더 뛰어나다. 총회의 일반적인 무인들은 그들에 비하기 어렵다. 다 만, 그 가진 능력을 활용하는 기술 이 전혀 없는 수준이다. 그리고 일 단은 강점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가
고 있다.”
“전력이 되기 위해 필요한 시간 은?”
“지금부터 최단기로 만들어본다 면…… 음, 한 달 정도는 더 필요할 것 같다.”
“너무 길어. 느긋한 상황이 아니 야.”
바토르가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렸 다.
“이십 일. 그 이상은 못 줄인다.”
“그럼 이십 일 내에 전장에 투입 할 수 있는 경지까지 끌어올려. 뒤 를 보지 않아도 좋다.”
“괜찮겠나, 주인? 저들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닐 텐데?”
“괜찮아. 까딱하다가는 저들 역시 배울 사람을 잃게 될 테니까.”
“으음, 알겠다. 내 생각으로는 저 들에게는 어설픈 내가 기공보다 외 공이 더 잘 맞을 것 같다.”
“ 외공?”
바토르가 고개를 끄덕인다.
“저들이 배운 것은 무학이 아니라 격투기에 가깝다. 이제 와 초식을 가르친다고 해도 이해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 차라리 육체 자체를 강화시켜서 격투기를 쓸모 있게 만
들어보는 쪽이 나을 거라 생각한 다.”
강진호가 미간을 좁혔다.
‘생각해 보면 그렇군.’
마공이든 정공이든, 결국 총회의 무학은 육체를 내력을 뿜어내는 발 사체로 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 다. 좀 더 효율적으로 내력을 활용 하는 게 무학이니까.
하지만 저들이 지금부터 그 개념 을 배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일 것 이다.
그럴 바에는 바토르의 말대로 내 력으로 육체를 강화하여 가진 기술
을 활용하게 해주는 쪽이 낫다.
“승인하지.”
바토르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걸 생각하고 바토르를 보낸 건 아니었는데.’
운이 맞아떨어졌다고 해야 할까?
바토르의 외공과 저들의 전투 기 술이 맞아떨어진다면 의외의 변수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네 제자들도 지금 그쪽에 머무르고 있지 않나?”
“음, 의도한 건 아니지만, 덕분에 미군들도 외공에 많은 관심을 가지 고 있는 모양이다. 안 그래도 고민
하던 찰나였는데. 상황이 이리된 이 상 전수를 서둘러야지.”
이십 일 속성이라…….
강진호가 입술을 꾹 닫았다.
완전 제로에서 시작하는 건 아니 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일인 것은 분명했다.
“ 믿는다.”
“맡겨다오.”
바토르가 한 손으로 자신의 가슴 을 퉁, 쳤다.
고개를 끄덕인 강진호가 위긴스를 바라봤다.
“효율성만 올리면 된다고 했나?”
“예, 로드. 관건은 효율성입니다. 효율을 높이면 같은 전장에서 마법 을 한 번이라도 더 쓸 수 있을 겁 니다.”
“수에서 확연히 밀린다. 네가 해 줘야 할 게 많을 거야.”
“걱정하지 마십시오. 완벽하게 준 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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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강진호가 말을 이어갔다.
“슈발리에들은?”
“최근 회주님의 지시에 따라 유럽 에서 병력을 충원했습니다. 뱅상이
슈발리에의 단장으로서 그들을 훈련 시키고 있습니다. 큰 전력이 될 거 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웬만한 총회의 일반 회원과는 비교 할 수 없을 겁니다. 이들 역시 엘리 트들이니까요.”
방진훈이 입을 삐쭉 내밀었다.
“아까부터 자꾸 우리 애들을 너무 무시하시는 것 아닙니까?”
“무시하는 게 아니라 현실이 그렇 지 않은가. 기준점이 그들이 될 수 밖에 없기도 하고.”
“그 기준점, 제가 확 올려 드릴 테니, 나중에 당황하지나 마십시오.”
방진훈이 고개를 홱 돌려 강진호 를 바라본다. 살짝 자존심이 상한 얼굴이다.
“오늘부터 애들 하루에 두 시간만 재우고 조화공 전수합니다. 이론 빨 리 떼고 숙달할 수 있도록 죽어라고 굴리겠습니다.”
“……씻을 시간은 좀 주고.”
“한 달 안 씻는다고 사람 죽습니 까?”
강진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위긴스가 쓸데없는 말을 한 덕분 에 괜히 애들만 고생하게 생겼다.
하지만…….
‘지금 그런 걸 가릴 처지가 아니 긴 하지.’
방진훈의 말이 맞다.
무슨 꼴을 당하든 죽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장민.”
“마존이시여, 걱정하지 마시옵소 서. 저는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습 니다. 교는 언제든 실전에서 마존의 수족이 되어 적을 섬멸할 것입니다. 오로지 마존의 영광을 위해서!”
“마염들은?”
“거긴 아직 좀……
강진호가 뚱한 눈으로 자신을 바 라보자, 장민이 살짝 억울하다는 표 정을 했다.
“기준치가 좀 다르다 보니……. 한 달 내로는 완성을 시키겠습니 다.”
“한 달이라……
“최대한 당겨보겠습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 무인들의 상태는 어떻지?”
“딱히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장민의 눈이 살짝 서늘해졌다.
“마공을 가르친다고는 하나 그들 은 어차피 불신자들입니다. 교에 입
문하지 않은 이들에게 신경을 쓸 여 력은 없습니다.”
강진호가 살짝 눈을 찌푸렸다.
“그렇기에 그들에게는 전공(戰功) 을 가르칠 생각입니다.”
“ 전공?”
바토르가 이죽거렸다.
“악취미로군, 영감. 아무리 서로 싸운 적이라고는 하나 배우겠다고 온 이들이다. 그들에게 전공을 가르 치겠다는 건가?”
전공 혹은 전검.
실전을 겪으면서 더욱 강해지는 무학을 말한다.
실전형의 무학은 그 한계가 뚜렷 하기에 웬만해서는 전수하는 경우가 잘 없다. 과거의 중원에서는 제대로 된 무학을 얻지 못하는 낭인들이 주 로 전검을 익혔다.
다만, 그런 이들이 익히는 무학이 다 보니 실전성이 강하고 단기적인 성취는 탁월하다.
“살아남는 이들은 강해지겠지.” 장민이 딱히 관심이 없다는 듯 심드렁하게 말했다.
“저들이 한 달 안에 구실을 할 방 법은 그것뿐이다.”
SOB들과는 상황이 다르다.
SOB는 어찌 되었든 미국이 뽑을 수 있는 최상의 인재들을 선별해 만 든 단체다. 당연히 재능이 넘쳐 나 는 이들이 모여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에서 넘어온 이들은 그렇지 않다.
총회와의 전쟁에서 어마어마한 피 해를 입은 일본은 인재 풀 자체가 말라 버렸고, 동일한 수련을 한다고 해도 그 성취가 미비할 수밖에 없 다.
“운이 나쁘면 대부분은 죽는다. 하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 원래 일본을 지배하던 이들보다 더 강해
질 수도 있지. 그리 나쁜 것은 아니 지. 절대 회복할 수 없던 무위를 회 복하게 되는 거니까.”
“진짜 악취미로군.”
바토르는 지금 장민이 하는 말의 허점을 알고 있었다.
더 강해진다?
그건 사실이겠지. 전검을 익힌 이 들 중에서도 괴물은 나오는 법이니 까.
문제는 그 당사자가 강해진다고 후대에 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기 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전검은 실 전에서 익혀 나갈 수밖에 없다. 다
시 말하자면, 사부가 천하제일의 고 수이든 길바닥의 삼류든 똑같은 스 타트 지점을 가진다는 뜻이다.
‘저 영감이 머리를 제대로 굴렸 군.’
마공을 전수하고 써먹기는 하겠지 만, 절대 자력으로 뭔가를 만들어낼 구실은 주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배교자들에게는 너무나 가혹하 군.”
“배교자에게 가혹한 게 아니다. 적에게 가혹한 것이지. 저들은 감히 마존을 위해하려 한 이들이다. 나는 저들에게 일말의 동정도 가질 이유
가 없다.”
싸늘한 장민의 일갈에 모두가 몸 을 살짝 떨었다.
“모르지. 이 전쟁에서 저들이 마 존을 위해 공을 세운다면 생각이 조 금 달라질지도.”
차갑게 날을 세운 장민을 보고 있으니, 이제 전쟁이 정말 머지않았 다는 게 실감이 난다.
“ 결국••••••
강진호가 상황을 정리했다.
“이제 길어봐야 한 달, 그 안에는 대충 결판이 나겠지. 그러니 다들 서둘러라. 준비하지 못해 졌다는 말
을 지껄이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예, 회주님.”
“알겠습니다, 로드.”
“명심하겠습니다, 마존이시여!”
굳은 얼굴로 대답하는 장로들을 보며 강진호가 담배를 빼 물었다.
‘폭풍전야라……
피 냄새가 난다.
더는 피할 수 없는 피의 냄새가.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고, 머리로 피가 몰린다. 살짝 고개를 혼든 강 진호의 입꼬리가 뒤틀리며 말려 올 라갔다.
다시 전장을 준비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