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23)
마존현세강림기-1625화(1622/2125)
마존현세강림기 66권 (8화)
2장 재회하다 (3)
“어째 기분이 좋아 보이십니다?”
“그래?”
이현수가 출근하는 강진호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뭐지?’
이제는 눈썹의 미세한 각도만으로 도 강진호의 기분을 파악할 수 있는
이현수였다.
강진호학이라는 과목이 있다면 석 박사 과정은 3일 만에 프리패스하고 역사에 남을 명논문을 남길 자신이 있는 이현수였다.
그런 이현수에게도 지금 강진호의 표정은 무척이나 생소했다.
‘기분이 좋으신 건 확실한데……
평소 기분이 좋을 때보다 입꼬리 가 3mm는 더 올라가 있다.
‘ 호오?’
역대급으로 기분이 좋으시다?
이런 상황에?
이현수가 눈을 가늘게 떴다.
“회주님.”
“응?”
“남자라면 그럴 때가 있는 법이지 만, 뒷감당은 좀 생각하시는 게 좋 을 겁니다.”
“••••••응?”
“아, 물론 오해는 하지 마십시오. 제가 회주님께서 그런 일을 할 사람 으로 보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사 람이라면 이성적으로 조금 흔들릴 때는 있는 법이죠.”
강진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뭐라는 거지?’
강진호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
을 하자, 이현수는 다 안다는 얼굴 로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습니다. 어떻게 보면 회주님 은 좀 늦으신 거죠. 그 얼굴이랑 그 재력에 한눈 한 번 안 판다는 게……
“에라이!”
강진호가 이현수를 걷어찼다. 붕 날아 벽에 처박힌 이현수가 오만상 을 찌푸리며 일어났다.
“아닙니까?”
“뭔 헛소리를 하고 있어?”
“기분이 너무 좋아 보이시기 에……. 남자가 그렇게 기분 좋을
일이 여자밖에 더 있습니까?”
“그 말, 이현주 실장이 들으면 정 말 좋아하겠네.”
이현수가 하늘이 무너진 것 같은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그랬죠.”
농담을 갑자기 다큐로 받지 마!
‘아니, 그보다…… ‘그랬죠’는 또 뭐지?’
“지금은 아니라고?”
“회주님.”
“웅.”
“유도 심문하지 마십시오. 저는
묵비권을 지킬 겁니다. 저는 제 의 사를 말하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 다.”
강진호가 고개를 내저으며 자리로 향했다.
“그럼 무슨 일입니까?”
“별것 아냐.”
“흐으으음.”
이현수가 의심스럽다는 둣 강진호 를 바라봤다. 그러자 강진호가 슬쩍 헛기침을 했다.
‘그렇게 기분이 좋아 보이나?’
스스로는 딱히 별다른 걸 느끼지
못하는데, 이현수가 보기에는 아닌 모양이었다.
“뭐, 좋습니다. 회주님도 사생활이 있는 법이니까요. 그럼 어떻게? 집 주변에 감시 인력들 물릴까요?”
“뭐 하러?”
“그럼 CCTV도 그대로 두겠습니 다.”
“……우리 집 주변에 CCTV가 있 어?”
“당연한 것 아닙니까? 경호의 기 본은 정보입니다. 실시간으로 주변 에 누가 오가는지를 파악하지 못하 면 경호의 의미가 없죠. 무인 애들
이 가까이서 지키면 되겠지만, 그럼 사생활 침해가 심해지잖습니까.”
“……몇 대나 있는데?”
“사십 대쯤?”
그게 사생활 침해라는 생각은 해 보지 않았니?
한 번씩 네 머리에 뭐가 들어 있 는지 참 궁금해지는구나.
“철거.”
“안 됩니다.”
이현수가 단호하게 손을 내저었 다.
“이 CCTV들은 회주님을 경호하
기 위해서 설치한 게 아닙니다. 회 주님의 가족 주변에 불순한 무리들 이 접근하는 걸 막기 위해서 설치한 겁니다. 그러니까 철거하라는 말씀 은 하지 마십시오. 이 흉흉한 세상 에 가족분들이 다치기라도 하면 어 쩌실 겁니까?”
말만 들으면 강진호보다 더 강진 호의 가족들을 위해주는 것 같아서 감동적이지만…….
‘이상하게 신뢰가 안 간단 말이 야.’
이래서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나오는 모양이다. 저 입에서 나온 말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고 싶지 않아지니까.
강진호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 될 수 있는 한 사생활 침 해 안 하도록 해줘.”
“네. 그건 걱정 마십……
그 순간, 이현수가 입을 다물었 다.
그 기색을 귀신같이 눈치챈 강진 호가 눈을 가늘게 떴다.
“ 뭐야?”
“아, 아닙니다. 아무것도.”
“말해봐.”
“정말 아닙니다.”
강진호가 살짝 목을 꺾었다.
“말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안 됩니다!”
‘아닙니다’가 아니라 ‘안 됩니다’ 였다.
이현수가 당당하게 어깨를 쫙 펴 며 말했다.
“회주님이 말씀하셨듯이 가족분들 의 프라이버시는 존중되어야 합니 다. 저는 절대 말씀드릴 수 없습니 다. 그게 설사 회주님이라고 하더라 도 말입니다.”
“은영이야?”
“예. 아, 아니! 아닙니다!”
강진호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 다.
그의 입술이 살짝 꿈틀거리고, 눈 가가 짧은 경련을 일으켰다.
강진호학에 정통한 이현수는 그 표정만으로도 다음에 벌어질 일이 뭔지 알 수 있었다.
‘ 패겠네.’
저건 패는 얼굴이네, 저거.
강진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떻게든 우리 가족의 프라이버 시를 지키려고 하는 그 자세는 정말
마음에 든다, 이 실장.”
“••••••예?”
“하지만 한 가지 시험해 보고 싶 은 게 있는데.”
“……뭘요?”
강진호가 살짝 주먹을 움켜쥐었 다.
우드드득.
“혹시 적에게 잡혀서 정보를 취조 당할 때가 올지도 모르잖아. 그때, 네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한 번 확인해 보고 싶은데.”
“그러니까‘
강진호가 하얀 이를 드러낸다.
“절대 말하지 마. 말 안 하면 성 과급도 주지.”
“……뭘 알고 싶으신지 말씀해 주 시면 모르는 것도 어떻게 잘 대답해 보겠습니다.”
판단이 빠른 것이 이현수의 장점 이었다.
“응?”
강진호가 멍한 눈으로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아니, 잠깐만……
강진호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동안 수없는 보고를 받았지만, 강진호가 이리 멍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분명 처음이었다.
“그러니까…… 어? 뭐라고?”
강진호가 현실 부정 단계에 접어 들자, 이현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서 말씀드렸잖습니까, 이건 비밀이라고요.”
“ 아니••••••
비밀이고 자시고가 중요한 게 아 니고…….
“ 누가?”
“강은영 씨요.”
“누구랑?”
“……박유민 씨요.”
강진호의 볼이 파들파들 떨렸다.
‘오! 이건 또 처음 보는 표정인 데?’
나날이 강진호의 표정이 다채로워 진다는 생각을 하며 이현수가 뿌듯 하게 웃었다.
“은영이랑 유민이가 집 앞에서 헤 어지는 게 몇 번이나 찍혔다고?”
“네.”
강진호의 머리가 뜨끈뜨끈하게 달 아올랐다.
“그러니까, 유민이랑?”
“예.”
“은영이가?”
“……회주님, 굳이 같은 말씀을 그리 반복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요 즘은 녹음 기능도 좋으니까 녹음해 서 반복 재생하시죠.”
강진호 스스로도 지금 자신이 한 말을 계속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었 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도 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둘이 왜?”
“허허.”
이현수가 피식피식 웃었다.
“왜라니요, 뭐 그리 빤한 걸 물으 십니까? 청춘 남녀가 같이 다니면 뭐 빤한 거죠.”
강진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사귄다고?”
“에이, 너무 가셨다. 아직 그 정 도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호감이 있는 정도겠죠. 아시다시피 박유민 씨가 그렇게 적극적인 타입 은 아니잖습니까. 영상으로 보면 거 의 강은영 씨가 끌고 다니는 것 같 던……
그 순간, 강진호의 몸에서 어마어 마한 기세가 뿜어졌다.
흠칫한 이현수가 피식 웃고 말았 다.
‘이런 면이 있으셨네.’
나중에 저 양반이 결혼해서 딸이 라도 낳으면 상상도 못할 딸바보가 될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설마 덤 덤해 보이던 여동생에게도 저리 신 경을 썼을 줄이야.
하기야…….
아무리 무덤덤한 오빠라도 여동생 이 남자를 만난다는 사실을 알면 일 단은 찝찝해하는 법이지.
“회주님, 그러지 마십시오. 은영 씨도 이제 어른입니다. 연애 정도는 제 마음대로 하게……
“안 돼!”
강진호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 했다.
“둘이는 안 돼!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거, 그게 막는다고 막아지는 게 아닙니다.”
“절대 안 돼!”
이현수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유민 씨 정도면 그래
도……
강진호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어디 생때같은 내 친구를 은영이 가 넘봐! 안 돼! 절대 안 돼!”
아…….
반대였구나.
어. 반대였네.
강진호가 눈을 부라렸다.
“그게 미쳐서 유민이를 건드리네? 지금 유민이가 해야 할 게 얼마나 많은데! 월드 챔피언십도 한 번 더 따야 하고! 게이머 생활에 커리어를 어떻게 마무리 짓느냐 하는 중요한
순간인데! 어디!”
“……그럼 그거 끝나면 괜찮은 겁 니까?”
“그래도 안 돼!”
저건 답이 없다.
저 양반은 답이 없는 인간이다. 이현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니, 보통은 반대 아닙니까? ‘어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내 동생을 저런 시커먼 놈이 노리느 냐!’고 해야죠.”
“그 시커먼 게 유민이를 노리고 있잖아!”
그냥 둘이 만나십시오. 뭐 어떻습 니까, 요즘 세상에.
최연하가 들었으면 왕복으로 쌍싸 대기를 후려칠 생각을 태연하게 하 는 이현수였다.
“일단 진정하시고.”
씩씩대던 강진호가 자리에 털썩 앉았다. 그러고는 혼이 빠진 얼굴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유민아, 유민아. 이 미친놈아
그 목소리가 너무도 구슬퍼서 순 간 눈물이 맺힐 뻔한 이현수였다.
“여하튼 그렇습니다.”
“……잘못 본 건 아니고?”
“녹화해 드립니까?”
이현수가 어깨를 으쓱했다.
“여기까지는 말씀 안 드리려고 했 는데, 은영 씨가 은근히 집 앞에서 스킨십이라도 하려는 눈치였는데, 박유민 씨가 멋모르고 돌아가더군 요.”
“……진짜 미쳐 가지고.”
강진호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안 되겠다. 일단 유민이를 만나 서 정신 차리라고 해야겠어.”
“회주님, 은영 씨는 회주님 동생 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이러는 거잖아. 나보다 은영이를 더 잘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고!”
“아니까 문제야, 아니까!”
오빠가 여동생에게 가지는 뿌리 깊은 불신이 이상한 방향으로 표출 되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좋은 일 아닙니 까? 친한 친구가 매제가 되는 건 데.”
강진호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안 돼. 유민이가 은영이랑 살면 평생 지옥 본다.”
“내가 있는 지옥에 친구마저 끌어 들일 수 없어.”
정말 눈물 나는 우정이라고 해야 할지. 강진호가 머리를 벅벅 긁었다.
“아니, 대체 뭐가 좋아서 걔랑 만 나겠다는 거야? 머리가 없나?”
“머리는 없어도 눈은 있겠죠. 은 영 씨 정도면 끝내주는 미인 아닙니 까?”
“걔가?”
“회주님, 최연하 씨하고 다니시다 보니까 눈이 좀 마비되신 것 같은 데, 은영 씨 톱 아이돌입니다.”
“그래서, 예뻐?”
이현수가 빙그레 웃었다.
이건 눈의 문제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다. 유전자의 레벨에서 각인되 어 있는 필터다.
“그냥 그렇다고 칩시다.”
“여하튼 제가 당부드리는데, 괜히 별말씀하지 마십시오. 아는 척도 하
지 마시란 말입니다. 연애라는 건 괜히 주변인이 끼어들면 잘될 것도 안 되고, 안 될 것도 잘됩니다.”
“은영 씨 성격이면 회주님이 반대 하는 순간 기를 쓰고 더 만나려고 할 겁니다. 집안 분위기 지옥으로 몰아 넣고 싶지 않으면 ‘내가 장님이다’, ‘내가 벙어리다’ 하고 사십시오.”
강진호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친구야.
왜 그랬니, 인마.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