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24)
마존현세강림기-1626화(1623/2125)
마존현세강림기 66권 (9화)
2장 재회하다 (4)
“다녀왔습니다.”
“오, 오라비! 왔어?”
강은영이 현관으로 쪼르르 달려와 강진호를 반겼다. 하지만 강진호는 별다른 말 없이 빤히 강은영을 바라 보았다.
“왜 꼴아봐?”
“ 왜?”
“아니…… 아니, 아무것도 아니 다.”
“뭐? 왜, 왜? 뭐?”
“아니다.”
강진호가 힘없이 고개를 지었다.
친구야…..
왜 그러니, 친구야…….
살짝 서글픈 마음이 된 강진호가 힘없이 신발을 벗었다.
“다녀왔니?”
“예, 어머니.”
“그래, 오늘은 일찍 왔구나. 요즘 만날 늦게 들어오더니.”
“예. 일이 좀 있어서.”
“그래, 바쁜 건 좋지. 그래도 건 강은 챙겨야 한다.”
강은영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 다.
“그래! 건강 놓치면 다 쓸모없는 거야! 일단 쉴 때는 좀 쉬어야지!”
“너는 그만 좀 쉬어!”
“아, 엄마는 왜 만날 나만 가지고 그래!”
“오늘도 어딜 그렇게 기어 나갔다 와?! 일도 안 하는 게!”
“잠깐 놀러 갔지.”
“놀러 간다는 애가 뭘 그렇게 차 려입고 나가!”
강진호는 보았다.
차려입고 나간다는 말이 나오는 순간, 강은영의 시선이 강진호를 향 해 0.1 초 정도 획 꺾였다가 순식간 에 제자리를 찾는 모습을 말이다.
의심이 확신이 되니, 하늘이 무너 지는 기분이 들었다.
“……씻을게요.”
“밥은 먹었니?”
“……입맛이 없어서.”
“왜 입맛이 없어? 정말 건강이라
도 안 좋은 것 아니니?”
아니요.
마음이 아파요, 엄마.
마음이…….
“쉴게요……
강진호가 터덜터덜 걸어서 방으로 향하자, 백현정이 고개를 갸웃했다.
“쟤가 정말 뭔 일 있나?”
하지만 강은영은 대수롭지 않다는 얼굴이었다.
“냅 둬. 다 큰 남자가 저럴 때도 있는 거지. 언니랑 싸웠겠지, 뭐.”
“쟤가 시}< 사람이니?”
“왜? 오빠도 사람인데.”
“싸우면 맞는 것밖에 못할 텐데, 싸우겠니? 욕을 먹었으면 먹었지.”
“그건 그러네.”
강은영이 방문을 닫는 강진호를 보며 고개를 내저었다.
“여하튼 저러면 안 된다니까. 남 자가 강단이 있어야지!”
“말만 하지 말고, 너도 남자 친구 하나쯤은 만들어보는 건 어떠니?”
“에이, 엄마는. 하하…… 내가 무 슨 남자 친구야, 남자는!”
문밖에서 들려오는 말을 들으며 강진호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을
느꼈다.
‘안 돼.’
이건 뭔가가 잘못됐어.
이 조합은 불건전하다. 아무리 생 각해도 뭔가 좋은 효과가 나올 수 있는 조합이 아니다.
“끄으으응.”
강진호가 침대로 털썩 무너졌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전화를 해볼 까?’
일단 박유민을 만나는 거지.
강은영은 아무리 말을 해도 들어 처먹지를 않을 게 분명하니까. 그래 도 말귀를 알아먹는 박유민을 만나
서 일단은 죽어라고 냅다 패버리면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강진호의 입에서 탄식이 흘러나왔 다.
‘아니, 미친놈이 어쩌자고!’
주변에 여자가…….
‘ 없네.’
전혀 없네.
생각해 보니 박유민의 주변에 존 재하는 여자라고는 보육원의 동생들 과 게임단 기숙사에서 밥해주시는 이모님밖에 없다.
보육원 동생들은 가족이니까…… 실질적으로 따지면 단 한 명의 여자
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내가 잘못했네, 내가!’
최연하를 만나서 연애질을 할 게 아니라 일단은 최연하 주변이라도 뒤져서 박유민부터 연애를 시켰어야 하는 건데.
강제로 소개팅에라도 내보낼걸.
“다 나의 업보구나.”
강진호가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유민아, 아무리 생각해도 저건 (?) 아니다.”
내가 오빠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 유민아.
네가 아닌 남자라면 누구라도 나 는 쌍수를 들어서 환영했을 거다.
총회 애들을 시켜 납치해서라도 일단 결혼부터 시키고 봤겠지. 그런 데 왜 그 남자가 하필 너냐?
침대에 드러누운 강진호가 혼이 빠져나가는 탄식을 했다.
“이러면 나가린데……
아니, 아니지.
벌써부터 포기할 일이 아니지.
사실 연애라는 게 다 그렇지 않 은가. 한때는 죽고 못 살아도 별것 아닌 일로 다시는 안 보는 사이가 되는 게 연애다. 그러니 아직 포기
할 때는 아니었다.
어떻게든 둘을 갈라놓아야 한다!
강진호가 막 다짐을 하던 그때였 다.
우웅!
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
슬쩍 고개를 돌린 강진호가 별생 각 없이 휴대폰을 열어 화면을 보았 다.
최연하 : 뭐 하심?
강진호의 눈이 혼들렸다.
강진호 : 도움!
최연하 : o o?
강진호 : 당장!
최연하 : oo 집 컴 온.
강진호 : 감
휴대폰을 움켜잡은 강진호가 자리 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럴 게 아니다.
역시 이런 일은 가족(?)과 상의해 야지.
그대로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 간 강진호가 거실에 있는 어머니에 게 소리쳤다.
“저 좀 나갔다 올게요!”
“지금 들어왔잖니?”
“금방 옵니다!”
현관으로 뛰어나가는 강진호를 보 며 강은영이 멍하게 중얼거렸다.
“봐, 엄마. 상태 안 좋다니까.”
“……그러네.”
두 사람이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 다.
“그러니까……
최연하의 눈가가 실룩였다.
“박유민 씨랑 은영이가 심상치 않 다, 이 말이에요?”
“네.”
“그걸 이현수 씨가 CCTV로 발견 했다고?”
“네.”
“그럼 일단 다른 걸 접어두고, 이 현수 씨부터 고소해야 하는 것 아니 에요?”
아, 그게 그렇게 되나?
“고려해 보겠습니다.”
아주 강력하게 고려해 보죠.
“흐음, 유민 씨랑 은영이라……
최연하가 눈을 찌푸리고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뭔가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도 같고.”
“……어울려요?”
“네.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건 어쨌거나 서로에게 적당한 역할을 해준다는 거잖아요.”
“그렇죠.”
“열심히 활동하는 은영 씨와 그런 은영 씨를 내조하는 유민 씨 조합이 면 나름 상성이 맞을 것도 같은데.”
“제 친구를 그런 식으로 소모하지 말아주십시오.”
“니들 사귀냐?”
최연하가 도끼눈을 떴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그래도 동 생부터 걱정해야지! 어디, 친구부터 걱정해!”
“걔가 상식이 있는 사람이 아니니 까 그러는 겁니다.”
강진호가 한숨을 푹 내쉬자, 최연 하가 피식 웃었다.
“진호 씨.”
“ 네?”
“이건 그냥 머릿속에서 지워 버려 요.”
“……이걸요?”
“네. 뭐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니
까요.”
최연하가 달관한 듯한 얼굴로 말 했다.
“인연이라는 건 옆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막말로 진호 씨랑 나랑 이렇게 될 줄 어떻게 알 았어요. 안 그래요?”
“그렇죠.”
“두 사람도 마찬가지인 거죠. 사 람이 사람 좋아하는 게 어디 마음대 로 되나. 그리고 그 둘이 사귀는 게 뭐가 잘못된 것도 아니잖아요.”
“끄으으응.”
강진호가 머리를 움켜잡았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헛되도다, 중생아. 그게 다 너의 집착이 니라.”
최연하가 피식 웃었다.
“차라리 잘되길 빌어줘요.”
“네?”
강진호의 눈이 혼들렸다.
“유민이가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걸 지켜보라고요?”
“진호 씨가 처음 나 만날 때 다른 사람들 눈에도 그렇게 보였을걸요?”
어…….
그건 인정합니다.
강진호가 대답을 하지 못하고 우 물쭈물대자 최연하가 웃으며 말했 다.
“그런데 지금은 어때요? 불구덩이 예요?”
“네.”
“뭐, 인마?”
“아, 대답을 잘못했어요. 아니요.”
“이 색••••••
최연하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 다.
아무리 봐도 본심이 나온 것 같 은데?
여하튼.
최연하가 심호홉을 하고 말을 이 어갔다.
“그런 거예요. 사람은 사람을 만 나야 바뀌는 거잖아요. 은영이가 지 금 그렇게 멋대로 구는 것도 사실은 자기를 바꿔야 할 만큼 마음에 들고 싶은 사람이 없어서 그런 걸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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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내가 그런 것처럼 은영이도 좋아 하는 사람이 생기면 바뀔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까 믿고 그냥 내버려 두세요. 혹시 알아요, 덕분에 은영이 는 성격이 나아지고, 유민 씨는 가
족이 될지?”
가족?
강진호가 머릿속에서 상상했다. 그의 매제가 된 박유민이라…….
“그건 그거대로 싫은데.”
“……내 남자가 어쩌다 이렇게 불 만이 많은 사람이 되어버렸나. 옛날 에는 안 이랬는데.”
“그게 뭐랄까, 어……
강진호가 머리를 살짝 긁었다.
“딱히 그런 관계가 싫다는 게 아 니라 지금의 관계가 바뀔까 봐 걱정 되는 거죠. 저는 유민이와는 지금이 가장 좋으니까.”
“변하지 않는 관계 같은 건 없어 요.”
최연하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좋아 죽고 못 살던 연인도 헤어 지는 순간이 오고, 평생 갈 것 같던 친구도 어느 순간에는 소원해지는 게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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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사람들이 결혼을 하는 거예요. 내 마음이 조금 변하고 식 어도 끝나지 않을 관계를 원하니까. 이번 일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유민 씨가 가족이 되면 멀어질 일은 없는 거잖아.”
“복잡하네요.”
강진호가 소파에 등을 기댔다.
그러자 최연하가 손을 뻗어 강진 호의 이마를 짚었다.
“뜨끈뜨끈한 걸 보니 정말 고민되 나 보네. 진호 씨, 귀엽게 왜 이러 실까?”
“자, 이제 깔끔하게 잊어요. 혹시 알아요, 곧 예식장에 가야 할 수도 있죠.”
아, 싫다. 진짜 싫다.
강진호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럼 나도 서둘러야겠네.”
“ 뭘요?”
“동생이 시집가기 전에 오빠가 먼 저 장가를 가야죠. 그게 기본이니 까.”
“•…”응?”
말이 왜 그렇게 되지?
“흐음, 지금은 미국에서 촬영하느 라 시간이 부족하니까…… 촬영 끝 나고 개봉까지 보려면 내년은 되어 야 하거든요? 대충 그 뒤로 생각하 고 있을게요.”
“ 뭘요?”
“뭐긴 뭐야, 알면서.”
최연하가 씨익 웃었다.
그 표정을 본 강진호가 몸을 살 짝 뒤로 뺐다.
“어허! 어디 엉덩이를 빼고 그래, 건방지게.”
“이리 와봐요, 이리. 요즘은 혼수 로 해 가는 게 따로 있다는데.”
“……왜, 왜 이러세요?”
“어허, 가만히 좀 있어보라니까.”
얼굴이 살짝 하얗게 뜬 강진호가 연신 엉덩이를 뒤로 뼀지만, 최연하 는 짙은 미소를 지으며 강진호를 살
짝살짝 끌어당겼다.
“누나가 다 알아서 할게.”
“뭘 알아서 해!”
“괜찮아, 괜찮아. 어머니도 좋아하 실 거야.”
“뭘 좋아하냐고!”
“어허, 가만히 있으라니까.”
강진호가 막 비명을 지르려던 그 때였다.
우웅.
강진호의 휴대폰이 짧게 울렸다.
강진호가 구세주를 만났다는 듯 휴대폰을 낚아채고는 바로 액정을 열었다.
“아, 일이 생겼……
그 순간, 강진호가 살짝 움찔했 다.
‘응?’
휴대폰의 액정을 끄고 주머니에 쑤셔 넣은 강진호가 최연하를 돌아 봤다.
“그래서요?”
최연하가 강진호를 빤히 바라봤 다.
“줘봐요.”
“네?”
“휴대폰 줘보라고.”
강진호의 눈가가 순간 흔들렸다.
“휴대폰요? 왜?”
“알았으니 줘보라고.”
강진호가 슬그머니 휴대폰을 꺼냈 다. 그러자 최연하가 먹이를 노리는 독수리처럼 강진호의 휴대폰을 낚아 챘다.
그러고는 한 손으로 자신의 폰인 양 패턴을 풀어버렸다.
‘아, 저걸 아네.’
언제 알았지?
휴대폰을 연 최연하가 지체 없이 톡을 열고는 최상단의 대화창을 열
었다.
꼬맹이 : 오빠, 우리 언제 볼까? 나는 시간 아무 때나 괜찮아! 오빠 괜찮은 시간 말해주면 내가 맞춰볼 게”’
휴대폰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최연하가 천천히 고개를 강진호 쪽 으로 돌렸다.
그 순간, 강진호는 보았다.
먼 과거.
그가 죽은 십만대산의 광경을.
“꼬맹이?”
“ 누구?”
“아, 그게……
최연하가 휴대폰을 내렸다. 그러고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한 번 들어보죠, 이 꼬.맹.이가 대체 누군지.”
강진호가 눈을 질끈 감았다.
‘살려줘.’
지옥이 펼쳐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