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49)
마존현세강림기-1651화(1648/2125)
마존현세강림기 67권 (8화)
2장 돌입하다 (3)
‘불합리하다.’
이현수의 입이 불쑥 튀어 나왔다.
“주둥아리.”
입을 다시 슬며시 집어넣은 이현 수가 떨떠름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강진호를 돌아보았다.
“회주님.”
“안 돼.”
“아니, 그게 아니고…… 회주님.”
“안 돼.”
말이나 들어보고 안 된다고 해라, 이 사람아!
“아니, 제가 가기 싫어서 이러는 게 아니고……
“ 맞잖아.”
“맞죠. 물론 맞죠. 맞긴 한데, 이 유가 그게 전부는 아니고!”
이현수가 재빨리 입술을 핥았다.
“전에도 비슷한 말씀을 드린 적이
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제가 방 해가 된다니까요. 총회가 중국으로 쳐들어가는 상황이면 회주님이 아무 리 말리셔도 제가 갈 겁니다. 어떻 게든 간다니까요? 그런데 이건 소수 정예 아닙니까.”
“그렇지.”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현 수를 가리켰다.
“소수 정예.”
“•…”썩을.”
“웅?”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현수가 눈가를 홈쳤다.
아…….
믿음과 신뢰가 이토록 사람을 괴 롭히는 경우가 있다니.
이래서 세상일이란 알 수 없는 법이다.
이현수가 눈물을 머금고 주변을 돌아보았다.
‘왜 아직 아무도 안 오지?’
미군 주둔지 안에 있는 비행장이 지만, 야간이라 그런지 주변이 황량 하게만 느껴졌다.
“어이, 이 실장.”
방진훈의 목소리에 이현수가 고개 를 홱 돌렸다.
“왜 그러십니까?”
“지금 뭐가 잘 돌아가고 있는 건 맞아? 어떻게 미군 기지에 들어와 있는데 개미 새끼 한 마리 안 보일 수가 있지?”
이현수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극 비 작전이니까요. 그리고 저들 입장 에서도 갑자기 야간에 전투기를 이 륙시키는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거야 대충 둘러대면 되지 않 아?”
“……저희가 매달려 가는데도요?”
방진훈이 할 말을 잃었는지 떨떠 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위긴스가 빙 그레 웃었다.
“무인도 아닌 평범한 군인에게는 보여줄 수 있을 만한 광경이 아니지 요.”
“끄응.”
앓는 소리를 내는 방진훈을 보며 위긴스가 살짝 주먹을 쥐었다 폈다. 그러자 의수가 끼릭, 소리를 내며 물결치듯 부드럽게 움직인다.
‘중국이라……
표정이야 최대한 부드럽게 유지하 려 노력 중이지만, 사실 위긴스는 지금 과도하게 긴장하고 있었다. 저 창왕계가 개 떼처럼 깔려 있을 곳으 로 이 소수가 진입한다는 건 목숨이 열 개라도 부족할 일이었다.
“후……
낮게 숨을 뿜어낸 위긴스가 고개 를 번쩍 들었다.
“……격납고에 있는 전투기를 꺼 내는 게 아니었나?”
“미군 기지에서 출발했다는 정보 가 들어가면 문제가 심각해질 겁니 다. 그러니 다른 곳에서 전투기를
불러오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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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
이현수의 말에 위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여기에 있는 전투기를 뼤 내나 항모나 일본에 있는 전투기를 불러오나 별 차이는 없을 테지만, 그 미묘한 차이로 갈리는 게 정치니 까.
아마도 부담을 최소화하고 싶었겠 지.
대충 납득한 위긴스가 고개를 들 어 활주로 위로 착륙하는 전투기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 실장.”
“예.”
“……미국에 저런 전투기가 있었 나?”
“예?”
이현수가 눈을 가늘게 뜨고 활주 로에 착륙하는 비행기를 바라보았 다.
“어……
저거?
아무리 봐도 미국 전투기는 아닌 것 같은데?
이현수가 당황한 얼굴로 휴대폰을 켰다. 비슷한 형태의 전투기를 찾아
보려는 것이다.
그때, 누군가가 그들을 향해 걸어 오며 소리치듯 말했다.
“놀랄 것 없습니다. 미군기가 아 니니까요.”
“음?”
모두의 고개가 그쪽으로 돌아갔 다.
“아, 차관님!”
이현수가 먼저 고개를 숙이자, 그 들을 향해 걸어온 레이놀드가 강진 호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다시 뵙습니다, 회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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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호가 레이놀드의 손을 맞잡고 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미군기가 아니라는 말 은?”
“러시아 전투기입니다.”
“••••••네?”
“러시아 전투기요.”
러시아라고?
강진호가 황당함이 담긴 눈으로 레이놀드를 보고는 다시 이현수에게 로 고개를 돌렸다.
지금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느냐 는 의미였다.
그 반웅을 보고 강진호의 마음을 짐작한 레이놀드가 쓴웃음을 머금으 며 입을 열었다.
“상부에서 회의와 회의를 거듭한 결과, 지금 이 상황에서 중국의 항 공으로 미국적 전투기를 투입하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판단을 내 렸습니다.”
“……그렇긴 하죠.”
지금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최악 중의 최악이니까.
서로 부담이 되어 공격을 하지 않는 것뿐이지, 당장 칼이 날아가고, 미사일이 발사되어도 딱히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런 와증에 적국의 항공에 전투 기를 밀어 넣는다는 건 거의 선전포 고와 다름없는 일일 테니까.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이현수도 결코 고려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그런데 러시아라고요?”
“예, 그렇습니다.”
레이놀드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중국의 하늘로 밀고 들어갔다 유 유히 빠져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국 가를 찾아보면 러시아밖에 남지 않 으니까요.”
이현수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타국의 영역을 전투기로 슬쩍슬쩍 찔러보는 건 러시아의 취미이자 특 기다.
한국,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도 심심찮게 당하는 일이었다.
“정말 적절하긴 한데……
이현수가 헛웃음을 흘렸다.
“그런데 러시아가 여기에 동의를 해준다는 말입니까? 러시아와 미국 은 적국 아니었습니까? 아니면 최근 러시아와 미국이 급속도로 가까워졌 다는 그 뉴스가 진짜입니까?”
이현수가 질문을 쏟아내자, 레이
놀드가 어깨를 으쓱했다.
“저는 그런 건 잘 모릅니다. 다 만, 하나는 알지요.”
“그게 뭡니까?”
“세상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는 법입니다.”
오 Q.99
M..•
레이놀드가 살짝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물론 충분한 보상이 있기는 하겠 지만, 그 보상이 없다고 해도 러시 아가 이 일을 거부할 이유가 없습니 다. 중국의 무인계가 통일되면 실질 적으로 위협을 받는 쪽은 미국이 아
니라 러시아니까요.”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인계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 계산에서 빼놓기는 하지만, 러시아 역시 동아시아의 세력 판도에 영향 을 끼치는 국가다. 중국이 강성해지 면 강성해질수록 피해를 입을 게 자 명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현수가 미묘한 얼굴로 착륙을 마친 러시아의 전투기를 바라봤다.
“……기분이 좀 이상한데.”
한국에 있는 미군 기지에서 러시 아의 전투기를 타고 중국으로 간다
니.
‘아이러니 하군.’
이현수가 새삼스러운 얼굴로 전투 기를 바라보았다.
“상황이 좀 꼬인 것 같기는 하지 만, 지금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지. 1초를 다투는 상황 아니던가.”
위긴스의 말에 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정말 매달려 가실 겁니 까?”
“중간에 내려줄 방법은 있고요?”
“……방법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 만, 아무래도 부담이 되는 건 사실
이죠.”
“그럼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습 니까?”
이현수의 말에 레이놀드가 고개를 내젓고 말았다.
‘확실히 정상은 아니야.’
무인이라는 족속들이 반쯤 정신이 나간 인간들이라는 건 이미 알고 있 는 사실이지만, 이건 그 수준을 넘 어섰다.
여기서부터 이들이 목적지로 삼는 중국의 장자커우까지는 직선거리로 도 1,000km가 넘는다. 하지만 최단 거리로 뚫을 경우, 북경의 위를 지
나야 하기 때문에 이 루트는 도저히 쓸 수가 없다.
결국 안전을 위해서는 러시아로 돌아가 몽고의 상공을 경유하여 장 자커우까지 가야 하는데, 그렇게 되 면 까딱하다가는 4,000km에 달하는 거리를 비행해야 한다.
‘그 거리를 전투기에 매달려 가겠 다고?’
이들이 아닌 다른 이들이었다면 언급하는 것만으로 정신병원 직행 앰뷸런스를 불러야 할 발언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레이놀드가 정말 떨떠름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이 전투기들을 이곳으로 가져오 는 것도 정말 난해한 일이었습니다. 상부의 허가를 받아 러시아와 조율 하고, 한국에 협조를 구하는 동시에 몽골과 협의를 해야 했죠.”
“……고생하셨네요.”
“그걸 다 감수하고 묻는 겁니다 만, 진짜 괜찮겠습니까?”
“저분들은 괜찮습니다.”
“저분들은?”
“안 괜찮은 건 저죠.”
레이놀드가 무척이나 안타까운 얼
굴로 이현수를 바라봤다.
“설마…… 같이 가십니까?”
“저런.”
이현수가 눈을 질끈 감았다.
거봐!
다른 사람들도 다 걱정하잖습니 까!
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들아!
“제가 생각해도 이건 말이 안 되
“시간 끌지 말고 준비해!”
“눼
이현수가 투덜대면서도 한쪽에 마
련해 놓은 와이어로프를 끌고 왔다.
“동체 쪽에 걸 수 있는 곳이 있을 겁니다.”
“비행기 위에 매달려 가는 게 아 니었나?”
“전투기는 섬세한 물건입니다. 괜 히 기류에 영향을 주고 싶지 않으니 까요.”
“……사람의 몸도 섬세하다는 생 각은 안 해보나? 우는소리는 하면서 착실하게 몸을 갈아 넣는군.”
“제가 갈 줄 몰랐으니까요.”
“……아마 넌 지옥에 떨어질 거
야.”
“사부님은 아닐 것 같습니까?” 악담을 내뱉은 이현수가 한숨을 쉬며 와이어로프를 비행기 아래쪽에 감았다.
10톤이 넘는 무게를 버티는 와이 어로프인 만큼 사람 하나 무게 때문 에 끊어질 일은 없다. 그럼에도 본 인이 매달려 간다고 생각하자 불안 이 가시지 않는 이현수였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양을 바라보 던 레이놀드가 무전기를 들고 뭔가 말을 나눴다.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 조종석에 있는 러시아 놈들
이 말을 전달해 온 것뿐입니다.”
“……뭐랍니까?”
“그대로, 아니면 순화해서?”
“……순화해서.”
“미친 또라이 놈들이 뒈지려면 곱 게 뒈질 것이지……
“그만.”
이현수가 깔끔하게 레이놀드의 말 을 끊었다. 뒤에 이어질 말은 듣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노파심에 말하는 건데, 줄 길이 를 잘 조절하는 게 좋을 겁니다. 어 설프게 길게 늘렸다가 제트엔진의 후방으로 빨려 들어가기라도 하면
아주 노릇노릇해질 테니까요.”
“……충고 감사합니다.”
빌어먹게도 감사합니다.
와이어로프를 몸에 친친 감은 이 현수가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푹 내 쉬었다.
“회주님, 이거……
“난 됐어.”
“네?”
강진호가 심드렁하게 걸어와 이현 수를 묶은 와이어로프를 손으로 잡 았다.
“놓칠 일은 없을 테니까.”
네에, 네에.
마음대로 하십시오.
이현수가 떨리는 눈으로 주변을 돌아봤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고, 확인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지만, 지금은 위긴스의 말대로 1초라도 아 껴야 한다.
“빌어먹을, 될 대로 되라지!”
뒤쪽의 이사들이 준비를 마치는 모습을 본 이현수가 이를 악물고 소 리 쳤다.
“먼저 출발합니다!”
“……이 실장.”
“예‘?”
방진훈의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 다.
“걱정하지 마. 팔 하나만 남아도 장례는 치러줄 테니까.”
“……그냥 뒈지십쇼.”
낄낄대며 웃는 방진훈의 웃음소리 가 오늘따라 더 열 받는다.
“차관님, 출발시켜 주십쇼! 목적 지 상공에 도착하면 신호 주는 거 잊지 말라고 해주시고요.”
“알겠습니다. 그럼!”
레이놀드가 말을 끝내자마자 혼비 백산하듯 뒤쪽으로 물러났다. 그러
고는 무전기를 들고 뭐라 뭐라 외치 기 시작했다.
“이건 미친 짓이야. 이건 진짜 미 친 짓이야.”
낮게 중얼거리는 이현수를 보며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그런데……
“네‘?”
“담배는 피울 수 있나 모르겠네.”
“지금 그게 걱정…… 으아아아아 아아아아! 빌어 먹으으으으을!”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투기가 급가속을 시작했다. 영화에서 볼 때 는 느긋하게 솟아오르더니, 전투기
에 매달려 가는 입장이 되니 속도감 이 말로 못할 지경이다.
강진호가 이현수를 한 손으로 들어 올리고는 쏘아져 나가는 전투기와 보 조를 맞춰 달렸다. 이내 전투기가 허 공으로 부응 떠오르자, 줄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그들을 허공으로 이끌었다.
“특등석이 따로 없군.”
“지옥으로 가는 특등석이겠죠!”
“아직 입은 살았는데?”
걱정 마십쇼.
곧 입도 뒈질 테니까!
이현수와 강진호를 매단 전투기가 가공할 속도로 날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