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52)
마존현세강림기-1654화(1651/2125)
마존현세강림기 67권 (11화)
3장 전진하다 ⑴
쉬웨이의 눈에 어찌할 수 없는 경악이 어렸다.
‘이게 대체 뭐냐?’
그가 맡은 임무는 간단했다.
상공을 통해 강하한 적을 발견하 고 처단하는 것.
그게 안 된다면 장자커우로 가는
것만이라도 차단하는 것.
처음 이 임무를 들었을 때, 쉬웨 이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상공으로부터 강하하는 인 원이 열을 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 을 때는 웃어버렸다.
‘창왕께서도 실수를 할 때가 있으 시군.’
이 많은 인원을 단 열 명을 막기 위해 투입한다니.
물론 비행기를 통해 중국 땅 한 가운데로 떨어진다는 발상을 한 이 들은 대단하지만, 그건 기름을 지고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이었다.
홍왕계의 정예들이 홍왕을 구출하 기 위해 결사대를 구성했다면 이야 기가 조금 다르겠지만, 지금 홍왕계 에는 그럴 여유가 없다. 흑왕이 움 직이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이 포 위망을 뚫어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쉬웨이는 이 임무의 성 공을 100% 확신했다.
하지만 지금 쉬웨이는 전혀 생각 도 하지 못한 현실을 마주해야 했 다.
세상에 홍왕계나 흑왕계에 비견될 수 있는 이들이 또 하나 존재한다는
것을 말이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
마치 폭탄이 터지는 것과 같은 굉음과 함께 나무와 인간이 한 무더 기가 되어 쓸려 나간다.
“……히, 히익!”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불도저로 밀어버린 숲이 이런 모 습일까?
가까스로 날아드는 권격을 피해낸 이들이 말 그대로 파괴되어 버린 숲 과 인간을 보며 몸을 떨었다.
‘어, 어떻게……
이들 중 몇은 이미 홍왕의 활약
을 눈으로 지켜본 이들이다.
그러니 딱히 놀랄 것은 없다. 인 간이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다는 걸 강제적으로 이해한 뒤니까.
하지만 이건 느낌이 달랐다.
홍왕의 힘이 하늘에서 내려온 천 신이 인간을 정벌하는 것 같은 비현 실감을 주었다면, 지금 그들의 앞에 펼쳐지는 힘은 너무도 생생하여 소 름이 돋을 정도였다.
더구나…….
쿵! 쿵! 쿵!
한 발을 뗄 때마다 땅이 울린다.
희뿌옇게 피어난 홁먼지 사이로
도무지 사람의 그것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거대한 육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 쓰레기 같은 놈들이.”
결코 큰 목소리가 아니다.
오히려 낮게 깔리는 작은 목소리 에 가까웠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더없이 웅혼하게 울리며 그의 앞을 막아선 이들의 귀를 묵직하게 파고 들었다.
“아•••••• 아아••••••
무인이 된 이후로 느껴본 적 없 는 감정.
인간이 바로 앞에서 거대한 짐숭
을 만났을 때 느끼는, 그 절망감과 무력감.
무위가 아닌, 순수한 육체적인 힘 에서 상대에게 짓눌린다는 감각을 창왕계의 무인들은 지금 이 순간 다 시 떠올리고 있었다.
괴이한 일이다.
저만한 덩치가 눈앞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현실감이 없어야 하는 데, 오히려 털 끝 하나하나까지 모 두 저자의 존재감을 확연히 느끼고 있었다.
우드드득.
거인이 한 손을 말아 쥐었다.
“감히 누구의 앞을 막는 거냐, 이 창왕계의 버러지들!”
콰아아아아앙!
다시 한 번 권격이 펼쳐지며 울 창한 숲에 커다란 길이 열렸다. 물 론 그곳에 서 있던 이들과 그곳을 메우고 있던 나무들이 어찌 되었을 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 다.
바토르가 눈에서 귀화를 내뿜으며 자신이 만들어낸 장관을 바라보았 다.
“나를 막겠다고? 창왕이 직접 오 지 않는 이상 꿈같은 이야기겠지.”
전신을 붉게 물들인 바토르가 포 효했다.
그 위압감이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는 창왕계의 무인들을 사정 없이 짓눌렀다.
“쯧쯧쯧, 미련해 가지고는.”
거대하기 짝이 없는 바토르의 육 체 옆으로 작은 형체가 나타났다. 냉정하게 본다면 결코 작은 몸이 아 니지만, 바토르의 바로 옆에 세워두 니 아이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렇게 힘을 빼면 결정적일 때 활약하지 못하는 법이지. 나무는 뭐 하러 날려 대느냐, 미련 곰탱이 같
은 놈.”
“뭐?”
“중요한 건 효율이지.”
장민이 이를 드러냈다.
기이이이잉!
그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온 조강 이 길게 자라나더니, 어정쩡한 거리 를 유지하고 있던 창왕계의 무인들 을 말 그대로 반으로 갈라 버렸다.
촤아아아아악!
갈라진 몸에서 뿜어진 피가 사방 으로 비산한다. 순식간에 지옥도를 만들어낸 장민이 섬뜩하기 짝이 없 는 눈빛으로 싸늘하게 일갈했다.
“감히 마존의 앞길을 막는 놈들, 내 손으로 고깃덩어리로 만들어주 지!”
장민이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으 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갔다.
“영감, 내 먹이에 손대지 마라!”
“쯧쯧, 제가 짐승인지는 아는구나. 먹이나 찾아대는 걸 보니.”
“뭐‘?”
“이제는 사람 말도 못 알아듣느 냐?”
바토르가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같은 눈빛으로 장민을 노려보았다.
“힘을 빼는 게 별로라는 건 인정
합니다만……
위긴스가 양손을 펼쳐 허공에 거 대한 마법진을 만들어냈다.
마법진이 흰색으로 빛나며 사방을 밝힌다 싶더니, 이내 사방에서 돌풍 이 밀어닥쳤다.
“뭐, 뭐야?”
“뭔 짓을 한 거야?”
창왕계의 무인들이 당황하여 소리 쳤지만, 이미 반웅하기는 늦은 뒤였 다.
콰아아아아아아!
위긴스의 앞쪽에서 거대한 소용돌 이가 만들어지더니, 주변에 있는 무
인들을 모조리 빨아들이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악!”
“사, 살려줘! 으아아아아아아!”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가는 이들이 비명을 내질렀지만, 바람은 그저 무 심하게 그들을 끌어당겼다.
서로 맞부딪치고 처박히며 회전한 이들이 하늘 높은 곳까지 솟아올랐 다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쿵! 쿵! 쿵! 쿵!
순식간에 수십이 넘는 무인들이 바닥에 처박혀 경련했다.
그 괴이한 광경을 만들어낸 위긴
스가 담담하기 짝에 없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지금은 조금 소란스럽더라도 진 격 속도를 높이는 쪽이 좋을 것 같 습니다. 느긋하게 갈 수는 없으니까 요.”
“크홈.”
“흐음.”
장민과 바토르가 살짝 고개를 끄 덕였다. 전투에 취해 임무를 잊으면 안 되겠지.
그리고 그때였다.
“으아아아아아! 죽어라, 괴물들 아!”
눈치를 보던 창왕계의 무인 십여 명이 두 눈에 핏발을 세운 채 바토 르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나…….
유쯔 하
오、•
그들의 무기가 바토르에게 채 닿 기도 전에 그들의 사이로 희뿌연 그 림자가 끼어들었다.
퍼퍼퍼퍼펑!
가죽 북이 터지는 것 같은 소리 와 함께 달려들던 이들이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튕겨 나갔다.
“거, 빨리빨리 좀 갑시다. 앞에서 중장비가 일을 해줘야 잡부도 일을
할 것 아닙니까?”
위긴스가 황당하다는 눈으로 방진 훈을 바라보았다.
“……창왕계의 무인 열 명을 한순 간에 묵사발을 내놓고도 잡부라는 말이 입에서 나오나?”
“앞에 있는 인간들이 다 불도저에 덤프트럭 같은 양반들인데, 별수 있 습니까? 기름칠이나 해야지.”
방진훈이 투덜거리며 주변을 쏘아 보았다.
바토르와 장민의 위용에 눌린 창 왕계의 무인들이 감히 달려들 생각
을 하지 못한 채 멈칫거리고 있었 다.
“그 창왕인가 하는 놈도 머리가 좋다고 하던데, 왜 이리 멍청한 짓 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이런 잡것들 을 아무리 때려 박아도 우릴 막을 수 없다는 걸 알 텐데. 제대로 된 애들을 보내야 시간이라도 끌지.”
위긴스가 고소를 머금고 말았다.
‘본인은 모른다더니.’
지금 그가 날려 버린 이들이 창 왕계의 정예들이다.
방진훈은 그동안 정말 말이 되지 않을 만큼 강해졌다. 하지만 아이러
니하게도 그 사실을 제대로 실감하 지 못하는 이도 오히려 방진훈이었 다.
주변에 보이는 이들이 강진호나 바토르 같은 이들이니 강함의 척도 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것이야 이해하겠지만, 그렇다 해도 자신의 수준에 대한 자각은 있어야 하지 않 겠는가.
‘뭐, 굳이 내가 말할 필요는 없겠 지.’
가볍게 어깨를 으쓱인 위긴스가 슬쩍 턱짓을 했다.
“이게 2진인 모양이니, 얼른 뚫어
내고 이동하십시다. 로드께서 재촉 하시겠습니다.”
“흠, 1분 내로 전멸시켜 주지.”
“나는 30초면 충분하다.”
“허세부리지 마라, 영감!”
“내가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니라 네가 약한 거겠지.”
“이 인간이 진짜?”
투닥거리던 바토르와 장민이 서로 의 말을 증명하겠다는 듯 앞으로 뛰 쳐나갔다. 위긴스가 쓴웃음을 지으 며 그 뒤를 따르고, 방진훈이 고개 를 내저으며 쫄래쫄래 따라붙는다.
그리고 그 모든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던 강진호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회주님.”
“아까 기세 좋게 마기를 뿜어내시 던데, 뭐 안 하십니까?”
강진호가 낮게 헛기침을 했다.
그러고는 앞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참상(?)을 바라봤다. 인간 불도저처 럼 걸리는 건 모조리 묵사발로 만들 어 버리는 바토르와 인간 절단기처 럼 걸리는 건 모조리 잘라 버리는 장민.
그리고 중간중간 마법으로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위긴스와 그런 위긴 스를 호위하듯 접근하는 이들을 모 조리 튕겨내 버리는 방진훈까지.
“할 게 없는데?”
“……그렇죠?”
이현수가 살짝 얼떨떨한 눈을 했 다.
‘우리 이사님들이 이렇게 셌나?’ 물론 강하지. 물론 강하겠지.
저 중에 가장 무위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는 방진훈조차도 생각해 보 면 대한민국 최고의 무인인 것은 당 연하고, 어쩌면 역대 최강을 다툴지
도 모른다.
고려 시대까지 올라가면 또 모르지 만, 광복 이후로 방진훈의 수준을 넘 는 무인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대한민국 수립 이후 최강의 무인 자리를 양분한 이중걸과 김석일도 지금의 방진훈 손에 걸리면 어떻게 해야 곱게 죽을까를 고민해야 할 판 이니까.
원탁의 나이트였던 위긴스나 마교 의 장로인 장민, 그리고 몽골 최강 의 무인인 바토르는 굳이 말해봐야 입만 아픈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감안하고서
라도 지금 저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상식에서 벗어났다.
“생각해 보면 저게 당연한 것 같 기도 하고……
원래 강하던 이들이다. 저들이 총 회에 합류할 시점에도 저들을 무시 할 수 있는 이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 이들이 강진호의 발아래서 미친 듯이 수련에 박차를 가하고 새 로운 무학을 전수받기까지 했으니, 지금은 또 얼마나 강해졌겠는가.
“영가아아아아암! 내 먹이에 손대 지 마라!”
“닥쳐라, 이 미련한 놈아! 느려 터져서는!”
아, 물론 인성은 내다 버린 것 같 지만.
“속도가 지금……
이현수가 다리에 힘을 주며 더욱 속도를 높였다.
뒤에서 그저 따라가기만 하는데 싸우면서 전진하는 이들을 따라잡기 가 벅찰 정도였다.
‘이사급으로만 한정하면 정말 우 리가 삼왕계보다 센 것 아닐까?’
물론 다른 삼왕계에도 아직 드러 나지 않은 고수들이 많겠지만, 저
신위를 보고 있으려니 그리 믿고 싶 어질 정도였다. 삼왕이 아닌 다른 무인들이 저들을 막을 수 있을 거라 는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말 그대로 파죽…….
“죽어라아아아아아아!”
“ 헐?”
땅을 갈아엎어 버리는 불도저도 바닥의 잡초 하나하나를 모두 제거 할 수는 없는 법.
이사들의 공격권에서 벗어나 숨을 죽이고 있던 창왕계의 무인 하나가 이 현수를 향해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다.
“ 회주……
쾅!
“아, 미안합니다. 그럼.”
어느새 뒤로 날아 달려들던 무인 을 걷어차 버린 방진훈이 어깨를 으 쓱하고는 앞으로 달려 나갔다.
주먹을 반쯤 말아 쥔 강진호가 슬그머니 손을 풀고는 이현수를 돌 아봤다.
“진짜 할 게 없는데?”
“……그러게요.”
날뛰는 넷과 하릴없는 둘이 가공 할 속도로 장자커우를 향해 나아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