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56)
마존현세강림기-1658화(1655/2125)
마존현세강림기 67권 (15화)
3장 전진하다 (5)
건물이 통째로 무너져 내렸다.
영화에서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 광경을 실제로 눈앞에서 보는 감 상은 생각만큼 다이내믹하지 않았 다.
‘이래도 되는 걸까?’
정말 이래도 괜찮은 걸까?
이현수는 현실감을 잃어가기 시작 했다.
아, 물론 이게 영화라면 즐거운 광경이겠지. 스케일도 크고, 내가 뒷 감당을 할 필요도 없으니까.
하지만 그게 영화가 아니라면 현 실은 생각보다 끔찍해진다.
“정말 사람 없는 거죠?”
“그렇다니까!”
“아니, 이 미친놈들이.”
건물에 달린 간판들은 모조리 불 이 켜져 있다. 하지만 장자커우 안 어디에도 사람의 혼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어느 쪽 스케일에 놀라야 하는 거야?’
일권으로 건물을 날려 버리는 바 토르에 감탄을 해야 할지, 이 큰 도 시에 존재하는 사람을 모조리 다른 곳으로 옮겨 버린 창왕계의 능력에 감탄을 해야 할지.
아무리 중국이 한국과는 다르게 당의 명령을 이용한다면 주민을 대 피시키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닌 나라 라고는 해도 이건 스케일이 너무 과 도했다.
그래서 신난 것은 바토르뿐이었 다.
“오오오오오오!”
바토르의 권에서 뿜어져 나온 권 강이 소용돌이처럼 회전하며 앞으로 뻗어 나간다. 달려들던 창왕계의 무 인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며 그런 바 토르의 권을 흘려냈다.
“피해?”
바토르의 눈에 흉성이 어렸다.
마기를 있는 대로 끌어 올린 그 가 전방으로 권력을 소나기처럼 퍼 부었다.
“헉!”
“미친!”
달려들던 창왕의 정예들이 그 광
경을 보고는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 났다. 하지만 계곡물이 불어나는 것 을 눈으로 보면 이미 피하기는 그른 것처럼 그들 역시 그 권력의 소나기 를 피해낼 도리가 없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 !
권력의 물결이 눈앞에 보이는 모 든 것을 말 그대로 ‘정화’했다. 그와 동시에 반쯤 박살이 나버린 건물들 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콰르르르르룽!
과한 소음과 함께 흙먼지가 구름 처럼 피어올랐다.
“적당히 해라, 이 곰 같은 놈아!
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다.”
“크크크큭, 영감이 그런 것도 신 경을 썼나? 더러운 마인 주제에?”
“너도 마인이다.”
“……그렇지, 그랬지.”
바토르가 조금 시무룩해진 것 같 지만, 장민은 그런 바토르에게는 눈 길도 주지 않았다.
‘생각보다 저항이 많지 않아.’
고작 이 정도 전력으로 흥왕을 묶어내려 했다고?
그건 어려운 일이다.
예상 이상으로 홍왕의 부상이 커 서 이 정도로 충분할 수도 있다. 하
지만 아무리 나약해져 있다 해도 홍 왕은 홍왕. 창왕의 담이 아무리 크 다고 해도 이런 데서 효율을 추구할 수는 없다.
막말로 이 정도의 병력으로 홍왕 을 잡겠다고 나섰다면, 남은 창왕계 의 무인들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 가.
장민이 고개를 슬쩍 돌려 강진호 를 바라봤다.
“……마존이시여.”
“알고 있다.”
하지만 강진호는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다는 둣 가볍게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타다닥.
강진호의 담배 끝이 소음을 내며 타들어 갔다.
“아주 재밌는 짓을 하려는 모양이 군.”
“……그 재미있는 짓이 저들만 재 미있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요.”
이현수는 여전히 불안을 떨치지 못한 얼굴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지금이라도 뭔가 마구 밀고 들어 올 것 같은 느낌이 가시질 않는다. 아니, 이건 느낌이라고 할 수도 없 다. 분명 그렇게 되겠지.
문제는 저놈들이 노리는 타이밍이 대체 뭔가인데…….
“이 새끼는 왜 연락이 안 되냐 고!”
참다 못한 이현수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아니, 씹다 버린 단무지 같은 새 끼가, 구해 달라고 연락을 했으면 적어도 얼굴이라도 내밀어야 할 거 아냐! 우리가 무슨 구급대도 아니 고, 처 숨어 있는 놈을 무슨 수로 찾아내서 구해가냐고!”
“……근데 왜 씹다 버린 단무지
야?”
“그 새끼가 짜장면급은 안 되잖습 니까. 홍왕 옆에 달라붙어 있는 사 이드메뉴 같은 놈인데.”
어, 그거 납득이 좀 가긴 하네.
강진호가 슬쩍 주위를 둘러보았 다.
‘확실히.’
그의 감각으로도 매복은 느껴지지 않는다. 도시가 텅 비어버린 것 같 다.
하지만 안일하게 이곳에 병력이 없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아마도 분명 무언가를 준비했을 것이다. 공
격해 들어오지 않는 이유는 아직 저 들이 원한 조건이 다 갖춰지지 않았 다는 거겠지.
“아니면……
“ 예‘?”
강진호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상상도 할 수 없는 곳에 매복이 있거나.”
강진호의 그 말에 이사들의 눈이 살짝 떨렸다.
“서, 설마?”
그 순간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
커다란 폭음과 함께 그들의 앞쪽
땅이 그대로 솟구쳐 올랐다. 마치 아래에서 거대한 폭탄이 터진 것처 럼 말이다.
“지뢰?”
“아, 아니, 폭탄인가? 설마 여길 통째로?”
이현수와 위긴스가 당황하여 소리 를 질렀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묘 한 눈으로 뒤집혀 날아간 땅이 있는 곳을 바라봤다.
콰드득!
뭔가 낮은 소음과 함께 바닥에서 손 하나가 불쑥 튀어나왔다.
“어?”
“갑자기 분위기 좀비물?”
“……아니겠지.”
위쪽을 더듬거리던 손이 슬쩍 들 어 올려지더니, 그대로 바닥을 내려 쳤다.
쿵!
커다란 충격음과 함께 익숙한…… 아니, 익숙하다기에는 조금 애매한 이가 바닥을 뚫고 몸을 드러냈다.
“홍왕?”
“……뭐, 저렇게 등장을 하시나.” 이현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다 글렀어.’
강진호는 마기를 두르고 평소처럼
말하지를 않나, 이사들은 중국 한복 판에서도 산책을 나온 것처럼 굴더 니, 이제는 홍왕이 두더지처럼 땅을 뚫고 나온다.
뭐 어디서 특이점이라도 생겼는지 세상이 뒤바뀌어 버린 느낌이었다.
홍왕의 한 손에 편의점 봉투처럼 매달린 차이커창이 바닥에 내려서자 마자 소리를 질렀다.
“마왕!”
“……저건 씨발.”
이현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게 동족혐오인지 뭔지는 모르겠 지만, 대롱대롱 매달려 있던 차이커
창을 보는 순간 뭐라 말로 할 수 없는 혐오감이 치솟아 올랐다.
“그 와중에 매달려서 올라오냐, 이 병신아……
“이현수.”
바닥에 내려선 차이커창이 강진호 와 이현수를 번갈아 보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와주었군.”
“그래. 어떤 병신이 개 털리고 질 질 짜면서 구해주기만 바란다기에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얼마나 추한 가 구경하러 왔다.”
차이커창이 살짝 눈을 감았다.
평소의 그라면 저런 말을 듣고 참지는 않았겠지만, 지금 그의 입장 은 저 말을 들어도 크게 화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쨌든 고맙다.”
“상황은?”
“글쎄. 우리는 창왕을 피해 몸을 숨겼다. 그 뒤에 어떤 일이 벌어졌 는지는 잘 모른다.”
“아이고, 잘나셨네.”
이현수가 답도 없다는 듯 고개를 뒤흔들었다.
그때, 지금껏 침묵을 지키던 홍왕
이 입을 열었다.
“마왕이여.”
“……꼴이 말이 아니군.”
“……너를 볼 낯이 없군.”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부상을 당한 건 별일도 아니다. 강진호도 지금까지 죽을 고비 정도 는 수도 없이 넘겨왔으니까. 지금 홍왕이 말하는 건 패배에 대한 이야 기일 것이다.
“완전히 박살 난 것 같은데?”
“이해가 조금 어렵군.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거지. 네가 그리 일방적
으로 당할 수는 없을 텐데?”
“ 그게••••••
홍왕이 한숨을 내쉬고는 상황을 설명하려 했다.
하지만 강진호는 그 말을 듣는 대신 한 손을 살짝 들어 올려 홍왕 의 말을 막았다.
“잠깐.”
강진호의 시선이 위쪽으로 향했 다.
“위긴스.”
“예, 로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민간인이
어디쯤이라고?”
“반경 10km 내에는 없는 것 같습 니다. 물론 범위가 넓어서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지만……. 여하튼 지 금까지는 무인들 외에는 탐지하지 못했습니다.”
“그럼 여기는 완전히 비어버린 땅 이군?”
“예.”
강진호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북한을 통해서 올 걸 그랬군.”
“••••••예?”
“어차피 같은 걸 겪을 거라면 말
이야.”
강진호가 살짝 이를 갈 듯 말했 다.
“상황이 달라졌다. 아무래도 정부 놈들과 창왕계가 완전히 손을 잡은 모양이로군. 다들 내 주위로 모여!”
이현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대체 무슨 말씀을……
“설명할 시간이 없다! 빨리!”
그 순간, 그들의 귀에 익숙한 굉 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이현수의 얼굴이 창백하 게 질렸다.
“이 미친놈들, 설마?”
강진호가 싸늘한 미소를 입에 머 금었다.
“스케일이 작다고 한 것을 사과해 야겠군. 중국 놈들의 생각은 도무지 따라가지를 못하겠어.”
그의 눈에 상공을 통해 떼로 밀 려오는 폭격기들이 보이기 시작했 다.
“아니면 내가 안일했든가. 중국 놈들은 자국의 영토에 폭격을 하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여긴다는 걸 생 각했어야 하는데.”
이현수가 두 눈을 부릅떴다.
‘군대가 출동한다고?’
이건 말도 안 된다. 이미 총리와 대화를 하며 한 번 확인하지 않았던 가. 저들이 군대를 출동시키기 위해 서는 당적인 완전한 합의가 필요하 다.
예전에 강진호가 군을 상대한 건 그들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특수부 대나 나선 것에 불과하다. 지금처럼 폭격기를 동원하는 건 정말 정부가 나서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 아닌 가.
“창왕, 이 미친 새끼가!”
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 겠지만, 창왕이 그린 그림이 이것인
게 분명했다.
“실드!”
상황을 파악한 위긴스가 기겁을 하여 실드를 펼쳐 냈다.
강진호의 주변으로 모여든 이들을 뒤덮으며 반투명한 우유빛의 막이 생겨났다.
“실드! 실드!”
위긴스가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몇 겹의 막을 더 펼쳐 냈다.
“빌어먹을, 이걸로는 안 돼!”
위긴스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이미 여러 분쟁에 참여하며 현대 화기의 위력을 몸소 체험한 위긴스
다. 그렇기에 지금부터 그들에게 쏟 아질 공격이 얼마나 위력적인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로드!”
“흥분하지 마.”
강진호가 담배를 꺼내 물었다.
담배에 불을 붙인 강진호가 입꼬 리를 말아 올리며 낮게 중얼거렸다.
“시작은 화려한 게 좋지. 이쪽이 나 저쪽이나.”
그들의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간 폭격기에서 포탄이 비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
화염 위에 화염이 뒤덮였다.
그와 동시에 위뿐만 아니라 사방 에서 고폭탄과 철갑탄들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이들의 감각이 닿지 않는 거리에 서 방열을 마친 자주포가 화력을 뿜 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아아아아아아악!”
머리가 뒤흔들리고 내부 장기가 모조리 찢겨 나가는 것과 같은 충격 에 이현수가 바닥을 뒹굴었다.
위긴스가 만들어낸 실드가 순식간 에 찢겨 나가자, 바토르와 장민이
일행을 막아섰다.
“와봐, 이 개자식들아!”
“나를 뚫어낼 수 있을 것 같으 냐!”
그 순간, 강진호의 몸에서 칠흙같 은 마기가 뿜어져 나왔다. 평소와 달리 거대하게 부풀어 오른 마기가 주변의 화염들을 집어삼키며 집채만 한 크기로 불어나 타오르기 시작했 다.
검은 화염과 붉은 화염.
두 가지 화염이 뒤얽혀 피어나는, 지옥과도 같은 광경 위로 폭격이 쏟 아졌다.
콰아아아아아아 앙 !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
세상 모든 것을 지워 버릴 것 같 은 폭격이 연이어졌다.
그 폭격의 빗속에서 마기를 뿜어 내는 강진호의 눈이 섬뜩한 핏 빛으 로 물들어갔다.
“하하하하하하핫!”
폭격의 굉음과 강진호의 웃음소리 가 지옥의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바로 이곳에 지옥이 열리고 있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