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68)
마존현세강림기-1670화(1667/2125)
마존현세강림기 68권 (2화)
1장 물어뜯다 (2)
우드득.
사기(邪氣)를 가득 품은 손이 옆 구리를 찔러 들어왔다. 하지만 그 손은 채 옆구리에 닿기도 전에 휘둘 러진 청루에 의해 가로막혔다.
카가가각!
검과 손이 맞부딪치면서 금속을
긁어내는 둣 섬뜩한 소음을 만들어 냈다.
마기가 화염처럼 창왕의 손을 뒤 덮고, 백골조에서 흘러나온 음기가 검을 타고 강진호의 손목을 물들였 다.
완벽한 공방.
아니.
완벽한 공격이란 말은 옳을지 모 르지만, 완벽한 방어라는 말은 적어 도 이곳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상 대의 공격을 막아낸다 하더라도 그 틈에 밀고 들어오는 음기를 막아내 는 건 불가능하니까.
창왕은 노련한 사냥꾼과 같았다.
보기만 해도 섬뜩함이 느껴지는 눈으로 격렬한 전투의 와중에도 차 갑고 냉정하게 상대를 천천히 물들 여 갔다. 살을 내주고 피를 빨리더 라도 전투가 이어지는 한 그의 승기 는 사라지지 않는다.
하나 상대는 강진호.
콰아아아아앙!
“끄륵.”
창왕의 입에서 이제껏 없던 신음 이 홀러나왔다.
폭발적인 마기를 싣고 내려쳐지는 검을 소수마공이 담긴 손으로 막아
냈지만, 그 역도는 창왕의 몸을 고 스란히 으깨놓았다.
허리가 뒤틀리고, 무릎이 꺾인다.
순간적으로 팔에 감각이 사라진 다.
아찔하게 멀어지는 의식을 필사적 으로 되찾은 창왕이 입가에 피를 줄 줄 홀려 대며 이를 드러냈다.
‘이건 정말 야수로군.’
인간이 아닌 것 같은 흉성(凶性).
지독하게 상대를 노려 대는 야성 (野性).
야수라는 말에 사람의 힘으로 감 당하기 힘든 짐승이라는 의미가 담
겨 있다면, 지금의 강진호는 말 그 대로 야수였다.
천천히 몸을 깎아내듯 공격하면, 강진호는 단 일격으로 세심하게 쌓 아 올린 이점을 단번에 무위로 돌려 버린다.
이러다가는 강진호의 몸을 음기로 중독시키기 전에 그의 몸이 먼저 부 스러질 판이었다.
‘내주지 않고는 못 이긴다.’
문득 창왕의 눈에 섬뜩한 살기가 어렸다.
콰아아아아아아!
강진호의 적루가 휘둘러지며 마치
제트엔진 같은 굉음을 뿜어냈다. 보 기만 해도 전신이 저릿저릿해진다. 이성을 품은 뇌는 지금 당장 달아나 라고 비명을 질러 댔다.
으득.
하지만 창왕은 물러나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있는 대로 소수마공 의 기운을 밀어 넣은 왼손을 먹잇감 처럼 강진호의 청루 앞으로 내던졌 다.
굳이 따지자면 그의 방어를 맡고 있는 것은 구음백골조, 공격을 맡은 것은 소수마공이다.
그건 강진호도 알고 있다. 그러니
이건 생각하지 못하겠지!
콰드득!
적루가 그의 팔뚝에 틀어박힌다. 단숨에 피부를 가르고 근육을 끊어 낸 적루가 뼈를 반쯤 으깨고서야 그 기세를 잃었다.
콰드드득!
하지만 그와 동시에 창왕의 오른 손이 강진호의 옆구리에 틀어박혔 다.
우득, 우드득.
살을 파고든 손가락이 갈비뼈를 부러뜨린다. 그와 동시에 그의 손에 서 막대한 음기가 강진호의 내부로
밀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 거리면 검격은 어렵……
쿵!
의식이 멀어진다.
순간적으로 검게 암전된 세상이 다시 빛을 되찾는 순간, 창왕이 본 것은 자신의 얼굴을 향해 쏘아지는 강진호의 이마였다.
‘미친••••••
쿵!
눈 밑이 내려앉는다.
하지만 강진호는 그 걸로 끝낼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거리를 만들어낸 강진호가 허리를
뒤틀더니, 팔꿈치를 휘둘러 창왕의 머리를 후려쳤다.
콰앙!
마기가 담긴 팔꿈치가 창왕의 관 자놀이를 그대로 후려쳤다.
우드드득.
그와 동시에 창왕의 손이 강진호 의 옆구리를 더욱 깊게 파고들었다. 회전력을 싣기 위해 몸을 뒤튼 순간 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끄아아아악!”
창왕이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비 명을 내지른다 싶더니, 있는 힘을 다 실어 강진호의 옆구리를 뜯어냈
다.
뚜둑, 뚜뚜둑!
산 채로 살이 뜯겨 나가는 소리.
순간적으로 무표정하던 강진호의 눈이 일그러졌다.
콰아아아앙!
강진호의 발이 창왕의 가슴을 걷 어찼다.
창왕의 몸이 쏘아진 포탄처럼 튕 겨 나가 바닥에서 튀어 오른다. 몇 번이고 바닥에 처박혔다 튀어 오르 기를 반복한 창왕이 건물에 틀어박 히며 흙먼지가 폭발하듯 솟아올랐 다.
우르르릉!
그와 동시에 건물이 무너지며 창 왕을 깔아뭉갰다.
마치 거대한 무덤처럼 말이다.
“ 하아••••••
강진호의 입에서 거친 숨이 흘러 나왔다.
그의 시선이 조금 전까지 창왕이 움켜잡고 있던 옆구리로 향했다.
살이 뜯겨 나가 뼈가 보인다.
“하……
헛웃음이 나온다.
‘훙왕은 격정적이지만, 창왕은 냉
철하다고?’
아무래도 이현수는 감봉을 한 번 더 당해야 할 것 같다.
냉철?
저건 숫제 미친놈이 아닌가.
아니, 아니지.
어쩌면 저건 냉철함의 끝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강진호의 수준까지 오른 이들의 전투에서 상처를 입지 않고 상대를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 하다.
살을 내주더라도 상대의 뼈를 끊 어내겠다는 확고한 의지. 그 의지가 완벽한 계산과 만난다면, 어쩌면 그
건 광기로 보일 수도 있겠지.
내 팔을 갈아 넣는 조건으로 상 대의 목을 치는 이를 이성적이라 칭 찬할 이는 아무도 없을 테니까.
욱신
드러난 뼈가 희게 얼어 있다.
상처가 이만큼이나 크게 났는데도 지혈이 필요하지 않다. 피조차 얼어 붙어 새하얗게 서리가 껴 있으니까.
겉으로 보기에는 창왕이 크게 손 해를 봤을지 모르지만, 그가 창왕에 게 입힌 것은 육체의 상처에 불과하 다. 하지만 창왕은 그의 내부에 자 신의 음기를 있는 대로 밀어 넣었
다.
이득? 실리?
강진호가 이를 드러냈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다. 결국 마 지막에 서 있는 자가 누군지가 남았 을 뿐이다.
창왕을 뒤덮은 건물의 잔해가 들 썩이더니, 창왕이 잔해를 헤집으며 밖으로 걸어 나온다. 흙먼지로 뿌옇 게 변해 버린 얼굴 위로 붉은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 보기 좋은 몰골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스꽝스럽지도 않았 다.
그 사이로 흘러나오는, 차갑기 짝 이 없는 눈빛이 다른 모든 것을 뒤 덮어 버리고 있으니까.
창왕과 강진호가 서로를 향해 걸 어간다.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더는 대화도, 도발도 의미가 없 다. 상대를 위협하는 강렬한 속도도 필요하지 않다.
맞붙어 때리고 벤다.
후려치고 얻어맞고 튕겨 나간다. 그걸 그저 무한히 반복할 뿐이다. 누군가 하나가 더는 일어날 수 없을 때까지.
검이 빛살처럼 허공을 가른다.
뼈가 드러날 정도로 투명하게 변 한 손이 활강하는 매처럼 상대를 노 린다.
휘둘러지는 검이 대기를 찢고, 휘 몰아치는 두 손이 바람을 밀어낸다.
두 사람을 중심으로 거대한 기의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멍하게 상황을 지켜보던 이들이 기겁을 하며 뒤로 물러났다.
“아아아악!”
“아악! 내 팔!”
하지만 미처 물러나지 못하고 휩 쓸린 이들은 순식간에 조각이 나 사
방으로 흩뿌려졌다.
바토르가 반사적으로 이현수의 앞 을 가로막았다. 그리고 그 바토르의 뒤에서 이현수가 홀린 듯한 얼굴로 입을 벌렸다.
‘미쳤어.’
이게 사람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나?
이건 다른 의미로 인간의 싸움이 아니다. 사방으로 비산하는 기파는 둘째 치고, 두 사람이 서로 충돌할 때마다 뿜어 대는 살기에 심장이 찢 겨 나갈 것만 같았다.
“내력을 운용해!”
“••••••예?”
“멍청하게 굴지 말고, 기운을 돌 려! 이만한 살기면 사람을 죽이는 정도는 일도 아니다! 어서!”
“예!”
이현수가 이를 악물고 기운을 끌 어 올렸다.
장민이 그런 이현수에게서 시선을 돌려 둘의 격전을 바라봤다.
무학의 경지가 높으면 높을수록 저 싸움에서 받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의형살인.
의지로 만들어낸 기세만으로 상대
를 죽이는 경지.
그 전설로만 전해져 오는 경지에 오른 두 사람이 지금 서로를 향해 살기를 쏘아댄다.
저 살기를 정면으로 받는다면, 설 사 장민이라 할지라도 무사하지 못 할 것이다.
‘마존이시여.’
강진호가 그 경지에 올랐다는 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 하지만 저 창왕이 그만한 경지에 올라 있다는 건 충격적인 일이었다. 겉으로 보기 에 창왕은 저 강진호를 상대로 한 치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
삼왕.
은연중에 홍왕이 삼왕 중 최강이 라 생각한 총회의 인식이 얼마나 잘 못되어 있었는지 모두가 절절히 깨 닫고 있다.
그때 였다.
콰앙!
뿜어져 나오던 기파가 일순 멈췄 다.
“아!”
장민이 자신도 모르게 경악성을 내뱉었다.
그의 눈에 창왕의 옆구리에 틀어 박혀 있는 강진호의 적루가 들어왔
다.
흘러나온 피가 적루를 타고 바닥 으로 줄줄 흘러내렸다.
‘이겼••••••
하나 그 순간!
바닥으로 흘러나온 창왕의 피가 마치 살아 있는 뱀처럼 쏘아지더니, 강진호의 다리를 휘감았다.
강진호조차 이것만은 예상하지 못 했다는 듯 두 눈을 부릅떴다.
“마와아아아아아아앙!”
창왕이 허리에 검이 틀어박힌 채 앞으로 달려들어 강진호를 덮쳐눌렀 다.
그러더니…….
“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 쏟아진다.
새하얀 손과 투명한 손이 마치 세상을 향해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강진호의 전신으로 쏟아지기 시작했 다.
마치 강진호를 둘러싼 공간에만 눈이 섞인 폭우가 내리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
콰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
일격, 일격이 쏟아질 때마다 폭음
이 터진다. 그와 동시에 장자커우를 지탱하고 있는 대지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파고든다.
장력에 얻어맞는 강진호도, 그런 강진호에게 장력을 쏟아내는 창왕의 모습도 순식간에 바닥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 어마어마한 힘을 대지가 감당 하지 못한 것이다.
쿠웅! 쿠우우우우웅!
폭음과 운석이 떨어지는 듯한 충 격음이 뒤섞여 세상을 거대한 굉음 으로 가득 채웠다.
“흐아아아아아아아아!”
창왕이 있는 내력을 모조리 끌어 올려 물샐틈없는 장력을 뿜어낸다. 그와 동시에 그와 강진호의 몸이 바 닥으로 또 바닥으로 파고들어 갔다.
순식간에 장자커우의 한중간에 빛 도 들지 않을 듯한 무저갱이 만들어 졌다. 마치 천신이 그 창으로 대지 를 내리찍은 듯, 두 사람이 만들어 낸 상흔은 대지의 깊게 아로새겨졌 다.
“저……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저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대체 무
슨 말로 표현하란 말인가.
총회는 물론이고, 장자커우를 장 악하고 있는 창왕계의 무인들조차도 이 도무지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입 을 벌린 채 전율할 뿐이었다.
그저 경외.
누가 나의 편인가는 중요하지 않 다. 무학에 홀려 인생을 바친 이들 이 이 광경에서 눈을 뗄 수 있겠는 가.
우우우우우웅!
대지가 진동한다. 지옥으로 향하 는 굴처럼 깊이, 또 깊이 뚫린 바닥 은 이제는 두 사람의 소리마저 집어
삼키고 그저 을씨년한 바람 소리를 흘려낼 뿐이었다.
“회, 회주님!”
그나마 이 광경에 눈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던 이현수가 기겁을 하며 소리를 내질렀다. 저런 공격을 당하 고도 사람이…….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
그때, 다시 폭음이 터졌다.
땅거죽이 그대로 뒤집혔다.
하늘이 아래로 내려앉고, 바닥이 치솟아 하늘을 뒤덮었다. 그리고 그 말도 안 되는 광경 속에서 누군가가 피를 뿌리며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창왕?’
콰아아아앙!
다시금 폭음이 터진다 싶더니, 바 닥에서 또 한 사람이 강렬한 속도로 튕겨 나가는 창왕을 쫓아 날아들었 다.
그 순간, 이현수는 보았다.
강진호.
전신을 피로 물들인 강진호가 검 은 비조(飛鳥)처럼 창왕을 향해 돌 진한다.
피로 젖은 이를 드러낸 광기 어 린 얼굴이 이현수의 눈에 아프도록 틀어박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