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75)
마존현세강림기-1677화(1674/2125)
마존현세강림기 68권 (9화)
2장 탈출하다 (4)
“……놈들의 종적을 놓쳤습니다.” 보고를 하는 천웨이팅이 몇 번이 고 혀를 씹었다.
창왕이 내뿜고 있는 한기에 혀마 저 굳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느낌 이었다.
천웨이팅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배어났다.
지금껏 오랜 기간 창왕의 수하로 서 살아왔지만, 창왕이 이토록 분노 한 모습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하기야.
그가 창왕이 이리 처절하게 실패 한 모습을 본 적이 있었던가.
아무리 창왕이라 해도 신이 아닌 이상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 는 없다. 자잘한 실패야 언제고 있 어왔다. 하지만 창왕이 이만큼의 노 력과 투자를 하고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끝난 일은 명백히 처음이었 다.
‘그냥 얻지 못한 수준이 아니지.’ 장자커우에서 그들이 입은 피해는 막대했다.
당장 눈에 보이는 병력의 피해가 전부가 아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그들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를 모조리 쏟아부었다. 그런데 그 카드가 모두 무용지물로 돌아가 버린 것이다.
남은 것은 수습에 대한 부담뿐.
그러나 창왕이 이리 분노하는 것 도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종적을 놓쳤다?”
“예.”
“땅으로 꺼진 건 아닐 테고.”
“……그런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 습니다.”
“그런가.”
창왕이 눈가를 뒤틀었다.
땅으로 꺼진 게 아니냐는 말은 그냥 하는 농담이 아니었다. 창왕은 그들이 바닥을 파고들어 지하로 이 동할 가능성마저 고려하고 있었다.
상대는 절정의 무인들.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대처한다면 반드시 오판을 하게 된다. 인간이 아닌 괴물을 상대한다 생각하고 모 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관측 방식은?”
“군부 쪽에서 위성을 동원하고 있 습니다. 범위가 워낙에 넓다 보니 인력으로 관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 능합니다.”
“위성이라……
창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가 뒤를 쫓고 있다는 부담이 있으니 속도를 포기할 수는 없을 테 고, 모종의 방법을 통해 눈을 피해 국경으로 고속으로 이동하는 중이겠 지.”
창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혹될 것 없다.”
“예!”
“놈들은 반드시 국경으로 간다. 몽골로 넘어갈 생각이겠지. 국경을 제대로 봉쇄할 수 있으면 된다.”
투투투투투투투투 .
그때, 바닥이 흔들리며 모래폭풍 이 일기 시작했다.
하늘 위에서 한 대의 헬기가 천 천히 창왕의 옆으로 하강했다.
“모든 병력을 국경으로 서둘러 집 결시킨다!”
“예! 창왕이시여!”
창왕이 허공으로 솟아올라 헬기에 올라탔다.
‘부질없는 짓이겠지.’
그는 절대 상대를 경시하지 않는 다. 애초에 경시한 적도 없지만, 제 대로 엿을 먹고 나서는 더욱더 평가 가 높아졌다.
‘이 거리를 준 건 나의 실책이다. 이건 무슨 수로도 극복할 수 없겠 지.’
그러니 오히려 더 신중해야 하는 법.
상대의 행적을 완벽하게 예측해서 올가미를 씌워야 한다.
‘달아나는 건 용납하겠다.’
다만…….
“적어도 다리 한 짝은 내놓고 가 야겠지.”
창왕이 이를 갈았다.
“군부 쪽으로 연결해.”
“예!”
창왕의 자리에 앉으며 수하가 내 미는 헤드셋을 받아 들었다.
그를 태운 헬기가 북으로, 또 북 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 * *
‘신기하긴 하군.’
강진호가 달리는 와중에 고개를
들어 머리 위에 펼쳐진 투명한 막을 슬쩍슬쩍 바라보았다. 막 안으로 기 가 흐르는 것이 느껴지지만, 도통 어떤 방식으로 저 막이 카메라를 피 하게 해준다는 건지는 전혀 이해하 지 못했다.
중간 중간 이현수와 위긴스가 그 원리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말을 듣 기는 했지만, 어차피 강진호에게는 외계어일 뿐이었다.
‘이상하단 말이야.’
강진호도 나름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이고, 좋은 성적으로 좋은 대학 에 입학한 사람이거늘, 왜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단 말인가.
배움이란 쓸모가 있어야 배움이거 늘.
강진호가 대학을 가기 위해 습득 한 지식들은 대학이라는 목적이 달 성 된 순간, 모두 휘발되어 사라졌
무인이 기억력이 좋다는 말은 숫 제 거짓말이라는 걸 강진호가 증명 하는 중이었다.
여하튼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 니겠지.
“이현수.”
“예, 회주님.”
“거리는?”
“국경에 거의 근접했습니다. 앞으 로 10km 정도입니다.”
강진호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 다.
“몸 상태는 어때?”
“많이 좋아졌습니다. 중간 중간 사부님이 치료를 해주셔서.”
요으..99
M..•
강진호를 비롯한 이사들은 거의 자연 치유가 된 상태였다. 전투 중 에 입은 부상이야 겉만 아문 정도에 불과하지만, 중독은 이미 거의 해소 를 했다.
다만, 무력이 모자라 자연 치유력 이 떨어지는 이현수는 자체적으로 회복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였다.
아마 지금도 거의 반쯤은 제정신 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군말 없이 잘 따라오고 있군.’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 은 느긋하게 이현수를 치료하고 있 을 시간이 없다. 다소 상태가 악화 되더라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면 언제든지 치료를 할 수 있으니까.
“몽골 쪽과는 연락이 됐나?”
“연락할 수단은 있지만, 어떤 결 과를 초래할지 몰라서 일단은 미리 지정해 둔 합류 지점으로 이동하는 걸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유 Q..W
M…•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는 건 국경만 돌파하면 일 차적인 문제는 모두 해결된다는 뜻 이었다.
다만…….
“한 가지.”
“예?”
강진호가 헐떡거리는 이현수의 등 을 슬쩍 밀어주며 말했다.
“몽골에 들어가고도 저들이 추적 을 멈추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거 지?”
“……그때는 몽골에 있는 무인들 과 합류하여 적과 싸워야 합니다.”
“군대는?”
“국경 너머까지 군대가 진격하지 는 못할 겁니다.”
“……확신하나?”
이현수가 입을 다물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절대 그럴 일은 있을 수 없다. 아무리 중국이 라고 해도 선전포고도 없이 몽골 땅 에 군대를 진격시킬 수는 없는 법이
다.
그랬다가는 국제사회의 뭇매를 맞 게 된다. 강진호들을 쫓으려 타국의 국경을 침범했다는 변명을 할 수 있 을 리 없으니, 제대로 변명도 해보 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얻어맞아야 한다.
그러니 그건 생각할 것도 없다.
다만,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그래서 그 미친놈이 언제 상식적 으로 움직인 적이 있었나?’
없다.
창왕은 상식으로 가늠할 수 있는
이가 아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는 이현수의 상식 안에서 움직여 주지 않았다.
아니지.
오히려 창왕이라면 국경을 넘어 그들이 안심하는 순간을 노려올 것 이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 단이야 어떻게든 해버리는 인간이니 까.
“……정정하겠습니다.
창왕이면
가능합니다.”
“그렇지.”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설사 군대가 움직이지 않
는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몽골의 무 인들을 무시하려는 건 아니지만, 그 들이 창왕계를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군.”
“……그건 저도 동감입니다.”
바토르는 가슴을 치며 자신했지 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다. 이건 모두의 목숨과 총회의 운명이 달린 일이다.
“괜히 몽골에 피해만 늘리는 게 아닐지 모르겠군.”
“회주님이 뭘 우려하시는지는 알 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목표는 변 하지 않습니다. 정해진 곳으로 이동
해야 합니다.”
“••••••그래?”
“예. 2안도 거기에 준비되어 있으 니까요.”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이현수가 준비한 2안이 무 엇인지 물어보지 않는다. 그건 강진 호 나름의 이현수에 대한 신뢰의 표 현이었다.
“……중국은 정말 올 때마다 끔찍 하군.”
“그거 정말 동감입니다.”
강진호가 쓴웃음을 지었다.
한때는 중국을 한국보다 더 가깝
게 느낀 적도 있었다. 이 세계로 돌 아오고 나서 꽤 오랜 기간 동안 스 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 시기 도 있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제는 중국이라면 치가 떨릴 지경이다.
“로드!”
그 순간, 위긴스가 소리쳤다.
“왜?”
“전방에 진영을 갖추고 있는 군대 가 있습니다. 국경에 거의 근접했습 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눈에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위긴스의 감각이 그보다 뛰어날 리 는 없으니, 마법을 써서 원거리를 확인한 모양이다.
“ 수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지만, 적은 수는 아닙니다. 게다가 조금 전 마주한 전차 부대와는 다르게 완 벽히 진영을 갖추고 있습니다. 뚫어 내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강행한다.”
“예!”
두말은 필요 없었다.
“뚫지 못하면 모두 죽는다. 목숨 을 걸고 뚫어 국경을 통과……
“마존이시여, 잠시.”
“지금 다른 이야기를 할 때가 아 니다.”
“그게 아닙니다, 마존이시여.”
“•…”응?”
강진호가 고개를 돌려 장민을 바 라보았다.
“뭐냐?”
“이게••••••
“옹?”
장민의 손에 작은 무언가가 들려 있다.
장난감 비행기 같기도 하고, 작은 헬리콥터 같기도 한…….
“그게 뭔데?”
“……아무래도 드론 같습니다.”
“드론?”
“예.”
강진호가 미간을 좁혔다.
드론. 갑자기 여기서 드론…….
강진호의 눈이 커졌다.
“드론?”
“예. 뭔가 시야에 잡힌다 싶어 포 획해 봤더니……. 아마 이 주변에 드론이 깔려 있을 겁니다.”
“위만 막아서는 도리가 없다는 거 로군. 그럼 주변도 살피며 나아가야 한다는 건가?”
“아니, 그게 아닙니다.”
“••••••그럼?”
“비슷한 것은 아까 전부터 보였습 니다. 이 주변에 군사용 드론이 쫙 깔려 있었다는 소립니다. 아마 최소 한 5km 이전부터.”
강진호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 말은…….
“위치를 특정당했습니다. 아마 적 은 지금 저희가 이동하는 경로를 파 악했을 겁니다.”
“방어선이 두터워진다는 말이로 군.”
강진호가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지. 그래도 강행한다. 아니면 지금부터 방향을 바꿔서 조 금 돌아가는……
그 순간, 강진호가 입을 다물었 다.
그의 고개가 한쪽으로 순간적으로 홱 돌아갔다.
“……회주님?”
그 만만찮은 반응에 놀란 이현수 가 다급히 불렀지만, 강진호는 미동 도 하지 않고 하늘로 시선을 고정한 채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위긴스.”
“예, 로드.”
“아까 전에…… 위치를 특정당하 면 어떻게 된다고 했지.”
“저라면 미사일이라도 날린다고 했죠.”
“……미사일의 폭파 반경이 어느 정도지?”
위긴스의 얼굴도 천천히 굳어갔 다.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탄투에 고폭탄을 장착한 경우라면 반경 1km 까지도 위험합니다. 핵을 싣는다면 경우가 다르겠지만, 아무리 중국 놈 들이 정신이 나가도 자국 영토에 핵 을 투하하지는 않겠죠.”
“그럼…… 여기서 공격을 받으면 10km 밖의 군대에는 영향이 없다는 소리로군.”
“……설마?”
강진호가 손을 뻗어 이현수를 움 켜잡았다. 그러고는 차이커창을 자 아 홍왕에게 집어 던졌다.
홍왕이 반사적으로 차이커창을 받 아 들었다.
“달려.”
“••••••예?”
“달려! 빌어먹을, 당장! 고속으로 이탈한다!”
위긴스가 환영 마법을 해제했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를 직감한 것이다. 눈빛을 교환한 이사들이 전력으로 북쪽을 향해 질 주하기 시작했다. 지금껏 체력을 보 존하며 달리던 속도보다 몇 배는 빠 른 속도로 말이다.
“이 빌어먹을!”
“미친 새끼들! 정도껏 해야지!”
“그러니까 주둥아리 작작 놀렸어 야지! 말이 씨가 된다는 소리도 모 릅니까!”
비명과 고함이 발작적으로 튀어나 왔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위긴스의
눈에 저 먼 하늘에 찍힌 작은 점이 들어왔다.
“빨리! 더 빨리! 빌어먹을! 달려 어어어어어어어!”
이사들이 빛살처럼 앞으로 튀어나 갔다.
이현수를 옆구리에 낀 강진호가 손을 뻗어 위긴스와 방진훈마저 움 켜잡고 질주하기 시작했다.
“이 느려 터진 곰 같은 놈!”
장민이 발작적으로 소리를 지르더 니, 바토르의 거대한 몸을 머리에 이듯 들어 올렸다.
“어, 어엇! 영감! 날 내려놔라!”
“닥치고 있어!”
강진호와 장민, 그리고 홍왕이 말 그대로 다리가 빠져라 질주했다. 그 들이 박찬 바닥에서 긴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그 직후…….
위이이이이이이 잉 !
그런 그들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하늘에서 거대한 파공음이 일며 무 언가가 바닥으로 틀어박혔다.
콰 아아아아 아아아아 아아 아아 앙 !
대지가 뒤집히고 소리가 멈춘다.
하지만 그도 잠시.
이내 시뻘건 화염이 폭발하듯 대
지를 뒤덮으며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등 뒤에서 전해져 오는 충격파에 총회의 이사들이 움찔하여 뒤를 바 라봤다.
그리고 그 순간, 그들에 눈에 믿 지 못할 광경이 들어왔다.
하늘.
반쯤 뿌옇게 흐려진 하늘을 길쭉 한 미사일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하늘에서 절망이 쏟아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