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79)
마존현세강림기-1681화(1678/2125)
마존현세강림기 68권 (13화)
3장 복귀하다 (3)
쿠오오오오오오오오오 !
웬만해서는 저공으로 비행할 일이 존재하지 않는 전투기가 최대한 낮 게 날기 시작했다.
“이거, 위험한데……
[가능한 한 최대한 낮게 날아야 한다.]“더는 무립니다. 일단 화망에 휩 쓸릴 위험도 있고, 이 이상 고도를 낮추면 기류에 휩쓸립니다.”
[그럼 그 고도를 유지해.]“라져.”
데암 모리스가 눈을 찌푸렸다.
‘이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 지?’
이리 고도를 낮춘다고 해도 지상 에서부터 적어도 50미터 이상은 떨 어져야 한다.
그 이하로 비행하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저만한 전차 부대라면 당연히 대공망을 갖추고 있을 것이
고, 그 이하로 비행하는 건 아무리 음속으로 비행하는 전투기라도 위험 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일단 지시가 떨어진 이상 따라야 한다.
‘사람이 탄다고?’
알아서 비행만 하면 사람이 올라 탈 거란다.
데암은 군인으로 살아온 인생은 물론이고, 그 이전이 시간까지 합쳐 서 이런 황당한 소리는 처음 들어보 았다.
저속으로 비행하는 헬기라고 해도 이동 중에 누군가를 탑승시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 음속을 넘어 서 날아가는 전투기에 사람이 올라 탄다?
전제부터 불가능한 일이기는 하지 만, 사람이 이 전투기에 접근하는 순간, 말 그대로 육체가 산산조각 나 가루가 되어버릴 것이다.
굳이 동체를 걱정할 일도 아니다. 전투기 주변에 형성된 공기의 벽조 차 인력으로는 뚫어낼 수 없다. 날 아드는 총알조차 밀어내는 공기의 벽을 무슨 수로 사람이 뚫겠는가.
[고도 더 낮춰!]“위험합니다!”
[명령이다. 더 낮춰!]“빌어먹을!”
데암이 조종간을 내렸다. 그의 눈 에 드넓게 펼쳐진 황무지가 순식간 에 스쳐 지가나는 모습이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그 끝으로 빽빽하게 물 려 있는 전차와 자주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쟁이라도 할 셈인가? 망할 중 국 놈들.”
데암이 거칠게 욕지기를 내뱉으며 목표 포인트를 향해 이동했다.
“저, 저거?”
처음 확인은 눈이 아닌 귀였다.
저 멀리서 뭔가 거대한 굉음이 밀고 들어온다. 확인을 위해 고개를 돌린 이들은 하늘 위에서 뭔가 접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변수?
아니면…….
생각은 그리 길지 않았다.
전투기의 편대가 온다고 해도 상 황을 뒤집을 수는 없다. 평소라면 고려하지도 않을 일. 하지만 이 전 장을 지켜본 이들은 이곳에서만큼은 ‘상식’이라는 것이 아무런 힘을 발 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고 있었다.
“쏴라! 쏴! 일을 벌이기 전에 죽 여 버려!”
조준을 완료한 전차와 자주포들이 일제히 불을 뿜기 시작했다.
“간다!”
강진호가 이현수와 위긴스를 움켜 잡았다.
바토르는 장민과 방진훈을 어린아 이처럼 양 허리에 꼈고, 홍왕은 차 이커창을 어깨에 둘러멨다.
콰아아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아아앙 !
포탄이 비처럼 쏟아지기 시작한 다.
아니, 비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 다. 태풍이라도 불지 않는 이상 옆 에서 쏟아지는 비는 없을 테니까.
“가자!”
강진호가 허공으로 몸을 띄워 올 렸다. 그와 동시에 바토르와 흥왕도 허공으로 몸을 솟구쳤다.
콰콰콰콰콰쾅!
그들의 발밑에서 마치 지옥에서나 펼쳐질 것 같은, 거대한 화염의 폭 풍이 생겨났다.
전차와 자주포라는 병기들이 생겨
난 이래로 이 많은 포가 단 한 곳 에 떨어진 적은 역사를 뒤져 봐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세상 누구도 다시는 볼 수 없는 광경이 그들의 발아래에서 펼쳐졌 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허공으로 몸을 솟구친 이들은 그 광경을 보고 있을 여유가 없었다.
“온다!”
작은 장난감처럼 보이던 전투기가 순식간에 그 크기를 불리더니, 강진 호들을 향해 일직선으로 날아들었 다.
그 가공할 속도에 머리카락이 쭈 뼛 섰다.
“정면이면 죽는다!”
“안다!”
바토르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저 움켜잡는다고 끝이 아니다. 저만한 속도로 달리는 비행기는 연 약하기 짝이 없는 새와 충돌하는 것 만으로 방향을 잃는다. 바토르 정도 되는 육체가 저 전투기에 충격을 준 다면, 공중분해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절대 동체에는 충격을 주지 않으 며 달라붙어야 한다.
거의 불가능한 미션.
하지만 이곳에 있는 이들은 다름 아닌, 한국과 중국, 그리고 몽골. 세 나라를 대표하는 무인들이었다.
강진호가 허공을 박차고 몸을 한 번 더 띄워 올렸다가 아래쪽을 향해 독수리처럼 쏘아졌다.
“하아아아압!”
그의 몸에서 마기가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음속으로 이동하는 비행기는 공기의 벽으로 동체를 두 르고 있다. 어설프게 접근하다가는 폭포보다 거센 공기의 흐름에 그대 로 휘말려 뒤로 날아가거나…….
‘제트엔진에 노릇노릇하게 구워지 겠지.’
강진호가 한 손에 이현수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적루를 움켜잡았다.
공기의 벽이 있다면, 그 벽을 갈 라 버리면 그만이다.
허공에서 완벽하게 타이밍을 재던 강진호가 기합성을 내뱉으려 적루를 휘둘렀다.
퍼어어어엉!
마치 거대한 풍선이 터지는 듯한 소닉붐이 터지고, 강진호가 전투기 의 위쪽을 향해 틀어박히듯 강하했 다.
그러고는 가볍게 전투기의 윗부분 을 걷어차고는 몸을 빙글 돌려 동체 에 바짝 달라붙었다.
“끄르륵.”
연이어진 충격을 감당하지 못했는 지, 이현수가 숨넘어가는 소리를 흘 렸다.
‘다른 이들은?’
강진호가 격하게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 그처럼 또 하나의 전 투기 위에 올라탄 홍왕의 모습이 보 였다.
그런데…….
“바토르?”
강진호가 기겁하여 소리쳤다. 날 아들던 세 대의 전투기 중 한 대가 보이지 않았다.
바토르가 사고라도…….
그 순간, 커다란 전투기의 동체로 인해 가려져 있던 바닥에서 한 대의 전투기가 휘청이며 솟구쳐 올랐다.
“끄으, 살 좀 뺄 것이지.”
“조종사가 숙련된 사람이라 살았 네요. 집에 가면 저 양반 용돈 좀 챙겨주십쇼.”
“……얼마든지.”
강진호가 피식 웃고 말았다.
콰아아아앙!
상황을 재빠르게 이해한 이가 있 는지, 주변에서 폭죽이 터지듯 포탄 이 터져 나가고, 대공 기관포가 불 을 뿜었다.
하지만 날아드는 총알보다 비행기 의 속도가 더욱 빨랐다. 순식간에 전장에서 이탈한 전투기가 고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됐다! 빌어먹을! 이 개새끼들아! 거기서 박수나 치라고!”
악에 받친 이현수의 목소리가 터 져 나왔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풍압 에 휩쓸려 거의 들리지도 않지만,
지금 이현수가 얼마나 기뻐하고 있 는지는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회주님!”
“봤다.”
강진호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저 앞쪽에서 커다란 헬기 한 대 가 이쪽을 향해 접근하고 있다. 정 확하게는 전장으로 이동하던 헬기와 전장에서 이탈하는 전투기가 서로 조우했을 뿐이다.
강진호도, 이현수도 저 헬기에 누 가 타고 있을지는 너무도 쉽게 짐작 할 수 있었다.
“조종사가 센스가 있었으면 좋겠 는데.”
그의 말이 들렸을 리는 없겠지만, 마음은 전해졌는지 전투기가 고도를 높이지 않고 헬기의 옆쪽을 향해 일 직선으로 쏘아졌다.
헬기가 다급하게 방향을 틀었다. 프로펠러로 움직이는 헬기 옆으로 전투기가 지나가기라도 한다면, 그 후폭풍에 헬기가 뒤집혀 추락할 수 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 덕분에…….
“좋은 얼굴인걸?”
강진호는 헬기에 타고 있는 창왕
의 모습을 더욱 똑똑히 볼 수 있었 다.
창왕 역시 같은 심정인지, 날고 있는 헬기의 문을 열어젖혔다. 그러 고는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강진호오오오오오오오오!”
전투기에 들러붙어 있던 강진호가 허리를 폈다. 검을 뻗어 공기막을 만들어 풍압을 흘려낸 강진호가 한 결 편안해진 얼굴로 그런 창왕을 바 라봤다.
들릴까?
들릴 리가 없겠지.
그래도 어떻게든 전하고 싶은데?
강진호가 재빨리 담배를 꺼내 물 었다. 그러더니 손가락을 비벼 담배 끝에 불을 붙였다.
이건 담배가 말려서 하는 행동이 아니다.
다만…….
느긋하게 허리를 펴고 담배 연기 를 뿜어낸 강진호가 창왕을 보며 싱 긋 웃었다. 그러고는 오른 주먹을 창왕에게 뻗은 채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엿이나 처먹으라고, 창왕.”
“대대로 엿 되소서! 개 같은 놈 아!”
그 모습을 본 창왕이 헬기의 옆 을 부여잡고 뭔가를 소리쳐 댔다.
“안 들려, 병신아.”
“전화해, 전화! 새끼야!”
이현수가 벌떡 상체를 세우고는 창왕에게 주먹감자를 먹였다.
“아악!”
“좀!”
하지만 이현수는 풍압을 감당하지 못해 거의 날아갈 뻔했고, 강진호가 한숨을 쉬며 그런 이현수를 붙잡아 전투기에 붙여놓았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 !
전투기와 헬기가 교차하고, 전투
기의 고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기 시 작했다.
“그 새끼 표정 보셨습니까?”
“그래.”
강진호가 피식 웃고는 담배를 물 었다.
“평생 못 잊을 얼굴이었지.”
“아, 사진 찍었어야 하는 건데. 으하하하하하핫!”
이현수가 안타까움과 통쾌함이 뒤 섞인 얼굴로 웃어 젖혔다.
“한 대 주십쇼.”
“……여기에서?”
“어차피 고생은 회주님이 하시는
거 아닙니까. 거, 바람 좀 잘 막아 주시고요.”
강진호가 떨떠름한 눈으로 이현수 를 바라봤다.
검으로 풍압을 막아내는 장막을 만들려면 내공이 어마어마하게 들어 간다. 그걸 담배를 피는 데 쓰고 있 으니…….
‘최고의 사치로군.’
뭐 어떤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사치를 좀 부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강진호가 담배를 꺼내 이현수에게 내밀었다.
이현수가 전투기에 엎드린 채 강 진호가 내민 담배를 받아 들었다.
“아껴 피워.”
“예?”
“창왕의 선물이거든.”
이현수가 씨익 옷고는 담배를 입 에 물었다. 강진호가 손을 뻗어 담 배 끝을 비벼 불을 붙여주었다.
세상 다시없는 표정으로 담배를 쭉 빨아들인 이현수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담배연기를 뿜어냈다.
“하, 진짜.”
이현수가 연이어 담배를 뺄더니 고개를 전투기에 처박았다.
“창왕에게 고맙다고 뭐 좀 보내줘 야겠어요.”
“음?”
“이거, 살면서 피워본 담배 중에 최고네요. 끝내줍니다.”
강진호가 피식 웃고는 말했다.
“동감이야.”
아마도 그 얼굴을 보았기 때문이 겠지.
딱히 여유를 부릴 상황은 아니지 만, 강진호의 몸이 느슨하게 늘어졌 다.
끝도 없던 전투를 치른 피로가 한 번에 몰려오기 시작한다.
“일단은 된 거겠지?”
“일단이라됴.”
이현수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이건 우리가 완벽하게 이긴 겁니 다.”
“그래.”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은 나중에 하자고. 일단은 좀 쉬어야 할 것 같으니까.”
“나쁜 생각은 아니지만, 가다 떨 어지셔도 책임은 못 집니다?”
“그럼 너도 떨어질 텐데.”
“……일본에 도착할 때까지만이라 도 제발 긴장 풀지 말아주십시오.
저기에서도 살아남았는데, 비행기에 서 떨어져 죽고 싶지는 않으니까 요.”
“걱정 마.”
희게 웃은 강진호가 고개를 돌려 멀어지는 중국 땅을 바라보았다.
‘정말 지긋지긋했지.’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 다.
지금 그들이 느끼는 지긋지긋함은 창왕이 느끼는 굴욕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것이다.
‘머지않아 또 보게 되겠지.’
그리고 그때는…….
굴욕을 느끼는 정도로 끝나지 않 게 될 거다, 창왕.
강진호가 혀를 내밀어 입술을 핥 았다.
십 년처럼 길게 느껴진 홍왕 구 출 계획이 완벽한 성공으로 끝나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