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9)
마존현세강림기-169화(169/2125)
마존현세강림기 7권 (20화)
4장 찾아내다 (5)
“뭔가 일이 잘 안 되셨습니까?”
남상혁의 물음에 강진호와 조규민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삼 일 걸려 찾아간 길이 여섯 시 간도 안 되는 길로 대체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강진호는 나가 버
린 멘탈을 되찾는데 심력을 소모하 고 있었다.
“그런데 이쪽으로도가실 수 있었 군요. 여기는 길도 잘 뚫려 있어서 훨씬 편하게 오갈 수 있는데, 이 근 처로 갈 걸 아셨으면 진즉에 이쪽으로 오자고 하시지.”
“그, 그만.”
거듭되는 팩트 폭행에 지친 조규 민이 남상혁을 만류했다.
부우우웅.
차가 앞으로 달리자 한참 동안 말 이 없던 강진호가 굳은 얼굴로 천천 히 입을 열었다.
“스마트폰 사용법 강의해 주는 곳 이 있습니까?”
“……그런데는 없어요.”
강진호가 다시 우울한 얼굴로 창 밖을 바라보기 시작하자 영문을 모 르는 남상혁은 고개를 갸웃하고 말 았다.
“뭔 곰이라도 만나 얼굴이시네요.”
곰이었으면 차라리 마음이라도 편 하지.
곰이 백팔십 년을 살지는 않을 테니까. 스마트폰을 쓰지도 않을거고.
차는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광저
우를 향해 나가고 또 나아갔다.
“……한국으로 간다구요?”
“네. 할 건 다 했습니다.”
“아니! 아니죠! 강진호씨!”
조규민은 부들거리며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강진호씨, 여기가 어디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중국이요.”
“아뇨! 여기는 광저우입니다!”
조규민이 팔을 들더니 남쪽을가 리 켰다.
“저기는 어디라고 생각하시는 겁
니까?”
“나, 남해?”
“노오오오!”
조규민이 손가락을 까딱까딱하더니 소리쳤다.
“저 남쪽은 홍콩이란 말입니다! 저 남동쪽은 마카오구요! 여기서 몇 백 킬로만가면 홍콩과 마카오가 있는데, 중국까지 와서 산만 타다가 집에 간다구요? 저는 절대로 그렇게 못합니다! 이게 몇 년 만에 누리는 공식 농땡인데!”
순간, 지금의 대화를 녹음해서 황 정후나 백영기에게 보내고 싶다는
충동이 든 강진호였다.
“그럼 어떻게 하고 싶으신 겁니까?”
“딱 이틀만 놀다 갑시다.”
“으음…..”
조규민이 간절한 얼굴로 말했다.
“마카오의 명물이라는 에그타르트는 먹어봐야 할 거 아닙니까! 육포 와 대왕 카스테라도 먹어봐야 한단 말입니다.”
“……그게 뭔데요?”
조규민이 화를 내며 휴대폰을 내 밀었다.
“검색을 하시란 말입니다, 검색
을! 휴대폰은 폰이 아니라 폼으로 들고 다니시는 겁니까?”
“그, 그만.”
생각지도 못하게 또 대미지를 입은 강진호가 휘청거렸다.
마음은 20대라고 생각했건만.
‘너무 오래 살았나?’
물론 변명거리도 되지 못했다.
180년을 살아온 할아버지도 휴대 폰 검색을 생활화하는데 무슨 변명을 할 수 있겠는가.
“홍콩에가서 딤섬도 먹고 쇼핑도 하고 싶단 말입니다! 그러지 마시고 마카오 하루, 홍콩 하루씩만 관광하
고 돌아가죠. 네?”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한국에서 못하니까 이러는 거 아 닙니까!”
거의 발악을 하는 조규민을 보며 강진호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 덕이고 말았다. 그가 생각해도 이곳 까지 와서 관광 하루 못해보고 한국으로 복귀한다는 것은 조규민에게 너무가혹한 처사였다.
“그럼 하루씩 둘러보고 돌아가는 걸로 하죠.”
“현명하신 선택입니다.”
희희낙락한 얼굴의 조규민이 아차 하는 얼굴로 남상혁을 돌아보았다.
“……못 들은 걸로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하지만.”
“네?”
남상혁이 이글거리는 얼굴로 소리 쳤다.
“저를 두고가실 생각은 아니시겠 죠? 제가 이래 봬도 한가이드 하는 사람입니다. 마카오와 홍콩은 제가 빠삭하거든요!”
“오오!”
남상혁과 조규민이의기투합해서
코스를 짜는 것을 목도한 강진호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저리 좋을까.’
회삿돈 내고 하는 관광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아직은 이해하지 못 하는 강진호였다.
“당해?”
차이커창[蔡京强]은 분노한 얼굴 로 앞에 부복하고 있는 사내를 바라 보았다.
“애송이 놈에게 당하고 돌아왔다,
이건가?”
“죄송합니다.”
“우위안.”
이름이 불린 우위안은 움찔하여 고개를 숙였다.
“그 애송이 놈을 처리하라는 것이 그토록이나 어려운 임무였나?”
“……제 능력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역부족이라……
차이커창은가만히 우위안의 몸을 바라보았다. 전신에 성한 곳이 하나도 없는 느낌.
“끔찍하게도 당했군.”
“예.”
우위안의 얼굴에는 치욕스러움이 떠올라 있지 않았다. 그 말인즉, 당 할 상대에게 당했다는 것. 그 애송 이 놈의 무공이 그만큼이나 뛰어나 다는 뜻이리라.
“한국에서 온 놈이 그만한 무위를 갖추고 있단 말인가? 천하의 우 노 사가 손도 써보지 못하고 당할 만 큼?”
우위안이 망설이는 듯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가 마음을 먹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 정도인가?”
“예.”
차이커창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 말대로라면 그 애송이 놈은 적 어도 무련의 중위급 인물 이상의 힘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나이와 국적을 감안한다면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 레귤러인가.’
보고 대상이었다.
특히나 이런 어린 나이에 특이하 다 싶을 정도로 뛰어난 능력을 갖춘 대상은 반드시 상부에 보고를 하게
되어 있었다. 책임은 묻지 않고 말이다.
“우 노사의 잘못이 아닌 것 같군. 정양하게. 치료에 관한 것은 청구하 면 이쪽에서 부담할 테니, 한동안은 몸을 회복시키는 것에만 전념하면 되네.”
“감사합니다, 차이 당주.”
우위안은 몇 번이고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고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런데……
“음?”
“이걸 보고를 드려야 하는가 고민 되지만, 아무래도 제가 말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만……
“뭔가? 횡설수설하지 말고 제대로 말을 해보게.”
“그놈이 아무래도 마공을 쓰는 것 같았습니다.”
“마공?”
차이커창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마공이라고 했나?”
“예. 확실히 마공이었습니다. 그런데 마공의 깊이가 보통이 아닌 듯했 습니다.”
“흐음, 그렇단 말이지?”
차이커창은 상부에 대한 보고를 머릿속에서 지웠다. 마인이 아니라
면 그 나이에 그만한 무위를가진 것이 설명이 되지 않지만, 마인이라 면 충분히가능한 일이었다.
마공은 성장 속도에 있어서는 타 무공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이니까.
“으음, 그렇다면 내버려 두는게 낫겠군. 그놈의 국적이 한국이라고 했나?”
“그렇습니다.”
“더 이상 사고를 치지 않는다면 한국으로 그냥 돌려보내. 조금 있으 면 한국에서 연쇄살인이 터지겠군. 그만한 수준에 오른 마인이라면 피
에 대한 갈증을 버텨낼 수 없을 테니까.”
“예.”
“빵즈 놈들, 고생 좀 하겠군.”
우위안은 낄낄대며 웃는 차이커창을 보며 그 마인 놈의 정신이 완벽 하게 온전해 보였다는 말을 해야 하 나 고민했다. 하지만 이 이상은 굳 이 말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았다.
아주 정신이 나가 버린 급의 마인 에게 당했다는 것이 그의 입지에도 조금 더도움이 되고 말이다.
‘목숨을 구했군, 괴물 놈.’
무련이 본격적으로 나선다면 그놈
이 아무리 괴물 같은 존재라고 할지 라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무련은 관망으로 돌아선 것 같으니, 한동안이지만 놈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의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운 결 과였다.
훗날 우위안은 그때 자신이 한마 디만 더 입을 열었으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호구 속에서 겨우 빠져나왔다는 것도 알지 못한 채 우위안은 아쉬움 에 한숨을 내쉬었다.
“크으!”
조규민은 자신의 등 뒤로가득가 득 차 있는 쇼핑백들을 보며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간만에 쇼핑 좀 하고 났더니 이 제 좀 살 것 같습니다.”
“……행복해 보이시니 다행이네요.”
조규민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미쳐 날뛰었다.
‘저거, 관세 다 붙는 거 아닌가?’
관세가 붙는다고 해도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야 싸니까 질렀을 것이다.
“그런데 저건 다 뭡니까?”
“ 명품이죠.”
“그래요?”
조규민이 자랑스럽다는 듯이 쇼핑 백에 든 것들을 꺼내 보여주었다.
“이건 여름 정장이구요, 이건 춘 추 정장, 이건 겨울 정장, 이건 특 별히 신경 쓴 코트, 그리고 이건 구 두고……
조규민이 보여주는 옷들을가만히 살펴보던 강진호는 이상한 점을 발
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 네?”
“전부 회사에서 입는 옷들 아닙니
까?”
조규민이 어색한 웃음을 보였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 연락을 할 때마다 회사에 있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동안 슈트 말고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경우도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것 같았다.
아무리 워커홀릭이라지만, 회사에
서 입을 옷을 사면서 저리 행복한 모습이라니. 왠지가슴 한구석이 짜 르르해지는 강진호였다.
“그,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남자가 일 열심히 하는게 뭐가 나 빠!”
“네.”
강진호는 좋게 대답을 해주었지 만, 눈에서 차마 안쓰러운 기색을 지우지는 못했다.
“이제데이트도 좀 하고 하셔야 할텐데. 그래도 평시에 입을 옷을 좀 사시는게……
아무 대답 않는 조규민을 본 강진호의 눈이가늘어졌다.
“차였습니까?”
강진호는 아무 말 하지 않고가만 히 메뉴판을 바라보았다.
침묵에 이기지 못한 조규민이 먼 저 입을 열었다.
“괜찮습니다. 쇼핑으로 힐링했으니 내일은 마카오로 넘어가서 맛있는 거나 먹으면 되죠.”
“……며칠 더 있다가죠.”
“저, 정말이십니까?”
“네. 뭐, 급한 일도 없구요.”
조규민은 행복에 젖어 연신 감탄 성을 냈다.
입사를 한 이후로 이렇게 여유로 워 본 적이 언제였던가. 삼 일이나 산을 탔던 피로가 단번에 다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그래도도시로 오니 확실히 좋네 요. 와이파이도 잘 터지고.”
강진호는 휴대폰을 꺼내 뉴스를 검색했다. 장민에게 받은 충격이 워 낙에 커서 이제라도 어떻게든 스마 트폰에 적응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강진호였다.
“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서 전
세계가 이어져 있으니까요.”
우득.
그 순간, 강진호가 들고 있던 젓가락이 반으로 뚝 부러졌다.
움찔.
이해 못할 과격한 반응에 움찔한 조규민이 뭔 일인가 싶어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강진호씨?”
강진호의 반웅이 이상했다. 스마 트폰을 보고 있는 강진호가 살짝 상 기된 얼굴로 몸을 떨고 있었다.
‘몸을 떨어?’
그럴 리가 없는데?
그가 아는 강진호는 어떤 상황이 더라도 저런 홍분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남자였다. 차라리은근하게 분 노를 표하면 몰라도.
‘뭘 보신 거지?’
몸을 일으켜 강진호의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본 조규민의 얼굴도 서서히 굳어갔다.
인터넷 기사.
흔한 연예인의 열애설을 다룬 인 터넷 기사였다.
강세아. 더 보이스 준영과 핑크빛데이트 포착.
강진호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조규민을 바라보았다.
사람이라도 잡아먹을 것 같은 그 눈빛에 조규민의 몸이 쪼그라들었다.
“……으로.”
“네‘?”
“공항으로!”
“네.”
잠시 그를 찾아왔던 행복이 거품 처럼 사그라들었다.
더 보이스라는 그룹의 준영이라는
놈이 어떤 인간인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박살을 내버리겠다는 다짐을 하며 조규민은 쓸쓸히 자리에서 일 어나 쇼핑백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