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697)
마존현세강림기-1699화(1696/2125)
마존현세강림기 69권 (7화)
2장 공격받다 (2)
“……이게 뭡니까?”
“차.”
“……예?”
“차라니까.”
“아니……
이현수가 입을 닫았다.
‘나도 눈이 있으니 보면 알죠. 설
마 이게 차라는 걸 몰라서 묻겠습니 까?’
그의 눈에 회색빛의 스포츠카가 들어왔다.
“……우라칸이네요?”
“오, 아네?”
그야 내가 회주님보다야 차에 대 해서 잘 알 테니까.
회주님이 아는 걸 내가 모를 리 가 없죠.
“그런데 이걸 왜 여기 세워놓은 겁니까?”
“ 자.”
“••••••예?”
이현수가 강진호가 내민 차 키를 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집에 가져다 대놓으라는 건가?
“네 차야.”
“•…”네?”
“네 거라고.”
이현수가 차 키와 자동차를 번갈 아 바라보다가 ‘이게 대체 뭔 상황 이야?’라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갑자기 차는 왜?”
“요즘 피곤해 보여서.”
“물론 좀 피곤하긴 합니다. 일이 많으니까요. 그런데 그거랑 이게 대 체 무슨 상관입니까?”
“이건 빠르니까 집까지 조금 더 빨리 가겠지.”
이현수가 외계인을 보는 듯한 얼 굴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이게 인간이 할 수 있는 사고방 식인가?’
아니, 따지고 보면 그리 틀린 논 리는 아니지.
피곤하다는 건 휴식 시간이 부족 하다는 거고, 출퇴근 시간을 줄이면 휴식 시간이 늘어날 테니까.
스포츠카를 사 준다고 해서 출퇴 근 시간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에 딴지를 걸고 싶기는 하 지만, 원론적으로 말하면 틀린 것도 아니잖은가.
다만…….
“하하…… 그럴 거면 차라리 헬기 를 사 주시지.”
“주문했어.”
“하하, 그러니까요. 헬기가…… 네?”
강진호가 미간을 좁혔다.
“그런데 이게 절차가 좀 복잡하더 라고. 그래서 항공사에 장기 대여를 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는……
“뭘 알아봐요, 뭘!”
이현수가 기겁을 하여 소리쳤다.
“당장 취소하십시오! 누굽니까! 그걸 진행하고 있는 미친놈이! 회주 님이 직접 하지는 않았을 거고!”
“네가 말한 대로 그게 제일 빠른 방법인데.”
“내가 그럴 거였으면 총회 옆으로 숙소를 옮기지, 미쳤다고 헬기를 타 고 다니겠습니까?”
“안 그래도 그래서 근처에 좋은 오피스텔을 알아보고는 있는데
“끄으으으.” 위장.
위장이 아프다.
이현수가 자신도 모르게 배를 움 켜잡았다.
“누굽니까?”
“음?”
“……제가 아는 회주님은 갑자기 이런 짓을 할 분이 아닙니다. 누굽 니까, 회주님한테 바람을 넣은 게?”
“아니, 딱히 누구한테 들은 건 아 니고……
“솔직하게 말하십시오.”
“……최연하 씨가.”
이현수의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 졌다.
‘그 양반이군, 원흉이.’
하기야 이사님쯤 되는 사람이 아 니라면, 강진호를 갑자기 저리 만들 수는 없겠지.
“끄응.”
이현수가 고개를 내저었다.
“회주님, 정말 감사합니다만, 저는 이런 게 딱히 필요가 없습니다. 이 차도 굳이……
“괜찮아. 받아둬.”
“네?”
강진호가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선물은 필요한 걸 주는 게 아니 니까.”
슬쩍 강진호와 차를 번갈아 바라 본 이현수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근데 선물치고는 액수가 너무 과 한 거 아닙니까?”
“응?”
강진호가 무슨 말이냐는 듯 고개 를 갸웃했다.
‘아, 이 사람 경제관념이 없지.’ 강진호는 돈을 안 쓰는 사람이다. 어설프게 강진호를 아는 사람은 그가 꽤 짠돌이라고 생각할지도 모 른다. 통장에 현금만 수천억을 쌓아
두고, 삼선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니 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그건 강진호를 몰라서 하 는 말이다.
강진호는 돈을 아끼는 사람이 아 니라 돈을 쓸 줄 모르는 사람이다. 쉽게 말하면, 자신이 가진 경제적인 수준에 맞춰서 적당히 소비하는 법 을 모른다.
그렇기에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 하는 곳에는 돈을 쓰지 않고, 필요 하다고 생각하는 곳에는 미친 듯이 돈을 퍼붓는다.
‘이게 한 3억 하든가?’
보나마나 아무 생각 없이 가서 달라고 하고는 카드로 긁어버렸겠 지.
차를 사 오면서 얼만지도 몰랐을 걸, 아마?
중요한 건 이 차가 얼마냐가 아 니라 강진호가 그에게 선물하기 위 해서 차를 사 왔다는 사실이다.
“……이거, 등록은 어디로 되어 있습니까?”
“응? 등록?”
“……아닙니다. 이거 서류 처리한 놈, 누군지 저한테 알려주십시오. 제 가 정리하죠.”
“그래.”
이현수가 피식 웃고 말았다.
‘솔직히 기분은 좋네.’
빤한 선물이고, 빤한 물건이기는 하지만, 저 강진호가 그를 위해서 선물을 샀다는 사실이 자꾸 이현수 의 입꼬리를 움찔움찔하게 만들었 다.
“그런데 요즘 제가 그렇게 피곤해 보입니까?”
“아니.”
“그럼요?”
“뭐에 쫓기는 사람 같아.”
이현수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미 이사들에게도 비슷한 말을 듣지 않았던가.
저 눈치라고는 없는 강진호마저 같은 말을 하는 걸 보면, 티가 나도 엄청 났다는 뜻이다.
“그……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던 이현수 가 고개를 내저었다.
“죄송합니다, 회주님. 제가 좀 더 침착을 유지했어야 하는 건데.”
“사과할 것 없어.”
강진호가 피식 웃고는 담배를 꺼 내 물었다. 담배에 불을 붙인 강진
호가 조금은 미묘한 표정으로 이현 수를 바라봤다.
“원래는 내가 짊어지던 걸 네가 나눠 지는 꼴인데, 네가 나한테 사 과하면 상황이 이상해지지.”
“……생각하니 그것도 맞는 말이 네요.”
“그보다……
강진호가 차 키를 이현수에게 던 졌다.
턱.
이현수가 날아 든 차 키를 받아 들었다.
“이틀 정도 푹 쉬어. 현주도 휴가
줄 테니까, 같이 가든가.”
“지금 같은 상황에서 휴가를 가란 말입니까? 어차피 휴가 가도 못 쉽 니다. 정신이 없어서.”
“어차피 정신 없을 거면 몸이라도 편한 게 낫겠지.”
이현수가 입을 다물었다.
“다녀와. 시간 많이 못 줘서 미안 하지만, 뭣하면 제주도라도.”
이현수가 고민하는 듯한 얼굴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회주님이 제게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면, 확실히 제가 지금 정상이 아니라는 의미겠죠.”
“아니, 뭐, 꼭 그런 건 아니고.”
“알겠습니다. 완벽하게 회복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그게 모두를 위해 서 더 나을 것 같네요.”
“그래, 잘 생각했어.”
이현수가 어깨를 으쓱했다.
“항상 과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제가 입버릇 처럼 말해왔는데, 제가 안 지키면 앞으로 회주님도 지키지 않으시겠 죠. 그러니 갑니다.”
“대신 회주님, 부탁이 하나 있습 니다.”
“뭐?”
“현주한테는 좀 비밀로 해주시 면?”
“벌써 말했는데?”
“……말했어요?”
“응.”
“••••••왜?”
두 사내의 눈이 허공에서 허망하 게 마주쳤다.
“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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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해외로 나가고 싶지만,
제주도가 어디야. 그런데 무슨 바람 이 불어서 휴가를 다 나간대?”
“회주님이 다녀오라셔서.”
“호호, 역시 회주님이 센스가 있 으시네. 딱 휴식이 필요하던 찰나였 는데.”
“……그래. 나도 필요했다, 휴식 이.”
“잘됐네, 그럼.”
“그러게……
참 잘된 일인데, 왜 눈물이 나려 고 할까?
“그런데 왜 페리야? 그냥 비행기 타고 가면 되는데.”
“차 가지고 가야 하니까.”
“가서 렌트하면 되지.”
이현주의 말에 이현수가 눈을 확 찌푸렸다.
“회주님이 사 주신 찬데, 여행에 두고 가면 어떻게 해. 가지고 가서 타야 의미가 있는 거지.”
“……니들, 둘이 사귀어?”
“뭔 소리야?”
이현주가 살짝 의심이 간다는 눈 으로 이현수를 바라보았다.
“뭐, 여하튼 좋아.”
이현주가 타고 온 스포츠카를 보 며 미소를 지었다.
“오빠가 그동안 수고를 많이 하긴 했나 보다. 나는 지금까지 회주님이 누구한테 개인적으로 선물하는 거 처음 보는 것 같아. 생각해 보면 이 사님도 이런 거 받아본 적 없을걸?”
“그 사람은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 이고.”
“오빠도 돈 많이 벌잖아.”
“나는 거기에 비하면 구멍가게지. 어디 한류 스타한테.”
이현수가 피식 웃었다.
“네네. 그럼 구멍가게 주인답게 제주도에서 재미있게 놀아보자고 요.”
이현수가 부두에 정박해 있는 커 다란 페리호를 보며 슬쩍 미소를 지 었다.
‘나쁜 기분은 아니네.’
솔직히 휴식이라 하면 편안한 소 파에 기대 영화나 보는 쪽을 선호하 긴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지 금 같은 상태에서 그게 될 리가 없 다.
눈은 화면을 보고 있어도 머리는 다른 생각을 하겠지.
그럴 바에는 차라리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게 이현주와 같이 관광이 라도 하는 쪽이 나을 수도 있다.
“여하튼 덕분이 좋은 선물.
“야! 기대지 마! 기스 나!”
차 보닛에 엉덩이를 걸치려던 이 현주가 움찔하고는 이현수를 바라봤 다.
“야, 니들 진짜 사귀냐?”
“뭔 소리야? 헛소리하지 말고 비 켜! 그게 얼마짜린데.”
“에이!”
이현주가 차바퀴를 뻥, 걷어찼다.
“아악! 내 차!”
이현수가 피눈물을 흘리며 달려가 타이어를 점검했다.
“뭘 오버하고 그래? 설마 구멍 뚫렸을까 봐?”
“헐크가 걷어차도 걱정 안 한다. 네가 찼으니까…… 아니, 그 주먹은 내려놓고 이야기하자. 거기 맞으면 나는 죽는다.”
이현주가 피식 웃으며 손을 내렸 다.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얼른 타 기나 하세요. 이건 자동으로 실어줄 테니까.”
“안 돼. 기스 나. 내가 주차할 거 야.”
“……미친놈.”
심드렁한 척하더니, 차에 기스 나 면 사람을 죽일 기세였다.
‘그리 좋을까?’
새 차를 뽑으면 누구나 좋기 마 련이지만, 이현수 정도 되는 재력을 가진 사람이 이만한 금액의 차에 이 리 집착할 리는 없다.
말은 안 해도 강진호가 준 선물 이라는 걸 굉장히…….
‘아니, 말을 했네.’
여하튼, 저 등신 같은 게!
어찌 되었든 이현수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은근 이현주의 기분도 좋아졌다.
강진호가 이현수를 아낀다는 걸 모를 수는 없지만. 이리 선물까지 받아놓으니 그게 정말 증명된 것 같 은 기분이기도 하고.
“선물 받고 휴가까지 받았으니, 정말 잘 놀고 가는 게 보답하는 법 이지.”
“••••••그래.”
“그러니까 이제 가자.”
“알았어. 일단 차만 내가 배에 싣 고.”
“……나가 뒈져.”
두 사람이 투닥거리며 페리에 올 랐다.
이현수가 총회에 들어온 이후 처 음 맞는 휴가나 다름없다. 일전의 휴가는 결국 휴가가 아니게 되어버 렸으니까.
하지만…….
그런 그들을 멀리서 바라보는 시 선이 있음을 아직 이현수도, 이현주 도 알아채지 못한 상태였다.
“목표물이 배에 올랐습니다.”
“흐음.”
눈에 보이지도 않는 먼 거리에서 두 사람을 지켜보던 이들이 눈을 빛 냈다.
“그럼 저 배는 제주도라는 섬으로 가는 건가?”
“그렇습니다.”
“일이 공교롭게 풀린다고 해야 하 나?”
왕옌흥이 미묘한 미소를 짓고 배 를 바라보았다.
총회의 방어를 뚫고 이현수를 암 살하는 것은 그에게도 그리 쉬운 일 이 아니다. 퇴근길을 노린다고 해도 암살은 성공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들의 추적을 뿌리치고 중국으로 도주하는 길은 요원하기만 했다.
그런데 지금 이현수가 제 발로
총회의 영향력이 적은 곳으로 이동 하는 중이다.
“제주에서 이탈할 방법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해로와 항 공로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을 겁니 다.”
“잘 차려진 밥상이라는 거로군.”
배에 오르는 두 사람을 보며 왕 옌흥이 미소를 지었다.
“우선은 의심을 피해야 할 테니, 저 배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제주에 들어간다. 잘하면 목표물을 산 채로 잡아 창왕께 대령할 수도 있겠군.”
제주도에서라면 저들을 보호할 것
은 아무것도 없다.
‘제 발로 지옥으로 걸어 들어가는 군.’
아무것도 모른 채 말이다.
저 배를 타고 이동하는 여정이 저들의 삶의 마지막 여행이 될 것이 다.
“충분히 즐기라고, 이현수.”
왕옌흥의 입가에 흰 미소가 피어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