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70)
마존현세강림기-170화(170/2125)
마존현세강림기 7권 (21화)
5장 잡아오다 (1)
쾅!
집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려던 우위안은 뜻밖의 방문자를 맞아야 했다.
“무슨 일이십니까?”
차이커창이 굳은 얼굴로 그의 집 현관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뭐지?’
그저 굳은 얼굴이 아니었다.
긴장을 잔뜩 하여 얼어버린 듯한 얼굴.
단 한번도 상상한 적 없는 모습 이었다. 광저우의 지배자라고 할 수 있는 차이커창이 저런 얼굴을 보일 거라고 누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지금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명백한 현실이었다.
차이커창은 믿을 수 없게도 하얗게 질려 버린 얼굴로 입을 열었다.
“무릎을……
“예?”
“무릎을 꿇으시오.”
우위안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비교도 되지 않는 위치에 있다 고는 하나 차이커창이 자신에게 이 러한 요구를 당당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종속되어 있는 관계는 아니 었기 때문이다.
“어서요!”
하지만 다급해 보이는 차이커창의 얼굴이 우위안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지금 차이커창은 우위안이게 자신을 향해 무릎을 꿇으라고 말하는 것
이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누구 에게 무릎을 꿇으라는 말인가.
저벅저벅.
누군가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렸다.
우위안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지금 그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 에서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우 노사, 무릎을 꿇으시오! 빨 리!”
다급한 차이커창의 재촉에 우위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자리에 무 릎을 꿇었다.
명령이라기보다는 애원에가까운
차이커창의 말투를 들었을 때, 지금 이곳으로 다가오고 있는 발소리의 주인이 심상치 않은 이라는 것을 직 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련에 속해 있는 차이커창을 이 토록이나 질리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천하를 다 뒤진다고 해도 몇이나 될 것인가.
마른침을 삼키며가만히 문 쪽을 주시하자 발걸음 소리가 점점 커지 더니, 곧 한 사내가 문 안으로 천천 히 걸어 들어왔다.
우위안의 눈동자가 떨렸다.
‘뭐지?’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었다.
하지만 우위안은 문 안으로 걸어 들어오는 이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 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화신?
이 세상에 패도의 화신이 있다면, 그건 바로 지금 들어온 남자일 것이다.
보통 사람보다 두 배는 커 보이는 덩치, 불타오르는 둣한 눈썹과 조금은 검은 듯한 피부, 그리고 산발을 해놓은 듯이 휘날리는 머리카락.
전신을 뒤덮고 있는 시뻘건 홍의.
그 모든 것이 합쳐져서 감히 눈을 마주칠 수도 없는, 거대한 존재감을 내뿜는 남자였다.
우위안은 눈앞의 남자를 단 한번도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우 위안의 머릿속에서는 하나의 전설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저 소문이라고만 생각해 온 이야기.
무련을 지배하는 세 명의 왕에 대 한 이야기를 말이다.
‘호, 홍왕?’
무련을 지배하는 세 명의 왕 중
하나는 패도의 화신이라 했다. 살아 있는 거악(巨獄)이 있다면 바로 그 일 것이라는 말처럼.
명백히 처음 본 이였지만 우위안은 홍왕이라는 이름 말고는 다른 이 름을 떠올릴 수 없었다.
“우 모가 홍왕을 뵈옵니다.”
우위안은 머리를 깊숙이 숙이며 공손히 인사를 했다. 홍왕은가만히 우위안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누구를 만났다고 했나?”
그 모습과가히 어울리는, 묵직하 고 중후한 목소리었다.
하지만 지금 우위안은 그런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부정하지 않았다.’
홍왕이라 불렀음에도 눈앞의 남자는 그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 말인즉, 이 남자가 정말 소문으로만 들어오던, 그 존재조차 불확실한 홍 왕이라는 것이다.
우위안의 몸이 긴장으로 덜덜 떨 렸다.
이만한 거물이 왜 지금 자신의 집 에 있단 말인가.
“우위안이라고 했나?”
“예? 예! 그렇습니다!”
“대답을 해보라. 누구를 만났다고?”
우위안은 자신이 알고 있는 바를 모두 설명하기 시작했다. 긴장으로 더듬거리는 말투지만, 홍왕은 그 말을 재촉 없이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으음……”
우위안의 설명이 끝나자 홍왕은 묵직한 탄성을 토해내더니, 손을 뻗 어 우위안의 몸을 더듬었다.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탐색하듯 더듬는 홍왕의 손길을 받으며 우위 안은 영문도 모른 채 몸을 낮추었다.
그리고 그 순간.
파아아아아!
홍왕의 몸에서 폭풍 같은 기세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끄으으으으……”
그 기세를 정면에서 받은 우위안은 절로 숨이 막히고 심장이 오그라 드는 느낌에 힘겹게 경련할 수밖에 없었다.
결코 인간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가공할 기세.
“마교!”
홍왕의 입에서 우렁우렁한 고함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애송이라는 놈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차이커창이 황급하게 고개를 숙이 고는 대답했다.
“조, 조금 전 알아본 바에 따르 면,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뭐라!”
홍왕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차이커 창을 노려보았다.
“차이커창!”
“예, 예!”
쿠웅!
차이커창의 몸이 마치 거대한 거 인이 짓밟은 것처럼 바닥으로 움푹
파여 들어갔다.
“끄으으으으……”
차이커창의 입에서 시뻘건 피가 폭포처럼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분명 마공에 관련된 것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하더라도 반 드시 보고하라고 했을텐데?”
“죄송합니다……
차이커창은 잘 열리지 않는 입을 억지로 벌리며 필사적으로 죄를 빌 었다.
“한국, 한국이란 말이지?”
홍왕의 눈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한국에 선이 얼마나 있는가?”
“……그런 소국은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는 무련의 정책에 따르다 보니 한국에는 우리의 선이 그리 닿아 있지 않습니다.”
“으으음.”
홍왕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생각 같아서는 지금 당장 그 스스 로가 한국으로가고 싶은 마음이지 만, 지금은 자리를 비우기에 적당한 시기가 아니었다.
“한국으로 파견할 만한 자를 선별 해라.”
“홍왕이시여, 어찌하여 그런 사소 한 일에 관심을 두시는 것입니까?”
“사소하다?”
홍왕의 우위안에게 손짓을 했다. 우위안이 홀린 듯이 자리에서 일어 나 그에게 다가갔다.
부우욱.
우위안의 상의가 찢겨 나가고 맨 살이 드러나자 차이커창은 눈을 찢 어져라 부릅떴다.
상반신 전체가 검게 물들어 있었다.
살이 죽어버린 것이다.
“어, 어떻게?”
우위안의 말에 따르자면, 단 한번 얻어맞았을 뿐이다. 그런데 어떻
게 저런 몸이 되어버린단 말인가.
“이것이 마공이다.”
“하, 하나 마공은……
“네가 아는 마공은 반쪽도 되지 않는 잡쓰레기에 불과하다. 마공의 종주를 이은 자는 직접 죽음을 다룬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할 수는 없지 만, 진정한 마공의 위력이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는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정도의 위력이라면 과거 마교의 무공이 부활했다고 봐야 한다.”
“마교라 하셨습니까?”
고개를 갸웃하는 차이커창을 보며 홍왕은 눈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들 에게 마교는 생소한 단어임이 당연 했다.
‘그저 마교의 후예가 등장한 것이 라면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 하지 만 만약 마교의 교주 중 하나가 귀 환을 한 것이라면?’
만약 실존되었던 마교의 무공이 세상에 다시 풀리기라도 한다면, 세 상은 다시 끝도 없는 혼돈에 휩싸일 것이었다. 그것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했다.
“찾아라. 한국이든 어디든 상관없
다. 그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모든 것을 찾아내 나에게 보 고해라.”
“예!”
차이커창이 깊숙이 고개를 숙이자 홍왕은 몸을 돌려 방을 빠져나갔다.
‘회의를 소집해야겠군.’
이건 그 혼자 해결할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그동안의 평화가 끝난다는 신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홍왕의 몸이 미미하게 떨려왔다.
‘피 냄새가 나는군.’
상대가 귀환자이든 귀환자가 아니
든 이 정도의 마공을 보유한 자라면 분명히 매우 포악하고 패도한 자일 것이 틀림없다. 역대로 경지에 오른 마인들은 하나같이 성정이 폭급한 것으로 유명했으니까.
홍왕이 혀로 입술을 핥았다.
미묘한 흥분이 그를 감싸고 있었다.
“큭큭큭, 반도 놈들도 고생깨나 하겠어.”
* * *
“…….손님, 어디 불편한 곳이 있으십니까?”
스튜어디스의 말에 조규민은 손을 내저었다.
“아, 아닙니다.”
“차가운 물 한 잔 드릴까요?”
“그래주실래요?”
“차가운 와인과 맥주도 준비가 되 어 있습니다.”
조규민은 고민에 빠졌다.
‘그냥 술 퍼먹고 뻗어버리는 것이 더 편하지 않을까?’
고오오오.
옆자리를 슬쩍 살펴본 조규민이 눈을 질끈 감고 말했다.
“독한 걸로……
“예? 고객님,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맛은 상관없으니까,도수 제일 높은 걸로 주세요.”
“ 예.”
멀어져가는 스튜어디스를 보면서 조규민은 낮은 한숨을 내쉬었다.
강진호는 지금 저기압을 전신으로 뿜어내는 중이었다.
당장 강은영의 열애설이 터진 것 만으로도 분노를 뿜어내던 강진호가 무기류로 분류된 두 검을 항공기로 반입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는 꼭지
가 완전히 돌아버린 것이다.
‘도검 허가증도 없을 줄이야.’
그러면서 뭔 배짱으로 그런 무시 무시한 칼은 두 자루나 한국으로가 져오려고 했는지 모를 일이었다.
일단은 지부에 맡겨두었다가 알아 서 잘가지고 오겠다고 조규민이 몇 번 씩이나 타이르고 나서야 강진호는 마지못해 두 검을 두고가는 것을 허락했다.
‘뭔가 사연이 있는 검인가?’
단순한 골동품이라면 강진호가 그 리 집착을 보일 리가 없다. 강진호는 돈이나 재산에는 관심이 없는 사
람이니까. 그리고 잘 드는 검이 필 요하다면 현대 과학으로 만들어낸 칼들이 훨씬 더 예리하고 잘 들 것이다.
그런 것을 모를 강진호가 아닐텐데 저리 중시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은, 그 검과 무슨 사연이 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
“한국까지 얼마나 남았죠?”
“이제, 한두 시간만 더가면 됩니다.”
“그렇군요.”
강진호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조규민은 눈을 감고의자에 몸을 묻는 강진호를 보며 낮은 한숨을 터 뜨렸다.
‘그 아이돌 놈이 세아 씨와 사귀는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눈앞의 이 남자는 스스로 매우 쿨 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 지만, 조규민이 보기에는 특정 분야 에 관해서는 과도하게 쪼잔한 면이 있었다.
특히나가족이나 자기 사람이라 생각되는 이들에 대해서는 과보호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특징이가장 잘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강은
영과 관련된 부분인데…….
만약 정말 그 기생오라비같이 생 긴 놈이 강은영과 사귀는 것이 사실 이라면 어떻게 될까?
“……”
조규민은 상상을 하다가 고개를 휘휘 젓고 말았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해!’
앞으로 강은영의 경호에 몇 배는 더 많은 인력이 동원될 수도 있었다. 지금도 과도한 보호를 받고 있는 강은영인데, 사람이 그렇게 감시 당하다가는 숨이 막혀 공황장애가 오고도 남을 것이다.
조규민은 슬며시 전화기를 들었다.
‘기내에서도 와이파이가 된다니, 좋은 세상이야.’
조규민은 강진호의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기사를 검색했다. 이미 소속사 쪽으로 연락을 해봤지만, 강은영이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말만 들었을 뿐이다.
연예란에 들어간 조규민은 메인 기사를 보고 눈을 크게 떴다.
– 더 보이스 준영. 강세아와는 좋은 오빠 동생 관계. 서로 알아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