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700)
마존현세강림기-1702화(1699/2125)
마존현세강림기 69권 (10화)
2장 공격받다 (5)
“회주님.”
“……빠른 복귀는 어렵겠습니까?” 강진호는 자신의 앞에서 심각하게 말을 하는 이를 보며 눈을 찌푸렸 다.
‘며칠이나 됐다고.’
이제 딱 하루다.
이현수가 휴가를 받아 자리를 비 운 지 불과 하루.
하지만 그 하루라는 시간 만에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어설퍼.’
이건 조직적으로 볼 때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었다. 한 사람의 존재의 유무로 흔 들리는 조직이라면, 그 조직은 근본 부터 잘못되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으음?
마교?
‘당연히 잘못되어 있었지.’
그러니 망했잖은가.
마교는 반례가 아니라 완벽한 예 시다. 강진호와 청마가 죽자마자 유 례없는 속도로 깔끔하게 패망해 버 렸으니까.
운 좋게 이 시대까지 잔당(?)이 남기는 했지만, 과거 마교의 위세를 생각하면 이건 패망을 넘어 폭망 수 준이었다.
‘그러니 이번에는 안 그래야 하는 데……
어떻게 사람이 자리를 비운 지 하루 만에 그를 찾아와 불만을 털어 놓는 이가 생긴단 말인가.
물론 그만큼 이현수가 많은 일을
해왔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하루는 너무했다. 적어도 며 칠 정도는 저들끼리 어떻게든 일을 처리해 보려 애써야 하지 않겠는가.
평소의 강진호라면 어쩌면 이 부 분에서 호통이 나갔을지도 모른다. 웬만해서는 부하 직원들에게 언성을 높이지 않는 강진호지만, 능력의 부 족이 아닌 의지의 부족은 용서하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강진호가 지금 아무 말 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하루면 많이 쉬었잖습니까!”
지금 그의 앞에서 눈이 시텔개져 서 항의를 하고 있는 사람이 다름 아닌 위긴스이기 때문이다.
바토르나 방진훈, 혹은 장민 같은 놈들은 저 하나 힘들면 총회에 과부 하가 걸리든 말든 불만을 논할 놈들 이지만, 위긴스는 상황이 조금 다르 지 않은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눈이 시뻘개진 위긴스를 보고 있 으니, 마음이 절로 안타까워졌다.
“……과부하가 심해?”
“회주님, 제 생각인데……
“ O »
三
“그놈에게 마법을 가르치니 어쩌 니 한 건 제 실수였던 것 같습니 다.”
“ 으응?”
이건 또 뭔 말인가 싶어 강진호 가 고개를 갸웃했다.
“사람에게는 재능이라는 게 있는 거고, 그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영 역에서 써먹어야 합니다. 그놈을 사 무가 아닌 다른 일로 돌리는 건 재 능의 낭비고, 인류적 손실입니다.”
“……재능 있다고 가르쳐 본다고 한 게 누구더라?”
“그래서 실수라고 말씀드리지 않
습니까.”
위긴스가 고개를 휘휘 저었다.
‘인간 같지도 않은 놈이야.’
위긴스는 업무 능력으로는 세상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하 는 사람이다. 그 평범한 인간은 서 류 더미에 깔려 죽기까지 사흘도 걸 리지 않는다는 나이트의 자리에서 십 년이 넘게 버텨온 이가 바로 위 긴스 아니던가.
아니, 위긴스뿐만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방진훈도 총회의 이 사로서 평범한 직장인은 엄두도 내 지 못할 업무량을 소화했고, 장민은
그 거대한 마교를 이끌던 이다.
그런데 이현수의 존재는 다른 이 사들의 업무량을 신입 직원쯤으로 만들어 버렸다.
“예전에도 일을 많이 한다고 생각 은 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일을 벌이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슨 생각으로 그놈을 휴가보내신 겁니 까?”
그냥 뭐.
어…….
그럼 좋겠다 싶었지. 딱히 뭐 대 단한 생각이야 있었겠는가.
“피곤해 보여서.”
“저도 피곤합니다.”
위긴스가 고개를 휘휘 저었다.
“여하튼 지금 최대한 보류할 건 보류하고, 넘길 건 넘기고 있지만, 그놈이 이틀만 더 자리를 비우면 일 들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무너질 테니 알고 계십시오.”
“•…”어, 음.”
강진호가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 덕였다.
‘대체 뭔 일을 얼마나 하고 있는 거지?’
새슴스레 이현수의 존재에 학을
떼는 강진호였다.
“ 다만••••••
위긴스가 턱을 쓰다듬었다.
“할 말 다 해놓고 이런 말씀 드리 는 게 좀 민망하긴 합니다만, 지금 타이밍에 놈을 쉬게 하는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습니다.”
“음?”
강진호가 살짝 고개를 들고 위긴 스를 바라보았다.
“회주님도 뭔가 느끼셔셔 이런 일 을 벌인 거겠지만, 최근 이 실장이 좀……
“그래.”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감당할 수 없는 걸 감당하려 하 는 인간은 버티기 힘든 압박감에 스 스로 녹아버리는 법이죠.”
무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은 거 치는 일이다.
하지만 이현수는 무인이 아니다.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적 같은 건 처음 만나보았을 것이다.
“벽이라는 거군.”
“그럴 겁니다.”
위긴스가 가스라니 자라난 수염을 쓸어내렸다.
“그동안 머리만 믿고 살아온 만 큼, 자신의 머리가 통하지 않는 대 상에 대해서는 면역력이 없겠죠.”
“벽이 되어주지그랬나.”
“무립니다.”
위긴스가 어깨를 으쓱했다.
“자평하기에는 민망하지만, 저는 무력과 지력이라는 양쪽 측면을 고 려할 때, 이현수보다 가치 있는 존 재라고 생각합니다.”
“민망할 것 없어.”
“하지만 지력이라는 측면 하나만 두고 보면 저는 그놈을 이기지 못합 니다. 제가 가진 실행력과 경험이
미묘한 우위를 만들어낼 뿐, 그 우 위를 항상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위긴스가 쓴웃음을 지었다.
만약 그가 이현수의 적이 된다면 결과가 어떻게 될까?
둘이 싸운다면 물론 그가 이긴다.
서로 대등한 열 명의 부하를 두 고 싸운다면 승률은 80% 정도일 까?
하지만 백 명이 되면 반으로 깎 이고, 천 명이 되면 승률은 희박해 진다.
만 명 단위를 움직이게 되면 천 번을 싸워도 천 번 다 질 것이다.
그의 무력이 유의미함을 잃는 순 간, 그는 이현수의 손에 놀아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이게 이현수와 창왕의 관계에도 적용이 된다는 거지.’
심지어 더 과격하게.
혼자일 때나 만 명을 거느릴 때 나 이현수는 창왕을 이길 수 없다. 소수일 때는 무력을 감당하지 못하 고, 다수일 때는 지력을 감당하지 못한다.
어떤 상황, 어떤 경우를 만들어내 더라도 상대를 이길 수 없다는 절망
감.
이건 이현수의 인생에서 거의 처 음 겪어보는 공포일 게 분명하다.
“물론 회주님의 경우가 있지만, 그건 결이 조금 다르죠.”
“음‘?”
“사람은 사자와 맨손으로 싸워 이 길 방법을 찾지는 않으니까요.”
이현수에게 있어서 강진호는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이다. 논리와 합리 성으로 어찌할 수 없는 존재라는 의 미다. 하지만 창왕은 이현수와 같은 영역에 발을 걸치고, 무심하게 이현 수를 짓밟는다.
절망적이기까지 한 격차.
그렇기에 위긴스는 강진호에게 한 가지를 묻고 싶었다.
“극복할 거라고 보십니까?”
강진호가 침음을 흘렸다.
“어떤 의미냐에 따라 다르겠지.”
“……둘 다 들을 수 있겠습니까?” 강진호가 가만히 손을 뻗어 탁자 위에 놓인 담배를 집어 들었다. 그 러고는 느릿하게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이현수가 창왕을 이길 수 있냐고 묻는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그건
내 영역이 아니니까. 억지로 평가를 해봐야 결국에는 대책 없는 믿음에 불과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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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긴스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하지만 이현수가 창왕에 대한 압 박감을 극복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면……
강진호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건 이현수에게 실례되는 말이 아닐까?”
위긴스가 고개를 내저었다.
‘말도 안 되는 신뢰 관계라니까.’
때때로 위긴스는 이현수의 강진호 에 대한 믿음이 위험하다고 느낄 때 가 있다.
냉철하기 짝이 없는 이현수라는 시스템에 강진호라는 이물질이 끼어 드는 순간, 시스템은 오류를 일으킨 다. 총회의 무인들을 누구보다 객관 적으로 평가해 전력화해야 할 이현 수가 강진호에 대해서만큼은 종교적 이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믿음을 보 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이없게도 강진호는 그 말도 안 되는 믿음에 부응했다. 지 금까지는 단 한 번의 어긋남도 없
이.
‘그리고 회주님도 이현수를 과하 게 믿는다는 게 문제지.’
그리고 이현수도 강진호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한 적이 없다.
그렇기에 오히려 위험하다.
절대 깨어지지 않는다고 믿은 것 이 깨어지는 순간에 받을 충격은 무 엇보다 클 테니까.
“걱정할 것 없어.”
그런 위긴스의 마음을 모르는 강 진호가 태연하게 말했다.
“알아서 회복해 돌아올 테니까. 겨우 그 정도의 압박감에 짓눌릴 남
자는 아니지.”
위긴스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여튼 이 부분은 그도 동감한다.
“갑자기 교통사고라도 나서 죽어 버리지 않는 이상은 말이지요.”
“그래도 무인인데.”
위긴스와 강진호가 서로를 마주 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 순간.
RRRRRR.
강진호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 다. 고개를 돌려 액정을 확인한 강 진호가 눈을 찌푸리고는 전화를 받
아 들었다.
“강진호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회주님. 오전부 터 이현수 씨와 연락이 되지 않아 서…….]
“휴가 중입니다.”
[죄송합니다. 어쩌면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일이라 연락을 드리지 않 을 수 없었습니다.]
강진호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말씀하시죠.”
[정보부 쪽에서 수상한 이들이 한 국에 입국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요 즘 상황이 상황이라 중국 쪽에서 들
어오는 이들의 신원을 몇 번이고 다 시 확인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십여 명 정도의 신원이 계속 걸립니다.]
강진호가 눈을 찌푸렸다.
“십여 명이요?”
[예.]“흐음.”
미묘하게 긴장한 강진호의 눈이 부드럽게 풀렸다. 아무리 총회가 중 국의 삼왕계와는 비교할 수 없이 소 수라고는 하지만, 겨우 십여 명으로 문제가 생길 정도는 아니다.
“그 정도 수라면 크게 문제가 없 을 텐데요?”
[행보가 이상합니다.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부산 쪽으로 이동했 습니다. 그리고 따라붙는 정보부를 모두 따돌리고 행적이 묘연해졌습니 다.]
“……행적이 묘연하다고요?”
정보부를 따돌렸다면 문제가 있는 건 확실하다. 평범한 이들은 그들을 따돌리는 게 불가능할 테니까.
결국 저쪽도 고도로 훈련된 요원 이거나 무인이라는 의미. 어느쪽이 든 달가운 소식은 아니었다.
[예. 아무래도 부산은 정부 쪽이 든 총회 쪽이든 그리 큰 관련이 없
는 곳이라 뭔가를 획책하기가 어려 울 텐데…… 거기서부터 종적이 묘 연해졌습니다.]
“다시 나타나겠죠.”
그때 처리하면 그만…….
[저희 쪽에서는 아무래도 이들이 배를 타고 제주로 넘어간 게 아닌가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 건, 그럴 거면 애초에 제 주공항으로 바로…….]“……어디로요?”
강진호의 목소리가 고한봉의 목소 리를 잘라 버렸다.
그 차갑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수
화기 너머로도 전해졌는지, 고한봉 이 움찔하는 기색이 똑똑히 전해졌 다.
[아마도 제주…….]우드드득.
강진호의 손에 들린 휴대폰이 으 스러졌다.
전화가 끊겨 버렸지만, 강진호의 머리에 이미 총리는 존재하지 않았 다.
“위긴스!”
“자, 잠시! 잠시만요! 만일을 대 비해 병력을 파견하라는 지시…… 아닙니다, 회주님. 전화로 하겠습니
다.”
위긴스는 스스로 정한 당연한 절 차를 지키지 못했다.
한마디만 더 끌었다가는 강진호의 손이 그의 목을 잡아 비틀어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제주로 간다.”
“지금 당장 모시겠습니다.”
위긴스가 식은땀을 흘리며 캐스팅 을 시작했다.
‘빌어먹을.’
상황은 명백하다.
위긴스는 제발 저 이현수에게 별 일이 없기를 빌었다.
만일 이현수가 저들의 손에 당하 는 상황이 벌어지기라고 한다면?
위긴스가 슬쩍 시선을 돌려 강진 호를 바라봤다.
‘어쩌면……
세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경 험하지 못한 마귀의 모습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