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73)
마존현세강림기-173화(173/2125)
마존현세강림기 7권 (24화)
5장 잡아오다 (4)
“이, 이게 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가?”
옆에서 조규민의 휴대폰을 기웃거 리던 황정후가 영문을 몰라 하며 물 었다.
“결과적으로는 정면 돌파가 되어 버린 것 같은데, 반응은 조금 기다
려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장면이 공중파나 케이블을 통 해서 나갔다면 좋겠지만, 개인방송 이니만큼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아냐. 실시간 검색어 1위까지 한 걸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보 지 않았을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SNS의 반응을 켠 조규민이 키득키득 웃기 시작 했다.
– 강세아 오빠 쩐다. 기자들 질 린 표정 처음 본 듯. 저런 양반이
관리하는데 웬만한 남자들은 접근도 못하겠다, 진짜.
– 어머니! 저 집은 딸도 예쁘고, 아들은 더 잘생겼는데! 저는 왜 이 렇습니까! 어머니!
– 강세아 나름 기 세다고 소문 돌던데…… 루머인 듯. 오빠하고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던데.
– 내가 보기에는 그냥 열애설 묻 으려고 작정하고 언플하는 것 같은데. 저런 거에 속아서 헤헤거리는 사람들 보면 뇌가 있는지의문.
– 와, 언플하려고 공중파 음악 방송을 제끼는구나.가수가 PD들이
랑 척지면 무슨 꼴 나는지 모르나? 저걸 언플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사회생활 한번도 안 해본 분들이시 죠? 백수들이 뭘 알겠냐.
– 강세아 오빠. 열애설 사실이라 면은퇴. 파문!
‘조금 우호적인 것 같은데?’
역대급 사고를 쳤음에도 개인 방 송 화면을 본 이들은 강세아와 강진호에게 그리 적대적이지 않았다.
‘이, 이거 이용해야 해!’
조규민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
“회장님.”
“으응?”
“돈을 좀 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승인을!”
“다짜고짜 그렇게 말을 하면 내가 뭘 알고 대답을 해주겠나, 이 사람 아. 설명을 해줘야지.”
“댓글 부대를 풀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전문적으로 댓글 작업을 해주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에 이 영상을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풀면 사태를 수습하는데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 그건 또 무슨 말인가?”
조규민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황정후를 보며 기이한 감정을 느껴야 했다.
‘이게 정상인데 말이지.’
중국에서 180년 된 얼리 어답터를 보고 난 후유증이 남은 모양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설명드리겠습니다.”
조규민의 설명을 듣고 난 황정후가 떨떠름한 얼굴로 물었다.
“그런데 그거…… 여론 조작 아닌가‘?”
“조작이라면 조작이지요.”
“으음, 그런 건 조금……
“재경에 관련된 일이라면 이런 방 식을 쓰려고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연예게는 재계와는 다릅니다. 확실한 품질과 훌륭한 상품을 만들어내도 이미지 하나로 훅가버 리는 곳이 연예계입니다. 부디 재고를 부탁드립니다.”
“자네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 거겠 지. 알아서 하게.”
조규민의 눈이 흔들렸다. 황정후의 말에서 신뢰를 느낀 것이다. 백 영기 이사를 비롯한 몇몇에게밖에 보여주지 않던 황정후의 신뢰가 마 침내 조규민에게까지 와 닿은 것이
그래서 무척이나 감격스러운 상황 이어야 하는데…….
‘왜 이런 곳에서!’
이왕이면 재경과 관련된 업무에서 나온 이야기라면 좋지 않은가! 아이 돌 뒤치다꺼리를 하다가 회장의 신 뢰를 느껴야 하다니!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는 상황에 조규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가, 감사합니다.”
이상하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조규민은 이 분노를 풀 상대가 있
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럼 저는 급한 일이 있어서.”
“그, 그래, 나가보게.”
득달같이 밖으로 나가는 조규민을 보며 황정후가 고개를 설레설레 저 었다.
뭔 말인지 알아먹을 수가
있나.
나이도 아직 어린 주제에 시대에 뒤떨어지고 있는 황정후였다.
“똑바로 앉아.”
“넵.”
긴급가족 회의가 소집되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오빠라는 삼 대장을 앞에 둔 강은영이 잔뜩 얼어 붙은 얼굴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 았다.
‘사람 살려……
가족들이 뿜어내는 아우라에 발끝 이 저릿저릿한 느낌이었다.
“자, 설명해봐라.”
강지환의 말에 백현정이 바로 입 에서 불을 뿜기 시작했다.
“듣기는 뭘 들어요! 나이도 어린
게 벌써부터 발랑 까져가지고는!”
“그래도 말은 들어봐야 하지 않겠 소?”
“내가 이래서 처음부터 반대했잖 아요! 쟤는 아직 혼자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라니까!”
강은영이 조금씩 쪼그라들기 시작 했다.
안타깝게도 강은영이 사랑하는 그의가족들은 무척이나 이성적인 것 같으면서도 비이성적이고 괴이한 집 단이었다.
이미 그의 오빠와 아빠는 사건의 진위에는 관심조차 없고, 강은영이
그런 일에 휘말렸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화가 나 있는 것 같았다.
“그게 어떻게 된 거냐면요……
강은영은 더 보이스의 준영을 처 음 만나게 된 계기와 그 뒤에 벌어 진 일을 모두 설명했다.
가만히 그녀의 변명을 듣고 있던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대로라면 너는 잘못한게 없는데 그 남자 놈이 자꾸 치근덕대 다가 이번 일까지 터뜨렸다, 이거 지‘?”
“네! 아빠!”
“확실하냐?”
“네!”
강은영은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한 명이라도 그녀의 편을 만들어야 한다. 아니면 정말 연 예계에서은퇴하게 생겼다.
‘설득이 됐……
슬쩍 고개를 돌려 강진호의 표정을 본 강은영이 세상이 무너지는 느 낌을 받고 고개를 푹 숙였다. 그의 오라비는 여전히 뭐라도 씹은 얼굴 로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안녕, 내 인생.’
힘들었지만 나름 즐거웠던 아이돌의 삶이여.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저 말은 ‘니가 무슨 말을 하는 건 지 나는 전혀 못 알아먹겠는데?’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는 내용이었다.
“스케줄이 끝났으면 공부를 하든가, 연습을 하든가, 아니면 집에서 발 닦고 잠이나 자든가!”
오라비의 목소리가 점점 격앙되기 시작했다.
“그게 아니라면 TV를 보든, 미드를 보든 하면 되는 일이지. 스케줄 이 끝났는데 언니들을 따라서 놀러 갔다고? 그것도 술집에? 너 학생
아니냐?”
강은영이 점점 더 쪼그라들었다.
“학생 신분에 좋다고 술자리에 따 라갔다가 거기서 남자 눈에 띄어서 이 사단이 났다는 거 아냐? 그런데 네가 지금 잘못이 없다고 하는 거 냐?”
“잘못했습니다. 자, 잘못했어요!”
“그래, 잘못했지?”
“네!”
“사람이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게 세상 이치라더라.”
“오, 오빠……”
강은영이 기겁을 하여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오빠의 눈에서 타협할 수 없는 단호함을 느낀 강은영이 기 겁하여 백현정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어머니는 마귀가 되어 있 었다.
“아, 아빠!”
이제 기댈 사람은 강지환밖에 없다.
“으음……”
강지환이 침음성을 홀리며 고민하
는 듯하더니 입을 열었다.
“은영이의 말이 다 맞다면,은영 이가 잘못한 것은 크지 않다고 봐야 겠구나.”
“학생이 술자리에 갔습니다.”
“그렇지.”
“그런데 잘못이 크지 않다니요?” 강지환이 강진호를 보며 웃었다.
“그래서 학생이 술자리에가면 학 교를 못 다니게 한다더냐?”
할 말이 없어진 강진호가도끼눈을 뜨고 강은영을 바라보았다. 강은영은 내밀어진 구원의 손길에 탑승
하여 아버지를 응원했다.
“마, 맞아요!”
“분명 잘못은 했지만, 네가 말한 대로은퇴를 시킨다거나 할 정도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미 이 사건이 퍼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벌을 받았다고 할 수 있지.”
“네! 아빠!”
“다만.”
강지환이 말을 이었다.
“한번만 더 이런 일이 있을 시에는 내가가만히 안 있을 거다. 네가 꿈 쫓아간다고 해서 온가족들이 지 원을 해주고 배려를 해 줬는데 남는
시간에 그런 짓을 하고 돌아다녔다니, 이 애비가 실망이 크구나.”
시무룩해진 강은영이 고개를 푹 숙였다.
“잘못했어요.”
“물론 호기심에 한두 번쯤 나가볼 수 있는 자리이기는 하지. 하지만 나는 네가 그런 자리에 갔다는 것보 다 아직 미성년자인 너를 그런 자리 에데리고 갔다는 언니라는 사람도 이해할 수 없고, 그런 자리에 나온 애를 꼬시려고 했다는 놈도 이해할 수가 없다.”
강은영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가장 이해할 수 없는 건 너다. 너도 사리분별이 되는 나이인데, 그런 사람을 사귀고, 그런 이들 이랑 어울리고, 그런 자리에 나갔어야 했니?”
“ 죄송해요.”
아버지가 진중하게 꾸짖기 시작하 자 강은영이 눈물을 뚝뚝 홀리기 시작했다.
“열애설이 났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야. 중요한 것은 네가 우리의 믿음을 배신했다는 거지. 네가 밤늦게 안 들어오면 이제까지야 당연히
스케줄이 바빠서라고 생각했지만, 앞으로는 어디서 또 술을 마시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 않 겠냐, 이 말이다.”
“……잘못했어요, 아빠.”
“신뢰라는 건 그래서 중요한 것이다. 별것 아닌 것이라 생각하여 쉽게 상처를 내지만, 한번 금이가버 린 신뢰는 웬만해서는 다시 붙지 않 아. 앞으로도 우리가 너를 믿게 하 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네 스스로 고민해 보거라.”
“……네.”
용서를 해준다는 것 같지만, 실제
로는 앞으로는 너를 믿지 못하겠다는 뜻으로 말하는 강지환이었다.
강은영 역시 그 말을 알아들었는 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 만 뚝뚝 홀렸다.
“그래서 벌은요?”
눈치 없는 강진호가 끼어들자 강 지환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
“따로 벌을 주고 말고 할일이 아 닌 것 같구나.”
“아버지, 상벌은 명확해야 하는 법입니다.”
강지환은 자신의 아들을 보며 눈 살을 찌푸렸다.
‘저 피도 눈물도 없는 놈.’
울고 있는 동생을 보면서 벌이라니!
“으흐흠. 그래, 내가 보기에는 이 일이 전부다은영이가 사회 경험이 없어서 벌어지는 일 같구나. 학교를 다니다가 바로 연예계로 들어가다 보니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나 자리를 파악하는게 힘들어 보인다, 이 말이야.”
“……음, 일리가 있습니다.”
“그러니 사회생활을 좀 경험하게 하는게 어떨까?”
“사회생활요?”
“얘가 지금이 아니면 언제 평범한 사회생활을 해보겠니. 마침 잘되었다.은영이 너는 활동 접는 대로 아버지 카페에 나와서 일을 하거라.”
“……네?”
“거기서 손님들도 좀 상대하고, 궂은일도 해보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공부를 해봐.”
“고, 공부요?”
“그 공부 말고!”
공부라는 말에 학을 떼는 강은영을 보며 강지환은 결심을 굳혔다.
‘니가 아무리 내 아들이라고 해도 내 딸내미 밥줄을 끊을 수는 없지.’
이제 와서 강은영이 대학을가고 공부를 한다는 것은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강지환이었다. 강진호가 듣는다면 ‘사람은 노력하면 어떻게 든 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늘어놓을게 빤했다.
꽃길만 걸어도 시원찮을 딸내미를 진흙탕에 굴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러니 이 일에 대해서는 더 이 상 왈가왈부하지 않는 걸로 하자.”
“아버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입을 열려는 강진호를 보며 강지환이 선
수를 쳤다.
“너도 마찬가지야.”
“……네?”
“너도 이대로가면 보통 사람들이 해보는 일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할 거다. 너도 알바해.”
“……네?”
이렇게 강진호의 알바 취직이 결 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