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736)
마존현세강림기-1738화(1735/2125)
마존현세강림기 70권 (21화)
5장 시작하다 (1)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조심해서 다녀오거라.”
“오라비, 선물 사 와!”
“너는 사람이 어디 가기만 하면 선물 타령이야!”
강은영에게 한 번 눈을 찌푸려 준 백현정이 강진호를 보며 물었다.
“짐은 안 챙겨도 되니? 그래도 해외 가는 건데.”
“괜찮아요. 현지에서 사서 쓰죠. 짐 많아지면 불편해요.”
“그래도 필수품은 챙겨야지.”
“회사에 있어요. 거기서 바로 출 발할 거니까요.”
그제야 백현정이 고개를 끄덕였 다.
“그래. 거기도 반쯤은 집이니까.” 강진호가 미소를 지었다.
이제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건만, 백현정의 눈에는 여전히 그가 걱정 스러운 모양이다.
“그럼 다녀올게요.”
“그래.”
강진호가 배웅을 받으며 현관을 나왔다. 여전히 그를 보며 으르렁대 는 강아지가 눈에 걸리긴 하지만, 그 정도야 뭐.
대문을 나와 차고로 간 강진호가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걸었다.
부우우우웅!
점점 고조되는 엔진음이 강진호의 심장을 두드렸다.
하지만 강진호는 바로 출발하지 않고 카 시트에 몸을 기댄 채 가만 히 눈을 감았다.
‘어떻지?’
지금의 상태는?
강진호가 눈을 떴다.
그러고는 경쾌하게 액셀을 밟았 다. 강진호의 스포츠카가 차고를 벗 어나 도로를 내달리기 시작한다.
최연하의 눈가가 미묘하게 경련을 일으켰다.
“잘도 얼굴을 들이미셨군. 그 용 기는 칭찬해 주지.”
“그게 당일 날 아침이란 건 목이 잘려도 할 말 없는 일이지만.”
강진호가 어색하게 헛기침을 하며 자신의 목을 주물렀다.
“너스레 떨지 말고, 이 양반아!”
“하하……
최연하가 영 불만 어린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뭐 좋은 소리 듣겠다고 아침부터 찾아왔어요?”
“좋은 소리를 들으려고 온 건 아 니고, 후환이 좀 두려워서……
“그럼 됐어요.”
“ 네?”
최연하가 어깨를 으쓱했다.
“후환이 두렵다는 말은 돌아와서 욕먹을 거라는 말이잖아요? 돌아올 자신은 있다는 거네.”
강진호가 당연하다는 둣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최연하가 살짝 뚱한 눈으로 강진 호를 바라보았다.
“걱정할 것 없어요.”
“ 네?”
“보육원은 진호 씨 없어도 이제 내가 알아서 잘할 수 있거든요. 뭐, 좀 버벅대기는 하겠지만, 얼마 안
지나서 해결될 거예요.”
“은영 씨야 뭐, 어차피 우리 소속 이니까 내가 잘 관리할 거고, 부모 님도 내가 잘 모실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뭔 소리를 하는 겁니까?”
최연하가 어깨를 으쓱했다.
“보통은 그쪽에서 부탁해야 하는 말인데, 내가 먼저 해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요.”
강진호가 허허롭게 웃고 말았다.
“그게••••••
“회사는 현주 씨가 있으면 어떻게
든 돌아가니까. 그리고 나도 도와줄 거예요.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모 르겠지만, 어쨌든 사람이 옆에 있다 는 게 중요한 거 아니겠어요?”
“……그렇죠.”
강진호가 먼가 말하기 전에 최연 하가 자꾸 선수를 쳤다.
“그러니까……
최연하가 단호한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본다.
“알아서 잘하고 와요.”
“몸 건강히 돌아오라느니, 어떻게 든 돌아만 오라느니, 그런 말 너무
빤해서 하기 싫으니까, 알아서 잘. 알죠?”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최연하가 강진호에게 성큼성큼 다 가온다.
“••••••왜?”
“영화 같은 데서는 보통 이럴 때 눈물 쏙 빼면서 키스하거든요. 어떻 게? 그쪽이 하실?”
“여, 영화가 아닌데……
“영화가 뭐 별건가, 현실의 연장 이 영화지. 자, 이리 와봐요. 찐하게 한 번……
아니,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되어 버렸나.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뭔가 음 흉한 구석은 있지만 그래도 나름 청 순한 느낌이라도 내려고 하던 사람 이었는데!
“가만히 있어봐. 누나가 알아서 할게.”
“남들 들으면 오해할 말은 하지 말아주시면……
“오해는 무슨.”
최연하가 강진호를 확 잡아당겼 다. 그러고는 가볍게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붙였다 뗐다.
좀 부족한데.”
“봐줬다. 돌아오면 제대로 하지, 뭐.”
“감사합니다.”
최연하가 옅은 미소를 띠고 강진 호를 바라본다.
“나 지금 엄청 노력하는 거 알 죠?”
“꼭 돌아와요.”
“네.”
강진호가 손을 뻗어 최연하를 끌 어당긴다. 그녀를 한번 강하게 안아
준 강진호가 손을 흔들며 최연하에 게서 멀어졌다.
“선물 사 올게요.”
“……답도 없네, 참.”
해맑게 웃으며 멀어지는 강진호를 보며 최연하가 고개를 내저었다.
“나쁜 새끼.”
꼭 저렇게 웃으면서 가나.
마치 그동안 최연하가 못 놀게 잡아두고 있던 것 같잖은가.
“어휴.”
최연하가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는 아무리 커도 애라더니, 설 마 저 나이를 먹고도 저럴 줄이야.
“다 늙어 가지고는!”
“……그래도 늙은 사람이 젊은 사 람보다 로맨틱하네요.”
“깜짝이야!”
최연하가 고개를 홱 돌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이현주를 바라보았 다.
“언제부터 봤어?”
“일단 뽀뽀는 봤으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거, 깔끔하시네.
“……저 무뚝뚝하기가 너무 심해 서 무생물이 아닌가 의심하던 사람
도 당일 아침에 여자 친구를 보러 오는데, 이 새끼는……
이현주가 이를 뿌득뿌득 갈아 제 낀다.
슬쩍 이현주의 눈치를 본 최연하 가 톤을 낮춰 말했다.
“……안 왔어?”
“전화는 왔더라고요.”
“걱정하지 말라고?”
“아니요. 지들 가면 중간에 지원 물품 받아야 될 수도 있으니까, 미 리 확보해 놓고 전화 재깍재깍 받으 래요.”
그거, 진짜 답 없네.
후환이 두렵지도 않은가?
“진짜 성질 같아서는……
“어…… 현주 씨.”
“네.”
“현주 씨랑 현수 씨랑 싸우면 누 가 이겨?”
“3초면 뼈랑 살을 분리해 버릴 수 있어요.”
이현수 씨 다시 봤네. 굉장히 용 기 있는 사람이었구나.
“여하튼 남자란 것들은.”
“오, 내 남자는 조금 나은데?”
“때리지 말기.”
“안 때려요!”
이현주가 한숨을 쉬고는 도로에 올라탄 강진호의 차를 바라보았다.
“무사히만 돌아오면 돼요, 무사히 만.”
강진호의 차가 완전히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두 사람이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강진호의 차가 총회로 들어섰다. 부우우웅.
굉장히 부산스러울 것이라는 예상 과는 다르게 총회는 오히려 고요했 다. 아니, 고요하다 못해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음?”
강진호가 슬쩍 주변을 돌아본다.
먼저 이동했나?
‘아닌데……:
올라오던 길에서 본 주차장에는 분명 차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사람 이 있다는 건데…….
연무장 끝에 차를 세운 강진호가 본관으로 향했다.
본관도 고요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사무실에는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 었다. 하지만 평소의 소란스러운 분 위기와는 다르게 모두가 침묵을 지 키고 있다.
‘중압감인가.’
이들도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싸 움을 시작한다는 걸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계단을 올라 회주실에 도착한 강 진호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 안에는 이현수와 이사들이 강 진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마존을 뵙습니다.”
이사들의 얼굴도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굳은 기색이 엿보인다.
중앙으로 걸어 들어가 상석의 소 파에 앉은 강진호가 좌우로 늘어서 듯 앉아 있는 이들을 보며 입을 열 었다.
“준비는?”
“모두 끝났습니다.”
“회원들이 안 보이는데?”
“자택에서 대기시켰습니다.”
이현수가 어깨를 으쓱했다.
“생각보다 준비가 빨리 끝나서 괜 히 도열시켜 놓으면 진만 빠질까 봐 기숙사에서 대기하는 중입니다.”
“잘했네.”
확실히 쓸데없이 힘을 빼는 것보 다는 그게 낫다.
예전에는 강진호가 출정 전에 모 두의 사기를 불어넣어야 했고, 강제 로 그들을 끌고 가는 측면도 필요했 지만, 이제는 아니다.
총회의 회원들은 이제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완벽히 이해 한 상태다. 강자와의 싸움이라고 해 서 두려움을 먹을 이는 더는 남아 있지 않다.
“다른 쪽은?”
“정부는 준비를 마치고 이쪽의 신
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상대의 눈 을 속이기 위해서 준비한 배를 포함 하여 총 스물두 척이 서해에 정박하 고 있습니다.”
위긴스가 말을 보탰다.
“남해 쪽에서도 출발할 겁니다. 물론 속지는 않겠지만,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사실은 이미 창왕계 쪽에 흘러 들어갔을 거고?”
“물론입니다. 하지만 알아도 방법 이 없죠.”
« Q.하
“o’.•
강진호가 볼을 긁었다.
‘예전이랑은 너무 다르단 말이야.’ 과거 무인들끼리의 전쟁은 상대의 기습을 예측할 수 있느냐, 그리고 상대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느냐가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 더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아무리 상대를 속이려고 해 도 정보는 실시간으로 퍼지고, 아무 리 경로를 속이려고 해도 위성이 머 리 위에서 내려다본다.
결국 서로가 서로를 빤히 아는 상태에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 총회는 비상 체제로 들
어갑니다. 전장에 나서지 않는 이들 은 이곳에서 정부 쪽과 다른 여러 곳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분석해 저 와 위긴스 이사님께 전달할 겁니 다.”
“이곳도 싸우는 거로군.”
“모두가 싸우는 거죠.”
강진호가 묵직하게 고개를 끄덕였 다.
“좋아. 그럼 출발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해가 지면 움 직입니다.”
강진호가 슬쩍 고개를 돌려 시계 를 바라보았다.
‘한 시인가.’
해가 지려면 여섯 시간 정도는 남았다. 그럼 이제부터는 그 지루함 과 싸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 번 점검하지. 모 든 방향으로.”
위긴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마법 부대는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원탁도 협조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출발하기 전까지 한 번 더 확인하겠습니다.”
바토르가 미간을 찌푸렸다.
“몽골 정부는 완전히 돌아선 것 같다. 하지만 초원의 전사들은 여전
히 나를 따른다. 그들은 문제가 없 다.”
“다시 확인해.”
“알겠다, 주인.”
장민이 진중한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교도들은 언제든 목숨을 걸 준비 가 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신실함을 의심하지 마시옵소서.”
“일본 쪽은?”
“그들 역시 함께할 것입니다.” 강진호가 장민을 가만히 바라보다 가 미소를 지었다.
“좋아.”
다른 이들에게는 확인하라는 말이 필요하겠지만, 이 노회한 무인에게 는 그런 말이 필요하지 않다.
장민이 강진호를 믿는 만큼, 강진 호도 장민을 믿고 있다.
그리고…….
“아, 저는 덜 끝났다고요.”
방진훈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신 경질적으로 휴대폰을 연신 두드렸 다.
“아니, 사람 수가 어디 한둘이어 야 이걸 감당을 흐}지. 이 새끼들은 화장실은 왜 이리 자주 가? 인원
파악이 끝이 안 나잖아! 아, 진짜!”
강진호가 빙그레 웃었다.
‘미안하다, 방 이사.’
다른 이들이 아무리 고생을 했다 고 한들, 방진훈만큼 고생한 이는 없을 것이다.
있다면 한 사람뿐이지.
“외부 조율은 모두 마쳤습니다. 홍왕계와도 핫라인을 연결해 뒀습니 다. 통신 쪽은 위성과 연결해서 확 인까지 해뒀습니다. 전파방해가 들 어온다면 답이 없겠지만, 그 외의 상황에서는 정보를 받을 수 있습니
다.”
“ O ”
M.
이현수의 보고에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강진호가 고개를 돌려 햇살이 비 쳐 오는 창을 바라보았다.
“어두워지면 시작하지.”
어쩌면 세상을 바꿀지도 모르는 전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