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738)
마존현세강림기-1740화(1737/2125)
마존현세강림기 70권 (23화)
5장 시작하다 (3)
“함장님, 대응을!”
첸웨이렁이 식은땀을 흘리며 무언 가 할 말을 찾으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적당한 대웅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근접 가능한가?”
“무립니다. 저만한 크기의 배에
근접한다면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둘 중 하나, 아니, 둘 다 침몰할 겁니다.”
“……일단은 보내고 뒤쪽에서 접 근하는 건?”
“그것 역시 어렵습니다.”
첸웨이렁이라고 그게 불가능하다 는 걸 몰라서 묻는 게 아니었다.
어떻게든 말을 하며 대응책을 찾 아보려는 것이다.
“차라리 우리 배가 소형 선박이라 면 몰라도 이 크기의 배로 접근은 불가능합니다.”
첸웨이렁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럼
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건
“최대한 근접해서 경비정을 내린 다음, 접근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 지만 그것도 위험한 건 마찬가집니 다. 차라리……
“시도해.”
“ 예?”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써봐!”
“하지만 그건……
첸웨이렁이 막 소리를 버럭 지르
려는 찰나였다.
“함장님, 상부에서 통신이 들어왔 습니다! 전 함 접근하는 배에 다가
가지 말고 거리를 유지하랍니다. 추 적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뭐?”
첸웨이렁이 도무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내저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접근하지 말라고? 조금 전에는 확인하라더 니!”
순식간에 휙휙 바뀌어가는 명령을 듣고 있다 보니 혼란이 잦아들지 않 는다.
“하, 함장님!”
“왜! 또 뭐야!”
“저, 저기 좀! 저기!”
Mr
목소리에 어린 당혹감이 첸웨이렁 을 끌어당겼다. 첸웨이렁이 조타수 가 가리키는 곳을 뚫어져라 바라봤 다.
“뭘……
첸웨이렁이 눈을 가늘게 떴다.
어둠이 내려앉은 바다.
그 검은 하늘에서 뭔가 반짝이는 것 같다.
‘별은 아닌데……
각도가 훨씬 아래쪽이다. 그럼 저 게 대체…….
첸웨이렁의 입이 쩌억 벌어졌다.
“헤, 헬기?”
“헬기 같습니다!”
“미친! 이 바람에!”
빛이 점점 더 선명해진다. 하늘에 뜬 수십 대의 헬기가 해안 방향에서 이쪽으로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
“헬기라니! 항속거리가 안 나올 텐데.”
“해안에서 출발한 게 아니겠지.”
“……항모라는 말씀이십니까?”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첸웨이렁이 멍한 얼굴로 하늘 위 를 바라보았다.
여기서 헬기라니.
“미, 밑에도 뭐가 있습니다! 경비 정 같습니다! 소형 경비정들이 엄청 몰려옵니다!”
상황은 첸웨이렁의 상식을 벗어나 버렸다.
이쪽이고 저쪽이고 정상적이지 않 다.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윽고…….
“저!”
“뭐야!”
정체불명의 선박 위를 지나는 헬 기에서 사람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뛰어내린다.
“레펠?”
“아닙니다! 줄이 없습니다!”
“……저 높이에서 뛰어내린다고? 자살도 아닐 테고.”
힘없는 첸웨이렁의 목소리가 고요 해진 함교에 적막히 울렸다.
“접촉했답니다.”
“흐음, 그래?”
상황실에 앉은 이현수가 다리를 꼰 채 휘파람을 불었다.
“어떻게 나올까? 그냥 다짜고짜 사격해서 다 침몰시켜 버려도 재미 있을 텐데 말이야.”
“……그게 무슨 살벌한 말씀이십 니까? 저거, 침몰하는 만큼 저희가 다 물어줘야 한단 말입니다.”
“그래봐야 얼마나 한다고.”
“실장님을 팔아도 못 삽니다!”
“……대답이 핀트가 좀 어긋난 것 같은데?”
뭐, 아무래도 좋겠지.
이현수가 낄낄대며 웃었다.
“좋아, 그럼 저쪽의 대응은……
“실장님, 보고 들어왔습니다. 확인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알았다.”
이현수가 파일을 열고는 눈을 찌 푸렸다.
“이 또라이 같은 새끼가……
그가 순간적으로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보고서를 몇 번이고 읽었다.
“컨테이너선?”
이쪽이 상식을 뒤집었다면, 저쪽 의 대웅 역시 파격, 그 자체였다.
“아니, 컨테이너 선에 헬기를 실 을 수가 있나?”
“전투기라면 몰라도 헬기라면 가 능하죠. 딱히 추진 장치가 필요한
것도 아니니까요. 일단 평지만 있으 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렇기야 하지.”
이현수가 허탈하게 웃었다.
동원할 수 있는 선박을 모조리 동원해 보냈다. 그 많은 선박을 공 격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서로 눈가리고 아웅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민간선을 이유없이 공격 했다가는 뒷감당이 불가능하다. 하 지만 이 말도 안 되는 대책 하나로 이현수가 생각한 만큼의 시간을 끌 수 없게 되었다.
“경비정을 다수 동원하는 것까지
는 예상했는데……
배를 타고 오르는 것과 배 위에 서 뛰어내리는 것 중 어떤 방식이 빠른지는 생각할 필요도 없는 일 아 닌가.
“창왕, 창왕……. 이 또라이 같은 새끼.”
이현수가 피식 옷었다.
‘그래, 이 정도는 해줘야지.’
그래야 그가 준비한 것들이 헛되 지는 않을 테니까.
“중국 영해로 들어가지 말고, 복 귀하라고 전달해!”
“괜찮겠습니까? 원래 계획은……
“됐어.”
이현수가 씨익 웃었다.
“이건 누가 더 미친놈인가의 싸움 이야. 어디 한번 해보자고.”
* * *
“비었다고?”
“예!”
가오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모두 확인해! 분명 저 안에 놈들이 타고 있는 배가 있을 거다!”
그것만 찾아내서 침몰시킬 수 있
다면, 이 전쟁은 반 이상 끝난 것이 나 다름없다.
“빤한 수작질을!”
설마 이 정도도 예상하지 못할 거라 생각한 건가?
가오쉰이 표정을 굳혔다.
“아니야, 아니야. 이 정도일 리가 없지.”
상대는 저 차이커창과 이현수다.
아무리 빤해 보이는 수작질이라도 그 안에 무언가 숨어 있을 것이다.
“배라, 배……
“갑 구역 클리어! 모두 비었습니
“정 구역 클리어! 이곳도 모두 비 었습니다. 선장을 비롯한 소수는 모 두 투항했습니다!”
“비었습니다!”
“비었습니다!”
쏟아지는 보고에 가오쉰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다시 한번 확인하라고 해! 쥐새 끼 한 마리 놓치면 니들도 살아날 생각 하지 마! 알았어?”
“예!”
가오쉰의 머리에 의문이 점점 커 진다.
‘아니야. 아무 이유도 없이 이런
짓을 할 리가 없어.’
모든 일에는 목적이 있기 마련이 다. 이곳에 이만큼의 투자를 한다는 건, 이곳에서 노리는 게 있다는 의 미다.
“뭐지? 뭘 노리는 거지?”
“비었습니다!”
“……확인한 배들이 모두 비었습 니다.”
“뭐‘?”
가오쉰의 눈이 흔들린다.
‘아니야. 뭔가 있어! 분명히!’
가오쉰이 버럭 소리를 내질렀다.
“남중국해! 남해 쪽으로는?”
“특별한 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배를 발견했다는 보고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없다고?”
가오쉰의 머리가 맹렬하게 회전했 다.
‘잠수함? 아니야, 아니야. 잠수함 으로는 그 많은 인원들을 동시에 수 송할 수가 없어. 미국이 도와준다고 해도 마찬가지야.’
그러면?
“배 밑은? 숨겨진 공간이 있는지 확인해! 혹시 모르니까 배 바닥도 확인하라고 해!”
“이, 이미 지시했습니다. 다 없습 니다!”
“ 없다고?”
가오쉰이 멍한 눈으로 중얼거렸 다.
“그럼 대체…… 대체 뭐지?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세상 모든 일에는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 일에서는 목적이 보이 지 않는다. 대체 이 많은 선박을 서 해로 보내서 얻는 것이 무엇이란 말 인가.
“대체••••••
“어떻게 합니까?”
가오쉰의 시선이 절로 지도 쪽으 로 돌아갔다.
‘배? 아니, 바다인가?’
“투입된 인원 모조리 복귀시키고, 해안으로 돌아오라고 해!”
“나포한 배들은 어떻……
“빈 배를 잡고 있어서 뭘 어쩌겠 다고! 이 멍청한 새끼야! 알아서 하 라고 해! 모두 복귀한다. 해안을 지 켜!”
“예!”
“아, 아니야! 잠깐!”
“예?”
가오쉰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다시 확인하라고 해! 다시! 몇 번이고 다시 확인해 보고 배가 완전 히 비었는지 목숨 걸고 보고하라 해!”
“하지만 이미……
“내 말이 들리지 않나!”
“예! 알겠습니다!”
가오쉰이 지도를 뚫어져라 바라보 았다.
“……이 미친놈•이 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지?”
가오쉰이 흔들리는 마음을 꾹꾹 눌렀다. 이건 당황하는 쪽이 빈틈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하지만 가오쉰은 이미 자신이 당 황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 었다. 입술을 질끈 깨문 가오쉰은 그가 해야 할 온당한 일을 시행했 다.
“우선 창왕께 보고를 드려라! 창 왕께서 지시를 내려주실 거다!”
“아, 알겠습……
“아니다! 내가 직접 한다!”
가오쉰이 거칠게 무전기를 집어 들었다.
“빌어먹을……
무전기를 누르는 가오쉰의 손끝이 살짝 떨리기 시작했다.
“근데 저쪽 지휘는 누가 합니까?”
“내가 알 게 뭐야.”
이현수가 심드렁하게 말했다.
“창왕이 직접 하지는 않을 테니, 창왕계의 조무래기가 하고 있겠지.”
그리고 그게 일차적인 문제다.
“창왕계는 머리가 하나란 말이 지.”
어쩌면 창왕계 안에도 이현수에 필적할 만한 두뇌파가 몇쯤은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창왕에 미치지 못한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어떤 판단을 내리더라도 결국은 창왕의 승인을 기다릴 수밖 에 없다. 그 아주 짧은 딜레이가 결 정적인 순간에는 큰 문제가 된다.
“절대로 창왕의 눈 밖에 나고 싶 지는 않을 테니, 반드시 과잉 대웅 을 하겠지.”
“그야 그렇겠죠. 저희도 회주님이 지시한 사항은 목숨 걸고 하니까 요.”
“그런데 짜잔, 배는 비었거든.”
“그런데 배가 비었다고 그냥 돌아 갈 수 있을까? 등에서 누가 잡아당 기는 느낌이 날걸? 그러다가 혹시라 도 배에 누가 숨어 있는 걸 놓치 면?”
이현수가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뎅겅.”
“그럼 병력을 빼지도 못하고, 계 속 두지도 못하지. 이러지도 못하는 데~ 저러지도못하……
“아, 하지 마십시오. 역겹습니다.”
“……이 새끼가?”
이현수의 눈빛을 받은 이가 재빨
리 말을 돌렸다.
“그런데 이게 효과가 있을까요?”
“효과가 없어도 상관 없어.”
“예?”
이현수가 씨익 웃었다.
“긴장과 스트레스는 과잉 대응을 낳는 법이거든. 그럼 빈틈이 생겨나 지. 문제는 저 새끼들은 자기들의 빈틈을 알아챌 만큼 유능하다는 거 야.”
“그게 무슨 말입니까?”
“그럼 그 빈틈을 내가 노릴 것이 라 생각하고 다시 과잉 대응을 하게 되지.”
“던져 놓으면 저 혼자 발악을 하 게 되는 거지. 그럼 우린 유유히 두 번째를 시행하면 되고.”
“언제까지 기다립니까?”
“왜? 심심해?”
“그런 건 아니지만……
이현수가 피식 웃었다.
“그럼 바로 시작하지, 뭐. 별 차 이는 없으니까.”
이현수가 휘파람을 불며 전화를 들었다.
신호가 가기를 기다리던 이현수가 통화가 연결되자마자 바로 입을 열
었다.
“바로 출발시켜.”
건너편에서 돌아온 대답을 들은 이현수가 씨익 웃으며 전화를 끊었 다.
“자, 그럼 다시 한번 뒤흔들어 볼 까?”
이현수의 표정을 본 이가 고개를 내저었다.
‘살벌하네.’
말투는 더없이 가볍다. 누가 보면 장난이라도 치고 있는 것처럼.
하지만 그 말을 하고 있는 이현 수의 얼굴은 이전에 본 적이 없을
만큼 차갑게 굳어 있었다.
찰칵.
담배를 꺼내 문 이현수가 가만히 화면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연기를 내뿜었다.
“생각해라, 생각해. 계속 생각해 라, 창왕.”
그게 네 장기니까.
그리고…….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깊은 곳 에 빠지게 될 테니까 말이야.”
이현수의 낮은 웃음소리가 상황실 에 낮게 퍼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