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742)
마존현세강림기-1744화(1741/2125)
마존현세강림기 기권 (2화)
1장 터뜨리다 (2)
“열립니다!”
“15번 게이트, 이상 없이 전송 완 료했습니다!”
“22번 게이트, 무력화됐습니다! 전송 실패입니다!”
이현수가 기계적으로 지시를 내렸 다.
“15번 게이트, 32번으로 옮겨서 재전송 시도해.”
“예!”
“9번 게이트, 전송 완료했습니 다!”
“3번 게이트, 전송 완료했습니 다!”
비전 위의 푸른색 점이 붉은색으 로 변했다. 전송이 완료된 게이트들 이 중국 땅 곳곳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총 25개 게이트 중 19개 성공입 니다! 남은 6개 게이트는 장소를 옮 겨 재전송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나쁘지 않네.”
이현수가 씨익 웃었다.
성공률이 75%.
예상한 성공률이 50% 정도였다 는 걸 생각하면 고무적인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재전송까지 감안하여 전 병력을 모두 게이트로 전송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과는 고무적이다.
하지만 더 고무적인 건 결과가 아니라 이 결과가 만들어진 원인이 다.
이현수가 양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움켜잡고 부들부들 떨었다.
‘먹힌다.’
창왕이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아무리 몇 주 전부터 조심스레 준비 한 게이트라고 한들 절반 이상은 날 아갔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7할 이상이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그의 눈에 보이는 성과는 달랐다. 그건 오로지 단 한 가지 사실을 의미하고 있었다.
‘먹힌다고!’
흔들리는 건지, 아니면 정보의 과 부하로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한 건 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의 방식이
지금 창왕에게 타격을 입히고 있다 는 점이다.
“선박 회수합니다!”
“항공 편대도 복귀시키겠습니다.”
“피해 상황은 아직 정확하게 확인 하지 못했습니다. 확인이 되는 대로 바로 보고드리겠습니다.”
“1번 게이트를 통과한 인원들이 진격합니다!”
“12번 게이트, 예상치 못한 문제 가 발생했습니다. 예정 목표지에 도 달하는 시간을 수정해야 합니다. 문 제는 보고가 들어오는 대로 바로 확 인하여 보고드리겠습니다.”
“추가 게이트 진입 준비 끝났습니 다! 가동합니다!”
이현수가 깊게 심호흡을 했다.
‘보고를 감당 못 하는 건 나도 마 찬가지로군.’
쏟아지는 보고에 정신이 어지럽 다.
창왕이 감당 못 할 판을 만들기 위해 전장을 사방으로 흩뿌려 놨다. 이 모든 전장과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을 한 사람이 실시간으로 파악하 고 적절한 지시를 내린다는 건 불가 능하다.
그건 이현수가 둘이 아니라 열이
어도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굳이 이현수가 열일 필요 도 없다.
“자기 선에서 결정 가능한 일은 보고하지 마! 자체적으로 지시를 내 리고 해결한다!”
이현수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자 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처음 말한 대로 각 부대에 한 명 씩 붙어서 상황을 파악하는 대로 바 로 지시한다. 중간 중간 일어나는 특이 사항만 내게 전달해! 명심해 라! 고민해서 정답을 낼 바에는 그 냥 빠르게 오답을 내! 이건 신속함
이 생명이다!”
“예!”
우렁찬 대답이 돌아오며 모두가 바쁘게 마이크에 대고 소리를 질러 댔다.
그 모습을 보며 이현수가 흐느적 거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머리가 녹는 느낌이로군.’
살을 주고 뼈를 친다?
천만에.
그 창왕을 상대로 그만한 교전비 를 낼 수 있을 리가 없다. 인정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창왕은 그와는 비할 바 없이 우수하고 똑똑한 인간
이니까.
이건 살을 주고 뼈를 치는 게 아 니라, 뼈를 내주고 살을 치는 전략 이다.
다만, 창왕의 뼈는 206개뿐이지 만, 총회에서 살을 내줄 인간은 얼 마든지 있다.
‘꼭 내가 다 하지 않아도 돼.’
이현수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몰아붙여! 그리고 그 망할 차이 커창 새끼한테 연락해서 당장 움직 이지 않으면 대가리를 잘라서 창왕 의 화장실 변기에다 처박아 버릴 거 라고 전해!”
“예!”
상황실에 열기가 끓어오르기 시작 했다.
이현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빠른 걸음으로 상황실을 이탈한다.
일직선으로 화장실에 뛰어간 이현 수가 세면대에 물을 틀고는 머리를 처박았다.
쏴아아아아아!
차가운 물이 머리를 식히자 정신 이 좀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냉정해야 해.’
승리.
그래, 어쩌면 작은 숭리라 부를
수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평소라면 마음껏 환호하고 즐겼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가 상대하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창왕.
아주 작은 틈이라도 하나 내보이 면 언제든 그의 목을 물어뜯을 독사 중의 독사다.
‘ 침착해라.’
이현수가 물에 젖어 흘러내린 머 리를 뒤로 넘기고는 거울을 똑바로 바라봤다. 한참 동안 거울을 들여다 보며 마인드컨트롤을 한 이현수가 몸을 홱 돌려 상황실로 향했다.
상황실로 걸어가는 그의 눈빛이
무시무시할 정도로 빛나고 있었다.
[굉장히 한가한 모양이군. 이런 상황에서 전화까지 다 하고 말이 야.]“물론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긴 합니다만, 그래도 감사 인사 정도는 하는 게 예의 아니겠습니까?”
[이상하지. 이제는 자네의 입에서 예의라는 말이 나오는 게 참 어색하 군, 위긴스.]위긴스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너무 그리 차갑게 굴지 마십시 오. 마스터께서 애써주신 덕분에 1 차 계획은 완벽하게 성공했습니다.”
[몇 할이지?]“8할에 가깝습니다.”
[8할이라, 8할. 고위급 마법사를 열 가까이 잃었단 말이로군.]위긴스가 입을 다물었다.
물론 이뤄낸 성과에 비한다면 이 건 희생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하 지만 성과를 낸 것은 총회고, 희생 을 치른 곳은 원탁이다. 위긴스는 적어도 그 차이를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아무리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얽혀 있다지만, 계산은 정확해야 하는 법 이다.
[우리의 희생이 의미가 있기를 바 라지. 물론 이 희생에 대한 대가 역 시.]“물론입니다. 로드께서는 결코 이 희생을 잊지 않으실 겁니다.”
[그랬으면 좋겠군.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마스터의 목소리가 묘하게 비틀려 있었다.
‘살짝 짜증이 나는군.’
아무리 서로 할 말이 많은 상황
이라고 해도 지금은 전시. 그것도 전쟁을 시작하는 상황이다. 사소한 손익이나 고통 정도는 묻고 가는 게 옳다.
어쩌면 마스터의 이지도 과거 같 지는 않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위긴스가 다시 입을 열었다.
“본대의 지원은 언제 가능합니 까?”
[자네가 짜준 계획대로 기계처럼 움직여 줄 테니, 걱정하지 말게. 여 기까지 간 이상 나도 뒤가 없네. 어 떻게든 해내야지.]“믿고 있겠습니다, 마스터.”
전화는 대답도 없이 끊겼다.
위성전화의 안테나를 접어 주머니 에 쑤셔 넣은 위긴스가 묘한 눈빛으 로 북서쪽을 바라봤다.
“나도’라고 했지?’
원탁도나 우리도가 아니라. ‘나’ 다.
단순한 말실수일지도 모른다. 아 니면 생각 없이 흘린 말일지도 모른 다. 하지만 확실한 건 과거의 마스 터라면 이런 말실수를 하지 않았을 거라는 점이었다.
‘마스터의 마음속에서 원탁보다 자신이 우선하기 시작했다는 거겠
지.’
아니, 이미 그리된 지는 오래일 것이다.
이제는 그런 마음이 말로 표출될 만큼 더 확고해졌다는 뜻이겠지.
“좋군.”
위긴스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아닌 조직을 우선하고, 이 익이 아닌 정의를 논하는 이는 설득 하기 쉽지 않다. 그게 옳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이들은 논■리로 설득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다뤄야 하는 이가 적당히 세속에 물들어주는 것은 좋은 신호다.
“ 다만••••••
위긴스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것도 마스터께서 이 전쟁 뒤에 도 살아남아 계실 때의 이야기겠지 요.”
위긴스의 눈이 새파랗게 빛난다.
“어디 시작해 봅시다, 세계를 다 시 배열하는 전쟁을. 이 전쟁은 세 상을 바꿔놓을……
삐비비빅!
순간, 위성전화가 크게 울린다.
위긴스가 얼굴을 굳히며 전화를 받았다.
“ 뭐냐?”
[딸리 안 움직이고 뭐 하십니까! 스승님 부대가 지금 제일 늦잖습니 까! 그래도 이사라는 분이 체면이 있…….]뚝!
지체 없이 전화를 끊어버린 위긴 스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끄응, 마스터가 아니라 내 걱정 부터 해야겠군.”
이 전쟁에서 저놈이 공을 세우면 늙은 그를 얼마나 타박할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은퇴도 고려를 해봐야겠어.” 위긴스가 한숨을 내쉬고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가세!”
“예!”
마티외와 뱅상이 그의 뒤를 따른 다. 총회의 투신한 슈발리에들과 유 럽의 기사들이 낯선 동양의 땅에서 군대처럼 진군했다.
* * *
“움직여라, 이 새끼들아!”
바토르가 진각을 밟는다.
쿠우우우웅!
그러자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대지가 뒤흔들린다. 그와 동시에 그 의 앞을 막아서고 있던 창왕계의 무 사들이 그의 정권에 맞아 소용돌이 치듯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무시무시한 권력.
그리고 무시무시한 힘이었다.
“누굴 막아, 벌레 같은 것들이!” 바토르의 눈에 붉은 광기가 어렸 다.
운이 나쁘다.
그가 몸을 실은 게이트는 하필이 면 창왕계의 무인들이 집결지로 삼 는 곳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장소 였다.
하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 다.
제 몸 하나 건사하기 힘든 마법 사들이 적의 위치까지 파악해 게이 트를 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 저 운이 나빴다고 해야 한다.
“아니. 운이 좋지.”
바토르가 히죽 옷는다.
다른 놈들처럼 굳이 상대할 적을 찾기 위해 달려가지 않아도 되니까. 일단은 눈에 보이는 놈들을 모조리 때려 부수고 이동해도 된다.
살의가 들끓어 오르지만, 바토르 는 애써 살의를 억누르며 버럭 고함
을 내질렀다.
“빌어먹을! 당장 움직여라, 이 멍 청한 것들아! 내 힘을 조금이라도 보존하라는 말이다!”
대기하던 이들이 그 말에 호응하 듯 고함을 내질렀다.
“예, 바토르 님!”
공영길이 선두로 치고 나간다.
사람 허리만 한 그의 팔뚝이 중 장비처럼 휘둘러지며 날아드는 날붙 이들을 수수깡처럼 부러뜨렸다.
퍼어어어어억!
얻어맞은 가슴이 움푹 함몰되고, 막으려 든 팔은 가차 없이 부러져
나간다.
육탄 전차라는 말이 더없이 어울 리는 광경이었다.
물론 공영길뿐만이 아니다.
바토르에게 외공을 전수받은 바토 르의 제자들이 보병을 몰아치는 중 세의 기병들처럼 앞을 막아서는 창 왕계의 무사들을 쳐 날리며 전진했 다.
“비켜, 이 새끼들아!”
공영길이 눈에 핏발을 세우며 고 함을 내질렀다.
상황은 더없이 순조롭지만, 그는 조금도 긴장을 풀지 못했다.
‘힘을 조금이라도 보존하게 해달 라고?’
바토르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상상 도 할 수 없는 말이다.
바토르는 그들을 이끌고 전투에 나서서도 제 기분을 주체하지 못하 고 혼자서 날뛰던 사람이다. 심지어 그들에게 경험을 쌓게 해주겠다는 말을 미리하고도 선두에서 눈에 걸 리는 것들을 모조리 걷어차던 이가 바토르 아닌가.
그런 이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 왔다는 것은, 이 전쟁이 그만큼 가 혹하고 고통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
는 의미다.
공영길이 이를 악물었다.
“가자! 총회는 지지 않는다!”
“모두 쳐 죽여!”
공영길을 위시로 한 외공 부대들 이 전차처럼 적들을 뭉게고 나갔다.
그와 동시에…….
드넓은 중국 대륙의 곳곳에서 비 슷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대륙의 남부와 북부, 내륙과 외곽 을 가리지 않고 말이다.
무인계의 역사상 이제껏 없었고, 어쩌면 다시는 없을 전쟁이 지금 그 막을 올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