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759)
마존현세강림기-1761화(1758/2125)
마존현세강림기 기권 (19화)
4장 추격하다 (4)
확연히 다르다.
대체 어디서 숨어 있다 나온 건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바토르의 앞 을 막아서고 있는 이들은 조금 전 산을 오를 때 상대한 이들과는 확실 히 그 격이 달랐다.
파아아앗!
더없이 날카로운 검이 새파란 검 기를 머금고 바토르에게 날아든다.
하지만…….
카가가가각!
무쇠도 두부처럼 잘라 버릴 예리 한 검도 바토르의 육체를 뚫어내지 는 못했다.
검끝이 피부를 긁으며 미끄러진 다.
“흡!”
검기까지 실린 검이 인간의 피부 조차 뚫지 못하는 상황에 당황한 무 인들이 재빨리 뒤로 물러났지만, 바 토르는 그런 이들을 순순히 보내줄
만큼 자애로운 인간이 아니었다.
쿵!
진각을 내디딘 바토르가 이를 악 물고 정권을 날린다.
그 거대한 몸이 용수철처럼 탄력 적으로 회전하며 주먹 끝에 가공할 힘을 실어낸다.
콰아아앙!
그의 주먹을 감당하기에 인간의 육체는 너무나도 연약했다.
가공할 와력(禍方)이 실린 주먹이 육체를 순간적으로 분쇄했다. 터져 나간 뼛조각과 살점들이 어마어마한 기세로 사방으로 튕겨 나간다.
굳이 표현하자면 인간 크레모아.
하지만 바토르를 향해 달려드는 창왕의 무사들은 그 광경을 보고도 조금도 물러나지 않았다.
타앙! 타타타타탓!
기관총을 쏴대는 듯한 소리와 함 께 섬전처럼 휘둘러진 검들이 쏘아 져 오는 뼛조각들을 모조리 튕겨낸 다.
“잡고 늘어져!”
“예!”
창왕계의 무사들이 제 몸을 돌보 지 않고 바토르를 향해 달려들었다. 바토르 역시 그 광경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거추장스럽게!’
상대를 곤죽으로 만드는 것은 아 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저놈 들을 박살 내면서 미묘하게 속도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바토르는 자신의 역할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가 해야 할 일은 총회를 이끌 고 가장 빠른 시간에 창왕에게 당도 하는 것이다. 상대를 몇쯤 더 무찌 른다고 해서 전세가 달라지는 게 아 니니까.
아주 조금의 딜레이.
그 딜레이가 쌓이고 쌓이면 유의 미한 시간의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 다. 그리고 그 시간의 차이는 지금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는 창왕계의 무사들이 결집할 시간을 만들어낸 다.
바토르의 전면을 향해 여섯이 넘 는 검이 푸른 검기를 머금은 채 쏟 아졌다.
“꺼져라, 창왕의 개들아!”
바토르가 버럭 고함을 치며 주먹 을 내지른다. 하지만 그 순간, 앞으 로 달려들던 이들이 재빨리 검을 회 수하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콰아아아아아!
분노와 함께 쏘아져 나간 권격이 허무하게 허공을 가른다. 그와 동시 에 산개한 무사들이 다시금 바토르 를 향해 쏘아져 들어왔다.
“이!”
바토르가 이를 갈았다.
모기가 앵앵대는 느낌이다. 실제 로도 이들이 바토르에게 줄 수 있는 피해는 모기가 물어 대는 것과 별다 를 것이 없겠지만, 모기를 잡기 위 해 손을 휘두르는 시간이 낭비된다 는 게 문제였다.
“이 새끼들이!”
바토르가 노한 얼굴과는 다르게 자세를 낮췄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공격과는 그 결을 달리하여 상대를 짧게 끊어 치 기 시작했다.
파파파팟!
경쾌한 연타 소리와 함께 달려들 던 이들이 핏덩이가 되어 사방으로 튕겨 나간다.
하지만 그 와중에 주먹을 피해낸 몇은 바토르의 얼굴을 향해 검을 집 어 던지고는 그의 다리를 붙잡고 늘 어 졌다.
퍼억!
걷어차인 이가 바닥을 뒹군다.
몸이 멈추기도 전에 숨이 끊어진 게 분명하다. 하지만 그 광경을 보 고도 그의 다리를 잡고 늘어지는 이 들의 표정에는 조금의 변화도 없었 다.
바토르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 진다.
이들 역시 바토르를 막을 수 있 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눈이 있고, 머리가 있다면 자신들의 능력 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걸 모를 수가 없다.
그럼에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던진다.
제 목숨을 버려 단 한순간이라도 바토르의 발목을 잡아낼 수만 있다 면 만족하겠다는 듯이 말이다.
“머저리 같은 놈들이.”
콰앙!
바토르가 자신의 다리를 잡은 이 들의 머리를 부수어놓는다.
기분이 영 더럽다.
목적을 위해서 목숨을 버리는 의 기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 만 그럼에도 바토르의 기분이 더러 워지는 이유는, 이들의 행동에서 기 계적인 무언가가 느껴지기 때문이
다.
‘의지가 아니야.’
이들을 움직이게 만드는 주체는 공포다.
제 목숨을 살리기 위해 몸을 땐 다면, 그 뒤에는 죽음보다 더 큰 고 통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 거 겠지. 그렇기에 죽는 한이 있어도 물러서지 못하는 것이다.
마치 등 뒤에 총구가 겨눠진 이 를 상대하는 기분이었다.
보라.
앞쪽에 떨어진 쇠공에서 가스가 계속 뿜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창왕
의 무사들은 방독면도 쓰지 않은 맨 얼굴로 그를 막아서기 위해 돌진해 오고 있다.
제 목숨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 다는 듯이.
“ 퉤.”
바토르가 이를 악문다.
‘감상은 아무래도 좋아.’
우선은 돌진…….
“조금 귀찮아 보이시는군요.”
“음‘?”
그때, 그의 뒤에서 누군가 빠르게 따라붙었다.
“자리나 지킬 것이지?”
“그러고 싶습니다만……
위긴스가 슬쩍 고개를 돌려 위쪽 을 가리켰다.
“저분이 제가 할 일을 다 해버리 니 중간에서 제가 할 일이 없습니 다.”
“그러니 할 일을 찾아서 해야겠 죠. 조무래기들은 제가 맡을 테니, 제 일에 전념하시지요.”
“허세는.’’
바토르의 입가가 실룩였다.
“허세라기보다……
위긴스의 손이 허공을 휘젓는다.
그의 손끝을 따라 새하얀 마나가 흘 러나와 허공에 기이한 문양을 만들 어 냈다.
휘이이잉!
문양이 눈부신 빛을 뿜어낸다 싶 더니, 바닥에 떨어져 있던 쇠공들이 일순 위긴스의 손 앞으로 빨려 들어 왔다.
우우우웅!
“이쪽이 제 특기인지라!”
퉁!
위긴스가 모여든 쇠공들을 가볍게 두드리자, 이내 사방으로 포탄처럼 쏘아졌다.
“아아악!”
“큭!”
쏘아진 공들이 창왕의 무사들에게 퍼부어진다. 두어 번 같은 동작을 반복한 위긴스가 앞에 깔려 있는 쇠 공들을 모조리 치워내는 동시에 무 사들을 순식간에 전투 불능으로 만 들었다.
“원래 전차 옆에는 보병이나 장갑 차가 붙어주는 법이죠.”
“네가 장갑차씩이나 될까?”
“그럼 보병으로 족합니다.”
그때.
콰아아아아아아아 !
앞쪽 숲이 순간적으로 불꽃을 뿜 어내더니, 수십 발의 로켓포가 그들 을 향해 날아들었다.
“아니면……
우우우웅!
위긴스가 손을 내뻗자 날아들던 로켓포들이 가속도를 무시하며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방패도 좋습니다.”
포탄들이 빙글 회전하여 방향을 바꾸더니, 쏘아져 온 곳을 향해 날 아갔다.
콰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아앙!
연이어 폭발을 터지는 광경을 보 며 바토르가 눈을 끔뻑였다.
“……뭘 어떻게 한 거지?”
“설명해 드리면 이해하시겠습니 까?”
“……관두지.”
바토르와 위긴스가 빠른 속도로 앞으로 치고 나갔다.
“이쪽은 제가 전문입니다. 원탁에 서 수도 없이 겪어본 상황이라.”
이건 결코 그냥 하는 말이 아니 었다.
강진호를 만나 동아시아의 무인계 에 휘말리기 전까지, 위긴스는 영국
의 나이트로서 각국의 분쟁을 해결 하고, 타국의 무인계를 억제하는 역 할을 해왔다.
당연히 현대 화기와 싸우는 일은 빈번하게 벌어졌다.
필요는 발명을 낳는 법.
현대 원탁의 마법은 과거와는 다 르게 인간의 몸으로 감당할 수 없는 화기들을 효율적으로 막아내는 법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고, 지금 에 와서는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 는 중이었다.
“어차피 포탄이든 탄환이든 금속 의 일종입니다. 금속을 컨트롤할 수
만 있다면 이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 죠.”
“뭐라는 거야?”
하지만 이건 바토르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개념이었다.
“포탄과 집속탄은 제가 알아서 하 겠습니다. 신경 쓰지 말고 길을 열 어주십시오. 그건 제가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바토르가 눈을 찌푸렸다.
‘웃기는 일이지만……
빌어먹게 든든하다.
“달리다 넘어지지나 마라, 속 검 은 놈아!”
“넘어질 상황이 아닙니다. 저지른 짓은 어떻게든 복구해야 하니까요.” 위긴스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두 사람이 이를 악물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달려, 이 새끼들아!”
방진훈이 버럭 고함을 내질렀다.
순간, 답답함을 이기지 못한 그가 얼굴에 쓴 방독면을 젖혀 들고는 목 이 터져라 외쳤다.
“긁지 말라고! 긁으면 피부가 벗 겨지고, 그럼 가스가 더 스며든단 말이야! 그건 상식이잖아, 이 새끼
들아! 그 정도 참을성도 없는 놈들 이 무슨 무인이라고!”
“이, 이사님, 방독면 쓰셔야 합니 다!”
“내가 알아서 해!”
방진훈이 고함을 버럭 지르고는 앞으로 달려 나가 휘청이는 이의 뒷 목을 잡아 일으켰다.
“달릴 수 있어, 없어?”
“아, 아직…… 아직은 괜찮습니 다!”
“그럼 이 악물고 달려!”
“예!”
휘청이던 이가 힘을 얻었는지 달
리기 시작한다. 방진훈이 그 광경을 보며 눈을 일그러뜨렸다.
‘더는 위험해.’
가스가 새는 불량 방독면을 쓰고 화생방실에 계속 머물러 있는 기분 이다. 물론 이 방독면은 절대 불량 품이 아니지만, 지금 이곳으로 쏘아 지는 가스는 체험용 CS탄과는 비교 를 불허하는 물건이었다.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제대로 싸 워보지도 못하고 모두 전투 불능이 되고 말 것이다.
“더 빨리 달려라! 더!”
그의 시선이 위쪽으로 향했다.
‘중국이고 나발이고, 계속 이렇게 퍼부을 수는 없어.’
가스가 떨어지거나 폭격기가 다시 회항하거나 둘 중 하나는 반드시 벌 어진다. 터널이 아무리 길고 길어도 언젠가는 그 끝에 닿는 것처럼 말이 다.
그가 해야 할 일은 그 순간이 오 기 전까지 쓰러지는 이가 나오지 않 게 하는 것이다.
“정화통 교체해! 지금 당장! 앞사 람과 뒷사람에게 전달해!”
그의 목소리를 들은 총회의 무인 들이 재빠르게 배낭에서 정화통을
꺼내 교체하기 시작한다.
제대로 된 교체법을 전파할 시간 같은 건 없었다. 군대에서 배워 나 온 방법도 대부분 잊어버린 뒤다. 방식이야 제멋대로지만, 그렇다고 해도 교체하지 않는 것보다는 백배 나을 것이다.
‘빌어먹을, 언제까지……
“사부님! 위! 위쪽이요!”
“음‘?”
방진훈이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었 다.
‘ 어‘?’
천막처럼 펼쳐진 마기 너머로 하
늘이 보인다.
그래, 하늘이!
조금 전까지 몰려온 폭격기의 뒤 를 쫓는 폭격기가 없다. 그의 눈에 폭격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불순 물이 없는 하늘이 모습을 드러냈다.
“빌어먹을, 그럼 그렇지!” 언제까지 퍼부을 수는 없겠지!
“폭격이 끝났다! 방독면 벗고 전 력으로 달려!”
“예!”
분명 2파는 올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최대한 이동을 해야 한다.
“앞을 좀 더……
그 순간이었다.
화아아아악!
사방으로 뻗어져 있던 마기가 순 간적으로 한 곳을 향해 뭉쳐 들었 다.
“회주님!”
마기를 모조리 회수해 낸 강진호 가 두 눈으로 섬뜩한 빛을 흘리더니 강습하듯 바닥으로 내려섰다.
“상황은?”
“멀쩡하다고는 못하겠지만, 아직 피해가 크지는 않습니다!”
“ 알겠다.”
강진호가 한 번 고개를 끄덕이고
는 방진훈을 돌아봤다.
“속도를 더 높일 테니, 최선을 다 해 따라붙어.”
“예!”
그 말을 남긴 강진호가 선두를 향해 빛살이 되어 날아갔다.
콰아아아아아!
흘러나온 마기가 검은 날개처럼 펼쳐진다.
어둠 속에서 지상에 강림한 마왕 이 그 이를 드러내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