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76)
마존현세강림기-176화(176/2125)
마존현세강림기 8권 (2화)
1장 알바하다 (2)
“강진호라……
홍왕은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보 고서를 들어 찬찬히 읽고는 다시 테 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평범하군.”
“그렇습니다.”
차이커창은 고개를 깊이 숙였다.
평범하다는 말이 특이한 점을 발 견해 내지 못한 그의 무능에 대한 지적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얻은 것은 있군.”
그게 뭐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차이커창은 차마 물을 수 없었다. 그는 감히 홍왕에게 무언가를 물어 볼 수 있을 만한 급이 되지 못했다.
“내가 직접 갈 수 있다면 좋겠지 만……
“어렵습니다, 홍왕이시여.”
“빌어먹을.”
다른 두 왕이 서로를 견제하고 있
지 않았다면 몸을 빼낼 수 있겠지 만, 그가 중국을 떠났다는 것이 알 려진다면 그의 세력은 순식간에 괴 멸할 것이다. 그리고 세력을 잃은 홍왕 역시 같은 운명이 될 것이 빤 했다.
홍왕은 치를 떨었다.
“흥왕이시여, 왜 그자에게 그리 관심을 두시는 겁니까? 그저 비루한 자일 뿐입니다.”
“……설명한다고 해도 너는 이해 하지 못할 것이다”
홍왕의 말에 차이커창은 한숨을 쉬고 말았다.
“그자의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영상? 누군가를 보낸 것인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저 그자가 알아서 나와주더군요.”
홍왕이 무슨 뜻인지를 묻는 눈으로 바라보자, 차이커창은 휴대폰으로 강진호의 영상을 띄워 보여주었다.
“으음……”
한참 동안 영상을 들여다보던 홍 왕이 고개를 저었다.
“더 모르겠군.”
홍왕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화면으로나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강진호는 매우 평범하다고 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게 더 이해가가지 않는군.’
우위안의 육체로 살펴본 마공이라 면 이미 강진호는 뼛속까지 마기에 물들어 있어야 했다. 그런 이들은 보통 폭급한 성정과 피에 대한 갈구를 느끼게 된다. 그런데 강진호는 그러한 흔적 없이 너무도 평범하게 살고 있었다.
“위선자 같지는 않은데……
보통 자기 관리가 되는 타입은 앞 에서는 멀쩡한 사람인 척하고, 뒤에 서는 음습한 곳을 찾아 피를 갈구하
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홍왕이 보기에 강진호는 그런 흔적조차 보 이지 않았다.
“이자가 확실한가?”
“우위안에게 확인했습니다. 확실 하다고 합니다.”
“흐음……”
흥왕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가로저었다.
“규격 외로군. 이런 자들은 반드 시 문제를 일으키지.”
홍왕이 고민에 빠진 듯하자 차이 커창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홍왕이시여.”
“말하라.”
“홍왕께서 굳이가실 필요가 있겠 습니까? 그를 시험해야 한다면 홍왕 께서 나서지 않으셔도 대신 할 이는 있습니다.”
“ 호오?”
“이미 남한에 들어가 있는 이가 있습니다. 조선족 출신입니다.”
“하나 그들이 입지가 좁은 타국에 서 그를 끌어낼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어찌?”
차이커창이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이미 우리는 강진호의 동생이가 수라는 것을 확보하지 않았습니까. 그녀를 이용하면……
쿠우우우우웅!
그 순간, 폭발적인 패기가 차이커 창을 덮쳤다.
“끄, 끄윽!”
차이커창은 정신이 아득해지는 와 중에도 필사적으로 몸을 숙여 바닥 에 엎드렸다.
“죄, 죄송……
“그런 한낱 무뢰배나 할 법한 짓을 벌이자는 것인가? 마인을 상대하 려는 이가 마인보다 더 치졸한 짓거
리를 쓰자고 하다니! 네가 그러고도 무련의은혜를 입은 자인가!”
“죄, 죄송합니다.”
몸을 무겁게 짓누르던 기세가 사 라지자 차이커창은 격하게 호흡을 토해냈다.
“스스로 정당함을 잃는다면 무엇을 이루더라도 그가치가 있을 리가 없다. 결과만을 본다면 과정이 무너 지는 법. 올바른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결과는의미가 없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명심하겠습니다.”
홍왕은 까칠하게 자라난 턱수염을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
“흐음. 뭐, 좋다. 어쨌든 시험은 해봐야겠지. 보내야 할 이가 있다면 그를 보내보라. 알아내야 할 것은 두가지. 그가 얼마나 마성에 찌들 었는가와 그가 얼마나 강한가. 그 두가지를 알아내라고 해. 시간은 조금 걸려도 괜찮으니, 무리한 수는 쓰지 말라고 전해라.”
“명심하겠습니다.”
조심스레 방을 빠져나가면서 차이 커창은 홍왕에 보이지 않게 눈을 찌 푸렸다.
‘결과가 없으면 과정도 무의미한
것입니다, 홍왕이시여.’
하지만 지금은 그의 뜻에 따르는게 맞을 것이다.
지금은.
“아니! 이 친구야! 그, 그러다 다 쳐!”
소장이 기겁을 하여 강진호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차마 강진호의 주 변으로는 접근할 수 없었다.
40kg짜리 쌀 포대를 양어깨에 두 개씩,도합 네 개를 짊어진 강진호
가 태연한 얼굴로 컨베이어 벨트로 걸어가고 있었다.
‘이, 이게 뭔 상황이야?’
일반적으로 포장이 되어 있는 20 kg짜리 쌀 포대가 아니었다. 시골에 서 바로 올라온, 한 포대에 40kg짜 리였다.
전문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도 지게나 끈을 활용해서 옮기는 택배 상 하차계의 알파요, 오메가와 같은 쌀 포대란 말이다. 그런 쌀 포대를 둘도 아니고, 넷씩 한번에 옮기고 있 었다.
“아니, 미친. 160kg인데……
남들은 160kg으로 스쿼트를 한번 못해서 안달하는데, 저놈은 그 무게를 어깨에 얹고는 태연스레 걸 어가고 있었다.
“허, 허리 나간다고, 이 친구야!”
“ 예‘?”
“그러다가 허리가 나간다고!”
“괜찮습니다.”
태연한 얼굴로 걷는 강진호를 보니, 지금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닌가의심될 정도였다.
컨베이어 벨트로가서 쌀 포대를 내려놓는 강진호를 보며 소장은 눈을 비볐다.
“내가 지금 뭘 본 거여?”
오랫동안 일을 하던 사람도 저 정도의 무게를 지면 허리가 박살이 난다.
그런데 일도 제대로 해본 적 없는 것 같은, 뽀송뽀송하게 생긴 애송이가 저만한 쌀 포대를 옮기고도 아무 렇지 않은 듯이 다시 짐을 옮기러가는 것을 보니, 대체 어떻게 반응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 괜찮은가?”
“네.”
“……자네, 어디서 운동 좀 했나? 씨름 선수라든가.”
“운동은 한 적 없습니다.”
“그럼 군대는 어디 갔다 왔나?”
“포병입니다.”
“견인?”
“예. 155mm요.”
“그, 그래서 그렇구만. 그럼 무거 운 걸 드는데는 이골이 났을 테니 까.”
소장은 말을 하면서도 어이가 없 었다.
견인 곡사포 출신이라고 160kg을 어깨에 지고 다닐 수 있으면 대한민 국 유도나 레슬링 선수들은 태릉에 서 훈련을 할게 아니라 견인포 부
대로 입대를 시켜야 할 것이다.
‘그럼 어쩌라고. 설명이 안 되는데.’
소장이 놀라든 말든 태연하게 차 로가서 다시 한번 쌀 포대 네 개를 짊어지고 옮기는 강진호를 보며, 소장은 넋이 나간 듯 중얼거렸다.
“……지게차 쓰는데로 보낼 걸 그랬나?”
역대 최강의 알바가 왔다는 것을 직감하는 소장이었다.
“야, 이 미친놈아.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못 알아듣겠냐?”
“아뇨. 뭔 말인지는 알았다니까요.”
한선구는 속이 뒤집어질 지경이었다.
“이게 오냐오냐해 줬더니, 상황 파악이 안 돼? 재경이다. 너 재경이 어딘 줄은 알아?”
“대한민국 국민 중에 재경이 어딘 지 모르는 사람이 있기는 합니까?”
“아는 놈이 왜 그러냐고! 아는 놈 이!”
한선구가 답답하다는 듯이가슴을
쳤다.
“재경 함부로 건드렸다가 무슨 꼴 보는 줄 알고 있냐?”
“사장님.”
준영이 되레 답답하다는 듯 그를 부르자 한선구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왜! 왜, 이 새끼야! 왜!”
“그래서 재경 안 건드리면 우리가 알아서 잘 뜬답니까?”
“……뭐?”
“우리가 재경 눈 밖에 난다고 달 라질 건 뭐 있어요. 이러다가는 어 차피 대충 활동하다가은퇴해야 할텐데.”
한선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마, 뭔 말을 그렇게 하냐!”
“사실이 그렇잖아요. 이런 와중에 걔가 재경이랑 얽혀 있다면서요? 그 럼 로또지.”
준영이 홀러내린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웃었다.
“새끼야, 그쪽에서 하지 말라잖 아.”
“아니, 사장님.”
준영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
“제가 걔를 때렸습니까, 아니면
감금하기를 했습니까? 그냥 좀 만나 보자고 연락이나 한 것뿐인데, 그걸 로 뭘 어쩌겠어요. 어디 잡아가서 뒷산에 묻을 것도 아닌데, 뭐가 그 리 걱정이세요? 경찰에 신고하라고 해요. 내가 뭔 죄가 있나?”
“으음……”
준영이 씨익 웃으면서 커피를 한 선구 앞으로 밀었다.
“꿩도 먹고, 알도 먹는 거예요. 이대로 언플만 조금 해주면 강세아 랑 저랑 얽혔다는 걸로 인지도는 올 라가고, 그러다가 정말 강세아랑 잘 되기라도 하면 저는 로또 맞는 거
죠. 재경이랑 관련 없을 때도 쩔어 주는 애였는데, 재경이랑 관련이 있 다고 하면 그보다 더 좋은게 어딨 어요.”
한선구의 얼굴이 미묘해졌다.
사실 이대로 꼬리를 말고 물러나 버리면 그들은 얻는게 하나도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야, 그래도 회사 입장에서는 재 경이랑 척을 진다는게 힘든 일이라니까.”
“빠지시죠.”
“응?”
“통제 안 된다고 하세요. 계약이
애매하게 되어 있어서 이러지도 저 러지도 못한다고 하시면 되잖아요. 기자들 쪽에 홀리고 하는 건 제가 알아서 할 테니까, 소속사 입장 확 인할 때 잘 모른다고만 해주시면 됩니다.”
“……너, 진짜 괜찮겠냐?”
“하하하.”
준영이 한참을 웃고는 말했다.
“사장님, 저 준영이에요. 제가 지 금까지 노린 여자 중에 안 넘어오는 여자 보신 적 있어요?”
“새끼야, 여자도 급이 있는 거지. 지금까지니가 노린 여자 중에 강세
아급이 있던 건 아니잖아.”
“와, 걔는 진짜 애가…… 나는 뭐 산속에서 살다 온 줄 알았어요. 진 짜 순진하더라구요.”
“그래?”
“뭐 아는게 없어요. 술도 먹어본 적 없는 거 같던데……. 사실 우리 연습생 애들이나 다른 애들은 다들 발랑 까졌잖아요.”
“재경에서 그렇게 대우할 만한 신 분이면 거의 공주님일 테니, 그럴 만도 하지.”
“그러니까 얘는 놓치면 안 된다니 까요. 제가 다 알아서 할 테니, 사
장님은 그냥 모르는 척만 하시면 됩니다.”
“으음……”
한선구는 영 마뜩치 않다는 듯 눈을 찌푸렸다.
“제가 잘되면 설마 혼자 잘되겠습니까? 사장님이 지금까지 저를 이끌 어주신 분인데, 누려야 할게 있으 면 같이 누려야죠. 사장님도 언제까 지 이런 작은 회사에서 푼돈 버실 거예요.”
“……이 새끼가.”
자존심이 상하는 말이기는 하지 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재경이라고 쫄지 마시라니까요. 그런 애들은 언론이나 이런데서 견 제가 들어가기 때문에 이런 일에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해요. 아니면 재경에서 부당한 압력을 넣었다고 언플 좀 하는 것도 한 방법이죠. 언 론에서 벌 떼처럼 달려들걸요? 그것도 인지도 좀 올라가겠네.”
‘독한 새끼.’
한선구는 혀를 찼다.
정말 독사 같은 놈이다. 하지만 이런 놈들이 자신에게 이득이 될 만 한 일은 귀신같이 아는 법이다.
“그래, 해보자. 대신에 나는 일선
에서 빠져서 모르쇠나 할 테니까, 네가 다 알아서 해라.”
“그거면 됩니다.”
준영이 낄낄대며 입술을 핥았다.
‘강세아, 그렇게 쉽게는 못 빠져 나가지.’
그에게 순진한 공주님 하나 물들 여서 농락하는 거야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준영은 몰랐다.
그 순진한 강은영 뒤에 누가 있는 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