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760)
마존현세강림기-1762화(1759/2125)
마존현세강림기 기권 (20화)
4장 추격하다 (5)
우드득.
주먹에 절로 힘이 들어간다.
마기를 내뿜으며 돌진하는 강진호 의 눈이 형형하게 빛났다.
파아아앗!
바닥을 박차자 주변 경관이 이지 러진다. 그가 돌진하며 뿜어내는 충
격파에 달려가던 총회의 무인들이 휘청이며 엎어진다.
“뭐, 뭐야?”
“회주님?”
그들의 시선이 광속으로 달려 나 가는 강진호의 등에 꽂혔다.
그러고는 본능적으로 몸을 벌떡 일으켰다.
방진훈이 회원들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눈빛부터 달라졌군.’
강진호가 그들을 보호해 주고 있 었다는 사실을 모를 이는 없다. 하지 만 강진호가 가장 어울리는 자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선두 아니겠는가.
언제나 그랬다.
그 어떤 전투에서든 강진호는 단 한 번도 뒤를 지킨 적이 없다.
창왕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구름같 이 몰려든 창왕계의 무사들을 뚫어 내야 하고, 홍왕을 상대하기 위해서 는 홍왕계의 무사들을 밀어내야 하 지만, 강진호는 다르다.
그는 언제나 최전방에서 가장 먼 저 상대를 맞이한다.
그렇기에 총회의 무인들이 맹목적 으로 강진호를 따를 수 있는 것이다.
방진훈은 이 순간을 놓치지 않았
다.
“회주님이 선두로 가셨다! 당장 일어나라! 속도가 두 배는 더 빨라 질 거다! 뒤처지는 놈은 두고 간 다!”
괴성이 터져 나온다.
억눌려 있던 총회의 무인들이 목 이 터져라 울부짖었다.
‘좋아!’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는 상 황이다. 상황상 어쩔 수 없는 일이 라고는 해도 공격을 당하는 이들의 속이 좋을 리가 없었다.
그런 와중에 강진호가 단번에 회
원들의 시선을 잡아끌어 버린 것이 다.
‘여하튼간에……
의도한 건 아니겠지.
그래서 더 문제다. 저 양반은 굳 이 의도하지 않아도 주변인들을 제 멋대로 뒤흔들어 버리는 기묘한 성 향이 있다.
지금 이곳에 있는 이들에게는 수 십 번의 말보다 저 한 번의 움직임 이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가자!”
“예!”
방진훈이 기세를 잃지 않기 위해
과장되게 기운을 뽑아내며 달리기 시작했다.
그에 동조하여 그의 주변도 일제 히 달려 나갔다.
“느긋하게 갈 때가 아니야. 좀 서 두르라고.”
“회주님이 선두로 이동했으니, 길 이 광속으로 뚫릴 거다. 늦으면 병 신되는 거야.”
“안 들려?”
차이커창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죽여 버릴까?’
농담이 아니라 지금 진심으로 충 동이 느껴진다.
그냥 지금 이놈을 잡고 있는 손 을 가볍게 내려 땅바닥에 처박아 버 리면 이현수 정도는 말 그대로 즉사 할 게 분명하다.
하지만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차이커창은 차마 자신의 욕구를 실 행하지 못했다. 사람이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다는 게 이토 록 고통스러운 건 정말 오랜만이다.
“빌어먹을 놈’.”
차이커창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창왕이 순순히 당할 리가 없지. 지금쯤이면 옆으로 치고 들어올 준 비를 마쳤을 거다.”
“뭐 빤한 소리를 늘어놓고 있어. 그것 때문에 너희를 뒤쪽에 배치한 건데.”
차이커창의 고개가 이현수에게로 홱 돌아갔다.
“우릴 방패막이로 쓰겠다는 거 냐?”
“방패막이는 얼어 뒈질. 니들이 제대로 막을 수나 있냐?”
“이 자라 새끼가?”
차이커창의 눈■이 불을 뿜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할 일 이나 해.”
이현수의 눈이 낮게 가라앉았다.
“총회의 제일 큰 약점은 전투 경 험이 극단적으로 부족하다는 거야.”
“나름 저들끼리 치고받은 적이야 많지만, 너희처럼 수십 년간 편을 갈라 싸워 댄 적이 없어. 그래서 목 표를 잡고 치고 들어갈 때는 능력 이상의 힘을 발휘하지만, 목적성이 뒤틀리면 순식간에 힘을 잃을 수도 있다.”
“그건 더 능숙한 쪽이 하라는 거 군.”
“바로 그 말이지.”
차이커창이 이를 갈았다.
‘빌어먹을 놈.’
희생을 강요하는 말이지만, 논리 에서는 어긋남이 없다. 홍왕계가 진 정으로 총회와 함께 싸우기로 했다 면, 이 제안은 받아들여야 한다.
서로의 전력을 보존하려는 기색을 보이는 순간, 동맹은 순식간에 와해 될 테니까.
‘이놈은 진짜 미친놈이야.’
보통 이런 상황에는 서로가 동맹
을 깨지 않기 위해 안전한 제안만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놈은 되 레 거절하는 것만으로 동맹이 와해 될 수 있는 제안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 댄다.
하지만 기이하지.
그렇기에 오히려 이 순간만큼은 이놈이 자신과 함께 있다는 사실이 더없이 든든하게 느껴진다.
“오냐! 원하는 대로 해주마!” 차이커창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좌우로 갈라져서 옆쪽을 방어해 라! 창왕이라면 반드시 옆구리를 노 리고 온다!”
“예!”
그의 지시를 받은 홍왕계의 무인 들이 일사불란하게 좌우로 나뉘어 속도를 높인다.
“됐냐, 이 빌어먹을 놈아!”
“좋아!”
이현수가 눈을 빛냈다.
‘확실히 조직력이라는 측면에서는 총회보다 확연히 앞서 있어.’
개인의 카리스마에 극단적으로 의 지하는 총회는 때로는 폭발적인 힘 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지 만, 맡은 임무를 확실히 처리하는 면에 있어서는 홍왕계에 비길 수 없
다.
“그런데 저 속도로는 안 돼! 더 빨리『
“이미 충분히 빨라!”
“멍청한 소리 하지 마라! 차이커 창, 말했잖아! 선두로 회주님이 가 셨다고!”
이현수가 히죽 웃었다.
“이제부터는 고속도로다. 브레이 크에 발 떼고 달려!”
파아아아앗!
공기가 찢어진다.
전력을 다해 선두로 달려 나간 강진호의 눈에 놀란 눈으로 그를 돌 아보는 바토르와 위긴스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강진호는 그들에게는 눈길 도 주지 않고 그대로 앞으로 돌진했 다.
콰아앙! 콰아아아앙!
로켓탄들이 그의 주변으로 쏟아진 다.
스슷.
강진호의 손에 들린 적루가 날아 드는 로켓탄들을 모조리 반으로 베 어냈다. 그 일련의 과정에서도 강진
호의 속도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 다.
퍼엉!
퍼어어엉!
탄이 터지는 소리가 강진호를 따 라오지 못한다. 순식간에 거리를 좁 혀낸 강진호가 발사된 RPG-7을 들고 있는 이들과 그들을 보호하는 창왕계의 무사들을 그 두 눈에 담았 다.
그러더니…….
파아아아앙!
대기를 찢어발기는 소리와 함께 전면에 붉은 선이 만들어졌다.
베어낸다는 과정은 생략된다.
그저 베어냈다는 결과만이 존재했 다.
강진호를 발견한 이들의 눈이 경 악으로 부릅떠졌다. 하지만 그들의 경악은 곧 그 종류가 바뀌었다.
‘뭐……
욱씬.
복부 어림에서 느껴지는 지릿한 통증에 고개를 숙인 이들은 자신의 배가 서서히 갈라지는 것을 그 두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어, 언제……
조금은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자신
의 죽음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한 채 숨이 끊어졌다.
털썩, 털썩.
의식을 잃은 몸뚱아리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그들의 몸이 채 바닥에 닿기도 전에 강진호는 그들 의 육신을 뛰어넘어 앞으로 돌진했 다.
“로드!”
“주인!”
바토르가 순간적으로 고뇌하는 얼 굴을 했다.
이대로 계속…….
“따라붙습니다!”
“ 길은?”
“숲은 거의 끝났을 겁니다! 이 앞 으로는 평지입니다!”
“확실한가?”
“제가 이 루트로 왔습니다! 확실 합니다!”
“좋아!”
바토르가 해방되었다는 듯 전력으 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나무들이 고속으로 스쳐 지나가고, 이내 그들 의 눈에 뻥 뚫린 대지가 들어왔다.
하지만 드넓은 대지가 눈에 들어 왔음에도 두 사람은 조금의 해방감 도 느끼지 못했다.
“••••••미친.”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눈앞에 보이는 드넓은 대지에 인 간이 가득하다. 사람이 너무 많아 오히려 아무것도 없는 듯 평탄해 보 일 지경이었다.
대체 이들이 다 몇 명일까?
이만? 아니면 삼만?
그것도 아니면 오만?
위긴스가 자신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었다.
‘창왕계가 이렇게 많았나?’
이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속속들이 합류를 하고
있는 중이니까. 백 프로도 아닌 전 력으로 이만한 인원을 동원할 수 있 다니.
순간적으로 눈앞이 캄캄해지는 기 분이었다.
그렇기에 자연히 하나의 생각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여길 뚫을 수 있나?’
이건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 다.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저 숫자에 순식간에 둘러싸일 확률이 너무도 높다. 차라리 일단은 후퇴하여…….
그 순간.
파아아앗!
강진호가 속도를 더 높이며 앞으 로 달려들었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일말의 주 저함도 없이!
“로드!”
그 광경을 본 위긴스가 반사적으 로 비명을 질렀다.
그건 기괴한 광경이었다.
어둠 속에서 포진을 갖추고 있는 수만의 무인은 마치 파도가 이는 밤 의 바다처럼 보인다. 그 바다를 향 해 돌진하는 인간은 너무도 나약하 고 너무도 초라해 보인다.
“막아라!”
“버텨내! 창왕께서 명하셨다!”
잔잔하던 바다가 일순 크게 요동 치며 강진호를 향해 밀려 나온다. 폭풍을 맞은 바다가 거친 격랑을 휘 몰아치며 강진호를 뒤덮어왔다.
그 어마어마한 광경에는 위긴스뿐 아니라 바토르마저 순간 움직임을 멈출 정도였다.
하나.
강진호의 몸은 되레 더 빨라졌다.
그와 동시에…….
꾸우우우욱.
적루를 움켜잡은 그의 손이 손잡
이를 부러뜨릴 것처럼 강하게 힘을
불어넣었다.
쿠우우우우웅!
내디딘 진각이 바닥을 부숴 버린 다.
그와 동시에 적루가 거대한 마기 의 불꽃을 피워 올렸다. 칠흑처럼 타오르는 악마의 혓바닥 같은 불꽃 을 말이다.
그런 후, 그 불꽃을 머금은 검이 음속을 초월하며 휘둘러진다.
선두로 달려든 이가 자신의 허리 를 파고드는 검을 보며 눈을 부릅떴 다.
콰아아아아아아아 !
몇 미터가 넘게 자라난 마기가 선두에서 달려드는 이들을 말 그대 로 후려 갈겼다.
베어내는 게 아니다.
거대한 몽둥이로 후려 치는 것처 럼 오로지 강함만에 치중한 공격.
그 일검이 만들어낸 광경은 상상 이상으로 참혹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
검이 인간의 육체를 날려 버리며 폭탄이 터지는 것 같은 거대한 굉음 을 만들어냈다.
잘려 나갔다기보다는 차라리 으깨 졌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산산
이 부수어진 인간의 육체가 쏘아진 포탄처럼 사방으로 튕겨 나간다.
일검.
단 일검 만으로 강진호의 전방으 로 거대한 공간이 만들어진다. 그 공간에 존재하던 이들은 한때 사람 이라 불렸으나, 이제는 더 이상 그 런 이름으로는 불릴 수 없게 되었 다.
격랑이 멈춘다.
분위기가 급격하게 식어가기 시작 한다.
후두두두둑.
하늘로 치솟은 살점과 피가 마치
비처럼 내리기 시작했다.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참혹한 광경에 창왕계의 무사들이 할 말을 잃어버렸다.
‘사람인가……
강진호의 몸이 피의 비를 맞아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전신이 피로 젖어가는 동시에 강 진호의 두 눈도 서서히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미리 말하지.”
스룽.
아공간에서 청루마저 뽑아낸 강진
호가 양손에 적루와 청루를 늘어뜨 리고는 서서히 걸음을 옮겼다.
그의 발끝에서 피어난 마기가 순 식간에 온몸을 뒤덮으며 불길한 검 은 화염을 만들어냈다.
검은 화염으로 뒤덮인 인형.
그리고 그 얼굴 어림에서 쏟아지 는, 소름 끼치는 핏빛의 혈광.
그제야 창왕계의 무사들은 자신들 이 누구를 상대하고 있는지를 다시 떠올렸다.
“내 앞에 서면 죽는다.”
강진호가 핏빛의 혈광을 뿜어내며 창왕계의 무인들에게 돌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