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765)
마존현세강림기-1767화(1764/2125)
마존현세강림기 기권 (25화)
5장 울부짖다 (5)
하늘이 뒤집히고, 땅이 무너진다.
연이어 쏟아지는 후폭풍과 거대한 진동을 감당하기에 이현수의 몸을 너무도 연약했다.
게다가 폭발의 충격 때문에 정신 이 없는 차이커창은 날아가는 이현 수의 몸뚱아리를 제대로 보호해 주
지 못했다.
쿠웅!
“컥!”
바닥에 처박힌 이현수의 입에서 헛바람 소리가 절로 튀어나왔다.
등이 부서지는 것 같은 충격 속 에서도 이현수는 자신의 상태보다 병력의 상황을 먼저 생각했다.
‘ 당했나?’
아니, 아니다!
폭격보다 명령이 조금 더 먼저 떨어졌다. 명령의 전파 속도와 무인 의 반응속도를 모두 감안해 본다면, 피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다.
그 와중에 팔뚝에 소름이 돋는다.
그가 알아차리는 게 조금만 늦었 다면?
그리고 강진호가 선두에 서지 않 고, 계속 바토르가 길을 뚫어내면서 속도가 지체되었다면?
선두보다 빨라진 후미는 병력을 밀어 올려 그 간격을 좁혀냈을 것이 고, 그 머리 위로 포격이 쏟아졌을 것이다.
나름 무위가 있는 이들은 살아남 았겠지만, 적어도 삼 할 정도는 저 항도 해보지 못하고 즉사다.
“한 번 당한 걸 또 당할 것 같냐,
이 병신 새끼야!”
이현수가 욕지거리를 내뱉고는 몸 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고는 재빨리 허리춤을 더듬어 무전기를 찾았다.
‘ 없어?’
튕겨 나가는 와중에 떨어뜨린 모 양이다.
“아, 안 돼! 아아악!”
“훙분하지 마, 이 자라 새끼야!”
그 순간, 그에게 달려온 차이커창 이 손에 든 무전기를 이현수를 향해 집어 던졌다. 반사적으로 무전기를 받아 든 이현수가 이렇다 저렇다 하 는 말도 없이 바로 무전기를 켜고
고함을 쳤다.
“이파가 온다! 거리 유지해! 무차 별적으로 쏴댈 거다! 처음 준비한 대로 대항해!”
송신 버튼에서 손을 뗀 이현수가 다시 고함을 내질렀다.
“내 옆에 붙어서 날 보호해! 절대 나를 죽게 놔두지 마!”
“알고 있어!”
차이커창이 주변의 고수들을 이끌 고 이현수를 둘러쌌다. 그 와중에도 이현수는 재빠르게 상황을 계산했 다.
포격은 먹힌다.
일전에는 미사일까지 동원하고도 강진호들을 잡아낼 수 없었지만, 그 건 이쪽의 수가 적었기 때문이다. 강진호가 커버할 수 있는 범위 내에 서는 화력을 거의 완벽하게 막아낼 수 있다.
하지만 강진호가 선두로 나선 이 상, 이 모든 범위를 막아내는 건 불 가능하다.
아니, 모여 있다 한들 강진호 혼 자 막을 수는 없다.
‘체스라도 두자는 거냐!’
완전무결은 존재하지 않는다.
움직임이 있다면 반드시 약점이
생겨난다. 지금 이현수와 창왕은 서 로를 마주 보지 않은 채 원격으로 체스를 두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 이었다.
창왕이 달아난 순간 그를 쫓고……. 쫓아오는 이를 유독 가스로 중독 시키고…….
그걸 막아내자 병력을 이동시켜 앞을 가로막는다.
막아낸 병력을 뚫어내느라 움직임 이 단순해진 순간, 지체 없이 포격 이 날아든다.
시작부터 포격을 했다면 그리 어 렵지 않게 막거나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력으로 달리느라 지친 이들은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창왕은 그 순간을 정확하게 노려 공격을 해온 것이다.
[후방, 상태 보고해!]
무전기에서 위긴스의 목소리가 들 려온다. 이현수가 무전기를 잡아채 고는 버럭 고함을 질렀다.
“신경 쓰지 말고 그냥 가십시오!”
[피해가……』
“가라고!”
이현수가 대답을 듣지 않고 무전 기의 경고 버튼을 꽉 눌렀다.
삐 이 이 이 이이 익!
무전기가 격하게 경고음을 토해낸 다.
이 정도면 위긴스도 이현수의 의 지를 이해했을 것이다.
‘선두가 막히면 다 죽는다.’
쏟아부을 수 있는 힘의 차이가 난다. 그들이 살 수 있는 방법은 오 로지 일점돌파뿐이다. 설사 뒤에 남 은 이들이 단 하나도 남지 않고 모 조리 전멸한다고 해도 강진호는 전 진해야 한다.
‘회주님은 알고 있겠지!’
그는 머리로 생각하는 사람이 아 니라 본능으로 느끼는 사람이니까.
지금 이 상황을 해결할 방법은 창왕 을 잡는 것밖에 없다는 걸 잘 이해 하고 있을 것이다.
‘회주님은 회주님이 할 일을! 그 리고 나는 내가 할 일을 하면 돼!’
강진호가 뚫는다면, 그는 지킨다!
“미리 준비한 대로 자세 갖춰! 막 을 수 있는 놈들이 막아서고! 못 막 는 놈들은 바짝 달라붙어!”
이미 한 번 당해본 포탄 세례를 대비하지 않을 리 없다. 전체적인 무위가 뛰어나지 않은 총회지만, 포 탄을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의 무인이 완전히 드문 건 아니었다.
막아만 낸다면…….
“온다!”
이현수가 고개를 확 꺾어 위쪽을 바라본다. 우거진 나무 사이로 포탄 들이 날아드는 모습이 너무도 선명 하게 보인다.
“막아아아아아!”
이미 포탄을 막는 연습을 한 이 들이 기운을 끌어 올리며 날아드는 포탄을 향해 튀어 올랐다. 그리고 다른 이들은 뛰어오른 이의 뒤쪽으 로 재빠르게 이동한다.
“흐아아아아앗!”
기운을 끌어 올린 이들이 마치
포탄을 튕겨내 버리겠다는 기세로 있는 힘껏 포탄을 후려쳤다.
퍼어어어어엉!
주먹과 맞부딪친 포탄들이 연이어 폭발을 일으켰다.
폭음과 폭음 속에 검고 붉은 화 염 덩어리들이 마치 구름이라도 된 것처럼 피어오른다.
‘화염?’
이현수의 눈이 뒤흔들린다.
저건 고폭탄이 터질 때 나오는 폭연이 아니다.
충격을 주기 위한 폭발에 동반되 는 폭연이 아니라, 말 그대로 붉은
화염이 미친 듯이 피어오른다.
“소이탄? 이 미친 새끼가!”
숲으로 불꽃의 덩어리들이 비처럼 쏟아진다.
포탄을 후려친 이들이 살짝 어리 둥절한 얼굴로 바닥으로 내려섰다. 그들이 예상한 충격이 없었기 때문 이다.
하지만 이내 곧 그들은 지금 이 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를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아 j
수백 발의 소이탄이 동시에 터지 며 만들어낸 화염이 순식간에 주변
을 집어삼키며 거대한 화마(火魔)를 만들어내었다. 살아생전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크기의 화염들이 단련된 무인들조차 기겁하게 할 정도로 뜨 겁게 타올랐다.
“이…… 이 정신 나간 새끼!” 의도는 명백하다.
산 채로 그들을 태워 버리겠다는 수작이다.
무인이라고 해서 불속에서 오래 버틸 수 있는 게 아니다. 순간적인 폭발은 기운을 이용해 버틸 수 있지 만, 지속적인 불은 버텨낼 수 없다.
더구나 지금 그들을 괴롭히는 건
단순히 화염이 아니었다.
맹렬하게 타오르는 화염이 순식간 에 산소를 소모한다. 열기와 부족한 산소 때문에 호흡이 가빠오고, 순간 적으로 머리가 아찔해질 정도였다.
‘포격은 변명이 궁하지만, 산불은 무마할 수 있다는 건가?’
이현수가 이를 빠득빠득 갈았다.
“이 개 같은 새끼. 네 목은 꼭 내 가 자른다!”
이현수가 핏발이 선 눈으로 주변 을 돌아보았다.
“아아아아아악!”
“빌어먹을! 이거 불이 안 꺼져!”
“흙으로 덮어! 산소를 차단하라 고, 병신 새끼들아!”
소이탄에 직접적으로 얻어맞은 이 들이 불타오르는 몸을 어쩌지 못하 고 바닥을 구른다.
몸이 불타는 작렬통은 인간이 겪 을 수 있는 고통 중 가장 극심한 고통 중 하나다. 일반인이라면 몸이 다 타오르기도 전에 쇼크사로 죽겠 지만, 빌어 처먹게도 무인들은 정신 력이 강하고, 육체의 내구성이 뛰어 나 쉽사리 죽지도 않았다.
“물! 물! 빌어먹을 물!”
“여기 물이 어디에 있어, 이 병신
아! 바닥에 처박아서 흙으로 덮으라 고!”
아비규환.
적이 쳐들어왔다면 그 목숨이 끊 어지는 순간까지 맞서 싸웠을 총회 의 무인들이지만, 순간적으로 타오 른 불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현수조차 순간적으로 패닉이 왔 을 정도다.
“빠져나가! 달려, 이 새끼들아!”
“하, 하지만 애들이 부상을……
“여기 있으면 다 죽는다! 대충 끈 다음 들쳐 업고 달려! 빨리!”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총회의 무인
들이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러고는 바닥에 쓰러진 이들을 들쳐 업고 좌우를 살핀다.
“여, 여기가 어디지?”
“모르겠어! 방향이……
타오르는 불은 방향 감각까지 앗 아갔다.
뿜어져 나오는 열기만으로 살이 익어가는 느낌이다. 그런 와중에 불 꽃은 나무들을 타고 휘돌며 주변을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만든 다.
“ 이쪽이다!”
콰아아아앙!
차이커창이 불타는 나무를 걷어차 부러뜨리며 고함을 내질렀다.
“이현수!”
“간다!”
이현수가 무전기를 움켜쥐고 차이 커창을 향해 달렸다. 이현수가 있는 힘을 다해 달려 차이커창의 옆으로 따라붙는다.
“독 지옥 다음에는 불지옥이라 이 거지!”
돌이켜 보면 굉장히 상식적이다.
이 산을 통째로 불태워 버리면 불발한 집속탄과 잔여 유독물을 모 조리 날려 버릴 수 있을 테니까. 그
리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쇠공들은 산불을 정리한다는 핑계로 깔끔하게 수거할 수 있겠지.
거기에…….
“아아악! 다리에 불이! 아아아아 악!”
“엎드려! 이 새끼야, 엎드리라고!”
“안 꺼져! 안 꺼진다고!”
비명을 내지르는 이를 향해 주변 인들이 달려든다. 발악을 하는 이를 짓누르고 흙을 뒤덮어 산소를 차단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쉽사리 불이 꺼지지 않는지, 짓눌린 이가 눈을 까뒤집으며 연신 발작을 일으
켰다.
“으아아아아악! 내 다리! 내 다리 이이이!”
“가만히 있어, 이 새끼야! 그러다 죽는다고! 으아아아아!”
결국 참지 못한 이가 주먹을 휘 둘러 발작을 일으키는 이를 기절시 켰다.
취이이이이!
흙으로 덮은 다리에서 연신 새하 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씨발.”
이현수의 입에서 욕설이 흘러나왔 다.
그가 있는 쪽도 이럴진대, 다른 곳이 어떤 꼴일지는 보지 않아도 빤 하다.
무인들은 강대한 적과 싸우는 데 는 익숙하지만, 이런 재해와 싸우는 건 평범한 사람과 다를 바 없다. 그 저 좀 더 빠르고, 좀 더 튼튼한 게 전부다.
“이 개새끼가.”
주변이 온통 불바다다.
화염이 밀어 올린 공기가 대량으 로 밀려 올라가며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화염을 실은 열 폭풍이 피부를 익혀 버릴 것만 같다.
“시, 실장님, 안 꺼집니다! 불이 안 꺼져요!”
“야, 달리면 안 돼! 거기 멈춰, 이 새끼야아아!”
전신이 불꽃으로 휩싸인 이가 괴 성을 내지르며 달려 나간다. 발작하 듯 달리고 경련하던 이가 이내 바닥 에 풀썩 쓰러졌다.
“이•…”
이현수의 눈이 시뻘겋게 물들었 다.
동고동락하던 이들이 싸우다 죽는 것도 아니고, 불에 타 죽는 것을 보 는 그의 심정을 도저히 말로는 표현
할 수 없었다.
저 불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단순한 화염이 아니다. 사람을 태 워 죽이기 위해 온갖 화학물질이 범 벅되어 몸에 들러붙는 악마의 불꽃 이다.
그 악마의 불꽃이 닿는 모든 것 을 집요하게 태워 댄다. 그와 동시 에 유독가스를 끊임없이 분출해 내 고 있었다.
“방독면 껴! 당장! 빌어먹을 방독 면!”
허겁지겁 방독면을 꺼낸 이들이 자신이 아닌 의식을 잃은 이들의 얼
굴에 방독면을 씌우기 시작한다.
“이 병신 같은……
이 다급한 상황에서도 그딴 짓을 해 대는 회원들을 본 이현수가 뭐라 표현하지 못할 감정에 입을 다물었 다.
“움직••••••
목이 풀리지 않는 듯 몇 번이고 입을 열었다 뗀 이현수가 목이 찢어 져라 소리쳤다.
“움직여, 이 새끼들아! 여기 있으 면 다 죽어! 당장 따라붙어!”
“예!”
불타 죽어가는 동료들을 본 총회
의 회원들이 피눈물을 홀려 대면서 도 이현수의 명령에 즉각 반응했다.
“달려!”
대답도 듣지 않고 달려 나가며 이현수가 울부짖었다.
“창왕! 창와아아아아앙! 이 개 같 은 새끼야!”
죽인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인다.
이현수의 눈에서 피눈물이 홀러내 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