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791)
마존현세강림기-1793화(1790/2125)
마존현세강림기 73권 (2화)
1장 평온하다 (2)
이런저런 보고가 오고 갔다.
나름 중요한 내용들이다.
현재 총회에 있는 회원들의 생활 적인 부분, 지난 전쟁에 대한 뒤처 리, MK에 대한 내용들까지.
평소라면 꽤 길게 이어졌을 회의 지만, 오늘따라 무척이나 빠르게 진
행되고 있었다.
“그건 방 이사가 알아서 해.”
“보고는 어떻게 합니까?”
“방 이사 선에서 그냥 처리하지.”
“……알겠습니다.”
방진훈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거참.’
평소라면 적어도 서면 보고는 받 던 내용들도 이제는 그들 선까지 내 려온다. 심지어 이건 강진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회원들의 수련에 대한 내용인데도 말이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었나?’
물론 당연히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런 생각이 절로 들 만큼 강진호는 평소와 달랐다.
“다른 문제는?”
이사들이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았 다.
“대충 보고는 다 드린 것 같습니 다. 빠진 부분은 다음 회의 때 따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흐음.”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그럼 이제 내 안건인데……
“ 네?”
이현수가 놀란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봤다.
“왜?”
“아, 아뇨.”
강진호가 자기 안건을 낸 적이 있었던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강진호가 소파에 살짝 등을 기대 며 입을 열었다.
“이제부터 총회를 어떻게 할 것인 가에 대한 문젠데……
“••••••예?”
그 뜬금없는 말에 이사들이 모두
눈을 크게 떴다.
“총회를 어떻게 하다니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뭐, 그렇게 심각할 건 없고.” 강진호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총회는 전쟁을 대비해 운영되었다. 그렇지 않아?”
이현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상 총회는 항시 전시체제로 운영된 곳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가 합류하기 전, 강진호가 총회의 이사 가 되었을 때부터 말이다.
“그렇긴 하죠.”
“그런데 이제는 그게 더 의미가
없어졌지.”
“음, 그렇긴 합니다.”
이사들도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전쟁이란 적이 있을 때나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총회는 더 이 상 전면적인 전쟁을 벌일 일이 없 다.
“확실히 지금의 체제로 계속 운영 을 하는 건 매우 비효율적이기는 합 니다.”
이현수의 말에 방진훈이 눈가를 실룩였다.
“아니, 말은 그런데…… 따지고 보면 지금이랑 예전이랑 뭐 크게 다
르지도 않아. 강도가 좀 심해졌을 뿐이지, 예전에도 이랬잖아. 이 실장 이면 알 것 아냐?”
“아뇨. 그게 아니죠.”
“응?”
이현수가 고개를 저었다.
“물론 방 이사님 말씀도 맞습니 다. 회주님 전의 이중걸 체제에서도 총회는 반쯤은 전시체제로 운영이 됐죠. 그런데 그건 반대편에 영남회 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으음, 그건……
“언제 전쟁이 벌어질지 모르는 건 그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돈을 벌어 전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던 거죠.”
방진훈이 그건 반박이 안 된다는 듯 신음을 홀렸다.
“그건 그렇지.”
“그게 아니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체제를 유지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 실 말이야 바른말로, 회원들 중 절 반 이상은 그냥 허공에다 주먹질하 고 돈 받아먹는 잉여 인간들이나 마 찬가지 아닙니까?”
“아니, 인마! 아무리 그래도 그렇 지, 뭐 빠지게 수련하는 애들더러 잉여 인간이라니!”
방진훈이 흥분하려고 하자, 이현 수가 재빨리 손을 내저었다.
“진정하십시오. 그래도 제가 그 지랄 같은 전쟁들에 맨몸으로 참여 한 사람인데, 애들을 무시하겠습니 까?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그렇 다는 거죠.”
방진훈이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 는다는 얼굴을 하고는 씩씩댔다.
“사실 연봉은 엄청 받아 가면서 돈 한 푼 못 벌어오는 건 사실이잖 습니까.”
“그거야 너랑 회주님이 애들 대외 적인 일 못 하게 만들어서 그런 거
아냐?”
“깡패 삥 뜯고, 룸살롱 돌리고, 대부업체 운영하고, 적당히 경호하 는 척하면서 사람 손봐주는 짓을 계 속하자고요? 저희가 무슨 조폭입니 까?”
방진훈이 못마땅한 얼굴로 입을 닫았다.
사실 말이야 바른말이지, 강진호 가 오기 전까지는 총회나 조폭이나 별로 다를 것이 없던 것도 사실이 다.
“뭐, 그래도 평범한 사람들 돈을
갈취한 건 아니잖아.”
“깡패 새끼들은 돈을 어디서 법니 까? 그 새끼들이 번 돈을 갈취하면, 그놈들은 다시 돈을 구할 거 아닙니 까.”
“아, 알았어, 인마!”
방진훈이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이현수가 그 모습을 보며 쓴웃음을 머금었다.
“이사님을 탓하는 건 아닙니다. 사실 저라고 뭐 별다를 것 있겠습니 까. 제가 더 악랄하게 했죠.”
“아니 다행이네.”
아니, 저 양반이?
이현수가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말을 이어갔다.
“애들을 비하하려는 게 아닙니다. 지금이야 총회가 잘나가서 걔들이 돈 안 벌어와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다 는 보장은 없잖습니까.”
바토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흥•왕계와 창왕계가 불과 몇 년 만에 저리 달라질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 했지. 수십 년을 이 어오던 것도 하루아침에 박살이 나 고 뒤집어지는 세상이니까.”
웬일로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바 토르를 보며 이현수가 씨익 웃었다.
“감사합니다.”
“감사는 뭔.”
“네. 그래서 저는 회주님이 왜 이 런 말씀을 하시는지 알 것 같습니 다. 이제는 전쟁이 벌어질 일도 잘 없으니, 슬슬 미래를 봐야 할 때입 니다. 그럼 더는 지금처럼은 안 되 죠.”
“동의합니다.”
위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총회가 그동안 급속도로 강해질 수 있던 이유는 벌어들인 모든 것은
전력을 강화하는 데 써왔기 때문입 니다. 총회의 회원들은 딱히 다른 일을 할 필요도 없이 수련을 하는 것만으로도 생활을 보장받았습니다. 이건 수백 년을 이어온 원탁조차 불 가능한 일입니다.”
오 Q.99
M..•
강진호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 다.
“사실 총회가 MK니 뭐니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실제로 총회의 주 수입원은 전쟁을 걸어온 이들이 비축한 막대한 재산과 그들이 소유 하고 있던 시장을 깔끔하게 접수한
덕분입니다. 돈을 벌려고 만든 회사 는 오히려 투자금만 많이 들었지, 얼마 벌지도 못하는 게 현실이죠.”
“……아니, 좀 벌긴 합니다.”
“그래서 얼마나?”
이현수가 입을 가리고 헛기침을 했다.
물론 매출이 어마어마하게 늘고는 있지만, 총회가 가진 자산에 비한다 면 딱히 의미를 가지는 액수가 나오 는 건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위긴스가 모두를 돌아보며 말했 다.
“더는 전쟁이 없는 이상, 이제는 총회의 수입이 확 늘어나는 일은 다 시는 벌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벌 어들인 돈을 쓰며 수련을 통해 회를 강화하고, 강해진 만큼 다시 더 큰 곳을 먹어 치우는 선순환은 끝났다 는 겁니다.”
모두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생각하고 있던 이도 있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던 이들도 있지만, 이 제 이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니 이제는 총회도 달라져야 합니다.”
강진호가 살짝 고민하는 듯한 얼
굴을 하다가 위긴스를 바라보았다.
“위긴스.”
“예, 로드.”
“원탁은 어떤 식으로 유지를 하 지‘?”
“원탁의 유지는 딱히 어렵지 않습 니다. 왜냐면 원탁은 각 국가의 연 합체니까요. 각 기사들을 관리하고 키워내는 곳은 국가고, 원탁은 그저 그들을 활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럼 각 국가는 세금으로 그 걸 충당하는 건가?”
“그런 면도 있고, 아닌 면도 있습 니다. 일단 유럽의 기사단들은 워낙
역사가 오래되어 자체적인 자금줄을 쥐고 있습니다. 차명으로 막대한 부 동산을 운용하고, 기업들도 몇 개 소유하고 있죠.”
“……우리가 하려는 거로군.”
위긴스가 빙그레 웃었다.
“그래서 제가 예전부터 총회가 달 라져야 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 까. 영향력을 자금으로 바꾸는 시스 템이 갖춰지지 못한다면, 총회는 오 래갈 수가 없습니다.”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말이야.”
찰칵.
담배에 불을 붙인 강진호가 몸을 조금 더 앞으로 끌어당겼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건 그런 이 야기가 아니야.”
“예?”
강진호가 가만히 모두를 바라보다 가 입을 열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총회의 방 향에 대한 이야기야. 어떻게 돈을 줄이고, 어떻게 돈을 벌어서 총회를 유지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아 니라.”
모두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얼굴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조금 뜬구름 잡는 것 같은 말이 다.
“그럼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 건 지?”
“강해지는 건 싸우기 위해서지.”
“……꼭 그런 건 아니지만, 확실 히 그런 면이 있죠.”
“그럼 적이 없는 무인은 무얼 위 해 존재하는 거지?”
강진호가 조금 진지한 얼굴로 말 했다.
“아니요. 회주님, 그게 꼭……
“그냥 단순히 창왕계가 사라졌다
고 하는 말은 아니야. 창왕계가 없 다고 해도 아직 남은 이들도 있지. 그리고 우리가 알 수 없는 문제가 벌어질 수도 있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강진호가 흩어지는 담배 연기를 바라보았다.
“예전부터 해오던 생각이지만, 무 인계는 언젠가는 사라져.”
“창왕과 싸우면서 생각했다. 나는 현대의 무기가 그렇게 다양하고 적 시적소에 쓰일 거라고 생각해 본 적
이 없어.”
“아니, 저번에 이미 미군과……
“지상에 발을 붙이고 있는 이들은 어떻게든 할 수 있어. 하지만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건 방법이 없었어. 우리 상대가 창왕계가 아니라 중국 군이었으면 정말 이길 수 있었을 까?”
누구도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현수가 살짝 고민하는 듯 턱 가를 주물렀다.
‘그건 상황과 적에 따라 다르지.’
하지만 확실히 이길 수 있다고 대답할 자신도 없다. 드러난 곳에서
무인은 군인을 이길 수 없으니까.
“지금이야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모르지. 하지만 언젠가는 땅에 발을 붙인 이들도 감당할 수 없게 될지 몰라. 그럼 그때는……
강진호가 모두를 보며 말했다.
“우리가 가진 힘을 용납하지 않으 려는 이들이 생겨나겠지.”
«으..아
M..•
강진호가 확고한 어조로 말했다.
“지금 떠올린 생각이 아냐. 오래 전부터 하던 생각이야. 이게 나 하 나의 문제라면 별것 없겠지. 그냥 조용히 살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총
회라는 곳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불과 몇 십 년, 어쩌면 몇 년 뒤의 미래가 될지도 모르는 일을 외면할 수가 없어.”
다들 이제는 강진호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이해했다.
방향의 문제라는 말이 왜 나왔는 지도 말이다.
“그러니……
강진호가 말했다.
“부탁한다.”
그 부탁이라는 말에 모두가 고개 를 들어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더없이 놀란 눈으로 말이다.
이건 어쩐지 강진호와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나 혼자서는 답을 찾을 수가 없 었어. 그러니 다들 함께 고민해 줬 으면 좋겠다. 더는 싸우지 않아도 되는 세상, 어쩌면 더는 싸울 수 없 는 세상이 오면 우리는 어찌해야 하 는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지 말이야.”
이사들의 얼굴이 더없이 심각해졌 다.
하나 위긴스만은 되레 빙그레 웃 고 있었다.
“그 답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릴
지 모르지만……
그의 웃음이 더욱 환해졌다.
“로드께서 그런 마음과 태도를 유 지하신다면 답은 반드시 나올 겁니 다.”
강진호가 어색한 얼굴로 헛기침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