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8)
마존현세강림기-18화(18/2125)
마존현세강림기 1권(18화)
3장 – 강림하다(5)
밤거리는 화려했다.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네온사인이 더없이 밝게 빛났다.
“좋은데?”
최영수는 빛나는 거리를 보며 웃 었다.
“뭐가 그리 신났어?”
최영수의 오른팔을 자처하는 이민 식이 들뜬 최영수를 향해 말했다.
“내일 학교 안가도 되니까. 밤새도록 놀아도 괜찮거든.”
“그럼 우리는?”
“먼저가든가?”
“아냐.니가 노는데 우리가 빠져 서 김새게 만들면 안 되지.”
“알면 다행이고.”
최영수는 낄낄 웃더니 어깨를 쫙 폈다.
“아, 웬 병신 같은 놈 때문에 열 받았는데, 이러고 있으니 기분이 좀 풀리네.”
“그 새끼는 어떻게 됐어?”
“학교 왔냐?”
“정학이라고 못 왔던데?”
“지켜봐. 정학으로 끝날 것 같지? 애새끼 인생 말아먹는 걸 보게 될 테니까.가만히 보고 있어.”
이민식은 최영수의 비위를 맞췄다.
“최영수를 건드린 놈이 무사할 수는 없지.”
“씨발, 내가 기습당해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그 새끼랑 다이 까는 건 일도 아니잖아.”
“그렇지.”
“그런데 그걸로는 분이 안 풀려. 내가 한 달 내로 그 애새끼가 내 발밑에서 엎드려 비는 걸 보여줄게.”
“최영수가 그렇다고 하면 당연히 그렇게 되는 거 아냐?”
“월 아네, 이 새끼. 기분도 꿀꿀 한데, 나이트나가자.”
최영수 일행들은 어두운 골목으로 들어갔다.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요즘 단속이 있어 서 후문으로 들어가는 쪽이 좋았다.
미리 돈을 먹여놓은 종업원이 문
을 열어줄 것이다.
“전화해 놨어?”
“미리 해놨지. 내가 또 우리 영수 기분 파악하는데는 선수잖아. 문자 하나 보내면 튀어나올 거야.”
“내가 민식이 때문에 산다.”
“킥킥킥.”
“그런데 현승이는 어디 갔냐?”
“어? 방금 전까지 있었는데? 오 줌 싸러 갔나?”
“아, 병신 진짜. 어디 갔어? 전화 해봐.”
이민식은 휴대폰을 꺼내 고현승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응답만 들릴 뿐이었다.
“꺼져 있다는데?”
“아, 진짜! 기분 또 잡치게 만드 네. 골목 들어올 때 샌 거 아냐?”
“아니, 같이 들어왔던 것 같은데……. 이 새끼가 갑자기 어디 갔 지? 기다려 보}. 내가 저쪽 살펴볼게.”
이민식이 다급하게 골목 밖으로 뛰어나갔다.
“에이, 씨발.”
최영수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기분이 좋아지려고 하는 찰나에 사람 열 받게 하는 고현
승이었다.
“나이트고 뭐고, 씨발, 그냥 대충 여자나 불러내서 놀까?”
아는 애들은 흥미가 떨어지지만, 아무래도 편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지금이라도 전화만 하면 좋다고 달려올 여자애들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고현승, 이 개새끼는 어딜가 서……
최잉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커다란 건물 사이로 둘러싸인 작은 샛길은 평소에도 빛이 잘 들지 않았다.
교묘하게 건물과 건물의 사이를 타고 들어오다 보니 밖에선 잘 보이 지도 않고, 단속이 나왔을 때 빠져 나가기도 좋았다.
고등학생이 되기도 전부터 수십 번을 들락거린 길이었다.
그런데…….
오늘 따라 이 길이 이상하게도 음 산하게 느껴졌다.
“기분 엿 같네.”
최잉수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바 닥으로 담배를 던졌다. 발로 담배를 비벼 끄고는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아, 진짜.”
이민식에게 전화를 건 최영수는 인상올 찌푸렸다.
[전화기가 꺼져 있어. 소리샘 퀵 보이스로…….]“아, 이건 또 뭐야!”
짜증을 내며 종료 버튼을 누른 최 영수가 신경질적으로 휴대폰을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찾으러 간 놈까지 전화기가 꺼져 있으면 어떻게 하자는 건가.
“다 죽여 버린다, 진짜.”
최영수는 밖으로 그들을 찾으러 갈까 고민했지만, 그러다 괜히 길이 엇갈릴까 봐 관두었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그는 신 경질적으로 바닥을 찼다.
어디선가 자꾸 담배 냄새가 나서 그의 신경을 자극했다.
혹시나 싶어 돌아보니 그가 비벼 끈 담배는 제대로 꺼져 있었다. 그런데 바로 앞에서 나는 것 같은 이 독한 담배 연기는 대체 뭐란 말인가.
“아, 뭐야?”
고개를 돌린 그의 앞에 시커먼 그 림자가 나타났다.
“헉!”
깜짝 놀라 화들짝 뒤로 물러선 최
영수가 돌부리에 걸려 바닥으로 넘 어 졌다.
콰당
“악!”
짧게 비명을 지른 최영수가 고개를 들어 검은 그림자를 바라보았다.
길게 늘어트려진 건물의 그림자 사이에 시커먼 형체가 보였다.
그리고 그 사이로 붉은 불똥이 나 타났다.
‘담배?’
저벅.
저벅.
낮은 발소리와 함께 검은 형체가
그림자를 벗어났다. 그러자 그가 아는 얼굴이 보였다.
“너…… 너 강진호, 이 새끼!”
최영수는 그렇게 말을 해놓고도 몇 번이고 눈앞의 남자를 살펴보았다.
강진호였다.
몇 번을 다시 보아도 눈앞에 있는 사람은 분명 강진호였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그가 알고 있는 강진호와 똑같이 생겼는데, 뭔가가 달랐다. 얼굴만 같은 다른 사람이 서 있는 것 같았다.
며칠 전에 본 사람인데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어두운 곳이라서?
아니면…….
강진호는 길게 들이마신 담배 연 기를 천천히 내뿜었다.
“ 덕분에……”
강진호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담배 맛을 기억하게 됐어.”
“네 덕분에.”
그 목소리는 낮게 깔려 흘러 들어 오듯 최영수의 귀를 파고들었다.
최영수는 자꾸 한기가 드는 둣 몸을 떨었다.
“너, 너…… 나를 찾아온 거야?”
“……”
“미친 새끼. 날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몰라? 그렇게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렸어? 너 끝이야, 이 새끼야!”
최영수는 떨리는 목소리로 호기롭게 외쳤다.
강진호는 고개를 저었다.
“틀렸어.”
“뭐, 뭐가!”
“모르는게 아냐. 네 덕분에 알게 되었지.”
“……”
“네 덕분에 내가 나로 있어야 평 범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 었어.”
“뭔 개소리를 하는 거야?”
강진호는 웃었다.
어둠 속에서 그의 미소가 섬뜩하게 최영수의 눈을 파고들었다.
“네가 뭘 잘못했을까?”
한 걸음.
강진호는 천천히 최영수에게 다가 왔다.
“뭐, 뭐, 이 새끼야! 내가 뭘 잘못 했는데!”
최영수는 비틀거리면서도 용케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먹을 쥐고 앞으로 내민 그의 손이 기이하게 떨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떨리는 거지?’
이상한 감각이었다.
살면서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각이 그의 몸을 타고 돌며 심장을 뛰게하고 있었다.
“몰라?”
강진호가 다가오자 최영수는 주먹 었다.
‘그때는 내가 기습을 당해서……:제대로 싸운다면 이길 수 있었다. 누가 뭐래도 그는 최영수였다.
“으아아!”
최영수가 소리를 지르며 강진호의 얼굴을 주먹으로가격했다.
퍽!
둔탁한 소리와 함께 최영수의 주먹이 그대로 강진호의 얼굴에 적중했다.
최영수는 쾌재를 부르려 했다.
봐라!
내가 약한게 아니다. 그때는 내가 당황 했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쾌재 대신 비명을 질러야 했다.
아아악!”
최영수는 자신의 손을 부여잡고 바닥을 굴렀다.
얼굴을 때린 주먹이 마치 콘크리트라도 친 것처럼 미칠 듯이 아파왔다.
“아…… 아, 씨바! 아……”
최영수는 욕지기를 내뱉더니 주먹을 잡고 신음했다.
강진호는 천천히 다가가 바닥에 엎어져 있는 최영수의 머리 앞에서 웅크리고 앉았다.
“생각해봐.”
“너, 내가 곱게 넘어갈 것 같아! 내가!”
고함을 지르자 강진호는 최영수의 얼굴올 움켜잡았다.
“으……”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
강진호의 눈동자는 마치 먹이를 앞에 둔 짐승처럼 번들거리고 있었다.
그 소름 돋는 눈빛 앞에 최영수는 금방이라도 자기 목줄기가 뜯겨 나 갈 것 같은, 비상식적인 감정을 느껴야 했다.
공포.
공포가 최영수를 잠식해 들어가고 있었다.
‘이…… 이 새낀 대체 뭐야?’
과거 기익 속에 있던 강진호와 며 칠 전 본 강진호는 분명 뭔가 달랐다.
그 차이도 분명 컸다.
하지만 지금 강진호와 며칠 전 강진호는 그냥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그것도 안 좋은 쪽으로.
눈앞에 있는 강진호는 사람이 아 닌 것 같았다.
사람은…….
사람은 이럴 수가 없다.
그냥 눈을 보는 것만으로 전신이 벌벌 떨리게 만드는 사람이 세상천 지에 어디 있단 말인가.
“모르겠어?”
우드드득!
“끄……”
최영수는 오른손에서 느껴지는 고 통에 비명을 지르려고 했지만, 이상 하게도 입에서 아무 소리도 나오지가 않았다.
그의 몸이 그의 마음대로 움직이 지 않고 있었다. 고통보다 더한 공 포가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이건 꿈인가? 이게 대체 뭐지?’
오른팔이 너무 아파서 죽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왜 비명은 질러지지 않는단 말인가.
아무리 애를 쓰고 소리를 질러도 목만 아플 뿐, 모깃소리만큼도 목에 서 새어 나오지 않았다.
그게 너무나 공포스러웠다.
“자, 이제 다시 생각해봐.”
“……”
최영수는 뭔가 말을 하려 했지만, 입이 열리지 않았다.
“모르겠어?”
우드드득!
이번에는 왼손이었다.
최영수의 눈에 핏발이 서고, 몸이 학질에라도 걸린 듯이 덜덜 떨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최영수의 입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흘러나오지 않았다. 쩍 벌려 떨리는 입이 어색할 만 큼 최영수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 했다.
“생각해. 생각해 내지 못한다면 끝나지 않을 테니까.”
최영수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렸다.
대답해야 한다.
대답해야만 했다.
“말해봐.”
최영수는 필사적으로 입을 뻐끔거 렸다.
하지만 아혈이 제압된 그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안 들려.”
우드드득!
이번에는 오른쪽 다리였다.
최영수의 팔이 허공을 향해 치솟 았다. 표현할 길도 없는 고통이 그를 미치게 만들었다.
그는 마치 물에 빠지기라도 한 것 처럼 허우적댔다.
강진호는 그런 최영수를 바라보다 낮게 속삭였다.
“말하고 싶어?”
최영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 였다.
그의 얼굴은 이미 눈물 콧물로 범 벅이 되어 있었다.
“ 그만할까?”
최영수의 고개가 부러질듯 격하게 끄덕여졌다.
“넌 박유민이 그만하라고 할 때 그만뒀나?”
“……”
“걱정하지 마. 네가 한 만큼만 할 테니까. 네가 한 일을 돌이켜 봐. 그럼 내가 뭘 할지 알 수 있을 테
니까.”
강진호는 미소를 지었다.
“말해.”
“……”
“안 들려!”
우드드득!
최영수는 바닥에 쓰러진 채 부들 부들 떨었다.
하지만 그런 최영수를 보면서도 강진호는 느긋하게 입을 열었다.
“ 말해봐.”
“……”
“뭐라고?”
우드드득!
최영수는 혀라도 깨물고 싶었다. 이렇게 고통 받느니 차라리 죽는게 더 편할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입 주위 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모르겠지?”
최영수는 강진호에게 애원했다.
말이 들리지 않아도, 몸이 움직이 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강진호는 최영수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 었다.
“자, 이제 장난은 그만하지. 말해봐.”
강진호가 최영수의 아혈을 풀었다.
최영수는 몸올 부들부들 떨더니 강진호에게 손을 뻗었다.
“사…… 살려……”
“죽일 생각은 없어. 그건 너무 간 단하니까. 그러니까 말해봐. 네가 뭘 잘못했지?”
“……내, 내가 잘못……”
강진호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원하는 답이 아니야.”
“제, 제발……”
“잘 들어.”
“……”
“나를 건드린 건 네 실수야.”
최영수는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괜찮아. 나는 참을 수 있는 것은 참을 생각이었으니까.
네가 나를 건드렸다고 해도 여긴 내가 살 던 세상이 아니니까 이해하려고 했 어.”
최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넌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했어.”
강진호의 눈이 더없이 차갑게가 라앉으며 최영수를 노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