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81)
마존현세강림기-181화(181/2125)
마존현세강림기 8권 (7화)
2장 습격받다 (2)
“오늘은 왜 오빠 없어요?”
내 아들이 언제부터 네 오빠였니?
강지환은 아침부터 항의에 시달리 고 있었다. 강진호가 낮에 하는 알 바를 잡으면서 카페에서 빠져나가자 부작용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미리 공지라도 했어야 하나?’ 세상 어느 카페에서 알바 출근 안 한다고 공지를 한단 말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별것 아닌 일이 라 받아들인 것이 실수였다. 평소 같으면 카페 한쪽을가득 메웠을 여 자 손님들이 강진호가 출근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는 뚱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커피는 맛있어요.”
“커피 먹으러 온 거 아니거든요?” 새벽부터 원두를 직접 볶고 장사 준비를 하느라 고생했던 강지환과 박유민이 좌절하기 시작했다.
‘카페에 커피 먹으러 온 거 아니 면! 뭐하러 오냐고!’
묻고 싶지만 차마 물을 수 없었다.
이미 대답을 알고 있었으니까.
“아버님, 이거…… 매상에 출혈이 좀 있겠는데요?”
“으음……
지금도 카페가가득 차 있기는 하지만, 웨이팅이 확연히 줄어든 티가 난다. 강지환이 단호한 얼굴로 말했다.
“진호보고 알바 때려치우고 여기 로 출근하라고 할까?”
“……경험 쌓아야 한다고 하신 건 아버 님 이 시 잖아요.”
“내가 미쳤나 보다.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강지환은 한숨을 보며 박유민이 쿡쿡 웃었다.
“은영이도 여기서 계속 일을 할 수는 없죠. 이제 슬슬 복귀시켜야죠. 이 정도면 자숙은 충분히 했다고 할 수 있으니까요.”
“음, 그렇기는 한데……
강지환이 영 마뜩찮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사실 내가 이번은영이 일에서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은 남자가 붙었 던 것이 아니라,은영이가 퇴근하고 나서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거였단다.”
“예, 그렇겠네요.”
“아직 어린 애를 집 밖으로 돌리는 것도 내 입장에서는 사실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인데, 그 애를 제대로 관리하고 잡아줄 사람이 없 다는게 좀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고민하 고 있단다.”
“확실히요.은영이한테 관심이 없 으면서도 주변에 달라붙는 놈들을
떨쳐 내줄 수 있는 애가 있어야 할 건데, 그런 애를 찾는게 쉽지가 않 으니까요.”
“그렇지. 그러니……
강지환이 말을 이으려는 순간, 날 카로운 비명성이 들려왔다.
“왜 이러세요!”
강지환이 눈에 불을 켜고 고개를 돌렸다.
테이블에 앉은 남자 하나가 강은영의 팔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세아 씨 좋아서 그러지. 손 한번 잡자는데 왜 이렇게 비싸게 굴 어‘?”
“놓으세요!”
“놓는다니까. 그전에 사진 한번 찍자고.”
“찍어드린다고 했잖아요. 이거 놓 으세요.”
“아니, 너무 정이 없잖아. 좀 더 붙어서 찍고 싶다는 거지.”
주변의 강세아 팬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손 안 놔요?”
“ 뭐?”
180은 훨씬 넘을 것 같은 키에 어깨가 딱 벌어진 사내가 자리에서 일어나 험악하게 바라보자 항의를
하려던 이들이 움찔하며 시선을 피 했다.
“병신 같은 새끼들이 어디서.” 억세게 손을 잡고 있던 이가 씨익 웃으며 다시 강은영을 바라보았다.
“손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강지환이 달려가 그를 말리려 했 지만, 사내는 막무가내였다.
“아이, 씨발. 더럽게 비싸게 구네. 사진 한번 찍자는데 왜 이 지랄들 이야. 확 다 엎어버릴까?”
박유민이 재빠르게 폰을 들어 경 찰에 신고하려는 순간, 문이 열리면
서 한 사내가 안으로 들어왔다.
“야, 이 씨벌 놈아.”
“ 뭐야?”
또 어디서 놈팡이 놈이 나서나 싶 어 고개를 돌린 사내가 문 쪽에서 그를 향해 걸어 들어오는 이를 보고는 움찔했다.
‘뭔 놈의 인상이 저따위야?’
그도 어디서 얼굴로는 지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지금 들어오는 이는 얼굴을 마주 보기도 살벌했다.
짧게 깎은 머리와 윤기가 흐르는 정장, 그리고 와이셔츠를 대신하고 있는 꽃무늬 남방.
‘조폭인가?’
그냥 겉모습만으로도 ‘저 어디서 좀 생활하다 온 사람입니다’라는 포 스를 줄줄이 내뿜는 이였다.
“손 안 놔?”
사내가 슬그머니 손을 놓았다.
“야, 이 씨벌 놈아. 내가 지금 밖 에서 얌전히 차례 기다리고 있는데, 너 같은 새끼가 난동을 부리면 나보 고 얼마나 더 서 있으라는 거냐. 확 그냥.”
조폭같이 생긴 사내가 손을 확 쳐 올리자 강은영을 희롱하던 이가 몸
을 움찔했다.
“아, 씨발. 생각할수록 열 받네? 사진? 어, 그래. 너 형이랑 사진 한 판 찍자. 나와, 새끼야.”
“아뇨. 저, 그게 아니라……
“안 나와? 너 여기서 따라 나올 래, 아니면 끌려 나갈래? 너 끌려 나가면 오늘 집에 못 들어간다?”
“……가겠습니다.”
“씨벌 놈이.”
조폭같이 생긴 사내가 손올 뻗어 사내의 뒷목을 움켜잡더니, 밖으로 끌고 나가기 시작했다.
“이, 이것 좀 놓으시고……
“놔? 이 씨벌 놈아. 너는 놓으라 고 할 때 놨냐? 됐고…… 따라와, 새끼야. 여기가 내 친구 아버지가게만 아니었으면 넌 여기서 죽었어. 형이 너 덜 쪽팔리게 구석으로가줄 테니까, 지금부터 입 한번만 더 떼 면 뒈지는 줄 알어.”
사내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조폭을 따라 나갔다.
문이 열리고 둘이 밖으로 나가자 강지환이 멍한 얼굴로 박유민에게 물었다.
“시, 신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 박유민이 웃음을 참으면서 고개를
저었다.
“신고 안 해도 돼요.”
“그래도 조폭 같은데?”
“조폭은 아니구요. 심성은 착한 애예요.”
“그, 그래?”
되레 강진호보다 믿음이 더가는 이가 박유민이 아니던가. 박유민이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그런데 아는 애니?”
“쟤, 진호 군대 동기예요.”
“군대 동기?”
대체 무슨 말은 하는 건가 싶은 순간, 문이 다시 열리더니 조폭 같
은 사내가 손을 털며 안으로 들어왔다.
박유민이 손을 흔들었다.
“영기야!”
“어, 여기 있었냐? 어쩐지 보육원 에 없다 싶더라.”
“너, 옷은 왜 그렇게 입었냐?”
“가오 좀 살지? 새꺄, 형이 요즘 에 워낙 평범하게 입어서 그렇지, 마음먹고 입던 대로 입으면 좀 먹어 준다.”
“……너, 그거 진짜 촌스럽다.”
“뭐, 인마?”
박유민이 웃음을 참으며 강지환에
게 주영기를 소개시켰다.
“인사드려. 진호 아버지셔.”
“안녕하십니까?”
주영기가 허리를 구십도로 꺾으 며 폴더 인사를 했다. 얼마나 우렁 차게 소리를 질렀는지, 카페 안이 쩌렁쩌렁 울릴 정도였다.
“으웅, 진호 친구니?”
“예. 진호의 둘도 없는 친구인 주 영기입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아버님.”
“그래, 잘 왔다. 앉아라. 커피 한 잔해야지.”
“예!”
씩씩하게 대답하는 것을 보니 심 성이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걸리는 것은, 아무리 봐도 진호와는 스타일이 맞지 않아 보이는데 어떻게 친구가 되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저……”
강은영이 주영기에게 와서 고개를 꾸벅 숙였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어, 너 진호 동생이지? 몇 번 봤 잖아.”
“예. 부대 찾아갔을 때 몇 번 뵈 었어요.”
“그런데 너 연예인 한다더니, 왜
여기서 알바하고 있냐?”
아무래도 이 오빠 친구라는 사람은 그녀에게 관심이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여하튼간에 아까 그놈은 다신 안 올 거여. 내가 좋은 말로 잘 타일렀 으니까.”
“고마워요, 오빠.”
“고마울 것도 많다. 그런데 너도 태도가 잘못됐어. 그렇게 앵앵거리 면서 반항하면 저런 놈들은 안 물러 난다고.가랑이를 걷어차 버리거나 귀싸대기를 바로 날려 버려야 ‘아,
이거 만만치 않구나’ 해서 딱 손을 뗀단 말이지.”
“명심할게요.”
“쯧, 그래.”
박유민이 물었다.
“그래서 너, 진호 찾아온 거야?”
“어. 이놈 새끼 얼굴 보기가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네. 오늘도 없 어‘?”
“응. 어제까지는 있었는데, 오늘부 터 안 나오기로 했거든.”
“에이, 헛걸음했네. 그럼 뭐 어쩔 수 없지. 커피 한 잔 마시고 전화해봐야지.”
“근데 진호는 왜?”
“전역한 지 한참 됐는데 나도 일을 해야지. 그런데 서울에 올라오니 연고가 있냐, 뭐가 있냐? 그렇다고 그런 일은 안 하고 싶고, 좀 밝은데서 일하고 싶어서 진호랑 상담이 나 해보려고 했지.”
가만히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강지환이 주영기를 불렀다.
“영기라고 했나?”
“예, 아버님! 주영깁니다.”
“자네 혹시 매니저 해볼 생각 없 나‘?”
“ 예‘?”
우우우웅.
아래로 내려가는 크레인을 보며 강진호가 조금은 멍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서울시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참 경치 좋은 곳으로 일하러 갔구나’ 할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강진호가 있는 곳 이 어디인지를 안다면 차마 그런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겁나?”
“……아닙니다.”
“원래 다 그런 거여. 호기롭게 나는 하나도 안 무섭다고 하는 애들도 처음 타면 다 얼음 돼서 다리도 못 떼더라고.”
“괜찮습니다.”
“그래? 표정 관리는 잘하네. 생각 보다는 괜찮을 거야. 원래 사람이란게 한 10미터 정도에서 아래를 보 면 무서운데, 그 이상 올라가기 시 작하면 현실감이라는게 사라지거 든.”
“예.”
강진호는 건성으로 대답을 하고는가만히 앞쪽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확실히 이건 색다른 경험이군.’
그가 아무리 무인의 삶을 살았다 고는 하지만 200미터 허공에 매달 려서 일을 해본 적은 없었다.
“보통은 이런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자네도 참 특이한 사람이야.”
“그런 것 같습니다.”
휘이이이잉!
칼바람이 불어오자 강진호가 타고 있는 크레인이 좌우로 흔들렸다.
“어이쿠, 조심해. 위로 올라올수록
바람이 세지거든.”
지금 강진호가 하고 있는 일은 고 층 빌딩 창문 청소였다.
‘확실히 특이하고 재미있는 일이 기는 하네.’
많은 힘을 쓰는 일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는 경험할 수 없는 일이 었다.
“지금 적응해 놔. 이따 오후에는 이렇게 큰 크레인 타고 일하는게 아니라 개인의자 매달아서 청소해야 하는데로 갈 테니까.”
“알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괜찮겠어? 원래 초 보는 이런 일 못 시키는 건데, 소장 님이 다시켜도 된다고 해서 특별히 하게 해주는 거거든.”
“예, 괜찮습니다.”
“너 안전사고나면 나도 짤린다. 사고 안 나게 조심해.”
“예.”
강진호는 유리창에 물을 뿌리고 유리 닦이로 물기를 닦아냈다.
‘색다르긴 한데, 딱히 힘들지는 않은 일이군.’
고층 빌딩 외벽에 매달려서 일을 한다는 것만 제외하면 난이도가 높
은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정말 너…… 괜찮냐?”
“예.”
“이상하다? 보통 이 일 처음 하 면 거의 실신 직전까지가던데.”
강진호를 바라보는 이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천성적으로 겁이 별로 없습니다.”
“그것도 좋은 건 아냐. 겁이 없는 애들일수록 사고가 나기 쉽거든.”
대답을 하려던 강진호가 순간 고 개를 뒤로 돌려 아래를 바라보았다.
“……아닙니다.”
강진호가 미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했다.
“눈치가 귀신이네.”
아래쪽에서 강진호가 매달려 있는 건물을 바라보던 이가 그림자 속으로 숨어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래서 홍왕 같은 거물이 관심을가지는 건가? 확실히 보통 놈은 아니지만……
사내가 천천히 입가를 말아 올렸다.
“그런 귀한 몸이면 이런 위험한 일은 하면 안 되지. 큭큭큭.”
듣는 것만으로도 불길함이 느껴지는 낮은 웃음소리가 천천히 흘러나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