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817)
마존현세강림기-1819화(1816/2125)
마존현세강림기 74권 (3화)
1장 숨막히다 (3)
“지랄맞네.”
방진훈이 헛웃음을 홀렸다.
“삼왕급이 몇이라고?”
“……아직은 파악 못했습니다.”
“그럼 제대로 확정되지도 않은 사 실을 들고 우리를 모았다는 거야? 왜? 겁이라도 주려고?”
방진훈의 목소리가 신경질적으로 흘러나왔지만, 이현수는 굳이 그 반 웅에 반발하지 않았다. 지금 방진훈 이 이리 날카롭게 구는 이유를 충분 히 짐작하기 때문이다.
그 역시 차이커창으로부터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지금의 방진훈 과 똑같이 반응했다.
“일단은 알려야 할 것 같아서 모 셨습니다.”
“빌어먹을.”
방진훈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너는 사람이 발 뻗고 자는 걸 못 지켜보는 습성이 있어, 이 새끼야.
오늘부터 잠은 다 잤네.”
이현수가 입맛을 다시자, 바토르 가 그를 도와주었다.
“쓸데없는 화풀이는 적당히 해 라.”
“아니, 이게 화풀이가 아니라……
“거기까지 해.”
방진훈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 실장, 미안하다. 이 실장한테 화를 낼 일이 아닌데.”
“아닙니다, 이사님. 충분히 이해합 니다.”
방진훈이 머리를 벅벅 긁어 댔다.
웬만하면 평정을 유지하고 싶었지 만, 이현수의 입에서 나온 말은 너 무도 충격적이었다.
“삼왕급이 몇이나 있어? 그런 새 끼가 왜 지금까지 아가리를 처 닫고 살았는데? 미친놈이 진즉에 중국 다 처먹었으면 우리끼리 붙어 싸울 일 도 없었을 거 아냐.”
“그 이유에 대해 파악 중입니다. 다만……
“ 다만?”
“나서지 않은 이유와 그들이 획책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는 별 관련 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침묵
한 이유는 회주님 때문인 것 같으니 까요.”
“•…”참나.”
방진훈이 툴툴대는 동안 심각하게 생각을 하던 위긴스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이건 정말 최악의 소식이군.”
“지금까지 총회의 모든 전략은 삼 왕을 막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어. 체계는 물론이고, 육성과 무학까지 그들에게 맞춰져 있었다는 의미지.”
“예, 그렇죠.”
“그런데 상대가 절대적인 힘을 가
진 소수라면 총회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이건 이현수가 강진호와 지겹도록 한 이야기다. 위긴스의 생각 역시 그들과 딱히 다르지 않은 모양이었 다.
“강자가 수도 없다라……
바토르가 큭큭대며 웃어 젖혔다.
“그건 정말 좋은 소식이로군.”
“……저 머리까지 근육으로 찬 놈 이 또 생각 없이 지껄여 대는군.”
장민은 그런 바토르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눈을 찌푸렸다.
“삼왕의 발끝에도 못 미치는 놈이 말이야.”
“뭐? 영감, 말 다 했어?”
“내가 뭐 틀린 말이라도 했나? 홍왕한테 힘으로도 지는 놈이 신나 는 척하기는.”
“이……
바토르가 두 눈으로 살광을 줄기 줄기 뿜어냈다. 험상궂기로는 세상 에 당할 자가 없는 바토르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살기를 뿜어 대자 그 공포감은 말로 못할 정도였다.
“눈 빠진다, 이놈아.”
물론 장민에게는 통용되지 않았지
만 말이다.
“너도 이제 나이가 나이다. 언제 까지 애처럼 굴 테야!”
“나이는 젠장……
“네놈이 싸우다 죽는 것에서 끝나 면 문제도 아니야. 네놈이 없어지면 지금 네 제자들과 몽골에 남아 있는 이들은 어쩔 테냐?”
“여기 싸우기 싫어하는 사람은 아 무도 없어! 다들 강자와 싸우고 싶 은 충동을 느끼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이 있고, 책임져야 할 일이 있 으니 참는 거란 말이다! 그게 어른
이고!”
그때, 방진훈이 손을 들었다.
“뭐?”
“저는 싸우기 싫습니다, 장로님.”
“저, 저저?”
이현수도 슬그머니 손을 들었다가 장민의 눈빛을 보고는 가만히 손을 다시 내렸다.
장민이 영 못마땅하다는 듯 말했 다.
“어차피 우리는 마존이 결정하시 는 것을 따르면 그만이다. 하지만 그전에 각오는 해둬야지. 저들은 이 제껏 우리가 상대해 보지 못한 최악
의 적이 될 거다.”
창왕과 싸울 때마저 딱히 적에 대한 경계를 보이지 않던 장민이다. 이사들이 그의 충심이 너무 지나쳐 공포감이 마비된 게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의 장민은 달랐다.
“……장로님이 긴장하실 만큼 적 이 강대하다는 거군요.”
“당연한 소리!”
장민이 소리치듯 말했다.
“우리의 상대가 그 청마가 분명하 다면, 그가 키워낸 이들 역시 마인
일 터! 진짜 마인은 그 어중이떠중 이 같은 놈들과는 차원이 다른 상대
아…… 그거였나?
뭔가 핀트가 좀 어긋난 느낌이지 만, 여하튼 상대가 강대하다는 사실 은 변하지 않는다.
“회주님은?”
위긴스의 말에 이현수가 고개를 저었다.
“일단은 경계를 강화하고 상대를 지켜보실 생각 같습니다.”
“전력이 약한 쪽에서 먼저 움직일
수는 없겠지. 이건 명분이 없는 전 쟁이니까.”
그동안 총회의 싸움에는 언제나 위기감이 있었다. 지금 저들을 쓰러 뜨리지 않으면 우리가 당한다는 위 기감. 사기를 끌어 올리는 데 있어 서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하지만 청마, 그러니까 흑왕은 이 미 제 입으로 총회를 건드리지 않겠 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 서 목숨을 걸고 적과 싸워야 한다는 말에 누가 얼마나 공감을 하겠는가.
‘소수라……
위긴스가 피식 웃어버렸다.
돌아가는 상황이 의미하는 게 너 무 빤해서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결국은……
그의 말을 바토르가 받았다.
“우리 몫이로군.”
장민이 팔짱을 끼고는 입을 열었 다.
“마존께서는 분명 본인이 모두를 상대할 방법을 생각하시겠지만, 현 실적으로 그건 어려운 일이다. 마존 께서는 신과 다름없으시니 불가능하 다고 할 수는 없지만……
“……거, 제발 신앙 간증은 어디
골방에 처박혀서 해라, 영감.”
“끝까지 들어라, 멍청한 놈아.” 장민이 눈을 찌푸리며 말했다.
“아무리 마존이라 해도 인간의 육 체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리고 과 거 마교의 전성기를 이끈 청마가 상 대라면…… 그 하나 감당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냉정한 평가였다.
언제나 강진호에게 숭배에 가까운 믿음을 보이던 장민이지만, 상대가 상대인 만큼 냉정해질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장민이 고개를 들어 이사들을 바 라보았다.
“너희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 다.”
“이……
바토르가 막 한마디를 하려는 순 간, 장민이 굳은 목소리로 먼저 선 수를 쳤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지금까지는 딱히 문제가 없었다. 사실 교를 비롯한 총회의 가장 우수 한 전술은 우리가 마존께서 움직일 수 있도록 판을 깔고, 마존께서 그
강대한 무력으로 상대를 쓸어버리는 것이었으니까.”
위긴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본적으로 모든 총회의 전술은 그 상황을 전제로 짜여진다. 강진호 가 힘을 못 쓰면 총회도 무너진다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 더는 그럴 수 없다. 청마는 혼자의 힘으로는 자신이 원 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 고 자신의 수족을 만들어냈다. 그리 고 마존 역시 그분을 보좌할 이들을 찾아냈지. 문제는……
장민이 비릿하게 웃었다.
“그 보좌의 차이가 너무도 극심하 다는 거지.”
이사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 다.
“이유야 너무 당연하다. 너희가 무능하고, 저열하고, 쓰레기 같기 때 문이다.”
“영감…… 입조심 하라고 했다.”
“조심하지 않으면?”
장민이 고개를 돌려 바토르를 바 라보았다.
“조심하지 않으면 어쩔 테냐, 이 힘도 없이 허세만 부려 대는 자라
새끼야.”
장민의 눈에서 붉은 혈광이 흘러 나오기 시작한다.
그 압도적인 존재감에 바토르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마존께서…… 그분께서 원하지 않으셨기에 나는 그동안 말을 아꼈 다. 하지만 내 눈에 너희는 배에 기 름이 찬 쓰레기들에 불과해. 미약하 기 짝이 없던 교도들이 힘을 얻고, 쓰레기나 다름없던 회의 회원들이 강해지고, 마존께서 거두신 마염들 이 너희의 턱 끝까지 쫓아오는 동안 너희는 대체 뭘 했느냐?”
위긴스가 한숨을 내쉬었다.
“장로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무슨 의미인지는 압니다. 총회가 강해지 는 속도에 비해서 저희가 강해지는 속도는 느리기 짝이 없었죠. 하지만 저희가 손을 놓고 놀았던 건 아니잖 습니까?”
“핑계는 잘도 대는군. 마존과 청 마가 들으면 배를 잡고 웃으시겠어. 너희보다 몇 배는 더 많은 일을 하 면서, 너희보다 몇 배는 더 빠르게 강해지는 이들이 존재하는데 말이 야.”
“이제 핑계는 의미가 없다.” 장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마존의 심복이자 그분을 보 좌하는 자로서 수하의 수준 때문에 마존이 패했다는 말만은 듣고 싶지 않다. 그건 내게 있어서 결코 존재 해서는 안 되는 굴욕이다.”
장민은 자신을 과하게 내세우는 법이 없던 사람이다.
그는 그저 강진호의 보좌이자, 마 교를 이끄는 이로 만족해 왔다. 아 니, 자신의 역할을 그것으로 한정하 고 그 이상을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장민은 그 어느 때
보다 더 강경하고 거칠었다.
“그리고 너희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이사들을 노려보았다.
“마공을 익히니 어쩌니 하면서 막 상 제 목숨을 걸어볼 생각은 하지 않는 나약한 놈•이나……
바토르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 랐다.
“마법이니 뭐니를 손대면서 그걸 로 제 역할은 다했다고 생각하는 놈.”
위긴스가 슬쩍 이마를 매만진다. 반박할 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뭔
가 궁색하다.
“아랫놈들을 가르친다는 핑계로 저는 일선에서 물러났다고 생각하는 놈.”
“……그렇게까진 아닙니다.”
방진훈도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음, 너는 그냥 하던 대로 해라.”
“……아니, 장로님.”
쫄아 있던 이현수가 억울하다는 듯 장민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장민 은 이현수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는 듯 매정하게 고개를 돌려 버렸 다.
“너희가 강했다면 마존께서 수심 에 잠기실 일도 없었다.”
장민이 씹어뱉둣 말했다.
“방법은 하나뿐이다. 최소한 너희 모두가 삼왕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 로 강해져야 한다. 그렇게 마존의 짐을 덜어드리지 못한다면, 이건 해 볼 필요도 없는 전쟁이야.”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현수가 입을 열었다.
“전력의 재정비가 필요하긴 합니 다.”
“이곳에 계신 분들뿐 아니라 마염
과 마교의 장로들, 그리고 특출난 재능을 보이는 이들 모두를 선별해 서 따로 수련에 들어가야 합니다. 단기간에 호랑이가 되어달라고 하지 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호랑이를 상 대하려면 늑대 정도는 되어야죠. 그 래야 수로라도 비벼보지 않겠습니 까.”
그 말을 들은 장민이 날카로운 눈으로 모두를 바라보았다.
“나를 비롯하여……
“우리 모두는 힘에 부칠 때는 언 제나 마존께 기대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다. 이번만 은 우리가 마존의 힘이 되어드려야 할 때다. 목숨을 걸고 강해질 각오 가 없으면 여기서 미리 포기해라. 열의 없는 자를 끌고 갈 생각은 없 어.”
바토르가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아주 잘난 듯이 지껄이는군. 영 감! 영감만 속이 타는 게 아니야!”
“힘은 없을지 모르지만, 열의로 질 생각은 없습니다. 그건 기사의 수치죠.”
“난 좀 애매한…… 아니요. 합니
다, 한다니까요. 그런 눈으로 보지 마십쇼. 거참.”
방진훈이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고, 내 팔자야. 이 나이에.”
“네가 제일 어려, 인마!”
“팔팔하게 젊은 놈이!”
바토르가 이를 갈며 말했다.
“미리 말해두지만, 영감이 하는 개소리에 동의하는 게 아니다.”
“그럼?”
“다른 건 몰라도 그 새끼들한테 우리가 뒤처져서 주인이 청마를 당 해내지 못했다는 소리만은 죽어도 들을 수 없어서다.”
“동의합니다.”
“그건 지금까지 총회를 모두 부정 하는 말이지.”
바토르가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어디 준비해 봐. 강해질 수만 있 다면 뭐든 해주지. 내 살을 뜯어먹 고, 내 피를 마시라고 해도 하겠다.”
장민이 그 말을 듣고는 희게 웃 었다.
“지옥을 본 적도 없는 놈들이 입 만 살았구나. 그럼 어디 지옥이 뭔 지 보여주지.”
장민의 두 눈에서 홀러나온 핏빛 의 안광이 더없이 섬뜩하게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