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822)
마존현세강림기-1824화(1821/2125)
마존현세강림기 74권 (8화)
2장 훈련하다 (3)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최연하를 보며 강진호가 어색한 표정을 지었 다.
“ 왜요?”
“•흐 o o 으 ”
■ —
•
■ 丁3 •
최연하가 묘한 얼굴로 강진호를 바라보다가 어깨를 으쓱했다.
“아니, 뭐……
“네?”
“내 남자 얼굴에 주름 생기겠다 싶어서.”
“안 그래도 볼 건 얼굴 하나밖에 없는데, 그 얼굴까지 망가지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크홈.”
강진호가 헛기침을 크게 했다.
얼굴에 고민이 많아 보인다는 말 을 참 이상하게도 돌려 말하는 최연
하였다.
“쯧쯧, 사람이 얼굴이 반쪽이 됐 네.”
“……아니에요.”
이 얼굴이 반쪽이면 원래는 대체 얼마나 컸다는 건가.
“자자, 누나 품에 안겨서 좀 쉬어 봐.”
“ 누나?”
“……댁이 영감이라는 건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굳이 이럴 때 말할 건 없어요.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싶어지니까.”
“……죄송합니다.”
최연하가 한숨을 푹 내쉬면서 말 했다.
“사는 게 다 그런 법이라지만, 강 진호 씨는 정말 유별나네요. 어떻게 하루를 안 거르고 문제가 생겨요?”
“저는 아무 말 안 했는데요?”
“표정에 다 나와요.”
그것참 기이한 일이네.
“ 여하튼.”
최연하가 다 익은 삼겹살을 뒤집 었다.
“사람은 일이 많으면 배부터 든든 하게 채워야 하는 법이죠. 먹어요.
먹어야 남는 거니까.”
“그런데 왜 또 하필 삼겹살을♦•…
“제가요……
최연하가 기다란 대패 삼겹살을 돌돌 말아 입안으로 쏙 밀어 넣었 다.
“중국이고, 미국이고, 유럽이고 다 다녀 봤잖아요.”
“그렇죠.”
“그래서 이거저거 많이 먹어봤지. 하기야 외국 이야기할 것도 없이 한 국에서도 스테이크니 투 뿔 소고기 니 좋은 건 다 먹어봤는데…… 이게 내 몸 안에 살아 숨 쉬는 한국인의
영혼이 결국은 삼겹살로 회귀하게
만들더라고요.”
“한국인은 삼겹살을 먹어야지.” 한우들이 들으면 눈물 홀리며 고 맙다고 할 만한 소리였다.
물론 강진호가 삼겹살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그는 워낙이 막 입이라 딱히 싫어하는 음식은 없다.
다만…….
“ 왜요?”
“아니, 아무것도.”
그래도 나름 톱스타라는 사람이 팔을 걷어붙이고 삼겹살을 구워 대
는 모습은 뭔가 어색함이 있었다.
보다 못한 강진호가 자신이 굽겠 다고 했지만, ‘어디, 고기가 뭔지도 모르는 양반이 고기에 손을 대서 음 식을 망치려고’라는 소리를 들을 수 밖에 없었다.
‘분명 본인도 요리를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 증거로 구워져 나오는 삼겹살 의 빛깔이 노랗다 못해 좀 시커 먼…….
“먹어요.”
“……네.”
강진호가 눈을 질끈 감고는 삼겹
살을 입에 넣었다.
바삭하네.
너무 바삭해서 과자 같네, 과자.
“맛있어요?”
“네.”
“그럼. 누가 구운 건데.”
강진호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는 그도 슬슬 살아가는 방법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아우, 배부르다.”
최연하가 볼록하게 부풀어 오른 배를 통통 두드렸다.
“뭐? 왜‘?”
“아니요. 아무것도.”
“배우가 이렇게 허리끈 풀고 먹어 도 되냐고요?”
최연하가 당당하게 배를 내밀었 다.
“촬영 끝났거든요? 사람이 숨은 쉬어야지! 일 년 내내 시즌이면 사 람이 어떻게 살아요. 촬영 없을 때 는 배터지게 먹고, 촬영 다시 돌아 오면 개미처럼 먹는 거지!”
“……평소에 유지하는 게 쉽지 않
나요?”
“진호 씨, 친구 없죠?”
“이, 있는 거 알잖아요.”
“진호 씨는 진짜 친구들한테 고마 워해야 해. 진호 씨 같은 사람을 친 구라고 받아주잖아. 내가 유민 씨면 진짜 몇 대는 때렸다.”
최연하가 머뭇대는 강진호를 보며 피식 웃었다.
이 눈치 없는 게 강진호의 매력 이지.
“내가 지금 촬영 다 끝나서 기분 좋으니 봐준다.”
“완전히 끝난 거예요?”
“네. 내부 시사회에서 반웅 박살 나지만 않으면 추가 촬영은 없을 거 예요.”
“어때요, 느낌은?”
“글쎄, 이게……
최연하가 볼을 살짝 긁어 댄다.
“사실 찍다 보면 감이 오는 경우 도 있거든요.”
“이번 영화는 성공했다?”
“아니요. 이번 영화는 개망했다.”
“훙작은 잘 몰라요. 근데 망작은 바로 감이 오는데, 이번에는 영 상 황이 좀 다른 게……
최연하가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렸 다.
“다들 영어로 말하고 촬영하니까, 내 분량 말고 남 분량이 어떻게 돌 아가는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한국 촬영장은 남의 파트도 나름 가서 구 경하는 문화가 있는데, 여기는 컨테 이너에 박혀서 시간이나 때우는 게 기본이라 영 감이 안 잡히네요.”
“ 아••••••
거기는 촬영도 개인주의적이네.
“그래도 분위기라는 게 있을 텐 데.”
“뭔 비교할 거리가 있어야지. 그
냥 신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에요. 뭐가 뭔지도 잘 모르겠고, 그냥 촬 영하라고 하면 튀어 나가서 열심히 연기하고.”
최연하가 어깨를 으쓱했다.
“오죽하면 상대 대사도 잘 안 들 린다니까. 얼마나 긴장했는지.”
“그건 늙어서……
“진짜 뒈질래?”
최연하가 눈을 부라리자 강진호가 슬그머니 고개를 돌렸다.
최연하에게 있어서 나이에 관련된 농담은 금기 사항이다.
“자기가 진짜 어리면 내가 말도
안 하지! 아니, 이 양반이 나이는 나이대로 먹고 젊은 척하고 있어!”
“죄송합니다.”
최연하가 입으로 브레스를 뿜자, 강진호가 슬그머니 고개를 숙였다.
“내가 밥 샀으니까, 커피 人]• 줘 요.”
“네. 얼마든지.”
가까운 카페로 간 최연하가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여기서요?”
“왜요?”
“아니, 사람들 눈이 많아서.”
최연하가 그 말을 듣고 피식 웃
었다.
“내가 이제 와서 진호 씨랑 데이 트하는 걸 안 들키려고 할 필요가 있어요? 어차피 이제 전 국민이 다 아는 건데?”
“……얼마 전까지는 그래도 조금 숨는 티라도 내시더만.”
최연하가 빙긋 웃으면서 윙크를 했다.
“그건 이미지 때문에 그렇죠. 그 런데 뭐, 어차피 헤어질 것도 아니 고 조금 있으면 결혼 발표도 해야 할 텐데, 이제 와 이미지 생각할 필 요 뭐가 있겠어요?”
“선배들 중에 결혼하고도 잘나가 는 언니들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정 안 되면 할리우드로 완전히 진출하 지, 뭐.”
아니나 다를까.
최연하를 알아본 어린 여학생들이 이쪽을 힐끔거리며 바라보기 시작했 다. 예전 같으면 급하게 얼굴을 가 렸을 최연하가 가슴을 쫙 펴더니 고 개를 홱 돌렸다.
“사진?”
“••••••네?”
“아니면 사인? 그것도 아니면 둘
다?”
“사, 사진이요! 이왕이면 사인도 요!”
“이리 오렴. 언니가 사진 찍어줄 게.”
“네!”
여학생들이 우르르 몰려오자 최연 하가 강진호를 홱 돌아보았다.
“같이 찍으실?”
“……사양할게요.”
“그럼 나는 아아로!”
강진호가 한숨을 내쉬고는 터덜터 덜 걸어 카페 안으로 향했다.
홀로 남은 최연하는 여학생들의
휴대폰으로 일일이 셀카를 같이 찍 어주었다.
“ 얘들아.”
“네!”
“요즘 보아하니 같이 사진 찍어주 면, 니들 얼굴만 보정하고 연예인은 생각보다 못생겼다고 SNS에 올린다 며?”
“아니에요, 언니. 저희는 안 그래 요.”
“그러지 말자. 언니가 그런 건 지 옥 끝까지 쫓아가는 사람이다. 알았 지?”
“네!”
“꼭 생각보다 성격 좋았다고 써주 고. 언니도 이미지 관리해야지.”
“네, 언니!”
그런다고 회복될 이미지는 아니겠 지만, 관리하지 않는 것보다는 백배 는 나았다.
“……그럼 잘 가. 언니가 마신 것 도 계산해 주고 싶은데, 여기는 선 불이라 어쩔 수가 없네.”
“괜찮아요! 사인 정말 감사합니 다.”
“그래.”
최연하가 빙긋 웃으며 손을 흔들 었다.
“그리고 또……
또 사인을 해줄 사람이 없나 싶 어서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딱히 보 이는 사람은 없었다.
“에이, 날 잡았을 때 많이 해줘야 하는데.”
최연하가 아쉬움을 달래던 바로 그때 였다.
“사인 가능할까요?”
“응?”
옆에서 들려온 중국어에 최연하가 고개를 돌렸다.
“중국분이세요?”
“예. 중국인입니다. 예전에 드라마
를 보고 팬이 된지라 사인 한 장 부탁드리고 싶습니다만.”
“조금 천천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가 중국어가 그렇게까지 유창하지 는 않아서. 뒤에 말을 제대로 못 알 아들어서오J
“사인을 부탁드려도 될지.”
“네, 물론이죠. 그런데…… 어디다 가 사인을 해드려야 할지.”
펜은 준비했지만, 사인지가 없었 다.
“여기에 부탁드립니다.”
사내가 빙글 몸을 돌리더니 등을 내밀었다.
새하얀 정장을 입은 사내의 등판 이 최연하의 앞에 펼쳐졌다.
“여, 여기에다가요? 옷이 비싸 보 이는데?”
“별것 아닙니다. 최연하 씨의 사 인보다 가치 있지는 않죠.”
“음, 그럼.”
최연하가 펜을 들어 사내의 둥에 사인을 했다.
“끝났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사인을 받은 사내가 자리에서 일 어난 최연하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설마 한국에서 최연하 씨를 만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운 이 좋았군요.”
“말씀만 들어도 기분이 좋네요. 드라마를 재밌게 보셨나 봐요?”
“네. 그런 것도 있고……
사내가 빙긋 웃었다.
“말 그대로 톱 배우이시니까요. 능력 있는 자는 그만한 인정을 받아 야 하는 법이죠.”
“ 흐음.”
묘하게 거슬리는 말이지만, 최연 하는 굳이 팬과 불편한 상황을 초래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빙긋 웃 는 미소로 상황을 적당히 넘기려 했
하지만 사내는 그런 최연하의 기 색을 정확하게 알아챈 모양이었다.
“이런, 제 말이 애매하게 전달된 모양이군요.”
“아니에요. 제가 중국어가 약해서 그런 것 같으니 신경 쓰지 마세요.”
사내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예?”
“남자 친구분께서는?”
“……남자 친구는 왜요?”
사내가 빙긋 웃었다.
“한 번 뵙고 싶은 분이거든요. 유 명인이시니까.”
최연하의 미간이 살짝 좁아졌다.
‘이 새끼, 영 능글거리는데.’
팬과 싸울 생각은 없지만, 그것도 한계는 있다. 만약 이 사람이 한국 인이었다면 지금쯤 좋은 말이 나가 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인이 아니 고, 말투를 정확하게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인이라 최대한 참아보는 중이다.
“아, 또 오해가 있는 모양이군요.”
“네?”
“저는 최연하 씨의 남자 친구를
만나고 싶은 게 아닙니다. 제가 목 적이 있는 쪽은 오히려 그쪽이죠. 그러니까……
사내의 미소가 짙어졌다.
“인간 강진호에게 말이죠.”
“너, 누구야?”
최연하가 무시무시한 얼굴로 자리 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사내가 양손을 살짝 든 채로 뒤로 물러났다.
“시비를 걸려는 생각은 아니었습 니다. 그러니……
“뭐라는 거야? 똑바로 말해.”
“성격이 생각보다 센 것 같은……
그때, 사내의 등 뒤에서 낮은 목 소리가 들려왔다.
“그런 편이지.”
사내.
백연홍이 천천히 몸을 돌려 그의 둥 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성격이 더 나쁜 편 이고.”
“흐으음.”
강진호를 눈앞에 둔 백연홍의 입 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쪽이 강진호?”
“그래.”
강진호를 머리 위부터 발끝까지
한 번 훑은 백연홍이 이가 드러나도 록 활짝 웃었다.
“이거, 만나서 너무 반갑군. 나도 커피 한잔 부탁해도 될까?”
“가능하지.”
강진호가 그를 보며 마주 웃었다.
“대신 커피 값은 조금 비쌀 거 야.”
두 사람 사이에 차가운 공기가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