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824)
마존현세강림기-1826화(1823/2125)
마존현세강림기 74권 (10화)
2장 훈련하다 (5)
“귀환자를 찾아낸다라…… 생각하지 못한 발상이었다.
“아니, 잠시만요. 귀환자라는 게 그렇게 흔한 것도 아니고……
이현수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말을 시작하자, 위긴스가 고개를 내저었다.
“이건 논리의 문제가 아니야. 가 능성의 문제지. 그래서 다른 상황을 생각할 수 있는가?”
“그건♦•••••
이현수가 입을 다물었다.
위긴스의 말대로 생각한다면, 그 들을 괴롭히던 모든 문제가 해결된 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아 억지 로 끼워 맞춘 당위성이 해결되어 버 린다는 의미다.
“가능할지 가능하지 않을지는 모 른다. 하지만 혹시 가능하다면?”
“ 그야••••••
이현수가 질린 얼굴로 씹어뱉듯
말했다.
“삼왕급이 많아야 셋이라는 생각 부터 뜯어고쳐야겠죠.”
위긴스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 다.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둘의 대화 를 듣고 있던 이들이 화들짝 놀라 말했다.
“그, 그게 무슨 소립니까? 삼왕급 이 셋이 아니라니?”
“……말 그대로네.”
방진훈의 물음에 위긴스가 신음하 듯 말했다.
“재능이 뛰어난 이를 끌어모으는
게 아니라, 애초부터 그 경지에 올 라본 이들을 끌어모은다면…… 재능 의 한계와 신음할 필요가 없어지는 거지.”
“……그게 뭔 말인지?”
“자네가 지금의 지식과 경험을 그 대로 갖춘 채 다른 어린 몸으로 다 시 태어난다면, 지금만큼 강해지지 못하겠는가?”
“……그건 누워서 떡 먹기 아닙니 까. 지금까지 내가 반복한 시행착오 를 하나도 겪지 않은 채 효율적으로 수련할 수 있는데.”
“그 말이네.”
위긴스가 씹어뱉듯 말했다.
“애초부터 방법 따위는 찾을 필요 도 없던 거야.”
그의 시선이 강진호에게로 향했 다.
여기 그 살아 있는 중거가 있다.
강진호는 저 몸으로 다시 돌아온 지 불과 십여 년밖에 지나지 않았지 만, 이전 삶의 평생 동안 이룩한 경 지를 순식간에 따라잡았다.
한 번 가본 길을 다시 걷는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길을 더듬어 찾아가던 이가 손에 랜턴을
들고 한 번 경험한 길을 다시 가는 것과 다름이 없다.
“ 그게••••••
상황의 심각성을 알아챈 방진훈이 입을 다물자 이번에는 바토르가 입 을 열었다.
“하지만 삼왕급의 무인이라는 건 그리 쉽게 나오는 이들이 아니다.”
“물론입니다. 한 세대에 겨우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겠죠. 과거 원 탁의 엘더 나이트들이 그랬듯이.”
위긴스가 마른침을 삼키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굳이 삼왕급을 찾을 필요
도 없습니다. 지금의 로드께서 백 년이 지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강진호에 게로 향한다.
U Q.»
..•
상상이 잘 가지 않는다.
강진호는 지금도 적수를 찾아보기 힘든 강자다. 그런 이가 백 년이라 는 시간동안 향상심을 잃지 않고 꾸 준히 수련을 한다면?
아마도 그들이 생각하는 무학의 차원을 뛰어넘지 않을까?
“그들에게는 이미 백 년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재능이 뛰어난 이를 무
학의 극으로 이끄는 것과 이미 그 근처까지 온 이를 이끄는 것의 차이 는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위긴스가 쓴웃음을 머금었다.
‘공교롭군.’
더럽게 공교롭다. 설명을 하면 할 수록 꼬인 위화감이 그를 뒤흔들어 대고 있었다.
‘이건 마치 우리와 로드가 이대로 백 년의 시간을 보낸 뒤의 이야기 같지 않은가.’
물론 그들은 귀환자가 아니고, 과
거 정점에 올라본 적도 없다.
하지만 한 분야에서는 나름의 영 역을 구축한 그들을 귀환자인 강진 호가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고 있 다는 것은 확실히 비슷했다.
생각해 보라.
백 년 뒤의 강진호와 백 년 뒤의 이사진들을 지금의 그들이 막아낼 수 있겠는가.
이건 세 실•짜리 아이라고 해도 어렵지 않게 답을 찾아낼 수 있는 문제였다.
“한 가지는 확실하게 알겠습니다.” 위긴스가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받은 건지 는 모르겠지만, 로드와 흑왕은 뭔가 비슷합니다. 스스로를 이끄는 방식, 그리고 주변을 이끄는 방식마저.”
“지금까지 우리는 로드께서 귀환 자라는 이점을 최대한 살려왔습니 다.”
“무슨 이점이요?”
“많지 않은가. 무학에 대한 경험, 드높은 실력, 그리고 쏟아져 나오는 비급.”
“……듣고 보니 그러네.”
위긴스가 턱을 쓰다듬었다.
“이번에 우리가 맞이해야 할 적 은…… 아니, 아직 적이라고 확실하 게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여하튼 이번에 우리가 경계해야 할 상대들 은 지금까지 우리가 다른 세력들에 비해 가지고 있던 이점으로 되레 우 리를 압박해 오고 있습니다.”
다들 심각한 얼굴이 되었다.
“만만치 않을 겁니다. 아니, 솔직 히 저들이 얼마나 강한지. 대체 얼 마만 한 전력을 보유했는지도 가늠 하기가 힘듭니다.”
위긴스가 강진호를 돌아보며 말했
“ 로드.”
“음?”
“저들이 굳이 우리를 적대하려 들 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저들과 싸 워서는 안 됩니다.”
그 말을 들은 장민이 노여움이 가득한 얼굴로 호통을 쳤다.
“그게 무슨 망발이냐! 감히 마존 께!”
“진정하십시오, 장로님! 고개를 숙이고 패배를 인정하자는 게 아닙 니다. 시기가 아님을 알고 물러나는 것 역시 병법이 아닙니까?”
위긴스가 다른 말이 나올 틈을 주지 않고 말을 이었다.
“지금은 아니라는 겁니다. 지금 우리는 강자들을 상대할 방법이 절 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이 실장이 짠 전략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최 선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상대할 수 있는 이들이 몇입니까?”
“셋. 아니, 둘! 저들이 우리의 예 상보다 둘만 더 많아도 속수무책으 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감 정적으로 판단할 일이 아닙니다.”
“위긴스.”
“회주님, 이건……
따악!
강진호가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 다.
그 소리에 정신이 들었는지 위긴 스가 입을 꾹 다물었다.
“진정 좀 해.”
“……죄송합니다.”
지금까지 어떤 위기가 찾아와도 침착함을 잃지 않던 위긴스다. 그런 이가 이만큼 흥분했다는 사실이 지 켜보는 이사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리고……
강진호가 담배를 물고는 불을 붙 였다.
“과연 그걸 우리 마음대로 정할 수 있을까?”
“예? 흑왕은……
강진호가 피식 웃었다.
“청마가 모두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면, 이번에 내 앞에 그놈이 모 습을 드러낼 리도 없지.”
“최소한 이쪽에 얼씬하지 말라는 명령은 먹히지 않는다는 거야.”
위긴스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쪽의 문제도 있구나.’
흑왕이 모두를 처음부터 가르쳐 이곳까지 이끌었다면, 그들은 감히 흑왕의 말을 거역하지 못할 것이다. 그건 스승과 제자와도 같은 관계니 까.
하지만 그가 짐작한 대로 이미 일가를 이룬 이들이 다시 제 무위를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정도라면, 그 영향력은 생각보다 높지 않을 수 도 있다.
그렇다는 건…….
“아마 그놈은 곧 우리 앞에…… 말을 하던 강진호가 말을 멈췄다. 그의 입에 물린 담배가 조금 아래로
기울어졌다.
멍한 얼굴을 한 강진호의 고개가 천천히 한쪽으로 돌아간다.
전면 창.
총회의 앞쪽이 보이는 창으로 말 이다.
“……곧 보게 될 거라더니.”
입에 물린 담배의 필터가 잘근잘 근 씹힌다.
“이렇게 빠를 줄은 몰랐는데.”
“ 예?”
“준비해.”
강진호가 천천히 그 몸을 일으켰 다.
“손님이 온 모양이니까.”
탁.
차 문을 닫은 백연홍이 트렁크를 열어 젖혔다. 그러고는 그 안에서 장검을 꺼내 허리에 찼다.
“ 아니••••••
운전석에서 내린 곽소가 죽겠다는 얼굴을 했다.
“그냥 퇴근길에 들이받아 버리면 된다고 하잖습니까.”
“마두 놈 하나 상대하는데 그런 방법까지 쓸 수는 없지. 군자대로행 (君子大路行)이라는 말도 못 들어봤
나?”
“그건 군자가 할 말이고요.”
곽소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이놈의 조상님 머리에는 편한 길 이라는 개념이 없다. 누군가와 싸워 야 한다면 앞에 뭐가 있든 그냥 일 직선으로 7} 목을 베어버리는 게 유 일한 방법이라 믿는 이다.
그 말도 안 되는 방법이 통한다 는 게 제일 문제지만 말이다.
“평소에도 성격이 급하시긴 하지 만, 이번에는 너무 심하신 것 아닙 니까? 이제 겨우 하루 지났습니다.”
“시간 끌어 좋을 게 없지. 하루
더 지났다가 흑왕이 오기라도 하 면?”
“겁은 나시는 모양입니다?”
“겁이 나는 게 아니라 아쉬운 거 다. 그랬다가는 손을 섞어보지도 못 하고 중국으로 끌려갈 테니까.”
허리에 찬 검을 툭 건드린 백연 홍이 몸을 돌렸다.
“어디 가서 쉬고 있어라. 금방 끝 내고 돌아올 테니.”
“할 짓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같이 가겠습니다.”
“위험할 텐데?”
“언제는 위험하지 않은 적도 있었
습니까?”
“흠, 그것도 그렇지.”
백연홍이 앞으로 이어진 오르막길 을 보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언덕 위라……. 나름 운치를 아 는 놈들이로군.”
“뭔 높기만 하면……
“시끄럽다.”
백연홍이 휘적휘적 걸어 언덕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교묘하군.”
좌우로 우거진 나무를 심어놔 일 부러 보려 하지 않으면 길 자체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더구나 입구
쪽은 일부러 포장을 하지 않아 누가 보아도 산길로 접어드는 소로처럼 보이게 해뒀다.
느긋하게 언덕을 오른 백연홍의 눈에 깔끔하게 아스팔트가 깔린 길 과 그 중앙에 위치한 차량 차단기가 보인다.
“음?”
차단기 옆 초소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이가 눈을 찌푸리며 길을 올라 오는 이를 바라본다.
“ 왜?”
“사람이 오는데?”
“돌려보내. 도토리나 줍겠다고 그 러는 거겠지.”
“아니. 옷이 양복인데?”
“웅?”
슬쩍 아래를 내려다본 이가 눈을 찌푸리며 초소 밖으로 나간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흠?”
새하얀 슈트를 입은 이가 빙긋 미소를 짓고는 초소에서 나온 경비 를 바라보았다.
“좀 위로 가려고 하는데.”
“여기는 사유지입니다. 죄송하지 만, 미리 연락을 하고 오신 게 아니
라면 방문할 수 없으니, 돌아가 주 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예의 바르군.”
사내, 백연홍이 빙긋 웃었다.
“그런데 연락은 이미 했지.”
“예? 누구에게……
“강진호. 너희의 회주라던가? 아 니면 뭐라 불러야 하지. 적존? 그게 아니면 마왕?”
강진호의 이름이 나오자 경비들의 얼굴에 긴장이 어린다.
“회주님의 손님이십니까? 누가 방 문한다는 연락은 받지 못했는데…… 지금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조금
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보다……
“예?”
“너희는 마인이 아닌 것 같은데? 몸에 흐르는 기운이 마공이 아니라 정공이로군.”
영문을 모른 경비가 슬쩍 백연홍 과의 거리를 벌렸다.
“이상한 일이군.”
“뭐가 이상합니까, 검공께서도 마 인의 아래에서 소일하고 계시는데.”
“……그러네.”
살짝 어깨를 으쓱한 백연홍이 물
러나는 이들을 보며 활짝 웃었다.
“마공을 익히지 않은 걸 다행으로 알게. 그래도 내가 같은 길을 걷는 이들에게는 아직 자비심이 남아 있 거든.”
그러더니…….
스윽.
작은…….
너무도 작아 유심히 듣지 않으면 들리지도 않을 미약한 소음이 울려 퍼졌다.
“무슨 소……
의혹을 담고 백연홍을 지켜보던 이들의 눈이 순간적으로 풀렸다.
털썩, 털썩.
두 사람이 저항도 하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죽였습니까?”
“기절만 시켰어.”
백연홍이 미소를 머금고는 걸음을 옮긴다.
“아랫사람들의 실력은 조금 실망 이군. 인사치레도 안 되겠어.”
그의 시선이 길 중앙에 있는 초 소로 향했다.
“그러니 인사는 제대로 해야겠지?”
우웅.
그의 손에 검고 흰 기운이 어리
더니, 일순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콰아아아아아앙!
일격.
뻗어낸 일격이 초소를 날리고, 바 닥에 깔린 아스팔트를 모조리 뒤집 어 날려 버렸다.
“가지.”
백연홍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어렸다.
“벌집을 쑤셨으니, 이제 벌이 나 오겠지.”
“여하튼 악취미시라니까.”
뒷짐을 진 백연홍이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