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825)
마존현세강림기-1827화(1824/2125)
마존현세강림기 74권 (11화)
3장 공격받다 (1)
“이게 뭔 소리야!”
폭음을 듣고 밖으로 뛰쳐나온 이 들이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또 이사님들이 수련하시는 건 가?”
“아니야! 저쪽이다!”
그들의 눈에 언덕 아래의 도로에
서 피어오르는 흙먼지가 똑똑히 들 어왔다. 총회에 적을 둔 이들 중 저 곳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이는 아 무도 없다.
“적이다!”
“침입이다! 다들 불러와!”
“빌어먹을, 무기 넣어, 새끼들아! 그냥 교통사고일 수도 있잖아!”
상황을 확인한 이들이 몸을 날려 도로로 뛰쳐나간다.
그러나 그들이 본 것은 산책이라 도 하는 듯, 한가롭게 도로를 걸어 올라오는 두 사람의 모습이었다.
“……뭐야, 이게?”
외부자.
정확하게는 침입자라 명명해야 할 이들을 발견하고도 총회의 회원들은 섣불리 그들을 제압하러 달려들지 못했다.
겁을 먹어서가 아니라 상식적으로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기 때문 이다.
이곳이 어디인가.
대한민국의 무인계를 일통한 총회 의 본산이다. 이곳이 어딘지 아는 이라면 감히 둘만으로 이곳을 공격 할 리가 없다.
“사고인가?”
“……이게 뭔 상황이야?”
순간, 대웅할 방법을 찾아내지 못 한 이들이 어정쩡한 자세로 길을 올 라오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무언가 를 물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막 상 입을 열려니 할 말이 궁했다.
뭐라고 물어야 하겠는가.
혹시 이곳을 공격하는 중이십니 까?
저기서 왜 폭발이 일어났는지 아 십니까?
물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리고 그건 이들이 멍청해서도
아니고, 이현수가 대응 매뉴얼을 제 대로 준비하지 못해서도 아니다. 그 들의 머릿속에도, 이현수의 머릿속 에도 총회의 본진이 소수에게 습격 당하는 일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 이다.
대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갈피 를 잡지 못하는 그들을 도와준 것은 다름 아닌 백연홍이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아.”
백연홍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대처는 좋지 않군. 적이 라 생각하는 이가 눈에 보이면 일단 은 제압을 해야 하는 법이지. 사과
는 나중에도 할 수 있지만, 사고는 수습이 불가하니까.”
“뭐라는 거야?”
“중국인인가?”
백연홍이 살짝 허망한 표정을 짓 자, 곽소가 한숨을 쉬며 말한다.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뭐 그렇게 열심히 하십니까, 기운 빠지게.”
“……한국이라는 걸 잠시 잊었군.” 백연홍이 천천히 검을 뽑았다.
“말은 안 통하지만, 검은 통하겠 지.”
백연홍이 검을 뽑는 모양새를 본
총회의 무인들이 안색을 굳혔다.
“싸우겠다는 건가?”
“자, 잠시만. 저거, 철이 아닌데?”
“응?”
“장난감 칼이야. 플라스틱이라고.”
“……그러고 보니?”
백연홍의 주위를 넓게 포위한 이 들이 하나같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걸 진지하게 상대 하자니 뭔가 어색하고, 그렇다고 내 버려 두자니 껄끄럽다.
“대충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것 같군.”
백연홍이 피식 웃고는 검을 들어
올렸다.
“나보다 뒤에 태어난 이들이 나보 다 시대를 따라오지 못해서야 쓰 나.”
그의 검끝에 새파란 검기가 어렸 다.
“어떤 플라스틱은 쇠보다 더 강하 지.”
파아앗!
그의 검이 허공을 갈랐다.
딱히 날카로운 검격도 아니고, 쾌 속한 쾌검도 아니었다.
그렇다 해서 달인의 경지를 보여 주는, 깊이 있는 검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그저 자연스러운 궤적.
어린아이가 막대기를 휘두르는 것 도 같고, 아직 어린 학생이 야구 방 망이를 휘두르는 것도 같은, 그저 혼하디흔한 궤적이었다.
하지만 그 궤적이 만들어낸 결과 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뭐 하••••••
의혹 어린 얼굴로 말을 하던 이 의 눈이 순식간에 풀린다. 동공에 빛을 잃은 이의 몸이 힘없이 꺾이더 니,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털썩.
털썩, 털썩.
백연홍의 주위를 포위하고 있던 이들 중 적어도 서른이 넘는 이들이 줄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으로 쓰러 져 처박혔다.
“뭐……
이 이해할 수 없는 기사에 지켜 보던 이들이 두 눈을 부릅떴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가.
그들의 시선이 앞쪽에 쓰러진 이 와 태연하게 검을 들고 있는 백연홍 을 오고 갔다.
‘검이 닿지도 않았는데……
하나는 확실해졌다.
이들이 좋은 의도로 이곳을 방문 하지는 않았다는 것 말이다.
그 사실을 이해했다면 그들이 해 야 할 것은 단 하나였다. 단숨에 달 려들어 저 백연홍이라는 자를 구속 하는 것.
하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두 눈으로 보았음에도 그들은 백 연홍이 앞에 있는 이들을 어떻게 쓰 러뜨렸는지 전혀 알아챌 수 없었다.
그 사실이 그들의 발을 묶어둔다. 상대의 수를 보고도 이해하지 못하 고, 보고도 알아채지 못한다는 건 그들과 상대 사이에 하늘과 땅만큼
의 차이가 있다는 의미였다.
누군가의 마른침 삼키는 소리가 선명하게 울려 퍼졌다.
하지만…….
“제, 제압해라!”
“막아!”
정제된 이성이 금세 움츠러든 본 능을 이겨냈다.
사고를 전환하는 데는 단 한 사 람의 용기 어린 외침이면 충분했다. 일제히 병장기를 뽑아 든 총회의 회 원들이 기합을 내지르며 백연홍에게 달려들었다.
“ 호오.”
두려움 없이…… 아니, 두려움을 억누르며 자신에게 달려드는 이들을 보며 백연홍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운 광경이로군.”
이 생에서 그는 딱히 제대로 된 제자들을 받지 않았다. 수하라 하는 이들 역시 적당히 써먹을 수 있는 놈들을 대충 끌어모은 것에 불과하 다.
그렇기에 기꺼웠다.
저 두 눈에 어린 정광.
자신이 걷는 길이 정도임을 한 치도 의심하지 않는 저 눈빛이 말이 다.
‘이런 걸 보면 약해진다니까.’ 기꺼운 미소를 입에 담은 백연홍 의 검이 환상처럼 허공을 누볐다.
화아아악!
허공을 잘라내는 소리가 마치 불 이 타오르는 소리처럼 들렸다.
그리고 검이 아닌, 검이 뿜어낸 기세에 베인 총회의 무인들이 실 끊 어진 인형처럼 그 자리에 털썩 털썩 쓰러진다.
“으아아아!”
“틈을 주지 말고 몰아붙여!”
바로 앞에서 동료가 쓰러지고 있 음에도 달려드는 기세는 조금도 줄
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백연홍의 검 역시 멈출 생각은 없었다.
파아아아앗!
검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십 여 명이 넘는 이들이 하나같이 바닥 에 쓰러진다.
더욱 경악스러운 점은 쓰러진 이 들 중 죽은 이는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자신을 죽이겠다고 달려드는 이들 을 모조리 죽이는 쪽이 더 쉽겠는 가, 아니면 상처 하나 없이 깔끔하 게 기절만 시켜 쓰러뜨리는 쪽이 쉽
겠는가.
압도적인 무위.
이해의 영역을 벗어나는 검이었 다.
백연홍이 천천히 걸음을 떼기 시 작했다.
“아해들이 꽤 거칠군. 완전한 정 의 느낌은 아니야.”
“그럼 죽이시지.”
“그래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 오히려 지금 중원에서 정도를 찾아 보는 게 더 어려우니까.”
백연홍이 아쉽다는 듯 고개를 내 저었다.
“무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세 상에 깔끔한 마지막은 없는 법이지. 살아남기 위해,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발악하며 변질되다가 결국에는 도태 되는 법이지. 아쉽게도 말이야.”
백연홍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가 입 에 담을 일은 아니다. 변해가는 시 대 때문에 협의를 잃고 변질된 것은 그도 마찬가지니까.
아니, 시대 때문이라는 것도 변명 에 불과하겠지.
“와봐라.”
백연홍의 검이 부드럽게 달려드는
이의 옆구리를 밀쳐 낸다.
투웅!
가죽 북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와 함께 달려들던 이가 배는 더 빠른 속도로 튕겨 나간다.
“속도도 좋고, 강맹함도 좋지. 하 지만 본질은 높이다.”
백연홍의 검은 빠르지 않았다. 딱 히 대단한 힘을 싣고 휘둘러지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백연홍의 검은 더 없이 강하고, 더없이 드높았다.
저벅저벅.
걸어 오른다.
동시에 수십 명이 막아서기 위해
달려들고 있지만, 산보를 하듯 걷는 백연홍의 발은 조금도 늦춰지지 않 았다.
“볼 때마다 뭔 게임 같다니까.”
그 뒤를 따라 오르는 곽소가 고 개를 휘휘 내저었다.
백연홍만큼 특이한 이가 세상에 또 있을까?
이제는 삼류 파락호처럼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진 사람이지만, 그 검 은 말 그대로 정도의 극의(極意).
더없는 진리를 담고 신선처럼 검 을 휘둘러 댄다.
그 모습을 보고도 의지를 잃지
않는 이들은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솔직히 아무런 의미가 없는 짓이다. 저런 어중이떠중이들은 백이 아니라 천, 혹은 만이 와도 백연홍을 쓰러 뜨릴 수 없다.
그리고 그 순간.
“지원한다!”
“막아라!”
중앙으로 난 길 좌우에서 이제까 지와 다른, 검은 복장을 한 이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음?”
곽소가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잠시 본 것만으로 평가를 하는
게 옳은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나타 난 이들이 달려드는 방식은 확실히 이전에 백연홍을 상대하는 이들보다 체계적이 었다.
하나하나에게서 느껴지는 기세는 조금 낮을지 모르겠지만, 뭔가 하나 의 생물체처럼 유기적으로 엮여 있 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끈적하 고 음습한 기운이 느껴졌다.
곽소의 눈이 백연홍의 등에 꽂혔 다.
“ 흐음?”
백연홍의 입가에 미소가 피어난다.
“죽어라아아아아!”
“으아아아앗!”
백연홍의 검이 환상처럼 허공에 동그란 호선을 그린다.
파아아아아아앗!
빛살처럼 뻗어져 나간 검의 형상 들이 달려드는 마교도들의 목을 일 제히 꿰뚫었다.
정적.
세상이 멈춘 듯 모두의 동작이 한 순간 멈춰 선다.
그러고는…….
푸우우우웃! 푸우우웃!
검에 꿰뚫린 이들의 목에서 일제히 피 분수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끄……르륵.”
“꺽……
필사적으로 목을 부여잡아 보지 만, 구멍이 뻥 뚫린 목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막을 도리가 있겠는가.
털썩!
순식간에 절명한 마교도들이 채 눈을 감지도 못한 채 바닥으로 쓰러 진다.
“너희에게는 자비가 필요 없지.”
시체에서 흘러나온 피가 아스팔트 를 타고 흘러내린다. 그 광경을 지켜 본 이들이 모두 할 말을 잃어버렸다.
실감이 난다.
지금 그들이 사냥을 당하고 있다 는 것이.
총회에 든 이후 그들은 언제나 사냥을 하는 입장이었다. 적이 쳐들 어온다고 해도 역으로 공격을 했고, 상대를 무찌르기 위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지금 처음으로 그들을 사 냥을 하는 입장이 아니라, 사냥을 당하는 입장에 처한 것이다.
“O..”
주먹을 움켜쥔 총회의 무사들이 이를 악물며 자세를 낮췄다.
몸에 무게를 실어 절로 물러서려 는 다리를 부여잡은 것이다.
“흐으음.”
그 모습을 본 백연홍이 빙그레 웃었다.
“아직 달아나지 않는다라……. 적 천마존이 훈련은 제대로 시켰군. 뭐, 예전에도 워낙에 유명했으니 당연한 거겠지만.”
기특하다는 듯 웃어준 백연홍이 검을 살짝 들어 올렸다.
“자, 그럼 몇이나 더 죽여야 상대
할 만한 놈들이 나올까?”
세상에 수많은 말이 있지만, 지금 이 순간 이보다 더 섬뜩하게 들릴 말이 있을까.
중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는 총회의 회원들도 급속도로 식어가는 마교들 의 얼굴만으로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일단은 너희부터 다 죽여보지. 제대로 된 놈이 나올지, 아니면 달 아날지.”
백연홍이 더없이 산뜻한 미소를 머금고 마교도들을 향해 가볍게 뛰 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