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83)
마존현세강림기-183화(183/2125)
마존현세강림기 8권 (9화)
2장 습격받다 (4)
“으아아아아아아!”
네 방향에서 트레이를 지탱하던 와이어 중 두가닥이 끊어지자, 트 레이가 바람을 따라 건물 외벽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200m 상공에서 지지대를 잃고 바람에 휘날리는 기분이 어떨 것인
지 상상해 본다면 지금 조상필이 얼 마나 공포에 질렸을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으아! 으아아아! 으아아! 씨발! 뭐하냐고! 뭐냐고!”
강진호가 조상필의 어깨를 잡았다.
“뭐? 뭐야! 뭐!”
“진정하십시오.”
“……아, 씨발.”
조상필의 이성을 잡아준 것은 판 단력이 아니라 자존심이었다. 오늘 처음 트레이를 타는 쪽이 저리 담담 한데 자신이 애처럼 발악을 하는 모
습을 보일 수 없었다.
조상필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고 개를 들었다.
‘아직은 괜찮아.’
이 와이어는 단 한가닥만으로도 1톤 이상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 강진호와 조상필, 그리고 트레이와 잡다한 물건들을 다 합친다고 하더 라도 500kg 이상의 무게가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한가닥만 있어도 괜찮다.
“말이야 누가 못하냐고!”
하지만 그 상황에서 침착할 수 있는가는 별개의 문제다.
더구나 지금처럼 트레이가 마구 요동을 치는 상황에서 누가 이성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숙이세요.”
“ 뭐‘?”
“숙이시라구요.”
강진호가 조상필의 어깨를 잡아 눌렀다. 그러고는 고개를 빼 위를 바라보았다.
‘누구지?’
와이어가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분명히 보았다. 만약 와이어가 낡고 삭아서 끊어진 것이라면 끝 부분이 해져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가 본
와이어의 끝은 매끈하게 잘려 있었다.
누군가의도적으로 자르지 않고서야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강진호는 위쪽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바람이 반대로 바뀌면서 트레이가 건물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히 이익!”
조상필이 기겁을 하며 트레이 안의 손잡이를 꽉 움켜잡았다.
콰앙!
트레이가 포탄처럼 건물 유리창을 때리며 다시 튕겨 나갔다.
“튼튼하군.”
강진호는 입맛을 다셨다.
차라리 유리가 깨졌다면 그쪽을 통해 건물 안으로 진입을 시도해 볼 수 있었을텐데, 아무래도 고층 건 물이다 보니 유리의 두께가 상당한 모양이었다.
강진호가 겁에 질려 몸을 떠는 조 상필의 어깨를 짚고는 고개를 들어 옥상을 바라보았다.
‘누구냐?’
조상필을 노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만약 노린다면 자신을 노리고 왔을
것이다.
절단기 이상으로 반듯하게 잘라낸 강철 와이어의 단면이 저 위에 있는 자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 명하고 있었다.
가만히 옥상을 바라보자 누군가 다시 머리는 내밀고는 강진호를 향 해 손을 흔들었다.
쿠우웅!
“꺄아아아아아아아악!”
또 하나의 와이어가 끊어지며 트 레이가 거의 뒤집히다시피 허공에 매달렸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도 기겁을 하
여 소리를 지르고 유리창 뒤로 마구 물러났다.
“어떻게 해! 어떻게!”
“누, 누가 옥상으로 올라가 봐! 빨리!”
“안 됩니다! 옥상 문 잠겼답니다! 아까 벌써 최 대리가 뛰어 올라갔는데!”
“이런 미친! 그럼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삐끗하는 순간, 사람이 200m 밑으로 추락할 상황이었다.
누구도 그런 광경을 지켜보고 싶 지는 않을 것이다.
“119에는 신고했어?”
“예. 신고했습니다!”
“……근데 이게 119가 온다고 해 결될 상황인가?”
건물 외벽에 매달린 사람을 무슨 수로 구출한다는 말인가. 그냥 건물도 아니고, 이 고층 건물에 매달린 사람을.
“저, 저 사람들 괜찮은가?”
강진호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 었다.
‘안전줄을 뽑아야 하나?’
평소라면 목숨을 지켜줄 안전줄이 기는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되레 위험했다. 이대로 트레이가 추 락한다면 트레이에 연결된 안전줄이 그들을 함께 끌고 내려갈 것이다.
평소라면 이대로 구조를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누군가 확연한 목적을가지고 와이어를 끊 어내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기다 린다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었다.
“이쪽으로 당겨보세요.”
“어? 으? 어어?”
조상필은 이미 완전한 패닉에 빠져 있었다.
얼굴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
어 있었다. 강진호는 그런 조상필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과거의 그러면 남자가 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그는 아니었다.
“선배님, 이쪽으로 몸을 좀 당겨 보세요.”
“어? 어?”
강진호는 조상필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자 강제로 옆으로 밀 어내고 조상필의 허리춤에 연결되어 있는 안전 고리를 움켜잡았다.
“으…… 으아아아! 너 뭐하는 거야! 뭐해! 뭐하냐고!”
조상필이 기겁을 하며 강진호의 팔을 움켜잡았다. 그의 입장에서는 생명 줄이나 다름없는 안전 고리를 제거하는 것이니, 기겁을 할 만도 했다.
“이게 지금은 더 위험합니다.”
“야, 이 새끼야!야! 으아아아아 아!”
조상필이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강진호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강진호는 트레이에서 빼낸 조상필의 안전 고리를 자신의 허리에 걸었다. 이걸로 조상필이 실수를 한다고 해도 혼자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
다.
“야! 뭐하는 거냐고!”
‘ 귀찮은데……
강진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차라리 기절해 있는 쪽이 더 편할 것 같았다. 목 뒤를 내려쳐서 기절 시켜 버릴까 하는 충동이 든다.
‘보는 눈이 많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유리 너머로 사람 들이 개 떼처럼 몰려와 있었다. 이 런 상황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나중에 부담이 될 수도 있었다.
강진호는 한번 심호홉을 하고는 고개를 들어 옥상을 바라보았다.
옥상에서 그를 내려다보고 있는 이가 입술을 달싹였다.
거리가 거리다 보니 입 모양만으로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아마도 잘가라는 말을 하고 있겠 지.
방정맞게 흔드는 손이 그것을 확 실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사내가 들어 올린 천천히 손을 내 리더니, 뭔가 반짝이고 길쭉한 물체를 꺼내 와이어에 댔다.
그동안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와 이어를 잘랐는데, 이번에는 와이어를 자르는 모습을 직접 보여줄 생각 인 모양이었다.
강진호는 그 광경을 보며 조상필을 끌어당겨 자신의 옆구리에 바짝 댔다.
“지금 실컷 웃어두라고.”
조금 있으면 절대 다시는 웃지 못 하게 될 테니까 말이야.
투둑.
강진호의 귀에 와이어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곧 와이어가 끊어지며 트레이가
힘없이 바닥으로 추락하기 시작하 자, 강진호는 트레이 난간 위로 몸을 올리고 트레이를 걷어차 건물을 향해 날아들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목이 찢어져라 소리를 지르는 조 상필의 목소리가 귀를 어지럽게 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신경 쓸 틈이 없었다.
아무리 강진호라고 하더라도 200m의 높이에서 추락한다면 틀림 없이 사지가 분해되어 죽을 것이다. 아무리 무인이라고는 하지만 그 정도의 충격력은 이겨내기 힘들었다.
적천마존일 때의 강진호라면 모를 까.
쿵!
트레이를 걷어찬 반동으로 건물에 바짝 달라붙은 것은 좋은데, 잡을 만한 곳이 없었다.
유리로 외벽을 완전히 둘러 버린 건물은 작은 돌출 부위 하나 나와 있지 않았다.
썌애애액!
귓가로 바람이 미친 듯이 질주했다.
이 속도로 바람이 옆으로 스쳐 지 나간다면 시원함을 느꼈겠지만, 지
금 강진호는 아래에서 위로 스쳐 지 나는 바람을 느끼고 있었다.
추락.
한 팔에 조상필을 낀 강진호가 아 래로, 또 아래로 추락했다.
“후읍.”
긴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 강진호는가볍게 심호홉을 하고는 진기를 오른팔에 집중했다.
어쩌면 단 한번의 기회뿐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죽고 싶은 생각은 없어.’ 어떻게 다시 얻은 삶인데.
우수에 진기를 집중한 강진호가
수라기를 운용했다. 패도적인 마공 이 운용되기 시작하자, 순간적으로 강진호의 우수가 검게 물들었다.
“하앗!”
강진호가 기합성을 내며 건물 유 리를 향해 손을 찔러 넣었다.
쨍그랑!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주변의 유 리가 터지며 강진호 쪽으로 튕겨 나 왔다.
조각조각 흩어진 유리들이 마치 비산하는 이슬처럼 강진호의 몸 주 변을 둘러싸며 반짝였다. 아름다운 광경이지만, 강진호는 지금 그런 것
을 감상할 시간이 없었다.
눈을 번뜩인 강진호가 유리가 깨 져 나간 난간을 손으로 움켜잡았다.
우드득!
팔에서 기이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두 건장한 남자가 낙하하던 에너 지를 한 팔로 순간적으로 받아내다 보니 근육에 무리가 간 모양이었다. 그래도 강진호이기에 손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
“으아아!”
순간적인 반동을 이기지 못한 조 상필이 아래로 튕겨 나간다. 강진호
는 손을 뻗어 조상필의 팔을 움켜잡았다. 아무리 안전 고리가 서로 연 결이 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지금 상황에 그것만 믿고 사람을 매달아 놓는 것은 불안했다.
“저, 저거!”
“잡았다! 잡았어! 안 떨어졌어!” 상황을 지켜본 이들이 소리를 질 렀다. 하지만 차마 그들도 강진호 쪽으로 달려오지는 못하고 있었다.
워낙 고도가 높다 보니 창문이 깨 지자 바람이 바깥쪽으로 치고 있었다. 괜스레도우러 갔다가 같이 떨 어지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이다.
‘이제 올라가기만 하면……
혼자라면 한 손으로도 충분히 올 라갈 수 있겠지만, 한 팔이 봉쇄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보니 한 팔만으로 몸을 끌어당기기가 쉽 지 않았다. 힘의 문제가 아니라 자 세의 문제였다.
강진호가 살짝 계산을 마치고 막 힘을 주려는 순간.
피잉.
날카로운 파공음이 강진호를 향해 접근했다.
강진호가 이를 악물고는 위쪽으로
고개를 급격하게 꺾었다.
쐐애애애액!
햇살을 받아 빛나는 무언가가 강진호를 향해 급격하게 쇄도하고 있 었다. 그 빛나는 것이 무언인지 짐 작한 강진호가 올라가는 것을 포기 하고 손을 놓았다.
“꺄아아아아아악!”
강진호가 손을 놓고 몸을 옆으로 튕기자 지켜보던 이들이 다들 비명을 질렀다.
여성 특유의 하이 톤 비명이가장 시끄럽게 강진호의 귀를 파고들었다.
지지할 곳을 잃고 다시 추락하기 시작한 강진호가 버둥거리며 발악하는 조상필의 뒷목을 내려쳤다.의식을 잃고 축 늘어진 조상필을 옆구리 에 낀 채 강진호가 다리에 진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우우웅.
남아 있는 진기를 모조리 끌어 담 자 다리 쪽에서 진기가 웅웅대며 그의의지에 호응했다.
피잉! 피잉! 피잉!
반짝이는 것들이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햇살을 받아 빛나는 세 개의 단도(短刀).
용이 조각되어 있는 손잡이를가 진, 날카로운 단도가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진기를 머금고 강진호를 향해 날아들었다.
으드득.
강진호가 그 광경을 보며 이를 갈 았다.
“해보자는 거지?”
결코 강진호가 살아서 빠져나가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는의도가 물 씬 느껴지는 공격이었다.
강진호가 다리에 모은 진기를 바 탕으로가볍게 허공을 박찼다.
텅!
다리가 허공을 걷어차는데가죽 북이 울리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강진호의 몸이 옆으로 조금 이동했다.
사납게 쏘아지던 단도들이 원래 강진호가 있던 자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
강진호가 아래로 내리꽂히는 단도의도면(刀面)을 전력으로 걷어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