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832)
마존현세강림기-1834화(1831/2125)
마존현세강림기 74권 (18화)
4장 응전하다 (3)
쿠우우우웅! 쿠우우우우웅!
그건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광경이었다.
폭격이라면 이미 몇 번이고 경험 해 본 강진호조차 눈앞에서 펼쳐지 는 생경한 광경에 눈을 부릅뜰 정도 였다.
불타는 바윗덩어리가 비처럼 쏟아 지는 광경이 주는 이질감은 상상으 로 보는 이를 전율하게 했다.
쿠르르르르릉!
마치 산사태라도 난 듯 산 전체 가 뒤흔들렸다.
“세, 세상에……
위긴스에게 마법을 전수받은 이현 수조차 이런 광경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는 듯 몸을 떨어 대고 있었 다.
“사부님이……
이현수의 눈이 떨린다.
연무장의 바닥에 커다란 크레이터
들이 곳곳에 생겨난다. 마치 운석이 라도 떨어진 듯, 지형 자체가 뒤틀 리고 있었다.
콰아아아앙!
그리고 마지막 바윗덩어리가 떨어 진 순간, 세상이 이내 정적으로 물 들었다.
“후욱! 후욱!”
위긴스의 얼굴이 땀으로 흠뻑 젖 어 있다. 체력을 많이 소비한 듯 검 을 잡고 있는 그의 손도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눈만은 여전히 날카 로운 안광을 뿜어냈다.
“이 정도로 죽을 리가 없지.”
낮게 중얼거린 그가 한 걸음 뒤 로 물러나 자세를 잡는다.
아니나 다를까.
파아아아앗!
추락한 바윗덩어리들을 뚫고 거대 한 검기가 하늘로 솟구친다. 그와 동시에 갈라진 틈으로 백연홍이 범 처럼 뛰어올랐다.
탁.
사뿐히 바닥에 내려선 백연홍이 뭔가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위긴 스를 바라보았다.
“……대단하군.”
그의 전신이 흙으로 뒤덮여 있다. 장민과 바토르, 그리고 방진훈을 연 속으로 상대하면서도 옷자락 하나 잘리지 않던 점을 감안하면 나름 대 단한 전과라 할 수 있었다.
“이건 대체 어떤 원리지? 머리 위에서 갑자기 바위가 나타나다니.”
“딱히 대단한 건 아닙니다. 없는 물질을 만들어낼 수는 없죠. 그저 미리 적당히 준비해 둔 것을 머리 위에 전이시키는 것뿐입니다.”
그런 후, 화염을 두르고 가속을 시킨다.
말로는 무척이나 간단하고 쉬운
일이지만, 그게 정말 쉬웠다면 이미 마법사들이 무인계를 제패하고도 남 았을 것이다.
또옥.
백연홍의 손끝을 타고 핏방울이 점점이 떨어져 내렸다.
자신의 몸에서 흘러나온 핏방울을 본 백연홍이 어이없다는 듯 탄식을 내뱉었다.
“설마 적천도 아니라 적천의 수하 가 내 몸에 상처를 낼 줄이야.”
“굉장히 재수 없는 발언이라는 걸 아셨으면 좋겠는데.”
“……그렇겠군.”
백연홍이 고개를 내젓고는 턱짓으 로 위긴스가 들고 있는 검을 가리켰 다.
“그건가?”
기괴한 문양이 음각되어 있는 검.
검에 새겨진 문양에서 아직도 은 은한 빛이 홀러나오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흐음, 그런 건가? 게임에 나오는 아티팩트? 전설의 검? 뭐, 엑스칼리 버라든가 그런?”
그 말을 들은 위긴스가 낮은 웃 음을 흘렸다.
“동양인들은 이상하게 과거에 집
착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음?”
“전설의 검이니 뭐니 해도 그래 봐야 수천 년 전의 기술력으로 만들 어진 낡은 무구에 불과합니다. 인간 은 진보하고 발전하죠.”
“이건 제가 만든 물건입니다.”
백연홍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위긴 스가 쥐고 있는 검을 바라보았다.
대체 저게 무슨 원리로 작동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과해야겠군.”
“다른 방법을 찾는다는 말은 거짓 은 아니었군. 그런 걸 편법으로 만 들어낸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
“감사해야 합니까?”
“하지만……
백연홍이 검을 들어 올렸다.
“결과는 달라질 게 없지. 그래 봐 야 잔재주.”
“잔재주라……
위긴스가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 다.
‘저쪽의 미학은 도무지 이해할 수 가 없군.’
그의 입장에서 저 말은 맨주먹으 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자가 총을 든 자보다 더 강하다고 말하는 것이 나 마찬가지다.
중요한 건 어떤 과정을 거치느냐 가 아니라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 냐.
하지만 굳이 설득할 생각은 없다. 그건 어차피 시간 낭비다. 그저 그 의 손으로 증명하면 될 일이다.
우우우웅.
그의 손에 들린 검이 주입된 마 력에 반응해 진동한다.
‘전설의 검이라……
웃기는 말이다.
이건 그런 모호한 물건이 아니다. 말 그대로 그의 기술과 막대한 돈을 퍼부어 만든 ‘병기’다.
그가 개발한 마력 축전지를 검과 연동하여 효율을 극도로 올린 물건.
사용하는 것만으로 마력을 증폭시 켜 주는 물건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 지만, 세상에 그런 물건이 존재할 리는 없다. 그의 마력에 미리 충전 해 놓은 마력을 섞어 출력을 높이는 정도가 최선이었다.
하지만 적당히 여러 가지 기술을 뒤섞어 만들어낸 것에 불과한 물건
임에도 그 효과는 보다시피 강렬했 다.
평소라면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 로 어마어마한 마력이 소모되는 마 법까지 얼마든지 구현해 낼 수 있 다.
‘그래 봐야 건전지 신세라는 게 아쉽긴 하지만.’
지금은 그걸로 충분하다.
다만…….
위긴스가 고소를 머금었다.
거꾸로 말하자면, 이 검은 총회 재력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마력을 충전하는 전지는 재활용이 불가능하
고, 그 전지를 만들어내는 데는 같 은 크기의 황금 따위는 우습게 볼 정도의 돈이 들어간다.
이 검으로 마법을 구현해 낼 때 마다 어느 만큼의 돈이 들어가는지 를 이현수가 안다면 얼굴이 새파래 질 것이다.
‘확인해 보지.’
그의 힘이 저 백연홍에게 얼마나 통하는지.
긴 고뇌의 밤들이 그를 삼왕에게 얼마나 다가가게 했는지 말이다.
우우우웅!
그의 검이 진동하며 밝은 빛을
내뿜었다.
‘말 그대로 잔재주는 통하지 않겠 지.’
그렇다면 전력으로 갈 뿐이다.
위긴스가 바닥을 박차며 앞으로 뛰어들었다. 이젠 총회의 대부분조 차 잊었겠지만, 그의 근본은 검사. 단순한 마법사가 아니다.
검을 한계까지 파고드는 저들의 검에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그의 검 은 그의 검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는 법.
카앙!
깔끔하게 휘둘러진 위긴스의 검이
백연홍의 검을 짓누른다.
“ 흐음?”
백연홍의 눈에 이채가 피어났다.
간결하다. 더없이 간결하다.
중원의 검은 쾌속함 속에서도 여 지를 남기고, 강렬함 속에서도 의미 를 부여하지만, 이 검은 깨끗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그저 간결했다.
딱히 어떤 시도를 해볼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벌써 상성이라는 말을 떠올리기에 는 성급하지만, 이 검은 그의 유검 을 발휘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 만은 분명했다.
파지지직!
위긴스의 검에 뇌전을 뿜어내자, 백연홍이 눈살을 찌푸렸다.
“얕은 짓을!”
백연홍의 검에서 구름 같은 경기 가 피어오르더니, 날아드는 뇌전을 짓눌렀다.
한 번 당한 수에 또 당할 백연홍 이 아니다.
하지만 위긴스 역시 그런 결과를 노리는 건 아니었다.
쿠웅!
다시 바닥이 움푹 꺼지며 그의 몸이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물론 백연홍은 그런 얄팍한 수에 당할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무게중심이 잠시 뒤틀리는 것 까지 막아낼 수는 없었다.
그와 함께!
콰아아아아아아아 !
움푹 꺼진 바닥에서 강렬한 화염 이 솟구치며 백연홍을 집어삼켰다. 마치 용암이 분출하는 것과도 같은, 가공할 열기를 품은 화염이었다.
“큭!”
허공으로 밀려 올라간 백연홍이 검을 휘둘러 솟구쳐 오르는 화염을 좌우로 밀어낸다.
‘이건 껄끄럽군.’
상대의 무위는 보잘것없다.
하지만 저자를 상대하는 것은 무 위와는 별개로 무척 껄끄러운 일이 다.
이유는 무척 간단하다. 저자의 공 격에는 시작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 이다.
제아무리 무학에 통달한 이라고 하더라도 허공에서 화염을 만들어낼 수는 없다. 무학에도 격공장이나 격 산타우처럼 간접적으로 상대를 타격 하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건 나아가는 방향을 유지한 채 간격
을 없애는 수법이다.
저자의 공격처럼 갑자기 바닥에서 화염이 솟구친다거나, 등 뒤에서 뇌 전이 날아오지는 않았다.
그의 검은 유검(柔劍).
유검이란 상대의 흐름에 자신의 검을 동조시키는 것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저 위긴스란 작자의 공격은 흐름이 이어지지 않고 뚝뚝 끊어진 다.
백 년이 넘게 쌓아 올린 그의 무 학이 오히려 저자를 상대하는 데 방 해가 되고 있는 것이다.
백연홍이 고개를 번쩍 들어 올렸
다.
‘또!’
위긴스의 몸이 그의 머리 위에서 나타난다. 바닥을 박차는 소리도 없 고, 몸이 날아들며 느껴지는 기운의 요동도 없다. 그저 말 그대로 그 자 리에서 나타난다.
그러더니…….
“하압!”
쿠우우우우웅!
위긴스의 검이 그의 검을 짓누른 다. 검과 검이 맞부딪치는 순간, 백 연홍■의 팔이 뒤쪽으로 훅 밀려난다.
“큭!”
그의 몸이 쏘아진 포탄처럼 바닥 으로 튕겨 나간다.
‘이건 또 뭐냐?’
검에 실린 기운과 날아드는 기세 를 감안한다면, 저 검으로는 절대 이만한 힘을 낼 수 없다. 하지만 검 이 맞부딪치는 순간, 그는 마치 만 근 거암이 짓누르는 것 같은 무게감 을 느껴야 했다.
상식이 부서지고, 세상이 뒤틀리 는 기분.
빙글.
바닥에 처박히기 직전에 겨우 몸 을 돌려 착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백연홍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낭 패감이 어려 있었다.
탁.
바닥에 내려선 위긴스가 거친 숨 을 몰아쉬며 백연홍을 노려보았다.
공격한 이는 그고, 받아낸 이는 백연홍이지만, 누가 봐도 위긴스가 좀 더 지쳐 가고 있었다.
하지만…….
“ 이••••••
그 사실에 만족할 백연홍이 아니 었다.
그의 얼굴에 숨길 수 없는 굴욕 감이 어렸다.
자신보다 더 강한 자에게 밀리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사람을 정말 굴욕적이게 만드는 것은 객관 적으로도 자신보다 약한 이에게 밀 리는 것이다.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백연홍을 보며 위긴스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 다.
‘더럽게 강하군.’
그가 중원의 무학을 익힌 자였다 면, 저 백연홍의 손에 단 일 분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 백연홍의 무학은 중원 의 무학을 상대하는 데 특화되어 있
다. 말하자면 저들끼리 수천 년 동 안 싸우고 또 싸운 끝에 도달한 기 괴한 경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그의 수법에 제대로 대 처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의 무학은 중원의 무학과는 그 궤를 달리하니 까.
“잔재주를……
“잔재주라고 말하기에는 그 몰골 이 꽤 흉한 것 같습니다만?”
백연홍이 고개를 내려 자신의 몸 을 확인한다.
흙투성이가 된 채 옷 여기저기가
그을린 몰골이 그가 봐도 웃음이 나 올 정도였다.
“인정하지. 낭패를 봤어.”
백연홍의 몸에서 지금까지와는 다 른, 칼날 같은 살기가 뿜어져 나오 기 시작했다.
“후.”
짧게 심호홉을 한 위긴스가 검을 앞으로 내밀었다.
“네 공격은 확실히 받아 치기 힘 들군.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방식 이야. 하지만……
백연홍의 눈에서 광망이 뿜어져
나온다.
“이쪽에서 먼저 공격을 한다면 말 이 다르지!”
그 순간, 백연홍의 몸이 엿가락처 럼 긴 잔상을 남기며 위긴스에게 날 아들었다.
눈 한 번 깜짝할 순간에 거리가 좁혀지고, 백연홍의 검이 위긴스의 머리를 향해 날아든다.
카앙!
우둑!
검을 들어 날아드는 일격을 막아 낸 위긴스의 얼굴이 삽시간에 일그 러진다.
손목뼈에 금이 갈 정도의 충격.
지금까지는 보여주지 않던 강검이 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파아아아앗!
회수된 백연흥의 검이 수십 개로 분열하며 위긴스의 전신을 향해 날 아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