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833)
마존현세강림기-1835화(1832/2125)
마존현세강림기 74권 (19화)
4장 응전하다 (4)
“실드!”
검이 빛을 발함과 동시에 위긴스 의 전면에 수십 겹의 투명한 막이 생겨났다.
기이이이잉!
검기가 막과 충돌하는 순간, 막이 이지러지고 뒤틀렸다.
‘포격도 막아낼 수 있는 방어력
그걸 수십 겹이나 겹쳐 냈음에도 백연홍의 검은 너무도 간단하게 그 의 방어막을 꿰뚫고 들어왔다.
서걱!
어깻죽지가 검에 갈리고…….
서걱!
옆구리가 찢겨 나간다.
위긴스가 백연홍이 상상하지 못하 는 부분을 공략한다면, 백연홍의 무 위는 언제나 위긴스의 계산을 상회 했다.
‘빌어먹을!’
계산이 틀렸다고?
이 이상 어떻게 상대를 고평가하 란 말인가.
상처에서 느껴지는 고통보다 상대 의 공격이 주는 정신적 충격이 더 크다. 물 흐르듯 부드럽게 흐르던 검이 이제는 성난 바람처럼 쾌속하 게 그를 덮쳐 오고 있었다.
기이이잉! 카앙!
실드가 이지러지다 못해 찢겨져 나간다.
‘블링크!’
위긴스의 몸이 그 자리에서 퍽, 꺼지더니, 원래 있던 곳에서 십여
미터 옆쪽에 나타난다. 하지만 이동 한 그가 본 것은 저 멀리서 남겨진 실드를 찢어내고 있는 백연홍의 모 습이 아니라, 자신의 얼굴 바로 앞 까지 날아든 백연홍의 검이었다.
위긴스가 기겁을 하며 고개를 옆 으로 젖혔다.
파아아앗!
날카로운 검이 귀의 살점을 뜯어 낸다.
욱씬하게 밀려오는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위긴스가 블링크를 연이 어 시전하여 백연홍의 거리에서 벗 어났다.
“후욱! 후욱!”
거친 숨이 토해져 나온다.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만큼 놀랐다. 거기에 연이어 블링크를 시 전하다 보니 몸 안의 마나가 모조리 빠져나가 버린 느낌이다.
정신의 충격은 몸을 뒤트는 법.
땀으로 흠뻑 젖은 그의 육체가 물에 젖은 솜처럼 무겁기만 하다.
“잔재주라는 건……
백연홍의 검을 내린 채 그를 향 해 천천히 걸어온다.
“한 번 파악만 하면 대처가 되기 때문에 잔재주라 하는 거지. 두 번
은 당하지 않을 수작을 반복한다고 해서 네가 강해지는 게 아니라는 의 미다.”
“……충고 고맙군요.”
아득하다.
온갖 수를 다 썼음에도 저 백연 홍이 오른 경지를 어찌해 볼 수가 없다. 그가 적이 아니었다면 오히려 경탄하고 존경했을지도 모를 일이 다.
하나 안타깝게도 백연홍은 그의 적이고,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 상 대였다.
“후욱.”
얼굴에서 완전히 여유가 사라진 위긴스가 검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남은 마나는?’
절반 정도.
한 사람을 상대하기에는 차고 넘 칠 정도의 마력을 충전해 뒀다고 생 각했건만, 연이어 마력 소모가 큰 마법을 퍼붓 듯이 사용하다 보니 마 력도 순식간에 동이 났다.
‘남은 마력으로 가능할까?’
위긴스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또 나쁜 버릇이.’
계산하고 또 계산한다.
백연홍의 말대로 그는 계산이 너
무 빠르고, 생각이 너무 많다. 전투 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그게 위긴스 의 장점이 되지만, 전투에 돌입한 순간부터는 그의 발목을 잡는 단점 이 된다.
자신의 길을 버릴 생각은 없다. 하지만 상대에게서 배우는 것이 없 다면 언제나 제자리일 뿐이다.
‘머리를 비워.’
그리고 육체와 감각에 자신을 맡 긴다.
“어디! 이것도 한 번 받아보십시 오!”
바닥을 박찬 위긴스가 허공으로
뛰어오른다.
백연흥이 그 모습을 보며 눈을 찌푸렸다.
일반적인 무학의 상식으로는 상대 의 자세가 무너지지 않았을 때, 저 렇게 허공으로 몸을 날리는 건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다. 아무리 경지에 오른 이들이 허공에서도 몸을 수발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바닥에 발 을 붙이고 있을 때보다 자유로울 수 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가 아는 무학의 상식으로는 재단할 수 없는 자.
상대를 무시하는 것과 상대와의
격차를 확신하는 것은 다르다.
그의 검이 천천히 중앙을 겨누었 다.
중단세.
모든 검의 시작점이자, 가장 기본 이 되는 자세.
검을 익히는 자라면 수천수만 번 을 보게 되는 자세이지만, 백연홍의 중단세는 지금까지 보던 중단세와는 뭔가 달랐다.
그저 양다리를 조금 벌리고 검을 가운데로 겨눈 것뿐이건만, 그 자세 하나만으로도 태산 같은 무게감이 느껴진다.
“우오오!”
위긴스의 입에서 거대한 고함성이 터져 나왔다.
평소와 다른 열기가 그에게서 느 껴진다.
우우우우우웅!
그의 검이 미친 듯 떨리며 위긴 스의 마나와 공명한다.
그와 동시에 그의 검에서 지금까 지 뿜어져 나오던 빛과는 다른 새하 얀 연기처럼 보이는 기운들이 사방 으로 뻗쳐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하늘에 쩌적쩌적, 금이 가는 것과도 같은 광경이었다.
그런 후…….
채애애애애행!
거대한 유리가 깨지는 것과 같은 굉음과 함께 찢겨진 하늘에서 거대 한 눈보라가 몰아치더니, 한눈에도 날카롭기 짝이 없어 보이는 얼음의 창들이 폭우처럼 백연홍을 향해 쏟 아졌다.
맑은 하늘 아래 먹구름이 피어나 고, 그곳에서 얼음의 창이 쏟아지는 광경은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형 용할 수 없는 이질감을 느끼게 만들 었다.
하지만 그들이 어떤 느낌을 받든,
그 얼음의 창들을 상대해야 하는 백 연홍만큼 당황스럽지는 않을 것이 다.
완벽한 중단세를 유지하고 있던 백연홍의 눈이 순간적으로 흔들렸 다.
“별……
하나 그도 잠시.
이내 평정을 되찾은 백연홍의 검 이 허공에 부드러운 원을 그려낸다.
빙글, 빙글.
마치 하늘이라는 거대한 솥을 휘 젓는 것처럼 그의 검이 원을 그리고 또 그려낸다.
처음에는 하나로 뭉쳐 있던 회색 의 탁한 기운들이 원이 이어지고 이 어질수록 백과 흑으로 나뉘어 커다 란 태극의 문양을 만들어냈다.
콰아아아아아!
쏟아지는 얼음의 창들이 태극의 방패에 부딪친다.
카카가강!
튕겨 나가 잘게 부서진 얼음 조 각들이 그 기세를 잃지 않고, 다시 금 내리꽂힌다.
아래에 있는 무엇이든 가루로 만 들어 버리겠다는 듯, 뿜어져 나오는 한기로 무엇이든 얼려 버리겠다는
듯.
쏟아지는 한기가 태극의 방패를 꿰뚫고 백연홍에게 쏟아진다. 검끝 이 새하얗게 얼어붙고, 검을 들고 있는 백연홍의 손에도 하얀 서리가 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백연홍의 두 눈만은 처음 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변화가 없었 다.
‘진짜 공격은 얼음이 아니라 이 한기로군.’
살을 찢어내고 뼈를 얼릴 것 같 은 한기가 쏟아진다.
하지만 백연홍의 조금도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원을 그려냈다.
원이란 곧 근원.
세상의 모든 것은 태극에서 발현 하는 법.
우직하게 그려낸 원이 천천히 쏟 아지는 얼음의 창을 좌우로 밀어내 기 시작한다.
방패에 부딪쳐 깨어지던 얼음의 폭우가 천천히 뒤틀리고 휘어지더 니, 이내 방패에 닿지 못한 채 바닥 으로 내리꽂힌다.
하지만 위긴스는 그 광경을 보고 도 있는 마력을 모두 짜내 얼음을 더욱 쏟아냈다.
일견 무모한 짓.
의미 없어 보이는 발악에 불과해 보인다. 하지만 그 결과는 보이는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휘이이이이잉!
바닥에 처박힌 얼음의 창이 부서 지며 주변을 휩쓸어 댄다. 얼음의 파편이 말 그대로 눈보라가 되어 백 연홍의 육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쩌저저적!
백연홍의 다리가 얼어붙는다.
그의 바지 자락이 순식간에 서리 로 뒤덮이더니, 유리처럼 깨져 바닥 으로 후두둑 떨어졌다.
요 o.»
M”.•
백연홍의 입에서 작은 신음이 흘 러나왔다.
‘ 이놈이?’
그의 검은 쏟아지는 얼음의 창을 막아내고 있다. 여기에서 손을 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말인즉…….
‘처음부터 이 구도를 그렸다는 건 가?’
전투의 와중에?
그가 이곳에 모습을 드러낸 건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다. 그런데 그 짧은 시간 동안 이어진 전투를
눈으로 보고 그의 무공이 가진 특징 과 그가 무공을 사용하는 경향을 모 두 계산하여 단번에 가장 체계적인 공격법을 찾아냈다는 의미다.
‘ 귀신같군.’
힘으로 맞상대하는 자는 힘으로 찍어 누르면 그만이다.
하지만 상대의 약점을 지속적으로 노려오는 이를 상대하는 건, 천하의 그조차도 신음하게 만들었다.
“ 아쉽군.”
우우우웅.
그의 육체에 내력이 휘돌기 시작 한다.
더없이 맑고 웅혼한 기운이 전신 을 휘돌며 몸 안으로 파고드는 한기 를 밀어낸다.
“위력이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나도 낭패를 보았을 텐데.”
그의 태극청현신공(太極淸賢神功) 은 도가문인 무당이 천하에 자랑하 던 신기.
겨우 이런 한기를 버텨내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몸이 굳고 이동이 부자연스러워지 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내상을 당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순간이었다.
“흐아아아아아압!”
위긴스의 입에서 이제껏 단 한 번도 없던 거대한 고함이 터져 나왔 다. 그와 동시에 그의 오른손에 잡 혀 있는 검에서 어마어마한 광채가 뿜어져 나왔다.
남은 마력을 모조리 검 안으로 밀어 넣은 위긴스의 두 눈이 눈부신 빛을 뿜어냈다.
“죽어라아아아앗!”
허리를 부러질 듯 뒤튼 위긴스가 몸을 되튕기는 반동을 있는 대로 담 아 검을 던져 냈다.
콰아아아아아아 아아 !
남은 마력을 모조리 실은 검이 가공할 속도로 백연홍을 향해 날아 갔다. 그 기세에 주변 공기가 찢기 고, 세상을 채우고 있는 기운들이 으스러져 비명을 질러 댄다.
‘멍청한!’
백연홍이 눈을 찌푸렸다.
확실히 저 일격은 더없이 강하다. 하지만 저런 직선적인 공격으로는 그를 상대할 수 없다. 상대의 힘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가 이용할 수 있 는 기운도 더 많아진다는 걸 모른단 말인가.
‘되튕겨 죽여주마!’
원을 그리던 백연홍의 검이 조금 더 빨라진다.
단전에서 솟구쳐 오른 내력을 모 조리 검끝에 밀어 넣은 백연홍이 날 아드는 검을 밀쳐 내기 위해 자세를 낮췄다.
‘아니!’
백연홍이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그럴 리가 없다. 지금까지 천천히 그를 몰아쳐 오던 저자가 이 순간 갑자기 이성을 잃고 이런 빤한 공격 을 할 리가 없다.
분명 뭔가 더…….
콰아아아아아아아 !
그때, 날아들던 검이 갑자기 폭발 적으로 그 속도를 높이더니, 태극의 방패를 향해 내리꽂혔다.
순간적인 그 변화에 백연홍이 자 신도 모르게 방패에 내력을 밀어 넣 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백연홍은 보았다.
그가 만들어낸 방패.
그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고, 그 무엇이라도 튕겨낼 수 있는 무적의 방패, 그 바로 앞에 검은 원형의 무 언가가 생겨나는 것을 말이다.
날아드는 검이 방패가 아니라, 방
패 앞에 생겨난 검은 무언가로 파고 든다. 그게 무엇인가를 짐작한 순간 은 방패 앞에 생겨난 것과 똑같은 검은 원이 그의 심장 바로 앞에 생 겨난 순간이었다.
검은 원 안에서 앞쪽에서 빨려 들어간 검끝이 환상처럼 튀어나온 다.
‘뭣’
공간을 전이해 방패를 뛰어넘은 위긴스의 검이 그 가공할 기세 그대 로 백연홍의 육체를 꿰뚫어 버렸다.
콰아아아아아아 아아 !
검이 폭풍을 일으키며 백연홍의
육체를 집어삼킨다.
횡으로 생겨난 거대한 소용돌이가 나약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육체를 휘감고 찢으며 성난 용처럼 돌진한 다.
그 굉음은 비명도, 탄성도, 희열 에 찬 외침조차도 묻어버렸다.
쿠우우우우웅!
미쳐 날뛰는 소용돌이가 총회의 연무장을 두르고 있는 커다란 담벼 락을 모조리 부수며 산등성이에 틀 어박혔다.
쿵!
손가락 하나 까닥할 힘도 남지
않았다는 듯, 추락하는 연처럼 바닥 에 처박힌 위긴스가 남은 힘을 모조 리 끌어내 주먹을 움켜잡았다.
마침내 그의 검이 백연홍을 꿰뚫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