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84)
마존현세강림기-184화(184/2125)
마존현세강림기 8권 (10화)
2장 습격받다 (5)
단도의 옆면을 걷어찼을 뿐인데 쇠망치로 뭔가를 내려치는 듯 둔중 한 굉음이 터졌다. 강진호는도면을 걷어찬 반동으로 건물을 향해 포탄 처럼 쏘아졌다.
쨍그랑!
등에 닿은 유리창이 부서지며 강
진호의 몸이 건물 안으로 날아들어 갔다.
강진호는 조상필을 끌어당겨 품에 안으며 등부터 바닥에 떨어졌다.
쿠웅!
“끄윽.”
천하의 강진호조차 신음을 참아낼 수 없을 정도의 강한 충격이 등으로 고스란히 꽂혔다. 완전히 바닥까지 떨어지며가속이 붙지는 않았지만, 아래로 향하던 운동력이 상쇄된 것은 아니었다. 적어도 20층 이상은 족히 떨어져 내렸을 테니까.
“쿨럭.”
입안에서 마른기침이 터져 나오고 정신은 어질어질하다.
“뭐, 뭐야!”
아래쪽에 있어서 상황을 전혀 모 르고 있던 이들이 갑자기 유리창을 뚫고 들어온 사람을 보고는 당황하 여 자리에서 모두 일어났다.
“여, 여기로 어떻게 사람이 들어 오지?”
“저 사람 괜찮아요? 충격이 커 보이는데?”
사람들이 강진호에게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 괜찮아요‘?”
강진호는 대답하지 않고 허리춤에 매둔 안전 고리를 풀었다.
“쿨럭.”
자꾸 마른기침이 나오고 머리가 어질어질하지만, 몸이 그럭저럭 움 직이는 것으로 보아 척추나 경추 쪽의 손상은 없는 모양이었다.
“119 좀 불러주세요. 이 사람 좀 봐주시구요.”
“어디……
강진호는 들러붙는 사람들을 밀어 내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절뚝이 며 엘리베이터에 오른 강진호가 최
상층으로 올라가 옥상으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문은 잠긴 채 움직이지 않았다.
콰앙!
문을 걷어차 부숴 버린 강진호가 굳은 얼굴을 한 채 옥상으로 걸어 들어갔다.
휘이이이이잉!
날카로운 바람이 불어온다.
강진호는 텅 비어버린 옥상을가 만히 바라보다가 주먹을 꽉 움켜쥐 었다.
‘인사라 이건가?’
그 인사는 아주 잘 받았다. 그리
고 이제는 이쪽에서 인사를 할 시간이겠군.
강진호의 눈빛이 낮게가라앉았다.
“괜찮으십니까?”
“예.”
저 말만 벌써 몇 번째 물어보는지 모르겠다.
괜찮다고 했건만 강진호를 차에 억지로 태우고 병원으로 향하는 조규민이었다. 제대로 된 검사를 받아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귀찮은 면도 있지만, 자신을 걱정
해서 하는 일이니 굳이 거부할 일은 아니었다.
“부모님께는요?”
“알리지 말아주세요.”
백현정 같은 경우에는 강진호가 건물에서 떨어졌다는 말을 들으면 기절할지도 몰랐다. 다른 사람에게 알릴 만한 사항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경찰 쪽은 제가 한번 막아보겠 습니다만, 저희가 공권력이 관련된 부분에서는 조금 약한 면이 있어서 조사를 완전히 피하게 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상관없어요.”
“괜찮으시겠습니까?”
“재경 쪽이 아니더라도 나서서 무 마할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예?”
강진호는 대답을 하지 않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과거 군에서 벌어진 일처럼 이 사회의 상층부를 무인들 이 장악하고 있다면, 무인이 관련된 일은 철저하게 지우고 있다고 봐야 했다.
그렇지 않다면 세상에 무인들의 존재가 완전하게 숨겨져 있을 리가
없었다.
‘지켜보면 알겠지.’
강진호는 굳은 얼굴로가만히 차 창 밖을 스쳐 지나가는 경치를 바라 보았다.
“가벼운 타박상입니다.”
“……예?”
“뇌진탕 기미도 조금은 있는 것 같지만, 큰 문제는 아닙니다. 하루 이틀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올 겁니다.”
의사 선생님, 이분은 45층에서 떨
어져 22층에 추락하신 분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23층짜리 고층 아파트 에서 떨어지신 분이란 말입니다.
그런데가벼운 타박상이요?
‘아니야.’
조규민은 머리를 휘휘 저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애초에 살아 있는 것부터가 말도 안 되었다. 23층 이 무슨 미끄럼틀도 아니고, 거기서 떨어지고 살아 있다는게 말이 되는가.
이미 중국에서 강진호가 말이 안 되는 짓을 저지르는 걸 충분하다 싶을 정도로 본 조규민이었다.
“어디서 떨어지셨다구요?”
“아니, 아닙니다.”
조규민은 고개를 젓고 말았다. 진 실을 말하면 외과가 아니라 정신과 로 전원될지도 모른다. 강진호가 아니라 조규민 자신이 말이다.
“그럼 치료는 필요 없는 겁니까?”
“근육이 손상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수술이 필요한 정도는 아니고, 자연 치유에 맡기는게 나을 것 같 습니다. 통증이 심하시면 진통제 정도는 드시는게……
“괜찮습니다.”
강진호의 말에의사가 미간을 찌푸렸다.
“고통이 심하실텐데?”
“ 아뇨.”
강진호가 고개를 젓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감사합니다.”
“아, 예.”
조규민과 강진호가 밖으로 나가자의사는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뭔 놈의 몸이……
그도 한때는 식스 팩을 자랑하던 시절이 있었건만, 저 청년의 몸은 CG로 그려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군데군데 멍이 들어 그 포스가
좀 죽기는 했지만, 누가 봐도 조각 같은 몸이었다.
“운동 좀 해야겠어.”
괜한의사 기를 죽인 강진호였다.
“의사가 괜찮다니까 제가 따로 드 릴 말씀은 없지만, 그래도 한 며칠은 정양을 취하셔야 합니다.”
“ 예.”
조규민의 당부에 강진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 지만, 괜히 저 때문에 이런 일을 겪게 되신 것 같아서 드릴 말씀이 없
습니다.”
“아니요.”
강진호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조규민 씨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닙니다. 이번 일은 제가 무슨 일을 했더라도 겪어야 했을 일일 겁니다. 사고가 아니니까요.”
순간, 조규민의 눈이 심각해졌다.
사고가 아니다?
“누군가 강진호씨를 노렸다는 말 씀을 하고 계신 겁니까?”
조규민의 물음에 강진호는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체 누가?”
“그걸 모르겠습니다.”
강진호는 침음을 흘렸다.
무인이라는 것은 알지만, 지금까 지 그가 관계를 맺은 무인이나 세력 중에 그를 죽이려 들 이들은 없었다.
‘아니.’
강진호의 눈이 번뜩였다.
무인 중에서라면 없지만, 서로 죽 여야 할 원한을가진 이라면 차고 넘쳤다. 군대에서 벌인 일도 그렇고, 중국에서 겪은 일도 그렇다. 그들이 강진호를 죽이려 든다고 해도 이상
할 것은 없었다.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예. 말씀하십시오.”
“옥상에 사람이 있었습니다.”
“옥상에요? 와이어를 끊은 사람이 있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 사람의 영상을 확보해 주십시 오. 옥상까지 갔다면 CCTV에 찍혔을 것입니다. 그리고 원래 옥상에 있던 청소 인원들이 깨어나면 그들 에게도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확인 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맡겨주십시오.” 강진호는가만히 눈을 빛냈다.
옥상에 있던 이들이 최상층 화장 실에서의식을 잃은 채 발견되었다는 사실이 그가 강진호만을 노렸다는 반증이었다. 단순히 살인을 즐기는 이라면 그들을 살려둘 리가 없으니까.
그 정도의 비도를 날릴 수 있는 무인이라면 사람 몇 죽이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동원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동원 해서 찾아주세요.”
“예.”
조규민은 깊이 고개를 숙이며 대 답했다.
지금 강진호는 그에게 부탁을 하 고 있다고 말하지만, 말투는 지금까 지 부탁을 할 때와는 달랐다.
부탁을가장한 명령.
처음으로 강진호가 그에게 명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조규민은 굳은 얼굴로 새삼 결심을 했다.
“저를 믿으십시오! 반드시 알아내 겠습니다.”
재경에서의 성공이 황정후보다 되 레 강진호에게 달려 있다는 것을 직 감하고 있는 조규민인 만큼 이번 일 만은 최선을 다해 해결하겠다는의
지에 불타올랐다.
“그랬는데……
조규민은 허탈한 얼굴로 담배를 피워 물었다.
“뭔 유령이 왔다 갔나?”
강진호가 거짓말을 할 리는 없으니 분명 누가 있었을텐데, CCTV 에는 아무것도 찍힌 것이 없었다.
“철저하네.”
유령이 아니란 것은 알고 있다.
청소 용역들이 화장실로 이동하는 시점에 최상층의 CCTV가 모조리 고장 난 것은 단순히 우연이라 치부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그 CCTV가 물리적으로 부서져 있 다면, 이건 분명 사람이 한 짓이었다.
“애초에 최상층까지 어떻게 간 거 지‘?”
계단 입구와 엘리베이터의 CCTV를 모조리 확인했지만, 단 한 군데도 최상층으로 향하는 수상한 자의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반드시 알아내겠다고 했는데
뭔가 제대로 시작을 해보기도 전 에 암초에 부딪친 조규민은 고통스 러운 신음을 흘렸다.
뭔가 실마리라도 잡혀야 일을 시 작이라도 해볼텐데, 이건 너무하지 않은가.
우우우웅.
그때, 조규민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액정에서 황정후라는 이 름을 확인한 조규민이 물고 있던 담 배를 비벼 끄고는 부동자세로 전화를 받았다.
“예, 조규민입니다!”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를 들은 조규민이 사색이 되어 소리 쳤다.
“예! 지금 당장 들어가겠습니다!”
황정후의 노한 목소리를 들은 조규민이 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아무래도 일진이 사나울 것 같았다.
“강진호를 노려?”
“……그렇습니다.”
조규민은 쿵덕대는 심장을 진정시 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해야 했다.
‘원래 이런 분이셨지.’
그동안 꽤나 친분을 쌓았던 건지,
아니면 긴장이 풀렸던 건지 황정후가 사람 좋은 옆집 할아버지처럼 느 껴지던 때도 있지만, 분노한 황정후를 보고 있자니 이 사람이 누구인지 새삼 피부에 와 닿고 있었다.
시대의 거인이 분노를 내뿜고 있 었다.
“누가? 누가 강진호를 노린 거 냐?”
“그건 저도 아직……
“알아내.”
“ 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알아내! 재 경의 모든 것을 써도 좋다! 그러니
알아내! 전권을 주겠다!”
사자처럼 포효하는 황정후의 패기 에 조규민이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 였다.
“할 수 있겠지?”
“예!”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 버 리고 만 조규민이었다. 순간,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배는 항 구를 떠났다.
“찾아내! 찾아내서 보고해! 다른 업무는 다 미뤄도 좋네. 나가보게!”
“예! 회장님!”
“조규민!”
“예!”
바짝 얼은 조규민이 부동자세가 되어 황정후의 뒷말을 기다렸다.
“반드시 찾아내도록.”
“명심하겠습니다.”
구십도로 폴더 인사를 한 조규민 이 조심스레 회장실을 빠져나왔다.
‘내,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회장실을 나오고 나자 실감이 확 들었다. 지금 CCTV고 뭐고 흔적이 라고는 먼지 한 톨도 나오지 않고 있는데, 찾아내겠다고 해서 어쩌겠 다는 건가.
‘다, 다시 보고를……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솔직하게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을 해야 한다. 회장실 문을 잡으려는 조규민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쾅! 쾅! 쾅!
뭔가 둔중한 소음에 조규민이 놀 라 문을 열려고 하자, 회장실 앞을 지키고 있던 비서가 다가와서 조규 민을 만류했다.
“실장님, 회장님 화나시면 한번 씩 저렇게 물건 부수세요. 이럴 때 들어가시면 날벼락 맞아요.”
“……그래요?”
힘없이 어깨를 늘어뜨린 조규민이
터덜터덜 걸어서 계단으로 향했다. 사람이 없는 계단에도착한 조규민 이 폰을 꺼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어, 엄마? 나야, 규민이. 별일 없 지?”
조규민이 처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근데 엄마, 나 회사 그만둬도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