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866)
마존현세강림기-1868화(1865/2125)
마존현세강림기 76권 (2화)
1장 직시하다 (2)
우우우우우웅!
마법진이 새하얀 빛을 내뿜는다.
일순간 광휘에 휩싸인 마법진의 빛이 천천히 가라앉으며 그 안에서 사람의 형체가 드러났다.
“ O.w
M •
모습을 드러낸 위긴스가 자신을
마중하고 있는 이들을 보며 빙긋 미 소를 지었다.
“이리 거창한 환영을 받을 만큼 대단한 일을 한 적은 없는데. 이거, 황공합니다.”
“너스레는.”
위긴스를 마중한 강진호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마법진에서 모습을 드러낸 위긴스 에게서 예전에는 느낄 수 없던 강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어떤 형태로 어떻게 이루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위긴스 역시 과거와 비할 수 없는 힘을 얻어낸 게 분명
했다.
“좋아 보이는군.”
“속은 골병이 들어 있습니다, 로 드. 서 있기도 벅차군요.”
“놈! 입은 살아서는.”
강진호 대신 끼어든 바토르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얼굴로 쏘아 붙였다. 하지만 위긴스는 저 행동이 바토르 나름의 반가움의 표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위긴스가 도무지 이해를 못하겠다 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니, 왜 반쪽이 되셨습니까?”
“용량이 많이 줄어든 것 같은데.”
“용량에 다이어트에……. 이놈들 이 사람을 뭘로 보고.”
바토르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 랐다.
“쯧쯧, 인간 같지도 않은 게 이제 좀 인간스러워졌다고 칭찬해 주거 늘, 그걸 꼭 삐딱하게 받아들이기는. 야, 이놈아. 덩칫값 좀 해라.”
“영감한테는 그런 말 듣고 싶지 않다! 내가 덩칫값을 못하는 것보다 영감이 나잇값을 못하는 게 배는 더 심할 텐데!”
“저저, 어린애도 아니고.”
장민이 혀를 차대자 위긴스가 두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장민을 바라보 았다.
“장로님?”
“그래, 나다.”
“……성형외과라도 다녀오셨습니 까? 아니, 얼굴이……
“좀 젊어졌지.”
“허……
위긴스가 눈을 끔뻑였다.
아, 물론…….
무학을 익힌 이는 제 나이보다 젊어 보이기 마련이다. 이건 서양의
무학을 익힌 이에게도 똑같이 적용 되는 법칙이다.
하지만 그가 아는 한, 이미 든 나 이를 되돌리는 방법은 없다. 고대의 마법사들이 환영 마법을 통해 모습 을 숙이는 일이야 빈번했지만, 지금 의 장민처럼 세포 자체를 젊게 되돌 리는 건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다.
“이게 동양의 신비인가……
한 사람은 작아지고, 한 사람은 젊어지고.
이게 대체 뭔 일인가 싶은 위긴 스였다.
그래서인지 이현수가 영 실망한
눈으로 위긴스를 바라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워낙에 극적으로 변해서 비늘이라도 달고 나타나실 줄 알았더니……
위긴스를 위아래로 홅은 이현수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여긴 별거 없네요.”
“……그런데 이놈이?”
위긴스가 황당하다는 듯 입을 벌 렸다.
아니, 그가 무슨 광대도 아니고, 제 놈을 만족시켜 주기 위해서 코스 프레라도 해야 한다는 건가.
‘내가 원탁에 너무 오래 있었군.’
시간이 뒤틀린 곳에서 너무 오래 머물렀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총 회는 원래 이랬는데.
“먼 길 온 사람 붙들고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먼 길이라 봐야 텔레포튼데. 눈 깜짝할 새 아닙니까.”
“……입 좀 다물어.”
“네.”
이현수가 입을 다물자 강진호가 이마를 짚었다.
“일단은 올라가지. 하고 싶은 이 야기가 많으니까.”
집무실에 마주 앉은 총회의 이사 들이 서로를 곁눈질한다.
“……뭘 하긴 한 모양이군.”
“그러는 바토르 님이야말로 이전 과는 비교가 안 되는군요.”
“흥, 입바른 소리 하지 마라. 지 금 한판 붙어보고 싶어서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는 것 같은데.”
위긴스가 빙그레 웃었다.
“부정은 못하겠습니다.”
“하?”
바토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려 는 순간, 위긴스가 손을 내저었다.
“거, 진정 좀 하십시오. 사람이
몸은 작아졌는데, 성격은 왜 변하신 게 없습니까?”
“한판 붙자는데 진정할 게 뭐가 있어?”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손을 내저은 위긴스가 피식 웃었 다.
“새로 익힌 것은 많은데 그걸 시 험해 볼 사람이 없더군요. 원탁에는 이제 상대할 만한 이가 남아 있지 않으니까요.”
“적당한 샌드백이 필요하시다?”
“딱 그겁니다.”
바토르의 눈이 번들거렸다.
“좋지. 대신 샌드백에 처 맞아 죽 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거야.”
“아, 아니, 그런 의미가 아니라잖 습니까!”
위긴스가 황당함에 소리치는 순 간, 장민이 혀를 차기 시작했다.
“적당히 좀 해라. 너희는 어찌 된 놈들이 힘이 세져도 달라지는 게 없 느냐?”
“뭐? 영감, 영감이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어?”
“이놈이 또 선불 맞은 멧돼지처럼 날뛰는구나. 그러다가 턱주가리가 부서져 봐야 정신을 차리지.”
“어디 한번 해보시지!”
기운을 끌어 올리는 세 사람을 보며 이현수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 다.
‘개판이네.’
익숙한 광경이기는 하지만, 뭔가 익숙하면서도 다른 맛이 난다.
여하튼 확실한 것은 저 양반들을 저들끼리 내버려 두면 안 된다는 사 실뿐이다.
하지만 이현수의 입장에서는 더없 이 안타깝게도 저 눈 돌아간 소 같 은 양반들을 말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지금 이 자리에 없었다.
‘아니, 이 양반은 이럴 때 꼭 커 피를 사러 가나.’
시켜도 되잖아, 시켜도!
여기 강진호의 말 한마디면 커피 심부름 정도는 영광이라 알고 달려 갈 사람이 수천 명은 있을 텐데!
1층에 커피숍을 없애 버리든 해 야지! 빌어먹을!
이럴 거면 집무실에 커피 머신은 뭐 하러 들여놨나!
그때, 마침 이현수의 간절한 소망 이 통했는지 강진호가 한 손에 커피 를 든 채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 다.
그러고는 뭔가 허탈함이 가득 담 긴 눈으로 으르렁대는 세 이사들을 바라보았다.
“……니들이 애냐?”
강진호의 눈총을 받은 이들이 슬 그머니 다시 자리에 앉는다.
이현수가 그 광경을 신기하게 바 라보았다.
‘희한하단 말이지.’
사실 지금 이사들이 저리 으르렁 대는 이유는 그도 이해할 수 있었 다.
저들은 지금 막 새 장난감을 얻
은 어린아이와 같다. 그동안 점진적 으로 실력이 늘어온 것과는 달리 벽 을 넘으며 단번에 실력이 일취월장 하지 않았는가.
이현수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 실력행사를 하고 싶어 안달복달 못하는 양반들이 강진호의 말은 오 히려 예전보다 더 잘 듣는다는 점이 었다.
한숨을 쉬며 걸어온 강진호가 소 파에 앉았다.
“위긴스.”
“예, 로드.”
“어때?”
위긴스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아직 제가 얻은 것이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충 올라선 것 같 기는 합니다.”
강진호가 묘한 얼굴로 위긴스를 바라보았다.
‘ 모르겠군.’
다른 이들은 보는 것만으로 대충 얼마나 강해졌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들의 무학은 그가 아는 궤를 그리 벗어나지 않으니까.
하지만 위긴스만은 그런 식으로 측정하는 게 불가능하다.
단순히 마나 양으로는 위긴스의
실력을 알 수 없다. 그의 무학은 얼 마나 더 알고, 얼마나 더 진리에 닿 아 있는가에 따라 같은 마나로도 할 수 있는 것이 달라지니까.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위긴스 에게서 풍기는 기운이 과거와는 확 연히 다르다는 점이었다.
적이라면 더 위협적일 것이고, 동 료라면 더 든든할 것이다.
“이제는 상대할 자신이 있나?”
“글쎄요.”
백연홍을 염두에 두고 한 말임을 위긴스가 모를 리가 없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위긴스의 입
가에 의뭉스러운 미소가 피어난다.
“제가 그때 그자의 실력을 모두 보았다고 자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 역시 숨겨둔 수가 있었겠죠.”
“맞는 말이야.”
진짜 저력은 끝에 몰렸을 때 나 오는 법이다.
“전력조차 뽑지 못했다는 게 새삼 실감 나 화가 나기는 하지만…… 어 찌 되었든 그때 본 게 전부였다면 상대하는 게 힘들지는 않을 겁니다. 그가 숨겨둔 것이 있다면 장담은 할 수 없겠죠.”
신중한 타입인 위긴스가 이런 식
으로 말을 한다는 건 자신의 힘에 대한 절대적인 자신이 있다는 뜻이 었다.
강진호가 피식 웃고 말았다.
“허세들은.”
이놈이고, 저놈이고.
하기야.
백연홍에게 모두 당해 굴욕 가득 한 얼굴을 하고 있던 때에 비하면 훨씬 낫다.
“자만하지 마.”
하지만 해야 할 말은 해야겠지.
“언제나 위에는 위가 있다. 백연 홍이 약한 이는 아니지만, 그들 중
더 강한 이는 얼마든지 있을 거야.”
“걱정 마십시오, 로드.”
위긴스가 단호하게 말했다.
“눈으로 봐서는 산이 얼마나 높은 지 실감할 수 없는 법입니다. 직접 올라봐야 그제야 산이 얼마나 높고 험난한지를 이해할 수 있는 법이지 요. 자만은 하지 않습니다.”
위긴스가 빙그레 웃었다.
그 역시 실감하는 중이다.
눈앞에 있는 강진호라는 산이 얼 마나 높이 있는지 말이다. 그와 같 은 것을 느끼고 있기에 바토르나 장 민도 차마 강진호 앞에서 경거망동
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만하기에는 적이 너무 강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새삼 실감이 간다.
벽을 넘은 고수를 열이 넘게 보 유하고 있는 흑왕의 강대함이. 그들 은 이미 오래전에 벽을 넘은 이들이 니만큼 경험으로도, 수완으로도 자 신들에 비할 바가 아닐 것이다.
위긴스들은 이제 그런 이들과 맞 서 싸워야 한다.
“그래도 최소한의 전력을 갖출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하나라도 잘못
됐다면……
“그렇지.”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다.
운이든 요행이든, 어쨌든 이들은 사선을 넘어 결국 여기까지 도달했 다.
“그런데……
위긴스가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쯤 한창 끙끙대고 있어야 할 양반 하나는 어디에 갔습니까?”
“방 이사?”
“예. 안 보이는군요. 딱히 폐관을 하거나 할 타입은 아닌 것 같은데.”
“폐관은 아니고.”
“예.”
“고시 공부를 하고 있지.”
“••••••예?”
강진호가 답지 않게 히죽 웃었다.
“공부의 시대지. 젊은 사람들은 공무원이든 고시든 죽어라고 공부를 하고, 나이가 있는 이들도 승진을 하기 위해 공부를 쉴 수 없는 세상 이잖아.”
“그, 그렇지요.”
“그러니 아마 좋은 경험이 될 거 야. 이해라는 건 자신이 직접 겪어 보지 않으면 한계가 있는 거니까.”
“……대체 무슨 말씀이신지?”
위긴스가 도통 모르겠다는 듯 고 개를 돌려 다른 이사들을 바라보았 다. 그들에게서 부연을 들을 수 있 을까 싶어서다.
하지만 위긴스가 본 것은 질린다 는 듯 얼굴을 일그러뜨린 바토르와 장민이 었다.
“차라리 뼈가 부러지는 게 낫지.”
“나는 못한다. 이 나이에 할 짓은 아니야.”
질색팔색을 하는 두 사람을 보며 위긴스가 더 모르겠다는 듯 눈을 찌 푸렸다.
“방 이사에게 뭘 시키신 겁니까?”
“말했잖아, 공부라고.”
위긴스가 고개를 돌려 이현수를 바라본다. 이럴 때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는 사람은 역시나 이현수다.
하지만 이현수 역시 딱히 할 말 이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 다.
“이게 참 설명을 드리려고 해도 어려운 게……
“뭐냐?”
“말 그대로거든요. 공부하시는 중 입니다.”
뭔가 강진호가 또 끔찍한 짓을 시작했다는 걸 알아차린 위긴스가 이 자리에 없는 방진훈에게 마음속 으로나마 애도를 표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힘내게.’ 그들의 전력은 방진훈 없이는 완 성되지 않는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방 이사라면 반드시 해낼 겁니다. 그는 그런 남 자니까요.”
“……이번엔 어려울걸?”
“아니. 그렇게 쉬운 게 아니야.”
“저는 안 된다고 봅니다.”
뭔가……•
뭔가 벌어지고 있다.
뭔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