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9)
마존현세강림기-19화(19/2125)
마존현세강림기 1권(19화)
3장 – 강림하다(6)
그 눈빛을 본 최영수가 몸을 벌벌 떨었다.
무섭다.
너무 무섭다.
몸에서 느껴지는 고통보다 눈앞에 있는 강진호가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이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무 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 미안……”
“네 할아버지 덕분에 우리 아버지가 고개를 숙였어.’’
“……”
강진호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졌다.
“기억에도 희미하던 사람이야. 지 금도 그 사람에게 무슨 애정을 딱히 느끼냐고 한다면 아니라고 하겠어. 그저가족이라는 명분으로 정을 느 껴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최영수는 강진호가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강진호의 목소리에 담겨 있는 분노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게 최영수를 너무도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그런 사람이 나 때문에 고개를 숙였어. 그런데 그 순간, 내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더군. 오랜만에 느껴보는 감정이있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있겠어?”
“으응.”
“아니, 모르겠지.”
“아냐, 아냐! 나 정말……”
“상관없어. 내가 알게 해줄 테니 까 말이야.”
강진호는 미소를 지으며 최영수를 바라보았다.
“천천히 하자, 밤은 기니까. 네가 깨달을 때까지.”
강진호는 웃으며 최영수의 갈비뼈를 움켜잡았다.
“제, 제발……”
“넌 나를 건드린다는 것이 뭘의 미하는지 알았어야 해.”
“제, 제발 부탁……”
강진호는 최영수를 보며 말했다.
“그만둔다면 넌 뭘 할 거지?”
“사과할……게!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뭐든지 할 거야! 그러니 까 제발……”
“되돌려 놔.”
“알았어! 정말 알았어! 진짜야!” 최영수는 울음을 터뜨렸다.
강진호는 그런 그를 보며 말했다.
“지켜보지. 네가 어떻게 모든 것을 되돌릴지. 허튼짓은 하지 않는게 좋을 거야.”
최잉수는 갑자기 눈앞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덕분에 최영수는 귓가에 들리는 마지막 말을 정확히 알아듣지 못했다.
“잊지 마. 이게 끝이……”
그 말은 끝까지 들리지 않았다.
의식을 잃은 최영수는 자신을 흔 들어 깨우는 누군가의 손에 겨우 정 신을 차렸다.
“헉!”
최영수는 기겁을 하며 팔을 사방으로 저었다.
“오지 마!”
“영수야! 너 왜 이래!”
“허억! 그, 그 새끼…… 그 새끼 어디 갔어!”
“ 누구?”
“ 강진호……”
“뭔 소리야? 너 혼자 여기 누워 있던데. 왜 바닥에 누워 있어?”
이민식의 말에 최영수는 몸을 부 르르 떨었다.
전신에서 느껴지는 고통이 그 일 이 거짓이 아니란 것을 말해주고 있 었다.
“못…… 봤어‘?”
“자꾸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지금 몇 시야?”
“지금? 어? 시간이 왜 벌써 이렇게 됐지? 지금 세 신데?”
최영수는 이를 꽉 깨물었다.
‘ 강진호.’
꿈이 아니었다. 분명 강진호가 그를 찾아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앞에서 최영수는 벌 레처럼 바닥을 기며 자존심을 버리 고 사정했다.
“이 개새끼……”
최영수는 이를 악물었다.
절대 이대로 넘어갈 수 없었다.
절대로!
다음 날 아침, 강유환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 경찰서요?”
강유환이 고개를 돌려 강진호를 돌아보았다.
“일단 알겠습니다.”
진호의 어머니, 백현정이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
“또 왜요?”
“글쎄, 진호더러 경찰서로 오라는 군.”
“저번에 다시 올 일 없다더니.”
“오라는데 어쩔 거야,가야지. 진호야, 준비해라.”
“ 예.”
강진호는 옷을 걸쳐 입고 밖으로 나갔다.
“무슨 일인지 원.”
강유환은 차에 시동올 걸었다.
경찰서에도착하자 예의 박 형사가 그들을 맞았다.
“이리로.”
강유환이 박 형사를 보며 역정을 냈다.
“무슨 일인데 또 오라는 겁니까?”
“오늘 아침에 또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피해자가 어젯밤에도 강진호 학생에게 폭행을 당했다더군요.”
“또 폭행요?”
강유환이 놀라 강진호를 돌아보았다.
“너‘?”
“그런 적 없습니다.”
박 형사는의심스러운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좀 이상하긴 한데, 조사는 해봐야 하니까요. 너 어젯밤 한 시부터 두 시까지 어디 있었어?”
“집에 있었습니다.”
“확실해?”
“ 예.”
“어제 새벽에는 집에 있었어요. 제가 봤습니다.”
박 형사가의심 어린 눈으로 강진호를 바라보았다.
“한 시 쯤이면 집에만 있던 건 아닙니다.”
“그럼?”
“잠이 안 오고 답답해서 편의점에 두어번 들렀습니다.”
“뭐? 그럼 밖에 나갔다는 거야?”
“그런데 편의점 주변에 있었어요. 커피랑 음료를 샀습니다.”
“증명할 수 있어?”
“카드로 샀으니까 구매 내역 조회 해 보면 될 겁니다.”
“네가 안 샀을 수도 있잖아.”
“편의점에 CCTV 있겠죠?”
“……”
박 형사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그 시간에 편의 점 주변에 있던 것은 확실했다.
그때,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이사장과 최영수가 안으로 들어왔다.
“이! 때려죽일 놈이 또 내 손자를!”
이사장이 강진호에게 달려들려 하 자 박 형사가 이사장을 막았다.
“비켜!”
“아직 용의자입니다. 그리고 밝혀 진 것도 없구요. 지금까지는 알리바
이가 확실합니다.”
“알리바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한 시부 터 두 시 사이에 편의점을 두 번 들렀더군요.”
“그다음에는!”
“최군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시간은 한 시입니다. 증언을 맞추어 보고 휴대폰 통화 내역을 보아도 한 시에 일이 벌어진게 확실하구요.”
“물건을 산 사이에 왔겠지!”
“물건을 산 편의점과 최 군이 폭 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곳 사이에 거 리가 얼마인 줄 아십니까? 시간을
맞추려면 제트기를 타도 안 됩니다.”
이사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저놈이 내 손자를 때렸다고 하잖 아!”
“자꾸 이렇게 소란 부리시면 안 됩니다. 여긴 경찰서예요!”
이사장이 마구 역정을 내기 시작 했다
“너 이놈…… 이러고도 네가 무사 할 것 같아?”
“이사장님, CCTV는 여기에도 있 습니다.”
“크윽.”
이사장이 인상올 쓰더니 강진호를 노려보았다.
이놈이 한 것이 확실하다. 그의 손자가 거짓을 말할 리가 없었다. 무슨 교묘한 수를 쓴 것이 분명한데, 밝혀낼 방법이 없으니 답답하다.
그런 이사장을가만히 바라보던 강진호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왜?”
강진호가 박 형사를 향해 입을 열 었다.
“전에 저한테 이야기하기를 전치6주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 그랬지……”
“요즘 전치 6주는 삼 일 만에 병 원에서 나와 걸어 다닙니까? 나이트도가구요?”
“어!”
박 형사가 고개를 돌려 최영수를 노려보았다.
최영수는 고개를 슬쩍 돌렸다.
“최명길 이사장님.”
“……”
“오신 김에 고소 취하하고가시죠?”
“내가 왜!”
“아니면 진단서 조작한 것과 고소 장 허위 사실 기재에 대해 맞고소가 들어가게 될 겁니다. 제 생각인데. 누가 이길지는 너무 빤하네요. 말씀 드렸다시피 여기도 CCTV는 있거든요.”
이사장은 아차 하는 눈으로 CCTV를 바라보았다.
이건 실수였다.
말로 구린 이야기가 흘러나온다든가 하는 것은 덮을 수 있었다. 하지 만 눈에 보이는 증거는 덮기가 어려 웠다. 이런 자료 화면은 언론을 탈 수가 있고, 아차 하는 순간에 큰일
이 터질 수도 있었다.
이사장은 슬쩍 주위를 돌아보았다.
잠깐 사이 터진 고성에 여기저기 서 누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 느껴 졌다.
그들의 목에 걸린 것이 무엇인지 모를 만큼 이사장은 멍청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문 에가까운 폭행을 당했다던데, 지금 최 군의 상태는 너무 멀쩡한데요? 어젯밤에 얻어맞은 사람이라고는 볼 수가 없어요. 외상이 있나요? 진단
서가 없다면 저희도 형사고소를 할 수가 없습니다. 전의 건도 다시 조 사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취하하고가겠네.”
“할아버지!”
“넌 일단 조용히 해라.”
“……”
“이번 것과 전에 것 모두 취하해 주게.”
“그러겠습니다.”
이사장은 이를 갈더니 몸을 돌렸다.
“그럼가겠네.”
“취하장 써주시고가셔야……”
“그 정도는 알아서 하게!”
이사장은 거칠게 최영수를 잡아끌 더니 경찰서 밖으로 나갔다.
강진호는 그 광경을 지켜보며 눈을 빛냈다.
“미안하게 됐습니다.”
박 형사의 말에 강유환이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저희도 먹고살려고 하는 짓이다 보니까…… 이해 좀 부탁드립니다.”
“예, 이해합니다.”
강유환의 말에 박 형사는 멋쩍게 머리를 긁었다.
“가보셔도 됩니다. 남은 건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립니다.”
강유환은 강진호를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진짜 지독하구나.”
강유환의 말에 강진호는 고개를 끄덕여 동조했다. 하지만 강진호의 눈은 전혀 다른의미를 담고 있었다.
그날 밤.
최영수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방 안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
쓰고 아이처럼 벌벌 떨고 있었다.
“……날 찾아올 거야.”
처음에는 호기롭게 강진호가 자신을 폭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해놓고 나니 강진호의 눈 빛이 자꾸 떠올랐다.
처음에는 환상인가 했다.
강진호가 거기에 있었다면 절대 자신과 만날 일은 없었을 테니까.
너무 황당한 일을 당하다 보니 ‘꿈을 꿨나?’ 하고 생각해 봤다.
하지만 그는 보고 말았다.
할아버지와 경찰서를 나설 때 자 신을 바라보고 있던 강진호의 눈을.
그 눈은 분명 새벽에 겪은 그 눈 이었다.
“어……” 어떻게 하지?”
지금이라도 미안하다고, 잘못했다 고 빌어야 하나?
그렇지 않고서는 집 밖을 나실 수 없을 것 같았다. 어디를가도 그와 마주할 수 있다는 공포가 너무 컸으니까.
“어떻게 해야 하지?”
할아버지는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 며 최영수를 안심시켰지만, 그런다 고 안심이 될 거라면 대체 뭘 걱정 하겠는가.
“일단은 괜찮아……. 할아버지가 해결할 때까지만 집에 있으면 돼……. 여기라면 괜찮을 거야. 여긴 담도 높고, CCTV도 있으니까. 제아 무리 그놈이 괴물 같다고 해도 절대 로 여긴……
“들어올 수 없겠지.”
“……”
최영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익숙한 얼굴이 거기에 있었다. 강진호.
그가 어둠 속에서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있다.
그 웃음은 마치 악마가 먹잇감을
보며 입맛을 다시는 것처럼 섬뜩하 고 공포스러웠다.
최영수는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 만, 역시나 아무런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강진호는 최영수의 귀에다 대고 나직하게 속삭였다.
“그렇게 믿었나?”
최영수의 몸이 부르르 떨린다.
강진호의 목소리에 전날 경험한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강진호는 나직하게 말했다.
“내가 널 왜 죽이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
“이런 걸 바랐으니까. 너는 하루 하루 고통을 받겠지. 네가 고통을 호소할 때마다 사람들은 너를 믿으 려 하겠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 아무도 네 말을 믿지 않 겠지. 분명한 사실인데도 말이야. 네가 아무리 심한 짓을 당해도 사람들은 어느 순간 너를 욕하게 될 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
“눈을 뜨고 미쳐가는 걸 느껴봐. 그 모든 것이 끝났을 때 네가 과연 살아 있을 수 있을까?”
최영수는 격하게 고개를 저었다.
“자, 이제……”
강진호의 이가 드러났다.
“시작하자고.”
최영수의 눈에 핏발이 섰다.
그는 결코 강진호를 건드리지 말 았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