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906)
마존현세강림기-1908화(1905/2125)
마존현세강림기 77권 (18화)
4장 지원하다 (3)
콰아아아앙!
뼈가 으스러진다.
콰드드득!
살이 뜯겨 나간다.
웅혼하기 짝이 없는 내기로 보호 되고 있는 홍왕의 육체이지만, 제아 무리 단단한 것도 더 강한 힘으로
내려치면 부서질 수밖에 없는 법.
신창에게 입은 상처로 기의 흐름 이 원활하지 못한 홍왕이 파권과 낭 곤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내는 건 애 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득하기까지 한 충격에 순간적으 로 무릎이 풀리고, 눈앞이 아찔하게 멀어진다.
하지만!
“오오오오오!”
둘의 공격이 자신의 육체를 두드 리는 순간, 홍왕의 주먹 역시 반사 적으로 그들의 몸을 파고들었다.
쿠우우우웅!
날아든 홍왕의 좌권이 낭곤의 곤 과 맞부딪치고, 우권이 파권의 팔꿈 치와 충돌한다.
타닥! 탁!
낭곤의 곤이 기괴하게 뒤흔들리더 니, 뻗어낸 홍왕의 좌수를 순간적으 로 십여번 타격하며 홍왕의 머리를 향해 곤을 후려쳐 온다.
반대쪽의 파권 역시 몸을 팽이처 럼 빙글 돌려 팔꿈치에 닿은 홍왕의 권을 날려 버리고는 바닥을 나는 제 비처럼 돌진하여 홍왕의 무릎을 짓 밟았다.
콰앙!
콰드드득!
서로 다른 두 가지 타격음이 동 시에 울려 퍼진다.
그와 동시에 홍왕의 육체가 트럭 에 치이기라도 한 듯 뒤로 날아간다.
콰당!
바닥에 처박힌 홍왕이 조금의 쉴 틈도 없이 바닥을 내려치며 몸을 날 린다.
콰아아아아아아앙 !
그와 거의 동시에 그가 처박힌 바닥이 폭발하며 땅거죽이 하늘로, 또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홍왕이 야수처럼 눈을 빛내며 자 세를 잡았다.
하지만 그 눈빛과는 달리 그의 몰골은 순식간에 처참해진 뒤였다.
낭곤의 곤에 얻어맞은 팔을 퉁퉁 부어올랐고, 머리는 산발이 되어 귀 신이 따로 없을 지경이다. 그리고 파권에게 짓밟힌 무릎도 가볍게 떨 리고 있었다.
“……강하군.”
“어마어마한 내력이야.”
파권이 팔꿈치를 주무르며 다가온 다.
낭곤 역시 손목이 아프다는 듯
곤을 잡은 손목을 까딱대고 있다.
“내력으로 우리를 능가할 이가 있 을지는 몰랐군. 말도 안 되는 재능 이라고 해야 하나?”
“저 버러지가 당한 것도 이해는 가는군.”
파권이 냉소를 머금었다.
“이런 시대에 이런 무인이라니…… 웃기지도 않는군.”
“아니. 거꾸로지.”
“ 음?”
낭곤이 빙그레 웃었다.
“별은 어두울 때 가장 밝은 법이 니까. 시대가 암울해질수록 빛을 뿜
어내는 영웅이 출현하는 법이지.”
“별 개 같은 소리를 잘도 지껄이 는군.”
파권이 짧게 숨을 토해냈다.
“그래봐야 죽을 목숨!”
그러고는 더 시간을 끌 게 없다 는 듯 홍왕을 향해 일직선으로 돌진 했다.
“후욱!”
달려드는 파권을 보며 홍왕이 깊 게 숨을 들이마셨다.
“하아아압!”
쾅
발이 대지를 내밟는다. 동시에 그
의 주먹이 가공할 위력을 품고 달려 드는 파권의 얼굴을 향해 날아들었다.
파권이 왼손으로 자신의 오른손 상완 부분을 움켜잡는다.
동시에!
투우우웅!
마치 막대를 휘두르는 것처럼 오 른팔을 휘둘러 날아드는 홍왕의 주 먹을 얼굴 바로 앞에서 옆으로 밀어 낸다.
뻗어 나가는 힘은 더없이 강력하 다. 하지만 그만큼 좌우에서 들어오 는 공격에는 취약할 수밖에 없는 법. 상대의 힘에 저항하지 않고, 최
소한의 힘으로 방향만을 바꿔놓는다.
흥왕의 주먹이 허공을 가르고, 복 서가 더킹을 하듯 파권이 몸을 낮추 며 홍왕의 품 안으로 파고든다.
낮게, 또 낮게.
그 순간, 홍왕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좌수를 날려 파고드는 파권을 찔 러 들어갔다. 이번에는 절대 피하게 두지 않겠다는 듯 얼굴이 아닌 상체 를 노리며 말이다.
파권 역시 이번에는 피할 도리가 없다는 듯 날아드는 권력에 몸을 내 맡겼다.
홍왕의 주먹이 막 파권의 가슴에
틀어박히려는 그 순간.
휘이이익!
파권의 몸이 팽이처럼 회전한다.
그의 육체를 두른 기운이 맹렬하 게 돌며 날아드는 홍왕의 주먹을 비 틀어 튕겨냈다.
콰가각! 가각!
마치 쇠가 쇠를 마찰하는 듯한 소리와 함께 홍왕의 주먹이 파권의 몸을 긁어 대며 그의 몸을 스치고 지나간다. 그와 동시에 파권의 몸이 홍왕의 품 안으로 완전히 뛰어든다.
“큭!”
홍왕이 이를 악물며 뒤로 물러서
려는 순간, 팽이처럼 회전하던 파권 의 몸이 아래로 유성처럼 쏘아졌다.
콰드드득!
모든 힘을 내실은 파권의 발이 홍왕의 발등을 짓밟았다.
발등의 뼈가 모조리 으스러지고, 핏줄이 터지며 발의 피부가 시커멓 게 죽어간다. 눈앞이 아득해지는 통 증을 느끼면서도 홍왕은 순간적으로 반탄지기를 내뿜어 파권을 날려 버 렸다.
아니, 날려 버리려 했다.
하지만 그가 반탄지기를 내뿜는 것보다 파권의 속도가 배는 더 빨랐
다.
쾅!
파권의 발이 홍왕의 무릎을 찍어 밟는다. 홍왕의 무릎을 발판 삼아 뛰어오른 파권이 몸을 회전시키며 자신의 무릎으로 홍왕의 머리를 내 리 찍는다.
콰아아앙!
우드드득!
양팔을 교차해 머리 바로 위에서 무릎을 막아낸 홍왕의 얼굴이 참혹 하게 일그러진다.
머리가 직격으로 얻어맞는 꼴은 면했지만, 그 무릎에 실린 힘은 홍
왕마저도 전율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나를 얕보는 거냐!’
홍왕의 눈이 살기로 물들었다.
허공에서 몸을 돌려 내리찍는 공 격은 더없이 강하지만, 그 대가로 자신의 상체를 홍왕에게 노출해야 한다. 아무리 허공을 박찰 수 있고 기운만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고 수들이라지만, 이만한 틈을 놓칠 홍 왕이 아니었다.
“오오!”
홍왕의 주먹이 쏘아지는 로켓처럼 파권의 육체에 틀어박히려는 순간.
콰아아아아아앙!
그의 등에서 폭음이 터졌다. 날아 든 낭곤의 곤이 그의 너른 등을 사 정없이 후려친 것이다.
홍왕의 몸이 걷어차인 공처럼 날 아갔다. 물수제비처럼 바닥에 처박 혔다 다시 튀어오르기를 몇 번이고 반복한 끝에 그의 육체가 바닥과 맞 닿아 널브러졌다.
시체처럼 엎어진 홍왕의 등이 잔 경련을 일으켰다.
그의 손이 바닥을 그러쥐었다. 흙 이 으스러지는 동시에 그가 힘겹게 상체를 바닥에서 밀어낸다.
주르르륵.
입에서 폭포처럼 흘러나온 피가 바닥을 진득하게 적셨다.
한 눈은 퉁퉁 부어올라 제대로 뜨지도 못할 지경이고, 얻어맞은 등 판은 살이 모조리 터져 뼈가 드러날 판이다.
두 번이나 짓밟힌 무릎은 제대로 펴는 것조차 어려웠고, 곤에 얻어맞 고 무릎에 찍힌 팔은 들어 올리는 것조차 쉽지 않다.
그럼에도 홍왕은 일어섰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은 그의 역할이 아니다. 설사 죽는다 해도
그는 등을 바닥에 눕히지 않는다.
“……일어나는군.”
“흠.”
파권이 짜증 난다는 듯 바닥을 가볍게 걷어찼다.
“멍청한 놈•이. 그 재능을 가지고 도 그딴 무학이나 익히고 있군. 내 력을 바탕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권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이미 과거 의 내가 증명했을 텐데.”
황보세가의 천왕권은 강호 권법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무학이다.
굳건한 자세, 흔들리지 않는 육 체.
그 육체를 바탕으로 웅혼한 내력 을 실어 상대를 찍어 누른다.
소림의 나한권 역시 이 개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천하 권각술의 가장 기본이 되는 육합권조차 이 개 념을 기초로 한다.
하지만 파권의 권은 전혀 달랐다.
권의 중심이었던 황보세가의 적통 이라기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파 권의 권은 실전적이다. 크게크게 대 포처럼 쏘아지는 홍왕의 권과는 달 리, 그의 권은 작게작게 마치 짧은 단도를 휘두르는 것처럼 빠르고 연 속적이다.
낭곤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안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그렇기에 네 권이 이어지지 못한 것 아닌가.”
딱히 부정하지는 않겠다는 듯 파 권이 미간을 좁혔다.
강호의 무학이란 굳건하게 올린 탑을 누군가 무너뜨리고, 새로이 쌓 아 올리기를 반복하며 발전한다. 하 지만 파권은 더없이 높은 탑을 무너 뜨릴 수는 있었지만, 그 자리에 새 로운 탑을 올리지는 못한 이다.
“그리고 그런 말은 합공을 할 때
지껄일 말은 아니지. 염치는 있어야 지. 그렇지 않나?”
파권의 송곳 같은 시선이 낭곤에 게 틀어박혔다.
그러자 낭곤이 슬쩍 시선을 돌려 파권의 시선을 외면했다. 모르긴 몰 라도 파권 역시 둘이서 홍왕을 상대 하는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대의를 잊지 말라고.”
“……빌어먹을.”
파권이 주먹을 쥐며 앞으로 한발 나섰다.
그의 눈에 엉망이 되었음에도 여
전히 형형한 안광으로 그들을 노려 보고 있는 홍왕의 모습이 보였다.
“그만 끝내주마, 애송이. 더 시간 을 끄는 것 역시 너에 대한 모욕이 겠지.”
“..모욕?”
홍왕의 입이 벌어진다.
제대로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지 만, 파권은 그 벌어진 입의 의미가 커다란 웃음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뭐가 우습지?”
“우습지 않은가. 시간을 끄는 것 이 모욕이라니.”
흥왕이 숨을 헐떡이며 말을 이었 다.
“가문에서 배척당하고 다시는 가 문으로 돌아가지 못한 자, 낭인으로 서 홀로 세상을 누빈 자.”
두 사람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그렇기에 모르는구나. 그렇기에 알 수 없어.”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는 거 냐?”
홍왕이 이를 드러냈다.
“책임져야 할 것이 있는 이가 어 떤 심정으로 살아가는지 말이다.”
홍왕이 주먹을 말아 쥐었다.
“내가 마왕에게 하나 배운 것이 있지.”
“마존을 말하는 건가?”
홍왕이 딱히 대답해 주지 않고 자신의 말을 이어갔다.
“상대하지 못할 이를 상대로 오기 를 부리다가 죽는 게 자존심이 아니 라는 것. 그건 진짜 자존심이 뭔지 모르는 이가 내세우는 객기에 불과 하다는 걸 말이다.”
“음?”
흥왕의 두 눈이 금광을 내뿜었다.
“흐아아아아아압!”
그의 양손이 쫙 펼쳐지며 눈부신 금광이 사방으로 뿜어졌다.
그 가공할 내력에 낭곤과 파권이 지체 없이 몸을 뒤로 날렸다.
어마어마한 내력과 가공할 범위.
절로 감탄이 나올 만한 장력이지 만, 다 타버린 초와 같은 홍왕에게 는 불이 꺼질 시간을 줄이는 것밖에 는 안 되는, 무모한 짓이다.
더구나 느려 터져 결코 그들에게 는 닿을 리가 없는 장력.
‘무슨 멍청한 짓을?’
하지만 홍왕의 의도는 금세 드러 났다.
눈부시게 명멸하던 빛이 꺼진 곳 에 흥왕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
파권이 이를 갈았다.
“잘난 척 떠들더니, 결국은 도망 인가? 비겁한 놈이.”
“합공을 하는 우리가 지껄일 말은 아닌 것 같은데?”
파권이 다시 낭곤을 노려봤지만, 이번에는 낭곤도 파권의 눈을 피하
지 않았다.
“왜? 맞지 않나?”
“……너 언젠가는 내 손으로 죽여 준다.”
“기대하지. 하지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니 뒤쫓기자 하자고. 그 몸으로 는 얼마 못 가겠지만.”
“흥.”
파권이 홍왕이 도주한 쪽을 응시 하다가 고개를 슬쩍 돌려 신창을 바 라보았다.
“부러진 창이나 챙겨 돌아가라. 병신 같은 놈.”
신창이 이를 갈며 그들을 노려보 았지만, 파권과 낭곤은 더 이상 그 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다.
“ 가자!”
두 사람이 가공할 속도로 앞으로 쏘아진다.
홀로 남은 신창이 덜덜 떨리는 손으로 창을 움켜쥐더니 있는 힘껏 창을 비틀어 부러뜨려 버렸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
그의 목을 타고 터져 나오는 짐 승 같은 울부짖음이 폐허가 되어버 린 대지를 타고 처절하게 울려 퍼졌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