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ent of the Demon Master RAW novel - Chapter (1923)
마존현세강림기-1925화(1922/2125)
마존현세강림기 78권 (10화)
2장 대작하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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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i~i—i—r.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신호 연결음 이 반복될수록, 반듯한 이마에 선명 한 주름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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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끼가……
입술을 깨문 최연하가 전화기를 잡아먹을 둣 노려보았다. 물론 그녀 가 보고 있는 것은 전화기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는 없는, 이 전화를 받 아야 할 사람이다.
“또 연락 안 되지, 또! 뭐 한다고 전화기를 놓고 다녀!”
“……가져간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요? 로밍도 안 하고 갈 텐데.”
“원시인이야? 해외 나가서 전화 쓰는 법 몰라?”
“……원시인이면 차라리 낫지.” 이현주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강진호야 그렇다 치자.
강진호야 현대 문물에 좀 어두운 편이니까. 최근 들어서는 많이 나아 진 편이라지만, 여전히 꼭 해야 할 일이 아니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현수는 아니잖은가.
“……이사님, 저는 한 번씩 그런 생각이 든답니다.”
“무슨 생각이요?”
“안 맞아봐서 그러나.”
이현주가 처연한 얼굴로 자신의 주먹을 쓰다듬었다. 여자답지 않게 각진 주먹을 본 최연하가 말문이 막
힌다는 듯 입을 다물었다.
“각 잡고 패기 시작하면 일 분 내 에 위아래로 다 게워내게 만들어줄 수 있는데, 대체 뭘 믿고 이렇게 배 짱을 부리는지……
“할아버지께서 말로 해결할 수 있 는 일은 말로 해결해야 하지만, 주 먹을 쓰면 그보다 열 배는 쉽게 해 결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나 봐요. 그냥 팰걸.”
최연하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현주 씨가 현수 씨 이겨요?”
“이기냐고 하면 좀 이상하네요.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음……
이현주가 볼을 긁다가 말한다.
“회주님에 비하면 저는 고양이 정 도겠죠. 발톱도 제대로 안 난 아기 고양이.”
“스스로 비유하기에는 과도하게 귀 여운데.”
“하지만…… 음, 제가 고양이라면 실장님은…… 어, 금붕어?”
“그것도 물 밖에 꺼내놓은 금붕어 쯤 되겠네요.”
“이해했어요.”
아주 확실하게 이해했다.
그런 말을 듣고 보니 새삼 이현 수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저들 의 기준으로는 금붕어 수준밖에 되 지 않는 사람이 범이나 용 같은 사 람들 옆에 찰싹 붙어서 전 세계를 횡행하고 있다는 의미 아닌가.
“생각하면 대단한 사람이긴 한 데……
최연하가 자신도 모르게 꽉 쥐어 진 이현주의 주먹을 바라본다. 핏대 가 선 주먹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 다.
‘죽으면 그게 뭔 소용이야.’
곧 멀리 가시겠네.
멀리.
최연하의 시선이 화면으로 돌아간 다.
TV 뉴스에서 무너진 건물의 잔해 가 보인다. 전환된 화면에서 스튜디 오에 앉은 아나운서가 이전에 있던 테러 사건과 이번 건물 붕괴 사건의 연관성을 논하고 있었다.
“빼박이지?”
“빤하죠, 뭐.”
이현주도 한숨을 내쉬었다.
총회는 딱히 정보를 통제하는 곳 이 아니다. 최상층이 아는 정보는
아래로도 대충 내려오기 마련이고, 결국 상황이 돌아가는 것에 대해 일 반 회원들도 어느 정도 짐작을 하게 만드는 곳이다.
하지만 그 정보가 딱 끊기는 순 간이 바로 이럴 때다.
정보를 풀어줘야 할 최상층이 어 느 순간 훅 하고 사라져 버리고, 연 락이 되지 않는 경우.
“아니!”
이현주가 이를 빠득빠득 갈았다.
“행동이 빠른 것도 좋지만, 적어 도 자기들이 자리를 비우면 어떻게 하라고 말은 해주고 가야 할 거 아
냐! 그게 아니면 연락이 되도록 전 화기라도 똑바로 들고 가든가!”
“그냥 홀랑 가서 알아서 해결하고 오면 끝이야?”
최연하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평소에는 화가 나도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이현주이지만, 지금은 임 계점이 넘어버린 모양이다.
“아이고, 내 팔자야.”
이현주가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아니, 얼마나 제대로 말을 안 하 고 갔으면 총회 사람들이 저한테 연 락해서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묻는다니까요! 내가 어떻게 알아! 나 총회 소속 아니라고!”
“……일단은 진정해요, 이 실장.”
“하
이현주가 마른세수를 하고는 한숨 을 푹푹 내쉬었다.
그녀의 시선이 슬쩍 화면으로 향 했다. 그러고는 무너진 건물 더미를 보며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약해 빠진 양반이.’
강진호나 다른 이사들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 사람들이야 건물이 무너 지는 게 아니라 하늘이 무너져도 알 아서 살아남을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현수는 그런 게 아니잖 은가.
그 양반은 무너지는 건물이 아니 라, 건물이 무너지면서 튕겨 나온 파편에만 맞아도 죽는 양반이다. 솔 직히 대충 무인이라고 쳐주기는 하 지만, 일반인에 비해서 딱히 나은 점도 없는 사람이다.
그런 양반이 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을 찾아다니고 있으 니 속이 썩어문드러지지 않겠는가.
“콱 뒈져 버려라!”
“……너무 걱정하지 마요, 이 실 장. 주변 사람들이 알아서 잘 지켜
줄 거야.”
“저도 그렇게 생각은 하는데……
이현주가 고개를 내저었다.
‘적이 적이잖아요.’
얼핏 들리는 정보만으로 판단해도 흑왕계는 지금껏 그들이 상대해 온 이들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다.
더 높다의 의미가 아니라 말 그 대로 다르다.
이현수는 집단과 집단에 특화되어 있는 사람.
영남회를 움직여 총회를 몰아붙였 고, 총회를 지휘해 일본과 맞서 싸 웠다. 원탁이니, 홍왕계니, 창왕계니
해도 그들은 대부분 소수의 강자를 중심으로 평범한 무인들이 모여 있 는 집단으로 분류할 수 있는 곳이 다.
하지만 흑왕계는 다르다.
그들은 말 그대로 소수의 절대자 들이 모여 있는 곳.
다시 말하자면, 이현수가 마주하 게 될 이들 하나하나가 새끼손가락 을 튕기는 것만으로도 이현수를 죽 여 버릴 수 있는 이들이라는 의미 다.
아차 하는 순간에 목이 달아난다. 이현수 역시 그 사실을 알고도 가장
위험한 곳에 변명 없이 걸어 들어간 것이다.
“연락이라도 하든가!”
“내 말이.”
“사람 속을 썩여도 분수가 있지, 진짜 이렇게 무심한 남자도 없을 거 예요.”
“그런 걸로는 이 양반은 절대 안 져. 진짜라니까?”
그 순간, 최연하와 이현주가 미묘 한 시선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그와 동시에 그녀들의 시선이 들 고 있는 휴대폰으로 향했다.
‘진짜 내가 연락 더 늦게 받는 거
아냐?’
‘다 용서한다. 회주님한테만 지지 마라.’
여기서 연락을 더 늦게 받는 사 람이 패배자가 된다는 것을 이해한 그녀들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기 시 작했다.
웅.
팟! 그 순간.
휴대폰 화면이 채 뜨기도 전에 진동을 감지한 최연하가 전화를 받 았다.
“네!”
하지만 그녀의 얼굴이 이내 일그 러졌다.
“왜 쓸데없이 전화질이야! 뭐? CF? 내가 지금 광고 찍고 있을 상 황이야! 광고고 나발이고…… 뭐? 얼마?”
최연하의 눈이 살짝 혼들린다.
“뭘 그렇게 많이…… 어…… 1 년 계약? TV 광고 네 개 시리즈? 어…… 해야지. 어, 당연히 해야지. 통신사야?”
순식간에 일을 하기 시작한 최연 하를 보며 이현주가 감탄한 얼굴을 했다.
‘프로네.’
그렇지.
연락이고 나발이고, 먹고는 살아 야지.
‘나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TV 화면만 넋 놓고 보고 있을 때 가 아니다. 그녀가 해야 할 일은 지 금 전장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전사 들이 돌아올 곳은 만드는 일이다.
“일단 여기 일 좀 끝내놓고, 총회 한 번 다녀와야겠어요. 그쪽으로는 연락……
그 순간, 이현주의 휴대폰이 울리 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이 벼락같이 휴대폰을 낚아챈다. 그러고는 재빨리 액정에 뜬 이름을 확인했다.
그 이름이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순간, 머리보다 먼저 손이 움직였다.
“야, 이 새끼야아아아아아! 휴대 폰은 뒀다 국 끓여 먹었어? 연락을 해야 할 거 아냐, 연락을!”
그녀의 입에서 터져 나온 사자후 에 휴대폰이 부르르 진동한다.
[아, 아니…….1
“아니는 이 새끼야! 지금 주둥이 에서 아니 소리가 나와아아아아!”
기겁을 한 최연하가 일단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그 놀람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다.
“거기! 거기 그 옆에 잉여 인간 아직 살아 있는지 물어봐 줘요! 아 니, 아니지! 살아 있어도 의미 없 지! 이제 내가 죽일 거니까!”
[그…… 회주님은 휴대폰을 두고 오셔서 지금 일단 새로 폰 하나 구 해오라고 해둔 상태거든. 이사님한 테 전달……』“너, 누구한테 전화한 거야? 내 말 무시해?”
[……죄송합니다.]이현주가 한참 동안 이현수를 후 드려 까댔다. 결과적으로 몸에 생채 기 하나 난 곳이 없다는 사실을 몇 번이나 확인하고, 지금 안전한 곳에 있다는 것도 몇 번이나 확인한 뒤, 건물이 무너지는 곳에는 접근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까지 듣고 나서 야 이현주가 진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안전하다고요?”
[그렇다니까.]“안전은 뭔 안전이에요. 지금 중 국 땅에 안전한 데가 어딨다고.”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렇다고 해 서 당장 한국으로 돌아오라는 말을
하지는 않는 이현주였다.
그녀 역시 무인.
저들이 하는 일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사실 정도는 이해하고 있다. 머리로 알고 있는 것을 가슴이 받아 들이지 못하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입술을 깨물고 참아내야 한다.
“ 회주님은요?”
[옆에 계셔.]“바꿔주세요.”
[지금?]“네. 당장이요.”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휴대폰에 서 강진호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전화받았다.]“이사님 바꿔 드릴 테니까, 알아 서 잘 변명해 보세요.”
[웅‘?]이현주가 기다릴 것도 없다는 듯 휴대폰을 최연하에게 넘긴다. 최연 하가 눈짓으로 이현주에게 고맙다는 뜻을 표한 뒤, 전화를 받아 들었다.
“ 이봐요.”
[네, 강진호입니다.]최연하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하고 싶은 말은 산더미처럼 많지 만, 막상 전화를 받으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참 동안 그
녀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자 수화기 너머에서 의아한 목소리가 들려왔 다.
[최연하 씨?]“저기••••••
한숨을 한 번 내쉰 최연하가 결 국에는 고개를 내젓고 말았다.
하고 싶은 말과 해야 할 말.
지금 뭘 해야 하는지는 너무 명 백하다.
“다친 데는 없죠?”
[네. 멀쩡합니다.]“다칠 예정도 없죠?”
[……노력 중이죠.]“됐어요, 그럼.”
최연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 다.
“하고 싶어서 하는 일 아닌 거 알 아요. 해야 하니까 거기에 있겠죠. 그러니까 적어도 몸이라도 멀쩡히 돌아와요. 알았죠?”
[명심할게요.]“연락만 좀 자주 해주고. 남들은 연락이 안 되면 그냥 애가 타는 정 도지만, 우리는 정말 죽었는지 걱정 하게 되니까. 무슨 말인줄 알죠?”
[시간 날 때마다 톡할게요.]“네, 진호 씨.”
잠깐 망설이던 최연하가 이내 다 시 입을 열려는 찰나, 강진호의 목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 지금부터 생각보다 큰일들 이 터지기 시작할 거예요.]“……큰일이요?”
[네. 이번에 봤던 건물 붕괴 같은 것들. 저쪽 놈들은 무슨 짓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놈들이라.] [하나 미리 말해두고 싶은데…….]“네.”
[무슨 일이 일어나도 나는 안 죽 어요.] [그러니까 걱정 안 해도 된다, 그 런 말이에요.]“……입은 살아서는.”
최연하가 한숨을 푹 내쉬고 고개 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절대 다치면 안 돼요.”
[네. 아, 이제 가봐야겠어요. 다시 전화할게요.]“네.”
전화가 끊긴다.
최연하가 끊긴 전화를 한참 바라 보고 있다가 눈을 살짝 감았다. 이 내 다시 눈을 뜬 최연하가 휴대폰을
이현주에게 내밀었다.
“고마워요.”
“……이사님.”
“네?”
이현주의 얼굴이 미묘하게 뒤틀렸 다.
“이사님이 그래 버리시면 제가 뭐 가 되나요……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더니
둘의 동맹 전선에 미묘한 균열이 생기는 순간이었다.